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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과 공화국

운영자 2023.01.16 10:09:21
조회 130 추천 1 댓글 1

어제 우연히 정규재 주필이 유승민의원과 인터뷰하는 장면을 유튜브를 통해 봤다.

“왜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 했습니까?”

정규재 주필이 직격탄을 날렸다.

“저는 정치인으로서 국민을 배신한 적은 없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왕이 다스리는 봉건국가입니까?”

유승민 의원의 대답이었다. 예전에 그가 박근혜 대통령과 사이가 벌어졌을 때가 있었다. 그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자기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미가 들어있는 말이었다.

“왜 같은 당의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습니까?”

적과 내통해서 주군을 죽였다는 의미 같았다.

“대통령이 무능했기 때문입니다. 아부하는 측근에 둘러싸여 한 일이 무엇입니까? 세상과는 불통하면서 최순실이라는 시스템 밖 여자의 의견을 듣고 국가를 운영하는 게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박근혜라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기 전 차관을 하는 친구에게서 들은 얘기가 생각났다. 그가 이런 말을 했었다.

“며칠 전 두 국회의원을 만나 저녁을 먹었어. 그동안 박근혜는 모든 문제를 두 의원과 의논했었고 두 사람 다 친박 세력의 중심이었다고 그래. 그런데 이제는 박근혜와의 관계를 끊었다는 거야. 박근혜 옆에 아부하는 놈들만 끼고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냉정한 얼굴이 된다는 거야. 앞으로 박근혜가 집권하면 최목사의 집안이 국정을 좌지우지 할 거라는 거야.”

박근혜 대통령 불행의 원인이 거기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사건을 재판하는 법정에서 나는 뇌물을 주었다는 국정원장의 변호사였다. 덕분에 수천 쪽에 해당하는 기록을 꼼꼼히 볼 기회가 있었고 서면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문도 했다. 관계자들을 신문도 했다. 사건의 곁가지에 불과하지만 기록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유승민 의원에 대한 미움을 봤다. 박근혜대통령은 유승민 의원의 사무실 벽에 붙어 있는 당대표인 자신의 사진을 떼오라고 지시한 부분이 있었다. 자신의 사진이 유승민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싫은 것 같았다. 유승민 의원이 부친상을 당했을 때 대통령으로서 화분을 보내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정무적 감각이 있는 비서실장이 슬쩍 화분을 보낸 것 같았다. 측근이었었다는 여성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쓴 책을 본 적이 있다. 페이지 마다 한이 서려 있었다. 무엇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과 파면 그리고 감옥에 까지 가게 한 것일까? 언론은 주관적으로 적대적으로 집중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보도를 쏟아냈었다.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거리를 메우고 정치권이 여론의 격랑에 올라탔다. 내가 본 수사기록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거의 잘못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내가 틀릴수도 있다.그러나 내 시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은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원칙주의자였다. 건설회사 회장 성완종이 위기에 몰리자 스무번 이상 대통령의 개인면담을 신청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기록에 나와 있었다. 수십년 전부터 안기부 예산을 청와대에 전용해 왔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비서관과 예산을 관장하는 장관에게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겠느냐고 확인했다. 그리고 나서 국정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예산을 전용하라고 명령했다. 그 돈을 비서관에게 맡기고 공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그게 박근혜 대통령 뇌물죄였다. 담당대법관을 제외한 일이심의 모든 판사들이 뇌물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자신의 방에 있으면서 꼼꼼하게 보고서를 보고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국민들은 허깨비의 말을 듣고 광분했다. 무엇이 대통령을 진흙바닥으로 내팽개쳐 허우적 거리게 했을까. 박근혜 대통령 집권 초였다. 나는 대통령에게 진정할 공적인 내용이 있었다. 그때 메이저신문의 한 기자로부터 묘한 말을 전해 들었다. 대통령 측근에게 착수금을 주어야 하고 성공하면 성공보수를 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소통 자체가 이권이 된 상황에 분노가 밀려왔다. 창틈을 살짝 열고 거기로만 세상을 내다보려는 대통령 같았다. 그 창틈이라는 것이 측근과 보고서였다. 나는 법정에서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문고리를 잡았다는 측근들을 만나게 됐다. 내가 측근중 한 사람에게 신문했다.

“왜 다른 사업가의 신용카드를 받아 사용했습니까?”

그는 구차한 변명을 하는 것 같았다.

“비서관을 하면서 아파트를 사셨는데 어떤 돈이었습니까?”

그는 오로지 대통령에게만 충성했던 청렴결백한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대통령에게 서면 질문서를 보낸 내게 비서실장을 지냈던 분이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지존께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까?”

지존이란 단어는 왕이라는 소리였다. 그제야 유승민의원이 말했던 민주공화국이라는 의미를 확실히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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