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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경찰관 1

운영자 2010.12.14 11:43:32
조회 361 추천 0 댓글 0

  신창원은 2년 6개월의 도주기간 동안 열여섯 번 가량 신고 받고 출동하거나 그를 추적하는 경찰관들과 마주쳤다고 했다. 도망자와 추적하는 경찰관 사이였지만 신창원이 “그 사람은 경찰로서의 자질을 다 갖추었어요. 눈치도 있고 힘도 대단했어요.”하고 유일하게 칭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98년 7월 16일 포이동에서 그를 검거하려다 실패한 경찰관이었다. 신창원은 그날의 상황을 이렇게 얘기했다. 그날 아침부터 그는 비참한 기분이었다. 그를 얼마간 숨겨주던 여자가 자신에게서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눈치였다. 도망자인 자신의 신세가 서글펐다. 그 와중에서도 쫓기는 자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자신의 가치는 현상금이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도둑질해다 줄 수 있는 자신의 범죄능력이었다. 

  그날 오후 그는 얼마 전 훔친 엔터프라이즈 3.5를 몰고 장안동에서 번호판을 갈아 붙였다. 이럴 경우 그 번호판이 도난신고 되거나 수배차량의 번호인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신창원은 그 번호판을 달고 서울시내를 이리저리 질주하는 게 방법이었다. 만약 수배차량번호면 경찰차가 따라붙을 것이었다. 운전에 자신이 있는 그로서는 얼마든지 경찰차를 따돌릴 자신이 있었다. 

  그날은 하루 종일 울적했다. 그날 저녁은 그는 포이동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부근의 단란주점으로 들어갔다. 저녁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다. 도망자인 그에게 그래도 유일한 위로는 술이었다. 혼자서 양주를 몇 병 사가지고 차안에서 마실 때도 있고 기분나면 주점에 들어가 마시기도 했다. 

  새벽 두시 경 술에 취해 그는 차로 갔다. 차가 숙소였다. 자려고 하니까 반바지로 갈아입는 게 편할 것 같았다. 실내등을 켜고 막 옷을 갈아입는 순간이었다. 순찰차가 경광등을 번쩍이며 바로 그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순간 긴장했다. 가만히 순찰차의 동향을 살폈다. 그냥 가기를 바랐지만 느낌이 좋지 않았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순찰차는 모퉁이를 돌아가는 척 하다가 돌아와 신창원이 타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의 꽁무니에 바짝 붙었다. 유사시 차를 빼서 도망 못하도록 하려는 경찰관의 용의주도한 행동이었다. 이윽고 머리가 약간 벗겨지고 퉁퉁해 보이는 경찰관이 순찰차에서 내렸다. 허리에서 리벌버 권총이 무거운 검은빛을 뿜고 있었다. 이어서 역시 권총을 찬 젊은 경찰관이 몇 발자국 거리를 두고 퉁퉁한 경찰관을 엄호하면서 서 있었다. 

  “잠시 검문 좀 하겠습니다.”

  퉁퉁한 경찰관이 다가와 경례를 붙이면서 점잖게 말했다.

  “뭐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신창원이 태연하려고 애를 쓰면서 물었다.

  “이 차가 아저씨 찹니까?”

  경찰관이 차를 둘러보면서 물었다.

  “뭐 차에 이상있습니까?”

  신창원이 시비조로 경찰관에게 대꾸했다.

  “그건 당신이 알 것 없고!”

  경찰관도 지지 않고 위압적으로 나왔다. 경찰관은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채고 점점 조여 오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은 이 차 주인은 저 건물 당구장안에 있는데요, 그 사람이 차에서 가방을 꺼내오라고 해서 여기 있는 거예요 이건 제차가 아닙니다.”


  신창원이 둘러댔다. 그래도 경찰관은 의심을 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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