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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셔틀] FTA 폐기 어렵다면 ISD 독소조항 제거라도

로이스터(59.21) 2012.08.26 21: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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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폐기 어렵다면 ISD 독소조항 제거라도
[서평] 한미 FTA, 소송당하는 대한민국 / 김익태 지음 / 꿈꾸는터 펴냄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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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간 무역체제의 목적은 미국의 국내법과 미국식 분쟁해결 모델을 수출함으로써 미국의 해외투자와 기타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2002년 제정된 미국의 무역진흥법에 명시되어 있는 문구로 미국이 공개적으로 밝힌 자유무역협정(FTA)의 추진 목적이다. 짧은 이 한 문장만으로도 FTA를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를 그대로 읽을 수 있다.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미국과 한국의 법을 두루 접한 김익태씨는 신간 ‘한미 FTA, 소송당하는 대한민국’에서 한미 FTA와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ISD)의 심각한 문제점을 법학자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저자는 한미 FTA의 법적 특징은 '미국식 법제의 이식'과 'ISD'라는 신무기로 요약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식 법제의 이식은 FTA를 통해 한국의 법제를 미국식으로 개편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미국이 기존의 세계무역기구(WTO)에는 없던 ISD를 FTA에 포함시킨 이유가 이 때문이다. 미국이 법제의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FTA에 자국의 법제를 이식하고, 국제투자중재센터(ICSID)의 판단을 미국에게 유리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법이 생활화된 미국이 자국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장치가 FTA 내에 있는 ISD 조항”이라며 “이제 대한민국은 법정에 서게 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자는 ‘미국의 선진화된 시스템을 가져와야 한다’는 한미 FTA 찬성론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도대체 어떻게 한 나라의 제도와 시스템이 다른 나라에 그대로 이식되는 것을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 한단 말인가”라며 “미국의 경제와 법제 시스템이 선진적이라면 왜 미국은 금융위기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나서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 신세가 되었냐”고 되물었다.
 
저자는 미국이 FTA를 통해 미국식 법제를 수출하는 것은 ‘미국이 사구 게임에 익숙한 한국에게 느닷없이 포켓볼 게임을 강요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미 FTA는 사법주권의 침해와도 연결된다. 한미 FTA 논란이 들끓었던 2011년 김하늘 판사는 “한미 FTA는 불공정하며 사법주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FTA 체결 이후 대한민국 최고 사법기구인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ICSID의 판결과 충돌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부가 거짓말을 한 사실도 밝혀냈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한 한미 FTA 찬성론자들은 ‘한국이 ISD 소송을 당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저자는 1984년 미국의 총기회사인 콜트가 한국에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정부가 FTA 체결을 위해 국민을 설득했던 논리들 중 몇 가지는 명확한 거짓말이었으며, 그것은 무지인지 무식인지만 판단하면 될 정도로 한심한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 한미FTA, 소송당하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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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자는 현재의 상황에서 한미 FTA를 폐기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저자는 “FTA는 미국 주도의 신무역지도”라며 “혈맹으로 불리는 한국이 미국과의 FTA를 폐기하는 것은 이후 몰고 올 정치·경제적 파장을 고려할 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신 ISD의 폐기와 미국식 독소조항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한미 FTA의 ISD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국의 투자 자본에게 유리한 협정문이며 한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할 여지를 안고 있다”며 ISD를 제거하는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ISD 관련 ICSID의 독점적인 소송 관할권을 제거해서 투자한 국가의 사법부가 관련 소송을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FTA, 소송당하는 대한민국 / 김익태 지음 / 꿈꾸는터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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