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크에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괴물이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라는 질문을 충분히 다루진 못한 거 같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임.
8화짜리 공중파드라마라서 수위와 분량의 제약 땜에 지금이 최선이라는 생각도 들고..

괴물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쓰이는 듯
1 모든 사람 안에 있는 악한 성질
2 남들에게 괴물이라 불릴 만한 인간말종. 치훈이가 말한 '저런 괴물'

1의 괴물은 수시로 튀어나오는 거..
거짓말이나 미움 같은, 사람들이 평소 흔하게 보이곤 하는 악한 모습들도 결국 괴물의 전조일 수 있고
악한 모습이 크면 클수록 그리고 지속적일수록 그 사람은 2의 괴물처럼 남들에게 괴물 취급 받겠지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을수록, 안 좋은 환경에 자주 노출될수록 그런 괴물이 되기 쉬울 거고.

괴물은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여기서 말하는 괴물은 2의 괴물이지
연쇄살인마 같은 흉악범죄자를 두고 나온 질문이니까..

화크는 아이들이 괴물이 됐다고 결론지었지만
특수한 상황, 특정 대상에 한정해 일시적으로 튀어나온 괴물로 봤어.
마지막의 살인조차도 참작의 여지가 많았고 (죄가 아니라는 건 아님!)
여전히 아이들은 시청자들에게 비난보다는 동정의 대상이거든
30문 30답 보면 그 상황에서 자신도 아이들처럼 할 거 같다는 답변 꽤 많더라..
아이들은 흔히 말하는 인간말종과는 거리가 멀고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도 안 보여.
당장은 자기합리화로 죄책감도 못 느끼는 듯한 상태여도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면 서서히 밀려드는 죄책감에 괴로워할 아이들로 보여

그런 아이들과 연쇄살인마를 괴물이라는 한 단어로 묶는 건 이상한 거 같아
아이들은 갓태어난 괴물이고 연쇄살인마는 완성형 괴물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1의 괴물이 커졌을 때 언제라도 1과 2의 경계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암시..
아이들이 요한급까진 아니더라도 까딱하면 정말 위험한 인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한 암시를 줘야 했는데
어두운 기억만 품고 평범하게 잘 살 거 같아
(딱 한 명 영재를 제외하고.. 영재는 드라마 주제에 있어서 가장 정성스럽게 묘사된 캐릭터라고 봄ㄷㄷ
다른 애들은 냅두더라도 주인공 무열이만은 영재만큼 정성을 들였어야 한다고 보는데 아쉬워)

전화 한 통만으로 친구가 죽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살인마를 살인한 아이들..
그런 아이들 데리고 요한의 존재를 설명하는 건 비약 아닐까?
더군다나 요한보다 끔찍한 유형의 사이코패스 범죄자는 화크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화크는 2의 괴물에 대한 논의로까지 발전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함.
물론 그거 아니어도 캐릭터 각각의 어두운 내면을 잘 그렸고, 화크만의 장점이 한가득이라
저 질문을 담아낸 타 작품들보다 넘사벽으로 좋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