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간) 10번째 선발 등판 만에 시즌 5승을 따낸 류현진은 내셔널리그(NL) 좌완 선발 투수 가운데 다승 공동 4위, 탈삼진(60개) 3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던지는 류현진의 구종별 위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문화일보가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와 ‘팬그래프스 닷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NL 좌완 선발 중에서 상위 3분의 1에 들어가는 효과적인 구종이었다.

직구는 구속과 피안타율 등으로 볼 때 압도적인 수준이 아니었지만, 직구를 결정구로 삼아 삼진을 잡거나 땅볼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분석된다.

22일 기준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6㎞로, 직구를 100개 이상 던진 NL 좌완 선발 42명 가운데 25위였다. 피안타율(0.303)은 34위로 하위권. 그럼에도 류현진은 직구를 470개(4위)나 던지며 주무기로 삼고 있다. 이유는 역시 제구에 대한 자신감이다. 파울을 제외한 스트라이크/볼 비율이 0.71로 상위권이고, 직구를 결정구로 잡아낸 삼진은 21개로 공동 7위.

류현진은 23일에도 삼진 4개 중 3개를 직구로 잡아냈다. 그것도 모두 헛스윙이 아닌 루킹(looking) 삼진이었다. 결국 힘으로 제압하지는 못해도 ‘핀 포인트’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를 요리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구종이다.

체인지업은 역시 가장 위력적인 구종이었다. 100개 이상 던진 24명 가운데 구속이 5번째로 느려, 타이밍 뺏기라는 목표에 충실했다. 공의 종적(세로) 변화도 4위로 정상급이다. 피안타율(0.196)도 상위 3분에 1에 든다. 특히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무기 가운데 구종 가치가 2.3(7위)으로 가장 높았다. 구종 가치가 0보다 크면 해당 구종을 던지는 투수 가운데 평균 이상이다. 제3의 구종 슬라이더도 16명 가운데 구종 가치 6위, 평균 구속 7위, 횡적(가로) 변화 8위, 종적 변화 9위 등 중·상위권의 위력을 갖고 있다. 특히 피장타율(0.257) 5위에 인플레이된 공 가운데 땅볼 비율이 48%에 달해 과감히 승부구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커브는 50개 이상 던진 33명 중 피안타율(0.231) 18위, 피장타율(0.346) 15위로 아직 불완전하다. 그러나 커브로 잡은 삼진이 공동 7위이고, 종적 변화 5위 등을 기록해 가운데서 뚝 떨어지게 제구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다. 23일 경기에서도 4회 강타자 카를로스 고메스에게 낮게 떨어지는 116㎞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그러나 6회에는 108㎞ 커브가 가운데 몰려 라이언 브라운에게 홈런을 얻어맞았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