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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비명횡사가 많은가

운영자 2009.03.18 10:53:08
조회 3153 추천 5 댓글 2


 떳떳하게 놀고 떳떳하게 창조할 수 있어야 나도 살고 사회도 산다


 어찌보면 인생은 놀이나 스포츠, 게임과도 같은 것이다. 등산을 하는 사람은 암벽등반까지 해가며 일부러 갖가지 고비와 위험을 스릴 있는 쾌감으로 즐긴다. 그런데도 우리는 긴 인생항로에 있어 위기나 시련에 부딪쳤을 때 그것을 ‘재미있는 난코스’나 ‘극복가능성을 전제로 한 게임’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금세 절망하거나 운명 또는 신의 뜻으로 받아들여 체념하고 만다. 그럴 경우 ‘비명횡사(非命橫死)’가 일어나고 게임은 중단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운명을 이기기 위해서는 인내나 절제보다 오히려 ‘놀이정신’이 더 중요한 것이다.


 기득권 지배세력은 언제나 민중들에게 ‘놀이’의 부도덕성을 강조하고 ‘일’의 소중함만을 주입시키려 한다. ‘운명에 대한 공포심리’가 ‘운명을 놀이로서 즐기는 심리’보다 지배와 수탈에 한결 더 이롭기 때문이다.


 운명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잇단 참사


 199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대대적인 비명횡사가 잇따르고 있다. 비행기 추락과 여객선 침몰, 열차 전복 등에 이어 성수대교가 붕괴되었고, 특히 95년에 발생한 대구 지하철 공사장의 가스폭발사고 및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수없이 많은 억울한 원혼들을 낳았다. 또한 존속살인사건 및 지존파 살인 사건 등이 잇달아 일어나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역사 이래 수없이 많은 자연재해가 있어왔고 끊임없이 치러진 전쟁이나 살인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에 간 것을 상기해보면,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사건들을 그저 그런 재해의 일종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도덕’이니 ‘양심’이니 부르짖어가며 그토록 ‘의식의 선진화’를 외쳐댔는데도 불구하고, 자연재해로 인한 비명횡사가 아닌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는 비명횡사들, 예컨대 사디스틱하게 저질러지는 살인사건이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같은 어이없는 살상이 더욱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기존의 가치체계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이럴 때 우리는 운명의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나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등이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였기에 세계적으로 보도되고 화제가 됐다는 사실을 상기해볼 때, 인재(人災)에 의한 횡사는 그야말로 천명이 아닌 비명(非命)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94년 자칭 지존파(至尊派) 청년들이 소회감과 박탈감에 못 이겨 저지른 무차별한 살인행위의 경우가 더 대표적인 예다. 지존파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은 예정된 명수(命數) 때문에 죽은 사람들이 아니라 화풀이의 우연한 희생자들일 뿐이다. 자식이 어버이를 죽인 사건이나 어버이가 자식을 죽인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비명횡사’라는 말이 자주 쓰여 왔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운명의 극복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 긍정적 가능성을 검토해보는 과정에서, 가장 벽에 부딪치게되는 문제가 바로 비명횡사의 문제인 것이다. 비명횡사를 놓고서 생각하다 보면, 한 개인의 의지로 운명을 극복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인간은 결국 운명의 틀 안에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아닌가 하는 회의에 어쩔 수 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인권의 신장과 의학의 발달이 비명횡사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점차 줄여간 것이 인류역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볼 때, 우리의 노력에 의해 비명에 가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된다.


 이를테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같은 대형참사는 우선 일차적으로는 정직한 시공과 관리,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의해 얼마든지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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