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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놀이정신은 운명극복의 지름길

운영자 2009.04.01 15:05:07
조회 4585 추천 7 댓글 3

  요컨대 ‘창조적 인간’이 되는 것만이 운명을 극복하는 길이고, 창조적 인간은 ‘놀이하는 인간’과 다르지 않다. 또한 창조적 놀이꾼이 많은 사회일수록 발전의 속도가 빨라진다. 노동집약적 산업보다는 기술집약적 산업이 낫고, 기술집약적 산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창조력에 바탕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싸구려 옷을 덤핑으로 수출하는 것보다는 디자인을 개발하여 고급품을 수출하는 것이 나은 것이다.


  ‘창조적 인간’에 반대되는 것은 ‘모방적 인간’인데, 모방적 인간은 곧 수구적이고 체제순응적인 인간이요 몰개성적인 인간이다. 모방적 인간이 많을수록 사회는 정체되어 운명적 체념론과 자기비하적 열등감의 늪에 빠지게 된다. 말하자면 “한국 놈은 별 수 없다. 그저 눌러야 된다”식의 사고방식이 판을 치게 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여러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것을 종합해보면, 창조적 인간이란 어린아이처럼 솔직하고 단순하여(즉 야하여) 세상물정을 잘 모르며 질투심이 적은 인간이다. 또한 상상력이 풍부해서 공상에 빠지는 것을 즐기고, 성적으로도 다형도착적(多型倒錯的)인 면을 보이기 때문에 ‘생식적 성(또는 성기적 성)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어린아이처럼 순진함’과 ‘다형도착적 성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서로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데, 어린아이야말로 온갖 비생식적 성욕(즉 도착성욕)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다형도착’이란 성기 하나만으로 성적 쾌감을 구하지 않고 온몸을 통한 ‘놀이로서의 섹스’를 추구하여, ‘전신적 쾌감’을 구하는 것을 가리킨다.


  다형도착은 여러 가지 비생식적(非生殖的) 성욕, 즉 자기애, 구강성욕, 페티시즘 등이 한데 얽혀 총체적 성감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데, 창조적 인간이 예외없이 다형도착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이론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다. 즉 한국의 덜 떨어진 문화인들이 건성으로 강조해대는 ‘자식생산만을 위한 성’이야말로, 창조적 인간을 길러내는 데 결정적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일찍이 허버트 마르쿠제도 ‘성기독재(性器獨裁, genital tyranny)'야말로 인간의 창조성을 박탈하는 주범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는 성기에 집중된 성욕을 다시금 전신(全身)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적절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국가 권력이 생겨나면서부터 지배계급은 민중들의 육체를 놀이가 아닌 노동의 도구로만 이용하기 위해 성도덕을 핑계로 성욕을 육체의 한 부분, 즉 성기에만 집중시키도록 강제하였다. 그리고 자기네들만은 온갖 정신적 성희를 즐기면서 놀았다. 그런데 민중들의 의식이 깨어나고 원시적 노동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는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렇게 오랜 세월에 걸쳐 습관화된 성기독재적 성패턴이 오히려 인간의 창조력을 위축시켜 문명을 퇴보시키고 있다. 전신이 원래대로 성기 또는 성감대가 될 수 있을 때, 인류는 노동력의 절감에 의해서 생긴 잉여 에너지를 전쟁이나 범죄 따위의 파괴적인 일에 소모해버리지 않고 오직 창조적 놀이에만 쏟아부을 수 있는 것이다.


‘  창조적 인간’ 또는 ‘창조적 놀이꾼’이란 꼭 문학인이나 예술가만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다. 어떤 종류의 일에 있어서도 창조적 인간이 더 많이 필요해진 것이 선진사회를 향해 달려나가는 우리나라의 현 실정이라고 볼 때, 폐쇄적이고 전체주의적 봉건윤리에 의한 놀이욕의 억압과 성욕의 억압을 한시바삐 경감시켜줘야 한다. 그래야만 범국민적 울화에 의한 파괴적 기(氣) 때문에 야기되는 범죄 및 대형사고에 따른 비명횡사를 막을 수 있고, 나아가 국민 모두가 신명나게 창조적 일에 몰두할 수 있어 국가 발전의 기틀이 튼튼해진다.


  지금부터라도 몰개성적인 교육제도와 폐쇄적 억압의 논리에 바탕하고 있는 문화정책을 과감히 바꿔나가야 한다. 아울러 관념지향의 상수도문화(上水道文化)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관능지향의 하수도문화(下水道文化)와 놀이문화를 적극 개발하고, 국민 대다수를 우중(愚衆)으로 보아 ‘시기상조’만을 외쳐대는 정치, 문화, 법조계의 엘리트 독재주의자들을 과감히 각성시킬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는 ‘수구적 봉건윤리와의 싸움’이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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