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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늡갤문학] 10편 - 헝클어지는 천하

릅참마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4.16 18:20:57
조회 4445 추천 150 댓글 70

르브론 제임스가 아담 실버의 비호를 받고 수년간 동부를 횡행하며 패악질을 일삼으니 크고 작은 군웅들은 그를 동부의 소패왕(小覇王)이라 일컬으며 두려워 하였다. 이에 지난날 데이비드 웨스트 등을 이끌고 그에 맞선 적이 있던 인디애나 지역의 폴 조지가 다시 한 번 일어나니 그 기세가 이전만은 못했으나 여전히 꽤나 날카로웠다. 세인들은 폴 조지를 두고 향후 왕좌에 오를 재능이 있다 하여 왕자지재(王子之材, King George potential) 라 칭송하였으니 그의 뛰어남이 대략 이와 같았다. 이처럼 그의 능력에는 변함이 없었으나 불행히도 인디애나의 군세는 예년의 그 강군이 아닌 오합지졸에 불과하였다. 전투가 시작하자마자 르브론의 장자빙 카이리 어빙을 필두로 클리블랜드의 온 제장이 그 골밑을 사정없이 두들기니, 인디애나는 다만 정신없이 이를 방비하는데 급급할 뿐이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의 노병들이 늘 그렇듯이 4쿼터에 들어 지친 기미를 보이자 곧 인디애나에도 기회가 찾아왔다. 마침 전투 내내 무식하게 슬램덩크와 레이업을 휘두르던 르브론이 이제야 힘이 조금 떨어졌는지 3점 야투를 어긋내자 폴 조지는 이를 기회로 여겼다.


"이것은 틀림없이 르브론이 우리를 유인하는 계략이니 쫓아선 안 되오!"


"이 때 르브론을 잡지 못하면 언제 다시 잡겠습니까?"


부장 제프 티그의 만류를 듣지 않고 나는 듯이 달려가 전매특허인 3점슛을 꽂아넣으니, 클리블랜드의 승리로 굳어진 줄 알았던 전장에 한줄기 전운이 피어오르는 것이 아닌가. 작전타임을 활용해 다시 한 번 기세를 가다듬은 폴조지가 벤치를 나서며 크게 외쳤다.


"담력 있는 자 모두 나를 따르라!"


그러자 여러 장수가 주저하며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는 가운데 오로지 하급 장수 CJ 마일스가 말하였다.


"폴 조지야말로 진실로 맹장이다! 내가 돕겠다!"


그러나 르브론 제임스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껄껄 웃으며 오직 더블팀으로 폴 조지의 공격만을 대비하는 데 힘쓰니, 마일스가 우왕좌왕하며 힘겹게 던져낸 페이드어웨이는 그만 림을 외면하고야 말았다.


한편 동부의 북쪽 경계에서는 북방의 오랑캐 토론토와 밀워키의 격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토론토의 여러 부족 중 가장 세력이 강성한 부족 중 하나의 부족장 카일 라우리가 몸이 성치 않으니, 한 때 리그 최고의 3옵션으로 왕은 아니어도 왕자가 될 수 있다하여 또다른 왕자지재(王子之在, big dick user)로 불린 콩고 사람 서지 이바카가 선우 더마 드로잔을 보좌하여 적에 맞섰다. 그러나 밀워키의 병사들이 태생이 덩치가 크고 매서워 드로잔이 감히 쉽게 당해내지 못하고 오직 자유투로 연명하니, 고민에 빠진 그의 앞에 병상에 누워 있는 줄 알았던 카일 라우리가 관짝을 끌고 나타났다.


"적장 야테토쿤보의 목을 베어 내지 못하면 결코 살아 돌아오지 않겠소이다."


비장한 그 말에 토론토의 뭇 장졸들이 전율을 느끼고, 곧 가장 날랜 말을 골라 탄 카일 라우리가 창을 비껴쥐고 밀워키의 골밑으로 향했다. 그러나 한 식경이 채 지나기도 전에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말 한 마리가 관을 끌고 토론토의 진영으로 돌아오니, 드로잔과 이바카가 놀라 황급히 관짝의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조금 전 기세등등하게 출전했던 카일 라우리가 부릅뜬 눈을 채 감지도 못한채 누워 있으니, 그가 아직도 손에 꽉 움켜쥔 야투율 2-11, 3점 0-6, 4득점 6어시 2리바의 처참한 스탯지를 보고 모든 오랑캐들이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통곡하였다.


그렇다면 서부는 어떠한가. 멤피스는 강대국 샌안토니오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으나 LA 클리퍼스와 유타 재즈의 전장에서는 또 한 차례 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불란서 출신의 멀대같은 장수 루디 고베어가 스크린을 서던 도중 적군의 비열한 암습을 받고 라커룸에 실려갔으나 남은 제장들이 합심하여 클리퍼스의 맹공을 막아내고 있었다. 클리퍼스의 수많은 용장 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장수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크리스 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던 클리퍼스 프랜차이즈를 구해내고 구국헌(救國巚)의 칭호를 받은 이름높은 명장이었다. 순수한 신력으로는 당해낼 자가 없다는 그가 2차 스탯을 뽐내며 부장 디안드레 조던을 거느리고 짓쳐드니 그 기세가 자못 매섭더라. 그러나 전투의 막바지에 이르러 사자의 움직임에 매의 심장을 가진 장수 블레이크 그리핀이 손발을 허우적대며 적의 공격을 수차례 허용하니 오히려 유타가 근소하게 앞서 나가는 형국이었다.


결국 참다 못한 크리스 폴이 직접 플로터를 꼬나쥐고 적진에 돌격하여 균형을 맞추는 일격을 꽂아넣자 이를 지켜보던 온 병졸들이 코트가 떠나가라 환호하였다. 허나 그 함성이 그치기도 전에 유타의 이름없는 노장 조 존슨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클리퍼스의 장수들을 도륙하고 군량을 모조리 불태워 버리니 눈물을 흩뿌리며 벤치로 물러나던 폴이 뜬금없이 외쳤다.


"하늘은 왜 크리스 폴을 낳고 또 스테판 커리를 낳았는가!"


하며 트위터를 열어 난데없이 커리를 언팔하고 또한 흐느껴 울기를 멈추지 않으니, 주위의 모든 이들이 대체 이게 무슨 전개인가 의아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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