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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23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19 03:35:44
조회 360 추천 3 댓글 1
														

직원들이 하나둘 퇴근한 불꺼진 백화점.

사금사금 다혜는 마차가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다혜 "은혜씨. 아직 거기 있어요?"


조심스레 불러보는 찾고 있는 사람의 이름.

찰나의 정적이 흐르고 당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혜 "네. 나가도 돼요?"


말과 함께 빼꼼히 고개만 내미는 은혜.

그녀는 다혜의 말대로 남은 시간을 비좁은 마차 뒷 공간에서 보냈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저러나....

비록 그녀를 속여 해준을 구제해준 다혜였으나 미안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다혜 "종일 여기서 이러고 계셨어요?"


다혜의 표정을 보았는지 은혜가 피식 웃었다.

그녀는 씩씩했다.


은혜 "네. 무섭잖아요 그사람들. 다 갔어요?"

다혜 "네. 다 갔어요. 아까 퇴근할 때 쯤부터 안보이던걸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일단 조심스럽게 나가봐요"


천천히 비품들을 헤치고 나온 은혜.

그녀는 다혜를 따라 백화점 쪽문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집에 가는 길에도 험상굳은 남자들이 있을 것만 같고 그래서

그녀는 앞장 서 있던 다혜를 붙잡아 세웠다.


은혜 "저.... 혹시요.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다혜씨 혹시 아까 거기말고 숨을만한 곳 아시는 데 있어요?"


그녀의 물음에 다혜가 답했다.


다혜 "숨을만한 곳이요? 으음...."

은혜 "네. 마음놓고 쉴 수 있는 곳이요.... 저 당분간은 숨어 지내야 할 것 같아서...."


백화점 일까지 그만두고 숨어지내야 한다는 은혜.

다혜는 그녀를 쫒는 사람들이 재국의 사람들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정확히 누군지는 특정하지 못해 은혜에게 물었다.


다혜 "쫒던 사람들이 누군데요? 그냥 신고해버리면 안돼요?"

은혜 "안돼요.... 신고는 절차가 까다로워서 시간이 오래걸린단 말이에요. 거기에 그 사람들 맘만 먹으면 신고 정도는 

       눈깜빡도 안하고 엎어버릴 수도 있고...."


항상 쾌활했던 은혜지만.

두려움에 심장이 조이는지 그녀의 안색이 살짝 파래져있었다.

잡히면 꼼짝없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그 두려움.

다혜는 그녀를 지그시 보다가 뭔가를 결심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다혜 "그럼 가요"

은혜 "어딜요?"

다혜 "은혜씨 지켜줄만한 곳으로요"


망설임 없이 택시를 잡고,

다혜는 은혜와 함께 자신이 아는 제일 안전한 곳으로 향했다. 


----------------------------------------------------------------------------------



해준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시면 됩니다"


그 제일 안전한 곳.

바로 해준의 집이였다.

은혜를 데려온 다혜는 해준에게 자초지종을 말했고 해준은 군말없이 지낼 방을 하나 만들어주었다.


두리번두리번


해준이 잠깐 방에 있던 물건들을 치우러 간 사이 지낼 방을 살펴보던 은혜가 다혜에게 물었다.


은혜 "점장님 원래 이렇게 착하세요?"

다혜 "네. 회사에서도 착하시잖아요"

은혜 "아니 그거야.... 그냥 직원들 보기 좋으라고 이미지메이킹 한 줄 알았죠.... 차사장님은 회사 나가면 훨씬 더 개차반이거든요...."

다혜 "ㅎㅎㅎㅎ 점장님은 진짜 착하세요. 오히려 너무 착하셔서 탈인걸요. 당분간 여기 머무르실테니까 

      은혜씨도 금방 익숙해지는게 좋을거에요"


머무른다는 말에 은혜가 조심스레 물었다.


은혜 "근데.... 괜찮을까요? 제가 점장님 집에 머무는거? 아무리 그래도 점장님은 남자고 저는 여자고해서...."

다혜 "음 그건...."


답해주기 어려운 질문.

다혜가 해준을 믿는다곤 하지만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일이였기에 다혜는 말을 끌었다.

고민하다가 조심스레 적당한 답을 해주려는데 뭔가 생각났다는 듯 은혜가 선수를 쳤다.


은혜 "아 맞다! 점장님 다혜씨 집에서 잠깐 하숙했었죠? 그때 일 없었죠?"

다혜 "아 네.... 일이야 없었죠...."


영수와 해준을 착각하는 은혜였지만.

다혜는 그것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어서 말을 얼버무렸다.

그러나 은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에 안심했는지 다혜의 어물쩡한 태도를 훅 넘어가버렸다.


은혜 "그럼 적당히 말만 안나오게 방에 콕 박혀 있어야겠어요. 괜히 돌아다니면 연애니 뭐니 말 나오니까"

다혜 "네. 그게 좋을거에요. 그래도 가족분들한테는 연락하고요. 알았죠?"

은혜 "네. 그럴게요. 고마워요 다혜씨"


은혜가 다혜의 손을 잡고 흔드는데 해준이 돌아왔다.


해준 "무슨 일인데 그렇게 후련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까?"

다혜 "아. 점장님 믿을만한 남자인가 해서요"


사람 아니고 남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던건지 해준이 알아들었다.


해준 "에이. 그럴거면 애초에 집에 들이지도 않았죠. 그리고 집에 cctv도 잔뜩 있으니까. 저도 허튼짓 못합니다"


cctv소리에 은혜가 반응했다.


은혜 "사는 집인데도 cctv가 있어요?"

해준 "네. 저희 아버지께서 워낙 극성이라.... 형님이 좀.... 그런 것도 있구요"

은혜 "너무하시네요"

해준 "정이죠. 엇나가지말라는. 어쨌든 지내시는데 불편함 없게 경호원도 붙여드리게습니다. 웬만한 일은 그분들 통해서 해결하세요"

은혜 "경호원까지요? 진짜 감사합니다!"

다혜 "잘됐네요! ㅎㅎㅎㅎ"


사실상 스파이인데도 이렇게 잘해주다니....

받은게 많아서인지 은혜가 꾸벅꾸벅 해준에게 인사를 했다.


은혜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지...."


은혜의 말에 해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해준 "에이 뭘요. 어려운 사이에 돕고 살아야죠"

은혜 "아니 진짜로요. 경호원 진짜 저한테 꼭 필요했거든요. 많이 불안했어서...."


불안하다는 말에 해준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해준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쫒기는 겁니까?"

은혜 "그.... 그게.... 사실...."


망설였으나 그것도 잠시.

은혜는 곧 체념한 것인지 아님 후련한 것인지 

중의적인 한숨을 내쉬며 해준과 다혜에게 담담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은혜 "저 사실 차사장님쪽 스파이거든요. 그 사람들 차사장님이 보낸 뒷처리반일거에요"

해준 "네?"

은혜 "애초에 백화점 들어오기를 스파이로 들어온거였어요. 별달리 집안도 좋지 않고, 스펙도 형편없었는데.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구요. 좋은 일 있는데 하겠냐고. 처음엔 망설였는데 하다보니까 어떻게.

      기타 수당이니, 떡고물이니 이거저거 꿀꺽하다 보니까 발 뺄 수 없던거 있죠? 평생 돈 없던 인생이였는데 갑자기 돈이

      생기니까 이거저거 사게 되고, 엄마랑 고기도 마음껏 먹고, 명품도 하나 사보고 그러고...."


모두에게나 있는 사정.


은혜 "차사장님 앞에서 실수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 보면서도 나는 저렇게 안되겠지 했는데, 

       막상 저한테 닥치니 되게 씁쓸하고 그러네요 하하하하"

다혜 "은혜씨...."


은혜에게도 별 다른 것 없는 사정이 있었다.


그러나 어려서 고생이 심했던 다혜에게은혜의 고백은 옛 생각이 나게 했다.

자매였던 홍난을 잃고 국밥집에 억지입양돼 구박받으며 일하던 기억들이.

궁핍했던 시절이 생각나 그녀는 해준의 손을 잡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다혜 "점장님. 저.... 은혜씨 저희쪽으로 끌어들이면 안될까요?"


그녀의 말에 해준이 눈을 땡그라니 떴다.


----------------------------------------------------------------------------------------



짹짹 

짹짹


홍난 "우...."


오늘도 야속한 아침이 다가왔다.

맹맹히 눈을 찔러오는 아침노을빛에 질색하며 나는 꿀같은 잠에서 깼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핸드폰이 울려댄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련도 하다만, 

아직도 나는 알람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뭐. 거슬리니까 깨는거지마는....


슬쩍


언니가 내 팔과 함께 배개를 배고 자고 있었기에 

나는 언니에게 점거되지 않은 팔을 들어 핸드폰을 조용히 시켰다.

그리고 살살 남은 팔을 언니 머리 밑에서 빼냈다.

그 자리엔 대신 배개 하나 물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고.


쿨쿨


홍난 '귀엽게도 자네 우리 언니 ㅎㅎㅎㅎ'

홍난 "흠흠"


일련의 작업중에도 언니는 얌전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처음 몇일은 알람에 반응해서 깨더니 몇일 안되서 적응이 빠른지 

쿨쿨하고 잘도 잤다.

아침잠은 내가 더 많다만 언니도 만만치 않게 아침잠이 있었기에 

이 시간엔 쉽사리 깨지 못하는 것 같았다.


쓰담쓰담


가볍게 언니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 나는 침댓가로 나와 앉았다.

그리곤 살며시 협탁에서 커플링을 꺼내 한 번 꾹하고 내 손에 껴봤다.

....

참 예쁘다.

매일 아침마다 하는 일이다만 어쩜 이리도 볼때마다 사랑이 솟아나는지 모르겠다.

언니가 정말 내 취향을 맞춰주기 위해 무던히도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홍난 '이대로 쭉 끼면 좋을텐데....'


하지만만 그건 단지간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정체를 숨겨야 한다고 백화점엔 커플링을 빼고가야해서. 

오늘도 다시 커플링을 다시 빼서 넣어놔야 한다.


홍난 "에휴...."


아쉬운 마음에 만지작만지작.

커플링을 만지는데 지이이잉하고 핸드폰이 울려댔다.


홍난 "엄마야!"


나름의 깊은 생각시간이였는데....

갑작스레 울려버린 핸드폰 때문에 확 놀라버리고 말았다.

알람도 껏는데 왜 울렸나 싶어 핸드폰을 확인하려는데 뒤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연 "으으음.... 일어났어 홍나나?"


언니가 내 목소리에 깬 것 같았다.

비몽사몽 눈을 잘 뜨지 못했지만 언니는 더듬더듬 침대를 기어와서 내게 폭 안겨왔다.

그렇게 말랑말랑 안겨서는 몽글몽글한 말을 나에게 전해왔다.


이연 "우.... 좀만 더 누워있지.... 어차피 십분 후에 알람 다시 울리잖아. 그저께 보니까 그때 준비해도 충분하겠던데...."

홍난 "그래도 되긴하는데, 십분 눕는다고 뭐 달라지는것도 없어서요. 언니도 잠꼬대 그만하고 일어나요"

이연 "으으으으...."


일어나기 싫다고 몸부림치면서도,

언니는 나를 지지대 삼아 결국에는 일어났다.

그래도 여전히 입이 삐죽하고 나와있는 시부뚱해보이는 모습.

왠지 나를 닮아가는 것같아 더 귀여웠다.


홍난 "이젠 언니가 저보다 더 잠순이가 됀거 같아요 ㅎㅎㅎㅎ"


나는 손으로 언니의 뺨을 꾹 눌렸다.


이연 "우으.... 어?"


부우하고 눌러지던 언니.

 뺨에 내 손의 커플링이 닿았는지 언니는 내 손을 잡아내려서 커플링을 확인했다.


이연 "커플링 꼈네? 왜? 오늘부턴 끼고 갈거야?"

홍난 "아뇨. 이제 뺄거에요. 그냥 한번 껴봤어요. 예뻐서 ㅎㅎㅎㅎ"

이연 "왜애~ 일도 거의다 끝났다면서. 그냥 끼구가지...."

홍난 "안돼요. 남은 일도 열심히 해야한단 말이에요"

이연 "으 정말! 이상한데서 열심이라니까. 알았어"


언니가 내 어깨를 꾹 누르며 일어났다.


이연 "천천히 감상하다가 와. 언니 먼저 밥하구 있을게"

홍난 "네! ㅎㅎㅎㅎ"


그리고는 어슬어슬 

더듬는 발걸음으로 방 밖으로 나갔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하는 우리 언니.

그치만 새벽촬영이 없는 날은 꼭 출근하는 나를 위해 아침을 차려준다.

살짝 잠에 취한 걸음걸이로 나간걸 보면 이젠 만성이 되가나 싶기도 하다.

참 자상도 하시지 ㅎㅎㅎㅎ

미소지은 나는 커플링을 손가락에서 빼서 협탁 서랍에 넣었다. 

그리곤 간단히 뭉개진 이불을 정리하고 방을 나왔다.

요리하고 있던 언니가 말했다.


이연 "간단하게 후라이. 괜찮지?"

홍난 "네 ㅎㅎ"


타닥타닥 

계란과 기름이 맞닿는 소리.

언니는 나를 위해 정성스레 요리를 했다.

말은 간단하게 한다고 했지만, 모양을 낸다고 손으로 열기를 재가면서 한 후라이다.

어떻게 정성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언니의 마음에 감사하며 기다리자 곧이어 반찬과 함께 요리가 나왔다.

맞은편에 앉으며 꽃받침을 한채로 나를 바라보는 언니. 

밥을 먹는 낭게 나긋나긋 말했다.


이연 "오늘도 일찍 와"

홍난 "네"

이연 "일도 살살하구"

홍난 "ㅎㅎ 네. 그럴게요 ㅎㅎ"


정말.

갈대같이 잘도 휘어진다.

일 안하고 매일 빈둥거릴땐 일하라고 마구 구박하더니.

일을 하니까 이제 정시에 오라느니 살살하라느니 온갖 걱정은 다해준다.

물론 걱정되서 하는 말이겠지만. 

구박하던 때가 떠올라 입가에 자꾸 웃음이 지어졌다.


이연 "사람들이랑 괜히 트러블 일으키지도 말구. 못된거 봐도 직접 나서지말고 왕비서님한테 일러버려"

홍난 "알아요 알아 ㅎㅎㅎㅎ 벌써 이주일 넘게 다녔는걸요? 너무 과해요 언니"


나의 핀잔에 언니가 툴툴거렸다.


이연 "그거야 걱정되니까 그렇지. 으~ 언니 말 한귀로만 듣고. 다음부턴 걱정 안해준다?"

홍난 "아아. 해주세요 ㅎㅎ"

이연 "ㅎㅎㅎㅎ 짖굳다니까"


뾰루퉁하고 삐져버린 언니. 

사랑스러운 모습에 뽀뽀하고 싶어진다.

그치만 입에는 후라이로 인한 기름이 번들거려서 보류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자고 있을때 뽀뽀도 같이 할 걸.

그랬으면 동화속 공주님마냥 내 뽀뽀에 언니가 일어났으려나?

별 생각이 다들었다.


이연 "응? 왜 빤히 쳐다봐? 언니 얼굴에 뭐 묻었니?"

홍난 "아뇨. 그냥. 아까 언니 자고 있던 모습 생각나서요 ㅎㅎㅎㅎ 아 맞다! 그러고보니까 문자 잔뜩 왔던데.... 잠깐만요"


그 말대로.

문자를 확인하려고 했을때 언니가 일어나서 문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대체 어떤 문자가 나의 사색과 언니의 꿀잠을 방해했는지!

나는 괘씸한 문자를 확인하기 위해 방에 가서 핸드폰을 가져왔다.

슬쩍 보니 해준이에게서 온 문자.

쪼르르 언니도 내 뒤에서 문자를 같이 읽었다.


이연 "은혜씨 우리쪽에서 서서 증언하기로 했어. 형 서재쪽에 녹취장비에 대한 문건이 있다고 하던데.

       그것만 가져오면 문제없이 이길 수 있을거야"


언니가 동그랗게 물었다.


이연 "진짜? 그럼 이제 홍난이 백화점일 끝이네?"


나는 언니를 타박했다.


홍난 "가져와야죠! 아직 가져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일이 끝나요"

이연 "아니 뭐. 그 사람 서재야 아무나 들락거리는데 뭐. 내가 바로 가져올게"

홍난 "무슨 핑계대시려구요. 언니 그 분이랑 완전히 헤어졌잖아요. 먼저 만나자고 하면 의심만 잔뜩할걸요?"

이연 "그런가....?"

홍난 "그래요. 그러니까 저것도 아마 제가 가져와야 할거에요"


내 말에 언니가 경악했다.


이연 "아니 왜? 왜 홍난이 니가 가져와 그걸?"

홍난 "제가 설이 이름으로 끈하나 만들어놨으니까요. 저 말고 지금 그 분이랑 라인 연결된 사람 없잖아요.

       해준이도 그래서 저한테 문자보낸걸거에요 아마"


조목조목 이유를 말해주자 언니는 별 다른 말을 하지 못하고 한숨만 내쉬었다.

그리고는 다시 맞은 편 의자에 앉아 끼적끼적 애꿎은 밥에 화풀이를 했다.


이연 "그래두.... 치.... 언니두 잘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직접 가져온다는 미련을 못버린 것 같았다.

ㅎㅎㅎㅎ

토라진 모습이 무척이나 깜찍했지만 그래도 오래 토라져 있으시면 안될 것 같아서 나는 언니 맘을 돌리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


홍난 "그래도요. 이번 일만 끝나면 언니도 딱 드라마 끝날거니까 같이 잔뜩 놀 수 있잖아요. 조금만 참아요"


언니의 화색이 확 밝아졌다.


이연 "진짜? 진짜 잔뜩 놀아줄거야? 진짜진짜?"

홍난 "네. 진짜 잔뜩이요. 언니가 질려할때까지 놀아줄거에요! ㅎㅎ"


일어나서 쪽!

식탁 너머의 언니에게 가볍게 뽀뽀를 했다.

입엔 아직 기름기가 남았지만. 

그럴줄 알고 장난으로 일부러 언니 볼에 묻으라고 한 것이였기에 꾹 하고 나서 나는 개구장이처럼 웃어줬다.

언니가 질색하며 소매로 볼을 닦았다.


이연 "으으.... 기름 묻었어어~"

홍난 "휴지 어디다 두고 소매로 닦아요 ㅎㅎ 가만보면 언니 점점 더 저 닮아가는거 같아요 ㅎㅎ"


말투도 그렇구.

행동도 그렇구.

언니가 내 색깔로 물들어 가는 것 같아 재밌었다.


이연 "으~ 홍난이한테 못된 것만 배우는 것 같아. 언니 원래 단아한 커리어우먼인데!"

홍난 "에이. 그건 너무 가셨다. 언니 처음에 저 집에 들일려고 꼬실때 술마시면 집 막 어지럽힌다고 하셨잖아요. 잊었어요?"

이연 "그거야...."


정곡을 찔렸는지 말을 하다가 멈춘 언니.

민망한 듯 내 시선을 피하다가 이내 슬쩍 내 눈치를 보며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이연 "그러는 홍난이 너두. 너두 완전히 나한테 물든거 같은데?"

홍난 "어디가요?"

이연 "처음엔 완전히 선머슴애 같았는데. 지금은 꽃처럼 활짝 폈잖아? 다 언니 닮아가서 그런거야"

홍난 "그건 그냥 언니 사랑하니까 그런거죠"

이연 "아니야. 나 닮아가는거 확실해. 예전엔 다 귀찮다고 무시하더니, 이젠 이것저것 관리하잖아? 귀찮아하긴 해도"


확실히.

그건 그런거 같다.

옆에서 언니가 열심히 관리하는데.

나만 가만히 있기 그래서 언니따라 이것저것 화장품도 바르고 쪼르르 피부과도 따라가서 관리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였으면 상상도 못할 일.

언니따라 예뻐진다는 게 이런 것인가 싶다.

그래도 예쁜 우리 언니 옆엔 그에 어울리는 예쁜 내가 있어야 하니까!

암암!

고개를 끄덕이자 언니가 웃었다.


이연 "그치? 그러니까 우린 하나씩 닮아가는거야. 서로 사랑하니까"

홍난 "ㅎㅎ 서로 사랑하니까요 ㅎㅎ"


그래.

언니랑 나는 서로 사랑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연 "그러니까 운동도 닮아봐. 언니가 재대로 가르쳐줄게"


앗!

갑자기 운동이야기....

으.... 분위기 깨게....

닭살돋았다.


이연 "그렇게 싫어하지말구. 관리해야지! 운동 이렇게 싫어하면서 권투는 대체 어떻게 하는거야? 참나"

홍난 "그건 그냥 본능이라고나 할까.... 그냥 주먹 휘두를땐 아무 생각 안나서 좋잖아요"

이연 "운동 할땐 아니구? 못말려 진짜 ㅎㅎㅎㅎ"


언니가 나를 보며 환히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그런데 웃다보니 언니웃음이 왠지 살짝 슬퍼보이기도 한다.

음....

기분 탓인가?

나는 이상한 생각을 무시하고 마저 웃어주었다.


홍난 "ㅎㅎㅎㅎ"

이연 "웃다 정들겠다. 밥이나 먹어. 늦을라"

홍난 "네~"


사랑스러운 잔소리와 함께.

오늘도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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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까지 아마 한 70퍼센트 정도 썻나 모르겠다.


끝까지 잘 가야 할텐데.



요새들어서 3인칭 시점이 너무 안써져서 고생중 ㅠㅠ


3인칭 버리고 쭉 홍난이 시점으로만 쓸까 하다가도 또 그러면 너무 흐름이 어두컴컴하고....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스요 ㅠㅠ






전화에서 말했던 포뇨홍연은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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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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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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