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두 우돈타를 기리며....

매블충, 디씨충, 일베충, 아재, 시체(그웬)박이들이 한데모여 혼돈과 카오스의 헤게모니를 이루던 히갤의 전성기를 기억한다.

고단한 일주일의 끝에서, 히념글을 확인하며 신작영화를 보는것은 내 일주일을 끝마치는 성스런 의식이요, 빼놓아선 안 되는 루틴과도 같은 것이었다.

나의 지리한 일상, 그 속의 작은 일탈. 

그러다가 언젠가는 웬 못보던 노인네가 영화에 얼굴을 들이민다.

내가 어렸을적 꼬꼬마 부랄을 긁으며보았던 스머프...그것도 닭벼슬 달린 스머프를 최대한 시각적 심상으로 옮겨놓은 듯 했다.

내 고상한 미감은 이미 거부반응을 보이는데, 게다가 욘두 우돈타는 당췌 누구인가?

이미 몇십년전에 뒤진, 그것도 이미 다른매체에서 수십번은 뒤진듯한 목꺾인시체에 박아대는 정신병자와, 캡틴관련사진과 글들을 올려대며 일상의 한줌 빛줄기같은 유희를 갈구하는 불쌍한 아재, 매블충 디씨성님이라는 가상의존재를 내뇌에서 생성하여 마이크타이슨뺨치게 쉐도우복싱을 시전하는 개념은 탯줄과 함께 잘라버리고온 초딩들, 지혼자 쿨한척하며 분탕치는 쓰레기, 공포의 근근웹 후우우우웅등등.......

온갖 정박아들이 판을 치던 시대였지만, 욘두 우돈타라는 사람은 난생 들어본 적도 없는데... 그에게 내 소중한 의식의 시간을 침탈당한 게 너무 억울하고 허탈했다.

그래도 원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라니... 말도 안 되는 억지에 불과하니,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려니 생각하고 웃어 넘겼다.

근데 가오갤1편을 본후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욘두 우돈타는 계속해 나를 골탕먹였다.

나는 점점 망가지고 있었다. 나의 희망, 나의 영화, 나의 히념글.....

스톡홀름 신드롬.

비단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히갤럼들이 공감할 것이다.

분명범죄자에 영화내내 악역이지만은....그에게서 풍겨오는 낯설지만은 않은 분명 토속적이면서도 정겨운 분위기.

어느새 우주먹튀와 말하는 두발짐승, 셀룰로오스 세포벽으로이루어진 나무쪼가리보다 닭벼슬 달린 스머프에게 점점빠져드는 나의 모습.

아마 그것은 그가보여준 따듯함과 우주먹튀를 보듬어주는 탈우주급 인성때문이 아니었을것이다.

그분은 언젠가 홀연히 내의식속에서 잊혀져갔다.

이별이 늘 그렇듯, 빈자리는 처음엔 체감이 되지 않는다.

댕댕맨, 원작파괴 사랑꾼....... 병신같은 악역들이 판을 치던 그 어느 날, 그리움은 갑자기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욘두 우돈타를 입술이 터져라 불러댔다.

부름에 답한 것은 오늘. 2017년의 4월 25일

이억만리, 뉴질랜드에서 날아들어온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이었다.

다소 이른시점이었지만, 나는 한국시사회를 다녀온 히갤럼들의 글을 통해 그가 진정으로 떠나갔음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다시한번, 나는 그를 진정으로 떠올리게 되었다.....

아마 그가 이토록 중요했던것은 그가 비루한 악역이고 조연이지만 그의 이름, '욘두'처럼 있을땐 모르지만 없으면 꼭필요한 조미료같은 존재여서 아니었을까?

Yondu Udonta (2014.7.31 ~ 2017.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