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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승리의 직관러 정재 가족 관찰일기

ㅇㅇ(121.166) 2016.06.17 12:18:01
조회 2377 추천 152 댓글 22

올 시즌 첫 직관을 갔다.


류제국이 1회에만 실점을 하는 변태이기 때문에 서둘러서 가느라 힘들었다.


1회초에 갓성범이 1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오늘 점수는 다 냈다... 이제 막기만 하면 된다'라고 생각하는데


앞에 웬 좆꼬마가 존나게 뛰어다니는 것이다.


ㅅㅂ... 식당이면 빡쳤겠지만 여긴 야구장이고... 엔씨 팬의 자제인 것 같아서 '무럭무럭 자라서 좋은 엔팬이 되거라...' 하는 생각에 보고 있었는데


잡으러 다니는 엄마가 엄청 젊은 미인이었음.


갑자기 집중력이 상승하며 사륜안이 떠졌는데 알고보니 정체가...


좆꼬마가 아니라 갓성범님의 아드님이신 정재쿤과 사모님 되시는 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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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닮았는지 진짜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1회초부터 9회말까지 중앙 1층 -> 원정 응원단상 -> 매점 앞 놀이터 루트를 잠시도 쉬지 않고 달림


아마도 아빠가 못 이룬 프로 투수의 길을 걷기 위해 하체를 단련하는 것이라고 본다.


승브미 가족은 총 8명이 왔는데 관음한 결과... 시부모님(2) + 친부모님(2) + 친삼촌 + 사모님 + 정재 조합인 것 같았다.


기특하게 훈련을 거듭하는 정재쿤이었지만 아무래도 저연령 미취학 아동이다보니 각각의 어른들이 수비를 시작했다.

(실제 오늘 경기 이닝 기준이다)


선발: 사모님 6과 2/3이닝 퀄리티 스타트 (주로 따라다니면서 위험물을 제거하는 안정적인 수비)

중계: 삼촌 1과 1/3이닝 홀드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들고 원래 좌표로 이동, 정재를 압도하는 강한 체력)

마무리: 정재 친 할아버지 1이닝 마무리 (노련하게 정재의 스피드를 줄임, 연세 때문인지 마무리만 맡으심)


사모님은 뭐랄까 아직 20대 중반 티가 팍팍 나는 젊은 아가씨인데 빠른 결혼과 육아로 강제로 단아해진 느낌

체력 좋은 두 남자 건사하느라 너무 말랐더라...


정재는 딱 보면 그냥 눈이 아빠 눈임


선발의 역할을 훌륭하게 마친 사모님은 야구 정말 재밌게 보는 것 같았음


후반에 남편이 안타로 출루했을 때 진짜 뛸듯이 기뻐하면서 친정과 시댁 모두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일어나서 준 댄스 수준의 리액션을 함

(멀티 히트에 뭔가 공약이 있는게 아닌가 싶은 느낌)


응원 동작도 완벽하게 소화했지만 역시 어른들과 함께 있어서 그런지 버드나무가 봄 바람이 흩날리는 느낌의 강도로 부드럽게 했음


맥주를 한잔 한 상태셨는데,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른 느낌... 술 약하신 듯


게이트 키퍼 아가씨가 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이지만 정재가 뻥 안치고 20번은 들락거렸는데


그 때마다 계속 사모님한테 표 보여달라 그래서 관음하던 내가 빡칠 정도.


근데 사모님은 그 때마다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자리로 뛰어가서 표를 가져와서 보여주는 일을 반복함


뭐... 나 선수 누구 부인인데... 이런 사건이 벌어지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태지만 역시 인성 갑의 팀 탑씨의


대표 선수 부인답게 기품을 유지함


마지막 승리의 순간까지 정재쿤은 하체 단련에 힘쓰고 (아마 아버지의 승리에 대한 굳은 신뢰가 바탕이 된 듯)


승리 후엔 자리를 깔끔하게 정돈하고 빠르게 퇴장하는 승브미 가족들이었다.


주장님이 호무랑을 까실 때는 내가 너무 흥분해서 제대로 관음하질 못했다.


갤러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 전한다.


관찰 일기는 여기까지다.




PS. 마지막에 나와서 선수들 버스 타는걸 멀리서 보는데, 갓5님께서 나올 때 엄청난 환호성이 들리는 가운데...


갓5님께서 경기 중에 입었던 옷을 팬들에게 하나 던져줌.


그런데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심지어 아직도 내가 잘못 본 거 아닐까 의심이 든다.


바지를 던져줌 바지


ㅅㅂ... 받은 사람은 졸라 기쁘면서 집에 가서 막상 보면 어쩌지 싶을 것 같음...


입어봤는데 막 부정배트 부분만 늘어나 있어서 거기만 헐렁하고 그러면 자괴감을 느끼거나


여자 팬이면 난데없이 부모님께 호되게 혼나고 외출 금지를 당하거나... 남편에게 추궁을 당할 것 같았음...




출처: NC 다이노스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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