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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의의 말들- 인터뷰로 알아보는 송창의 3

다우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2.13 21:21:03
조회 1454 추천 24 댓글 13


 

대본을 보면서 특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어떤 대목인가.


▶ 동성애라는 주제가 드러나는 신은 대부분 그렇다. 어렵다기보다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메가폰 하나 들고 병원 복도 돌면서 나는 게이가 외치고 싶을 때 종종 있어”같은 대사도 그랬고, 경수와 함께 있는 신에서는 스킨십의 수위 같은 것도 고민한다. 남자 둘이 있는 그림은 어떻게 보면 그냥 친구들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거기서 어느 정도 들어가야 연인으로 보일 것인지, 그렇다고 너무 들어가는 건 또 아닌 것 같고. 이만큼 더 가야 하는지 덜 가야 하는지, 상우와는 그런 생각들이 비슷하고 지금도 계속 맞춰가는 중이다.



극중에서 태섭은 굉장히 정적인 인물이다. 큰소리를 내지 않고 불필요한 말을 하지도 않는데 시선이나 표정 등을 통해 태섭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이 인상적이다.


▶ 대본에서 주어진 상황과 그 이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집 앞에서 경수와 헤어진 뒤 큰삼촌과 마주쳤을 때는 조금 당황했던 태섭이 할아버지가 아프셨다는 얘기를 들으면 무심하게 받아넘기는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놀라움을 드러내야한다. 어머니와 함께 있을 때는 화내고 부딪히다가 어느 순간 웃어드리기도 하고, 호섭이(이상윤)를 그냥 지나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죽을래?”하고 투닥거리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의 관계와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감정 상태를 보여주는 게 중요한데, 특히 태섭이라는 캐릭터는 그런 것 같다. 앵글 안에서는 너무 사소해서 잘 안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디테일을 표현하는 게 재미있다.


앞으로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태섭과 경수를 둘러싼 갈등이 점점 커질 전망이다. 어떤 흐름이 이어질까.


▶ 김수현 선생님은 전작들에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셨는데 이번에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인 동성애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 건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댁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한 번쯤 생각해보자는 의미인 것 같다. 태섭이나 경수도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가족 안에 있는 사람들인데, 그렇다면 부모님에게도 자신의 존재를 말 못하고 사는 이들의 가족들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태섭이와 경수는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가족에게 받아들여졌을 때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SBS <황금신부>나 <신의 저울>, MBC <신데렐라 맨>, <인생은 아름다워>까지 방송에서는 비교적 절제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반면 ‘짱드윅’이라는 별명을 얻은 뮤지컬 <헤드윅>에서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와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 그래서 <헤드윅>을 보고 놀라셨다는 분들도 있다. 어떤 공연이든 다 좋은 공연이지만 <헤드윅>만큼 관객 앞에서 나의 모든 것을 내지르고 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남자가 여장을 하고 트랜스젠더 연기를 한다고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나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나 자신을 완벽하게 오픈하고 관객을 웃기고 울리고 노래한다는 걸 즐기게 된다. 에너지를 쏟아내는 만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좀 덜 쏟아냈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찝찝할 정도다. 그러다 마지막 ‘미드나잇 라디오’를 부를 때는 여기까지 죽도록 달렸으니 이제는 쉬리라 하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가고, 앵콜이 시작되면 그때는 관객들이나 나나 함께 미친다. 드럼이 울려 퍼지면, 가는 거지.



그렇게 뮤지컬을 하다 드라마에 출연했고,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와 연극 <졸업>까지 연기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영역을 비교적 자유롭게 오가고 있는데 결코 쉽게 만들 수 있는 커리어는 아닌 것 같다.


▶ 뭐 하나 썩 잘 하는 것도 아니면서 다 하는 것 같다.(웃음) 했던 게 연기밖에 없어서, 아니 그보다는 연기자체가 재미있고 좋은 작품에 욕심을 내다보니 그렇게 됐다. 가끔 방송에서 잘 나갈 때 왜 공연을 하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 얼른 인지도 높이고 유명해지라고. 그게 맞을 수도 있지만 공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재미있을 것 같고 관객들 앞에 서고 싶으면 그냥 한다.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올해 10주년을 맞는데 예전에도 하고 싶었지만 기회를 놓친 작품이다. 이번에 제안이 왔는데 시기적으로 드라마와 겹칠 가능성이 높아서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 제주도에서 혼자 베르테르 넘버를 불러보곤 한다.(웃음)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안함이나 커리어의 기복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데.


▶ 그런 건 별로 없다. 연기할 기회가 나에게 계속 주어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떨어질까봐 불안해하기보다는 스스로 계속 탐구하고 보고 느끼고 넓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내려가는 걸 불안해하는 대신 그냥 이걸 즐긴다.



작년 초 SBS의 <패밀 리가 떴다>를 비롯해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연기가 아닌 예능 출연이 자신에게 남긴 것은?


▶ 절망?(웃음) 예능 현장에 가면 참 재미는 있다. 관객으로서. 오래전 SBS <야심만만>에 처음 나갔을 때 대기실에서는 조용하시던 강호동 형님이 녹화 딱 시작하니까 막 소리 지르면서 분위기 띄우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다들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보기엔 정말 재미있지만 나는 그 페이스를 맞추기가 좀 힘들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가지고 가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


▶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잃지 않고 싶다. 배우로 산다는 건 너무도 행복하고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게 힘들거나 귀찮아지지 않으면 좋겠다. 무대에 서는 걸 계속 즐길 줄 알고,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사람들의 시선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배우로 살고 싶다. 지금 <인생은 아름다워>가 특히 그렇다.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아직은 동성애 소재를 꺼리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 모든 시선과 관심에 감사해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텐아시아 기사는 전문을 읽어보길 추천하며 주소 링크

* 청순당당 송창의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sec=people5&a_id=2010042013254774058

*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고 있는 거다-1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sec=people5&a_id=2010042013262378721

* 무대에서는 완벽하게 오픈한다-2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sec=people5&a_id=2010042013265782335





[2010.5 슈어 인터뷰 중]



송창의. 이 창의적인 이름은 무슨 뜻인가.


▶ 맑을 창 거동 의. 맑게 살아가라는 의미다.



정을영 감독은 송창의라는 배우의 장점이 순수함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태섭 캐릭터를 그릴 때 순수성을 많이 넣기를 원하셨다. 그 느낌이 나와 잘 맞을 거라는 의미셨을 거다. 배우들은 다 순수하다.(웃음)



배우로서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감독님께서 나에게 ‘약간만 변화를 줘도 이미지가 달라 보이는 얼굴’이라고 말해주신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배우로서 자신감을 주었다. 배우들은 대부분 얼굴선이 굵고, 자기만의 강한 개성이 있는데 내 얼굴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지 않나.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여러 가지 얼굴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도 느끼게 해 주셨다.


내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연기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동성애 연기, 막상 해보니 어떤 어려움이 있던가.


▶ 낯섦은 있었지만 크게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다. 보통 상대역으로 여자를 두고서 연기하는데 남자를 두고 연기한다는 낯섦이 있는 정도. 일단 김수현 선생님께서 대본을 잘 써주셔서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주셨고, 상우와 내가 실제로 서로 친한 사이가 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연기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동성간의 사랑은 모르지만, 인간적으로 함께 있고 싶고 만나면 반가운 가까운 사이. 최소한 그런 감정을 갖기 위해 둘이 많이 친하게 지냈다.



연기에 대해서는 호평일색이다. 연기가 안정되고 자연스러워 몰입이 잘된다는 평. 소감이 어떤가.


▶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호평이든 비난이든 결과나 반응보다는 내가 게이역할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아무나 해볼 수 없는 역할을 해봤다는 자신감이 남을 것 같고 나중에 어떤 평가를 받든 보람이 될 것 같다.



뮤지컬, 연극, 드라마, 영화. 모두 합쳐서 이제까지 몇 개의 작품을 했는지 알고 있나. 그중에서 대표작 세 개만 꼽아봐 달라.


▶ 모두 합치면 26개 했다. 그중에서 세 개만 꼽자면 뮤지컬 <헤드윅>, 뮤지컬 <송산야화>, 드라마 <신의 저울>을 꼽고 싶다. 대중에게 내 얼굴을 많이 알려준 드라마 <황금신부>를 얘기해야겠지만 내가 역할에서 가장 빠져나오기 힘들었던 드라마는 <신의 저울>이었다. <헤드윅>은 내가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던 공연이었고, <송산야화>는 내가 처음 주연을 맡았던 뮤지컬이었다.



26개의 작품을 했다니 쉴 틈이 없었겠다.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엔 주로 뭘 하나.


외로움을 많이 타서 혼자 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우러져서 평범하게 논다. 나는 일상 속에서 평범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연기자는 축복받은 직업이지 대단한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신의 꿈을 이루는 10개의 계단이 있다면, 현재 몇 번째 계단을 올라왔다고 느끼나.


▶ 절반 정도 온 거 같다. 나머지 절반은 이제 내가 만들면서 올라가야겠지. 역할은 가만히 있는 연기자에게 저절로 들어오지 않는다. 저 배우는 이것도 해봤고 저것도 해봤기 때문에 또 다른 역할도 맡을 수 있게 된다. 연기자는 그래서 계속 움직여야하고 나 역시 끊임없이 탐구하며 움직일 거다.


마지막 열 번째 계단에 올랐다면 그곳에 어떤 팻말이 있을 것 같나.


▶ ‘또 다른 시작’이란 팻말이 있을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나는 그때도 이제 절반 정도 왔다고 말하게 될 것 같다.





[2010.6 마리끌레르 인터뷰 중]



인권운동을 하려고 공중파 TV 주말 드라마를 하는 배우도 있을까? 배우가 하려는 건 연기다. 한 인간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일이 사회적 주장이나 태도로 인식될 수 있다는 건, 굳이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위험부담이다. 어지간한 비난쯤 이미 골백번도 더 들어 인이 박힌 세월 속에서 자신이 믿는 바를 밀어붙일 수 있는 뚝심을 갖게 된 초로의 작가와 한참 자기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배우의 처지가 같을 수는 없다. 식구들끼리 저녁 먹고 둘러앉아 과일 까 먹으면서 보는 주말 드라마에 게이로 출연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는 송창의의 선택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건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김수현 작가는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고 해도 이유가 있는 캐스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송창의였다고 하던가?


▶ 직접 들은 얘기 없다. 나중에 정을영 감독님이 드라마 <신의 저울>을 좋게 봤다고 전해주시더라. 지금 하려는 건 문학이 아니라 드라마고, 사람들이 편하게 접근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나를 생각하셨다고 들었다.



망설이지 않았나?


▶ 너무 깊게 고민하지 않으려고 했다. 물론 가족들도 반대했고, 주변에서도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태섭이란 역할의 진정성을 믿었다.



배우들은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거부하기 힘든 어떤 도전처럼 느끼는 것 같더라.


▶ 그런 이유도 분명 있다. 역할 자체의 매력도 있었다. 여태까지 사회적 약자 역할을 많이 했다. 주말 드라마는 길다. 일 년 가까이 방송되는 드라마에서 동성애자를 연기한다는 게 부담스럽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김수현 선생님의 작품에서 연기하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이 나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었다. ‘너만의 걸 해보라’는 감독님 말씀에 태섭이를 호감이 가고, 납득할 수 있는 역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났다.



영화는 표 산 사람만 보지만, TV는 누구나 본다.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도 있었겠다.


▶ 연기하러 갈 때는 즐거워야 하는데 걱정부터 됐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손발 오그라드는 장면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태섭이는 사회적 약자다. 그 얘기가 수면 위로 올라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라는 말을 자주 쓴다는 거 아나?


▶ 주류보다는 약자나 소수에 가까운 사람들을 연기하는데 더 마음이 가는 건 맞다.



태섭이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 앞뒤 없는 캐릭터는 아니다. 태섭이는 그냥 동성애자가 아니다. 아버지의 재혼을 겪었고, 대가족과 어울리지 않는 애인데, 동성애자인 거다. 평소에는 내성적이고, 말수도 적다. 가족들과 웃을 때도 뭔가 어색하다. 그런 태섭이가 경수랑 있으면 달라진다. 힘들다. 대사도 힘들고.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른 속이 있다는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를 많이 하긴 했다. 그래도 이번 역할은 송창의가 맡은 배역 중에 가장 정적이다.


▶ 그냥 정적인 건 아니다. 그보다는 내면이 고요한 느낌이다.



겪어보니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어떤가?


▶ 모든 대사가 전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본을 받으면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을 딱 맞추실까 생각할 때가 있다. 경수 엄마가 태섭이를 찾아오는 장면이 있다. 이 상황이면 아마 난 한 마디도 못할 거야, 했는데 대본 6장이 넘어가도록 태섭이가 말 한마디 못하더라. 나는 김수현 선생님의 자신감을 믿는다.



이번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끝나면, 배우 송창의는 뭐가 달라져있을까?


▶ 반대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을 거다. 모두 동의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확신이 있으면 실패를 안 한다. 연기력이라는 게 결국 캐릭터를 이해하는 마음인 것 같더라. 태섭이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 끝나고 나서 보람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4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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