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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N번방' 수법 베낀 텔레그램 '박제방' 기승…포로·냄비·암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31 17:10:41
조회 1042 추천 2 댓글 7
신상 공개·허위 성매매 낙인에 협박·갈취까지
해외 IP·채널 반복 개설에 수사 난항
"신속한 총책 검거 시급"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과거 'N번방'이나 '박사방' 사건처럼 일반인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무단 유포하고 협박하는 이른바 '박제방'(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게시해 낙인찍는 곳) 여러 곳을 경찰이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특정인의 사진, 거주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 민감한 정보를 수사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텔레그램에 올리고, "성매매를 했다"는 식의 허위 내용까지 퍼트린 뒤 금품을 뜯어내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3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텔레그램 채널 '포로수용소' '냄비수용소' '암행어사방' 등 운영자들의 이런 행위(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협박·공갈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해 8월부터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경찰은 이들 운영자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하며 또 다른 신상 유포 박제방인 '압도' '장애인수용소' 등을 함께 개설·관리하거나 연계·운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 텔레그램 채널은 특정 여성의 사진과 나이, 거주 지역, SNS 계정 등을 공개한 후 "성매매를 밥 먹듯 했다" 등의 문구도 반복적으로 게시했다.

피해 여성의 남편 A씨는 본지에 "해당 박제방에 올라온 여성들의 신상을 보면 미성년자가 30~40%를 차지했고, 나머지도 대부분 20대였다"며 "운영자들이 주변인들에게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으면 제보하라'는 식으로 정보를 받아 게시물을 올린다"고 주장했다.

또 가입자 누구나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의 짧은 영상(릴스) 서비스를 홍보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무단으로 가져온 여성의 사진에 자극적인 가짜 문구를 넣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뒤 게시물 등에 함께 올린 링크를 누르면 비밀 대화방인 텔레그램 '박제방'으로 바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경찰이 들여다보는 박제방들은 서로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게시물을 복제해 퍼다 나르는 수법 역시 경찰은 확인했다. 만약 신고나 단속이 이뤄지면 기존 채널을 폐쇄한 뒤 새로운 채널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했다.

일부 채널은 금전 갈취 수단으로도 활용했다. 실제 '냄비수용소'와 '장애인수용소' 등에서는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한 뒤 1건당 200만~300만원 수준의 금전을 뜯어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도박 사이트나 대포통장·선불 유심 유통과 연계된 광고를 게시하는 등 별도의 수익 구조도 갖췄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 장애인수용소 등 일부 채널 중간 관리자들은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붙잡혔다. 총책급의 경우 해외 IP주소를 사용하고 채널을 반복적으로 폐쇄·재개설하는 탓에 피의자 특정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총책이 해외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제 공조를 병행하면서 계속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채널이 여러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수십명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협박이나 금전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다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한 박제방이 매우 많고 계속 새로 생기고 있어 전부를 동시에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관련 채널들을 지속적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단서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텔레그램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사용하면 추적이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범행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연 태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적극 협조해 수사기관이 신속하게 관련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명예훼손이나 인격권 침해는 물리적 폭력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은 매우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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