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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엔 '성매매 만화' 학교 옆엔 'BJ 룸살롱'...10대 파고드는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4.28 07:00:14
조회 827 추천 0 댓글 7
AI 만화로 퍼진 '성매매 미화 인식' 10대 "업소 일하고 싶다" 문의까지 알선 입증 어려워 사실상 제재 공백 학교 앞 '사이버 룸살롱'도 단속 못해 "업종 아닌 활동 내용으로 유해성 판단해야"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성매매 경험담과 유흥업소 일상을 미화한 만화 콘텐츠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사진=SNS 캡쳐

[파이낸셜뉴스] "저 이제 18살 되는데 엄청 성숙하고 또래보다 인기 많아요. 돈 많이 벌어서 더 예뻐지고 싶으니까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법 알려주세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성매매 경험담을 담은 만화 콘텐츠를 본 10대 여학생이 실제 보낸 메시지다. 이 같은 콘텐츠가 청소년의 성매매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고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교 인근에도 성인 방송 스튜디오 등 유해 시설이 들어서고 있지만 현행법상 규제가 쉽지 않아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청소년이 유해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성매매 경험담과 유흥업소 일상을 미화한 만화 콘텐츠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밤에 일하다 우연히 만난 완벽한 남자' '업소에서 잘생긴 연예인을 봤다' 등의 서사부터 '카드빚 4000만원인데 낮일 월급 250만원. 쉬는 날 (밤일) 나가야겠네' '오빠랑 일주일에 한 번 밥만 먹자, 100만원씩 줄게' 등 성매매를 통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심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대다수 콘텐츠가 성을 거래 대상으로 가볍게 소비하는 시각을 담고 있어 성매매를 현실적인 선택지나 하나의 직업처럼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이런 게시물을 접한 10대들이 '저도 끼 있다' '밤일하면 얼마 버느냐' '요즘 08(년생)들도 일하더라' 등 단순 호기심을 넘어 성매매 참여 의사를 내비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로는 이 같은 콘텐츠를 제재하기 어렵다. 직접적인 알선이나 광고가 아닌 '경험담' 형식을 취할 경우 성매매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처벌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혜진 더라이트하우스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매수자를 직접 찾는 형태의 광고는 알선으로 포섭될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개인 경험담 형식으로 올라오는 콘텐츠는 현행법상 알선으로 보기 어렵고, 조직적인 움직임이나 알선 의도를 뒷받침할 증거도 찾기 어렵다"며 "법률적으로 처벌 영역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양진영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 역시 "현행 성폭력특례법 등은 특정 행위 요건이 충족돼야 처벌이 가능한 구조인데 성매매 미화 콘텐츠는 그 요건에 이르지 않는 '음란하거나 부적절한 정보'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정보통신망법 제74조는 음란한 콘텐츠를 게시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생성형 AI로 콘텐츠 제작이 쉬워지면서 관련 게시물이 급증해 현실적인 제재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빌딩에는 이른바 '사이버 룸살롱'으로 불리는 성인 방송 스튜디오가 입주해 논란이 됐다. 여러 여성 인터넷방송 진행자(BJ)가 선정적인 춤을 추거나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방송을 제작하는 공간이지만 사업자 등록상 '스튜디오 대여업'으로 분류돼 교육환경법상 제한 업종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행 교육환경법은 학교 경계에서 직선거리 200m 이내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학생의 학습 및 교육환경 보호를 저해하는 유해업소 영업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업종은 규제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경찰과 지자체도 해당 시설을 청소년 유해업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실질적인 제재는 이뤄지지 못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새로운 업종이 계속 등장하는 가운데 법에 열거되지 않은 영역에서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업종이 아니라 실제 활동 내용과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유해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관계기관이 협의해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과 구조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해성이 인정될 경우 업무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시하고 학교 인근에 들어서는 시설은 사전에 교육청 등의 검토를 받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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