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 범죄조직에서 카드 결제 사칭, 팀미션 이용 구인·구직 사칭 등 미끼 문자를 발송하여 범행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C회사의 대표 D씨는 문자 발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칭 문자 메세지 중 일부. 서울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발신번호를 조작해 보이스피싱 음성광고를 보내고, 피싱 조직의 미끼문자 발송을 대행한 통신·문자발송 업체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별정통신사 관리자 A씨(49·남) 등 3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피싱 조직 의뢰를 받고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발신번호를 조작할 수 있도록 통신망을 제공하거나, 카드사·금융기관 등을 사칭한 미끼문자를 대량 발송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발신번호를 변작한 B 통신사와 문자발송 서비스를 제공한 C업체 등 19개 업체를 적발했다. B사 별정통신사업자, 나머지 18곳은 문자발송 업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B사를 통해 발송된 금융기관 사칭 광고는 2024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약 18만건이었으며, 피해금액은 94억원에 달했다.
B사 차장인 A씨는 회사 통신망 접속 권한과 계정 정보를 피싱 조직에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피싱 조직원들은 A씨가 넘긴 계정으로 통신망에 원격 접속한 뒤 발신번호를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조작했다.
A씨는 과거에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통신망을 제공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사건으로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다시 관련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감독기관의 현장 점검 때 "서버 해킹으로 광고가 발송됐다"는 취지로 소명하며 제재를 피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최저 3% 대환 및 추가 대출 1억원까지 가능하다"거나 "카드 발급이 완료됐다. 본인 신청이 아니면 번호를 눌러달라"는 식의 음성광고로 피해자들의 연락을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휴대전화에 실제 금융기관 대표번호가 표시돼 의심 없이 통화에 응했다.
C업체 등 18개 문자발송 업체도 피싱 범행에 이용됐다. 경찰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들 업체를 통해 약 5억8000만건의 미끼문자가 발송됐고, 피해자 42명에게서 86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C업체 대표 D씨(38·남)는 피싱 조직이 카드 결제 사칭, 구인·구직 사칭 등 미끼문자를 발송해 범행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문자 발송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D씨는 캄보디아에 장기 체류하다 귀국 과정에서 체포됐고, 해외 체류 중에도 문자메시지 발송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문자발송 업체들이 단문 1건당 7원, 장문 1건당 20원가량의 발송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계좌추적 등을 통해 특정한 범죄수익 89억2000만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에서 전액 인용 결정을 받았다.
경찰은 통신사 관리자가 피싱 조직에 포섭됐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해 계좌추적과 통화내역 분석으로 19개 업체를 특정했다. 이후 업체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등을 62차례 압수수색해 발신번호 변작 내역, 미끼문자 발송 내역, 피싱 조직과의 대화 내용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싱범죄의 시작점에서 피해자들을 속이는 데 이용된 온라인 업체를 단속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금융기관 대표번호라고 해도 해당 금융기관이나 카드사에 직접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