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은 정말이지 빡치는 게임입니다.

예전에도 글로 쓴 적이 있지만, 철권은 정말정말 개빡치는 게임입니다.

상대와 나. 둘 밖에 없는 스테이지 위에서의 패배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수 없기에 더더욱 분통이 터지는 게임입니다.

여느때와 같은, 개처럼 뚜두러맞고 백호에서 유서퍼까지 떨어진, 그런 거지같은 날이었습니다.

평정심을 잃고, 백대시랍시고 앉았다 일어났다 점프했다 법석을 떠는 지랄발광이 더욱 도진, 그런 평범한 날요.

상대의 레이지아츠를 막았다고 생각할 찰나, 점프가 나가서 쳐맞는 바람에 강등이 확실시 되고 스킵되지 않는 상대의 승리장면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이건새로운입력장치가필요하다내가아무리기도메타로철권을한다지만이정도로게임이안되는건분명레버의탓이약80퍼센트정도는차지하는게분명하다사실생각해보면사람들은대부분오른손잡이인데복잡한조작이필요한왼손으로레버를쥐는건불합리하기짝이없는일이다예전에루머를봤는데왼쪽에레버를둔건오락실업주들이사람들의컨트롤을힘들게해서코인소비를높이기위한거라그랬어근데철권하기엔키보드가훨씬좋은거아닌가적어도삑사리는안날거아냐아이거나는정통파레버유전데키보드는간지가안나고아어쨌든불합리하다이건내탓이아니다그래맞어

여느 공부못하는 애들이 그러하듯, 저는 또 학용품을 탓하고 만 것입니다.

새로운 디바이스가 필요해 ..!!

그러던 와중에 그림쟁이님이 올리신 히트박스 게시글을 봤습니다.

(사진은 그림쟁이님께서 올리신 원본입니다)

이 사진을 보자마자 턱주가리에 카운터로 퀵훅을 맞은것과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제 삼디프린터로 히트박스를 출력하고 싶은 욕심은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사이즈때문에 뽑질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과감하게 버튼 두 개를 버리고 사이즈를 줄이는 선택이라니.. !

남이 만든 모델을 대충 잘라 제 프린터 사이즈에 맞췄습니다. 대각계산을 해보니 27센티 정도네요.

저는 정석을 따라 입력버튼을 전부 24미리로 맞췄습니다.

그리고 출력.

37시간에 걸친 끝에 특별히 문제없이 출력됐습니다.

사실 높고/넓은 출력물이 프린터에 쥐약인데, 생각보다 결과가 잘 나왔습니다.

결과물입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9인치대 사이즈는 제겐 좀 아슬아슬한 사이즈네요.

이제 집에 굴러다니는 부품을 결합할 차례입니다.

보드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던, 서랍에서 굴러다니던 매직스틱 보드를 사용했습니다.

사장님이 빤쓰런 해버린 바람에 관리 안되는 카페에서 보드의 핀아웃 데이터를 찾아다니느라 시간을 얼마나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소형+히트박스의 사용성을 위해 목업으로 대충 케이스를 만든거라 통짜로 출력했습니다(프린터 공차때문에 결합형 케이스를 만들긴 빡세거든요)

이렇게요. 이 자리를 빌어 저렴한 가격에 세이미츠 버튼을 판매해주신 갤러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결합해놓고보니 좌우방향키와 특수키가 반대로 꽂혀있었습니다. 핀아웃 사진좀 크게 올리던가 하지 .. 아놔..

그리고 케이스 상단에 특수키를 꽂는데.. 공차가 안맞아서 안들어갑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런 빈 공간은 중력때문에 상부가 살짝 내려앉아 공차가 잘 안맞긴 하는데, 이번엔 유난히 더 작게 뽑혔네요 젠장 ㅋㅋㅋㅋ

버릴 생각으로 억지로 밀어넣었더니 버튼이 복귀가 안되네요 제길 ㅋㅋㅋㅋㅋㅋ

외관이야 어찌됐건 모든 결합이 완료되었습니다. 어차피 그냥 목업으로 사용해보고 싶었던거니까요.

사실 이걸 위해 이틀정도는 키보드를 히트박스 레이아웃으로 연습했던지라, 바로 랭크매치로 출격했습니다.

마음만은 우에하라 다이고

응~ 강등~

개갓은 게임..

어찌됐건 유사 히트박스로 몇 게임 해본 개인적인 감상은 :

1) 스틱에 비해 방향키 입력에 대한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어 좋습니다.

2) 좌하우상으로 이루어진 방향 레이아웃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써보니 아마도 스파의 1회전 입력에 대응하기 위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관적인 좌상우하의 레이아웃으로 1회전 입력을 이행하려면 1432 순으로 입력을 해야하는데, 현재의 레이아웃이라면 1234차례대로 입력하면 간편하게 사용 가능하니까요. 그리고 방향입력과 공격버튼이 몰려있는것도 백대시 등의 빠른 입력시 오른손을 이용하기에 편합니다. 그리고 믹스박스에 비해 각 방향들이 각 손가락에 대응하니 양횡에 대한 앉기에 굉장한 이득이 있습니다.

얼마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개발자가 많은 고민을 하면서 배치를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격버튼의 24밀리 선택 또한, 히트박스의 특수성인 방향키의 양손 입력에 따른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함을 의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3) 손이 좀 크신분들은 10인치 이상의 케이스를 이용하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4) 가장 중요한건 입력기기를 바꾼다고 해서 승리를 담보하진 않는 점입니다. 그냥 있는거 잘 쓰시고 딜캐연습이나 하는게 더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어 .. 마무리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병신철찌아재들아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