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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라이오넬 헤러시) 사자와 늑대의 시간 1모바일에서 작성

Kong(219.250) 2023.03.28 20:03:08
조회 623 추천 10 댓글 2
														



스페이스 울프 산하의 워밴드 '게피온Gefion의 전사들'의 기함이자 포트리스 모나스터리 타격순양함 '발뒤르Baldur의 발톱'은 아베니오 셉티무스 인근의 소행성 지대에 정박한 채로 그들의 동행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워밴드의 카오스 로드, 룬 프리스트 비다르Vidar는 함교를 서성거리며 이를 갈고 있었다. 펜리스의 위대한 어머니의 계시는 펜리스의 아들들에게 탁월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이번의 계시만큼은 어느 늑대들도 감히 자신이 이 계시의 주인이라고 먼저 나서는 이가 없었다. 스페이스 울프의 주인, 리만 러스는 그에게 이 사실을 보고한 불운한 룬 프리스트를 울펜의 먹이로 던져주고 비다르를 임무의 적임자로 선포했다. 스페이스 울프의 늑대들에게 그들의 프라이마크 리만 러스의 명령은 선고 이상의 무언가였다. 비다르는 러스의 명령에 즉각 복종해서 그의 워밴드를 이끌고 지금 이곳에 와있는 것이다. 펜리스의 축복을 받아들인 그의 귀는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이곳을 향해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비다르는 발걸음 소리가 격문 너머에서 멈추고 나서야 제자리에 멈춰섰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폴른 엔젤의 111번째 챕터 '흑빛 성배의 탐구자 형제회'의 챕터 마스터, 로드 아자드Hazard는 당당한 걸음걸이로 함교에 들어섰다. 얼마 안 되어 비다르와 아자드의 시선이 마주쳤다. 아자드는 걸음을 멈췄다.
그들은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를 응시하기만 했다.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침묵이었다. 마침내 입을 먼저 연 쪽은 아자드였다. 아자드는 폴른 엔젤 특유의 날개 달린 투구를 벗지도 않은 채로 조용히 말하기 시작했다.


"워마스터 라이온을 위하여. 한 세기가 흐르고 나서야 다시 얼굴을 보게 되었군. 귀관의 활약상은 익히 들어 알고 있소. 용케도 그 목숨을 부지하고 있더군."
"러스에게 영광을. 내가 듣기로는 그쪽도 수난사는 만만치 않던데. 아, 그래. 그쪽이 그렇게 좋아하던 칼싸움에서 처참하게 밀린 소감은 어떻던가?"
"에제카일 아바돈의 전사들과의 전투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결투였지. 여건이 좋지 않아 다음을 기약하고 먼저 물러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일이었네."

아자드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작게 흔들었다. 달의 성전사들은 만 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워마스터 라이온의 군세를 막아내는데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었다. '영원의 결투가'라는 이명에 걸맞게도 아자드는 전장에서 루나 템플러와 마주하는 순간에는 그의 모든 권위를 내려놓고 한 명의 전사로서 그들과 전심으로 싸워왔다.
아자드는 투구의 바이저 너머로 보기 흉할 정도로 길어진 송곳니를 드러내며 그를 비웃는 비다르를 응시했다. 어줍잖은 도발에 응하는 것은 하수의 실책일 뿐이다. 그렇지만 아자드는 이번만큼은 비다르의 도발에 넘어가주기로 결심했다.
신성한 결투의 의식을 비웃는 것을 용납하는 것은 그의 기사도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것과 같다. 아자드는 잠시 고민한 뒤에 입을 열었다.


"아, 그렇군. 아쉬운 마음 뿐만이 아니라 결투를 거부하고 물러나는 치욕 또한 감수할 수 밖에 없었지. 그런데 귀관도 요근래에 개가 꼬리를 말고 도망치는 것처럼 물러난 적이 있지 않았나? 단 하나의 적, 아흐리만..이라고 하던가? 그 자에게 일족이 멸문당할 뻔했던 때와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을테지."
"..."


비다르는 노골적인 조롱을 듣고 침묵했다. 그렇지만 가만히 늘어져있던 그의 오른손에 부착된 라이트닝 클로는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다. 늑대는 분노를 삼키고 있었다. 아자드는 그 모습을 차분히 응시하면서도 그의 오른손을 허리 가까이에 뒀다. 언제라도 그의 파워소드를 발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였다. 사자는 무릎을 낮추며 언제든지 달려들 수 있도록 자세를 가다듬었다.
짐승과 또 다른 짐승은 단어가 아닌 그들의 기세만으로 그들만이 나눌 수 있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아자드의 수행원으로서 그의 뒷편에 서있는 마샬 다빈Darbin은 아자드를 힐끗 본 뒤에 건너편에 서있는 배틀 리더 린뒤르Rindur에게 고갯짓을 했다. 린뒤르는 내키지 않는 것이 분명하게 보이는 태도로 내뱉듯이 빠르게 말했다.
"주군이시여. 주군께서도 익히 아시는 사실이겠지만 저들은 유물을 운반할 준비를 끝마쳐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결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주의를 환기시켜준 것에 감사를 표하지, 린뒤르 형제. 마스터 아자드. 우리 배틀 리더의 말대로 저것들은 수송선만 도착하면 바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채비를 갖춰 놓았소. 일단은 우리의 임무를 먼저 수행하고 밀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명한 조치일거 같은데."

"귀관의 의견에 동의하오. 바로 움직이도록 하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워마스터의 계획이니까."


아자드는  더 이상 의견을 주고받을 것도 없다는 듯이 인사치레도 남기지 않고 뒤돌아 섰다. 다빈은 황망히 고개를 한 차례 숙인 뒤에 아자드의 망토 자락을 뒤따라서 함교를 나섰다.
비다르는 격문이 닫힐 때까지 아자드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있었다. 비다르는 그의 시종이 아자드 일행이 탑승한 셔틀이 도크를 떠났다는 보고할 때까지도 무언가를 아무런 말 없이 고심하고 있었다. 비다르는 여전히 뒤돌아 선 채로 함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함장. 위성에 접근해라. 일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알겠습니다, 군주이시여."


함장 바르Var는 공손히 대답했다. 이윽고 순양함의 엔진은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발뒤르의 발톱은 그들보다 조금 늦게 움직이기 시작한 흑빛 성배 형제회의 포트리스 모나스터리 타격순양함 '칼리번의 사도'와 함께 아베니오 셉티무스의 두번째 위성 필리아Filia를 향해 빠르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작전은 시작되었다. 이제부터는 스스로를 증명할 시간이었다.


이런 애들 특) 의외로 사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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