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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잠자리는 왜 대한민국 최고의 명곡인가?

pais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15 01:38:25
조회 1688 추천 38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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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갤 기념 몇 년 전 어디 딴 데 썼던 고추잠자리 관련 글. (내가 남자인데 조용필옵빠라 부르는 건 조용필옵빠는 고유명사이기 때문)


대한민국 명곡 10선
세번째) 고추잠자리 - 조용필

아. 용필 옵빠. 먼저 감탄부터 하고 시작하자. 콘서트를 잘 안갈 것 같은 외모에 비해 나는 콘서트를 꽤 많이 다니는 편인데 지금까지 가봤던 수많은 콘서트 중에 단연 으뜸은 조용필 옵빠 콘서트였다. 30주년 콘서트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안빼묵고 다 봤는데 이 옵빠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가장 최근에 갔던 콘서트가 작년에 했던 ‘Hello’였는데 60넘은 양반이 아직도 두시간을 혼자서 다 채운다. 게스트도 없고 그 흔한 멘트도 거의 없이 오로지 노래만으로 두시간을 꽉 채우는 것이다. 게다가 노래는 얼마나 잘부르는지 지금도 소리가 온 객석을 압도하고도 남을 정도로 쩌렁쩌렁하다. 이러니 안좋아할래야 안좋아할 수가 있겠는가. 서태지, 듀스 보면서 자랐던 아내도 남편 따라 조용필 콘서트 다니다가 조용필 광팬이 될 정도니 이 시대 진정한 가왕은 오로지 조용필 옵빠 뿐인가 하노라. 그럼 본격적으로 곡을 디벼보자.

.
고추잠자리(1981) - 김순곤 작사, 조용필 작곡, 조용필 노래, 조용필 편곡


전주)
Em EmM7-- | Em7 ------ A | CM7-------- | CM7----- |
Bm7---------- | CM7 -------- | Emadd9 --- | Emadd9
--------------------------------------------------- 아마 나는(못갖춘 마디)

A)
B7------------ | Em ------------| Am-------- | Em --------|
-------아직은 | ----어린가봐 | ----그런가 | 봐 엄마야
------나는 왜 | -------자꾸만 | ----기다리 | 지 엄마야
------나는 왜 | -------자꾸만 | ----보고싶 | 지 아마 나는 (repeat)

B)
Em --------- EmM7 -- | Em7 ----- A ----------- | CM7--------- | CM7-----
가을빛물든언덕에--- | 들꽃따러왔다가----- | 잠든 날
Bm7--------------------- | CM7 ------------------- | Emadd9 --- | Emadd9
엄마야 ----------------- | 나는 어디로 ---------- | 가는 걸까
Em --------- EmM7--- | Em7 --------- A ------- | CM7--------- | CM7-----
외로움젖은마음으로 | 하늘을보면흰구름만 | 흘러가고 -- | 나는 어지러워
어지럼 뱅뱅----------- | 날아가는 -------------- | 고추잠자리 | ------ 아마 나는

.
전주 - A - B - A - 간주 - B - A - 후주 구성이다. 딱 봐도 심상치 않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도 매우 독특한 구성이라고 했는데 이 곡에 비하면 궁색할 지경이다. A, B 두 파트 밖에 없다. 두 파트만으로 무려 4분 40초(당시로선 긴 러닝 타임)를 달리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텐션이 떨어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두 파트를 Verse(절), Chorus(후렴)로 나누기도 애매하다. A, B 어느 파트가 후렴(Chorus)이 되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못찾겠다 꾀꼬리'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대중 가요에서 Verse-Chorus 구성이 당연했으나 요즘은 미리듣기로 곡을 팔아야 되기 때문에 Chorus를 앞으로 빼는 경우가 많은데 그 원조가 조용필이다. 코러스 파트인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가 먼저 나온다) 스튜디오 앨범에선 A파트부터 노래가 시작되지만 콘서트에선 B파트로 시작해 A를 후렴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50주년 콘서트에선 오리지날 버전으로 했다) 두 파트밖에 안되고 파트별로 겨우 12마디 뿐인데 이렇게 풍성하게 들리는 건 가사, 작편곡, 가창이 완벽한 삼위일체를 이뤄낸 결과다.

신파조 사랑 타령이 주를 이루던 군사정권 시절에 이런 가사라니. 지금 당장 어느 중견 시인의 시집에 수록되어 있다 해도 절대 꿀리지 않을 --수준이다. 가사만 봐도 그림이 절로 그려진다. 이런 게 바로 우리가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공감각적 심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사 관련 내용은 검색해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궁금하면 검색해보시라.)

가사만 충격이더냐. 화성도 충격이다. 크로매틱(반음계)을 절묘하게 활용해 근음을 순차적으로 상승, 하강시키는 세상 천지에 못보던 진행이다. B파트 진행을 보면 첫 네마디는 근음 E로부터 반음씩 하강시켜나가고 후 네마디는 한음씩 하강시켜나간다. 쉽게 말해 이렇게 진행된다는 거다.(짤방 참조)

가을빛물든언덕에--- | 들꽃따러 왔다가----- | 잠든 날
E-------------D#-------- | D --------- C#----------- | C -- B (반음씩 순차적으로 하강)
엄마야 ----------------- | 나는 어디로 --------- | 가는 걸까
A------------------------- | G ----------------------- | F (한음씩 순차적으로 하강)

반면 A파트는 한음 상승 후 한음 하강의 대립 구조로 되어 있다.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 | F ----- | G ------ | A -------- | B (한음씩 순차적으로 상승)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지
---- | F# ---- | E------ | C ------- | B (한음 - 반음 복합 하강)

A, B 두 파트는 템포, 가창 방식(A 파트는 진성, B 파트는 가성)만 다른 게 아니라 화성의 진행 방식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디스코 템포의 A파트는 상승-하강의 대립 구조를 썼고 슬로우 템포의 B파트는 8마디 연속으로 하강하는 진행을 사용해 각 파트별로 Feel을 극대화시켰다.

용필 옵빠가 작곡뿐만 아니라 편곡까지 직접 했는데 편곡 또한 예술이다.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작곡보다 훨씬 어려운 게 편곡이다. 이 곡의 편곡은 지금 들어도 아주 쩐다. 자세히 들어보면 알겠지만 모든 파트의 연주나 가창이 다 다르다. 같은 A파트라도 처음에 부를 때랑 두 번째 부를 때, 세번째 부를 때 가창과 악기 편성이 다르다. 전주와 B파트의 코드 진행이 동일하므로 전주까지 합치면 B파트도 세 번 나오는데 B파트 역시 세 번 모두 가창과 악기 편성이 다르다. 반복이 진행될수록 악기가 추가되면서 점진적으로 사운드를 점강시키는 방식을 썼다. 두번째 A파트에선 하이햇(드럼에서 심벌즈를 아래 위로 붙여놓은 놈)이 추가되고 두번째 B파트에선 일렉 기타가 추가되는 그런 식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알겠지만 추가되는 악기들의 음색이나 연주가 가히 환상적이다. 악기가 곡 분위기를 딱 알고 딱 그 자리에 찾아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음반을 들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디테일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두 파트뿐인 단순한 구성이지만 이 곡을 들으면서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작곡, 편곡, 연주, 가사 다 좋지만 이 곡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은 역시 용필 옵빠의 가창력이다. 말이 필요 없다. 득음이 바로 이런 경지 아니겠는가. 특히 B파트의 가성 오버더빙은 예술이다. 가성을 메인 멜로디로 녹음하고 화음부를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여러 파트로 나눠서 오버더빙했는데 최소 4부 합창 정도로 들린다. 물론 조용필 목소리로만 여러 음을 낸 거다. 아주 지린다. (얼마전 '불후의 명곡'에 나와서 이 곡의 가성부 최고음은 3옥타브 G인데 지금은 안된다고 했다. 엄살이라고 본다.) 가성 오버 더빙 뿐만 아니라 엔딩의 스캣도 압권이다. 뚜루뚜루뚜뚜뚜뚜두. 말마따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번 50주년 콘서트에서도 너무 멋드러지게 불러주셨다. 콘서트 끝나고 나서 아내에게 '여보. 고추잠자리의 스캣 정말 죽이지 않어?' 물었더니 아내는 '스캣만 죽이냐. 다 죽이지.'이렇게 대답했다.) 한마디로 이 곡의 가창은 대한민국 음악 역사상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원래는 <눈물의 파티>를 들으려고 유튜브를 뒤지다가 이 곡이 있길래 듣게 됐는데 여러번 들어도 너무 좋아서 급기야 글까지 쓰게 됐다. 아. 세상에 1981년에 이런 곡을 만들다니. 옵빠는 진정 가왕이셔요. 옵빠 만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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