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모음글: https://gall.dcinside.com/m/mibj/158960
_______________
[동화는 영원하다]
???1: 오늘 출발하게?
???1: 대모님께서 이 지팡이를 주신지 얼마나 됐다고, 게다가 성 안의 물건들도 아직 정리하지 못 했으면서 왜 그렇게 급한 거야?
???2: 시간이 없어, 난 반드시 물건을 제때 보내야만 해.
???2: 잊지 마, 우린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은 반드시 지켜.
???1: 그거 가지고 뭐라하는 게 아니야, 너무 성급한 거 아니냐는 거지.
???1: 간단한 것부터 먼저 할 수 있잖아, 예를 들자면 착한 아이를 성에 초대한다든가, 아니면 아이들에게 좋은 꿈이라도 꾸게 해준다든지 말이야.
???1: 뭐가 됐든 10여년 전의 아가씨를 찾는 일보단 쉬울 거야. 우리가 아는 거라곤 이름밖에 없잖아, 게다가 아이리스 넌 경험도 없고......
???2: 확실히 내가 경험 부족이긴 하지.
???2: 하지만 내 선배들은 힘들다고 약속을 어기거나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어.
???1: 하아......그래, 네가 그러겠다면야, 막지 않을게.
???1: 그럼 이 철덩어리를...자, 받아.
???2: 이건...라디오?
???1: 필요없는 물건이지. 여기선 전파도 잡기 힘드니까.
???3: 너무 막 만지지 마, 고장날라.
???3: 자, 이거 줄게. 가는 길에 쓸만할 거야, 자료도 함께 넣어뒀으니 잘 갖고 있으라고.
???2: 아, 고마워.
???1: 나도 기계 부수고 다니진 않거든!
???1: 난 멀쩡하게 잘 갖고 다닌다고. 오히려 다른 녀석에게 맡기는 게 더 불안하다니까, 가다가 부수지 말라고!
???2: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1: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2: 뭐......!
???3: 자자, 싸우지 마. 여기서 네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어.
???3: 하지만 넌 처음 외출하는 거니까, 다들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지.
???1: 후후.
???3: 바깥에선 조심해, 낯선 사람은 따라가지 말고. 탈 것은 준비해뒀으니까 가는 길에 부품같은 거 신경 잘 쓰고 황야로 들어가기 전엔......
???3: 아니, 내가 말이 너무 많네. 아무튼 몸조심하고.
???2: 그래......알겠어. 걱정하지 마. 조금 힘들 순 있겠지만 이 정도 쯤은 아무 것도 아니야.
???2: 난 반드시 이 약속을 지켜야만 해. 우린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바깥에서 활동하지 않았었지.
???2: 아이들은 우릴 믿었기에 자신들의 소중한 물건들을 우리에게 맡겼어. 우린 그 아이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해.
???2: 설령 그 아이들이 다 자라 우릴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해도, 난 그 아이들에게 증명할 거야.
???2: 나는——
???2: 동화는 영원하다는 걸 증명할 거야.
???3: 그런가, 그럼 행운을 빌지.
???3: 네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겠어, 아이리스.
__

아이리스: (후우, 드디어 도착했다.)
아이리스: (기록에 따르면 그때 이곳에서 그 아이를 만났었을텐데.)
아이리스: (토넬 마을. 아이의 이름은......마펠. 좋아.)
아이리스: (그런데 이......이게 마을인가?)
인부: 아, 조심해요 아가씨.
인부: 이쪽으론 가지 말아요, 아가씨 신발이 더러워 질 거예요. 이렇게 좋은 신발을 더럽히면 아깝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저흰 그걸 물어줄 능력도 없다고요.
아이리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인부: 아뇨아뇨.
인부: 아가씨 척보면 좋은 집안 출신인 것 같은데, 하인이라든가 없어요?
아이리스: 전 하인을 고용하지 않습니다. 전 사람 한 명을 찾으러 왔어요.
아이리스: 게다가 여긴 빅토리아에요. 빅토리아 사람이 빅토리아 땅 위에 서있는데 무슨 일이 있겠어요?
인부: 하하! 아가씨 말 한번 잘했다. 사람이 자기 집 안에 있으면 안전한 게 당연하죠!
인부: 그래도 조심해요, 아가씨 아직 나이도 별로 많지 않아 보이는데. 하아, 요즘 도시가 조금 소란스러워서 말이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을 거예요.
아이리스: 도시......?
아이리스: 뭐, 됐습니다. 도시 일은 저랑 별 상관도 없으니까요.
아이리스: 제가 대답했으니, 이제 당신이 제게 대답을 들려주실 차례네요.
인부: 뭘 물어보고 싶은 겁니까?
아이리스: 전 여기에 사람을 찾으러 왔어요, 그런데......
아이리스: 여긴 마을이 아닌가요? 왜 아무도 없는 거죠?
인부: 마을?
인부: 주위를 잘 둘러보세요, 아가씨. 이게 어딜봐서 마을이라는 겁니까?
인부: 전에는 몇몇 마을들이 이 주변에 있긴 했습니다만, 전부 떠났죠.
인부: 귀족 어르신들이 이 땅을 필요로 했습니다. 올 봄부터 이 땅에는 공장이 지어질 겁니다!
아이리스: ......공장......
인부: 자 이거, 이 철판 좀 봐요, 게다가 이 큰 녀석도! 멋지지 않습니까, 쥬우웅!
아이리스: 머, 멋있네요.
아이리스: 하지만 공장이라니......왜 이동 블럭 위에 짓지 않고 이곳에 짓는 거죠?
인부: 귀족 어르신이 어디에 지으라면 어디에 짓는 거죠, 저희가 뭐라고 그 사람들 생각을 알겠습니까.
아이리스: ......
아이리스: 그럼 전에 있었던 그 마을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인부: 응? 그거야 모르죠......
인부: 어차피 옮겨도 멀리 옮기진 못 했을 겁니다.
인부: 이 일대 지역은 이동 도시의 경로에 가까워서 나쁘지 않아요. 거기서 좀 더 황야 쪽으로 가면 거긴 정말 갈 곳 없는 유랑민들이나 가는 곳이에요!
아이리스: 음......
아이리스: 알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아이리스: (......아직은 예상했던 범위 내야.)
아이리스: (시간이 20여년 가까이 흘렀는 걸, 그 아이가 살았었던 마을이 옮겨가도 전혀 이상할 것 없지......)
아이리스: (이 주변을 찾아다니는 수 밖에 없네. 적어도 그 마을의 이름이랑 그 아이의 이름이 기록에 남아있다면 좋을텐데. 도저히 안 되면 도시에 가서 찾아보기라도 해야겠어.)
아이리스: (흥, 이 정도 문제로 누가 막힐 줄 알고!)
__

아이리스: 저기, 여긴 토넬 마을인가요?
아이리스: 아닌가요? 네, 감사합니다, 실례했습니다.
__

아이리스: 안녕하세요, 혹시 여기 마펠이라는 아이를 아시는 분 계신가요......아, 아뇨, 20대 여성인데, 아시는 분 계신가요?
아이리스: 그런가요......
아이리스: 감사합니다, 다른 곳에 물어보겠습니다.
__

아이리스: 실례합니다, 혹시 여기가 토넬 마을인가요......
__

아이리스: 저기......
__
아이리스는 자신을 키워줬던 이의 말을 떠올렸다. 낙원과 부숴지기 쉬운 꿈을 지키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한 가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의 작은 마음 속에 담겨진 영원한 꿈을 위해. 그들은 최선을 다하고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건다.
세상과는 동떨어진 환상의 꿈나라는 동요로서 흥얼거려지거나, 수많은 이야기로 조각조각 나뉘어져 이 땅 위에 수천년 동안 전해진다.
그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동화 속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다.
현실에선 그런 건 하는 사람의 능력에 달렸다.
__

아이리스: (여기서 남쪽 방향으로 간 다음 동쪽으로 가서......이 숲을 거치면......)
아이리스: (여기 표지판이 있네, 응, 이게 맞는 길일 거야.)
아이리스: (이게 몇 번째로 보는 마을이지? 이미 이동 도시의 가장자리 블럭에 왔는데, 여기서 더 들어가면 이젠 도시 안이야......)
아이리스: (그렇다고 바깥 쪽으로 가면......)
아이리스: (......)
아이리스: (됐다, 일단은 이 탈 것을 관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자.)
아이리스: 어라? 무슨 소리지?

여자 아이: 아빠, 우리 이제 집으로 가는 거예요?
여자 아이: 제 병은 다 나은 거예요? 그치만 저 아직도 아픈데......의사 선생님을 보러가지 않는 거예요?
남성: 집으로 가는 거야......병원이 아니라 집으로.
남성: 아빠가 약을 사왔으니까, 집에서 약 먹으면 도라도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야.
여자 아이: 네? 또 그 엄청엄청 쓴 약이에요?......약 안 먹을래요! 싫어요!
여성: 도라, 아빠 말 들어, 약을 먹으면 분명 괜찮아질 거야. 그러니까 쓴 것도 잘 먹어야 해, 알겠지?
여자 아이: 그치만 정말로 쓴 걸......
여자 아이: 저번에 그 종잇조각 태운 재를 먹는 것도 힘들었고, 지지난번에 맞은 주사도 너무 아팠어요......
여자 아이: 엄마, 저 이제 병원에 안 가면 안 돼요? 주사 맞기 싫어요, 그 약들도 정말 먹기 싫어요.
여자 아이: 저도 나가서 놀면 안 돼요? 학교에 있는 제 친구들이 보고 싶어요. 메이메이가 이틀 전에 또 와서 언제 저랑 놀 수 있는지 물어보러 왔었어요, 저도 메이메이랑 놀고 싶은데......
여성: ......
여성: (눈물)
여자 아이: 엄마, 울어요......?
여자 아이: 울지 마요, 엄마! 저......저 약 꼬박꼬박 잘 챙겨먹을 게요! 집 밖에 안 나갈 게요! 다시는 이런 얘기 안 꺼낼 게요!
여자 아이: 엄마아빠 말 잘 들을 게요. 착한 아이로 있을 테니까, 울지 마요 엄마......
여성: 도라, 도라......착한 아이, 어째서 너같은 아이가, 왜 하필 너같은 아이가!
남성: 불쌍한 내 딸......하아......
아이리스: (아이가 병에 걸린 건가......)
아이리스: ......
__

외근 오퍼레이터: 임무가 거의 끝났어. 여기 도장 좀 찍어줘.
외근 오퍼레이터: 내가 남쪽에서 겸사겸사 메이메이에게 줄 과일을 좀 사왔거든, 이거 저번에 그 녀석이 사달라고 떼썼던 그거 맞지?
평범한 사무원: 뭘 이런 걸 다 사와, 미안하게.
평범한 사무원: 고맙다, 이거 맞아. 너도 그 녀석한테 너무 오냐오냐하지 마, 맨날 단 것만 먹으려하고, 이빨이 다 썩어서 남아나질 않겠다니까!
평범한 사무원: 게다가 하루종일 놀기만 하고, 하아, 오늘 아침에는 나보고 어제 어떤 요정이 자기를 성에 초대했다고 하더라니까.
평범한 사무원: 아무래도 내가 그 녀석한테 자기 전에 동화를 너무 많이 들려준 모양이야.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는지 원.
외근 오퍼레이터: 걔도 아직 어리잖아.
평범한 사무원: 안 어려, 이제 곧 학교도 갈 나이인데. 어디 보자......임무는 문제 없어, 도장은 여기에 찍어주면 되는 거지?
외근 오퍼레이터: 그래.
평범한 사무원: 자, 여기.
평범한 사무원: 이번엔 꽤 빨리 돌아왔네, 도시는 지금 어때?
외근 오퍼레이터: 생각한 것보다 훨씬 상황이 나쁘지 않아. 요즘 카페에선 모두 정치 얘기를 하더라니까, 하지만 단순한 논의 수준이고, 얌전한 모임이야.
평범한 사무원: 몇몇 지식인들 빼고 우리같은 평범한 백성들은 정치같은 것에 전혀 관심도 없지.
외근 오퍼레이터: 전날에는 인부들이 임금 문제로 거리에서 한바탕 했는데,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어.
평범한 사무원: 별로 문제는 없어 보이네.
외근 오퍼레이터: 그럴지도.
외근 오퍼레이터: ......어라?
외근 오퍼레이터: 저 여자앤 누구지? 여기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평범한 사무원: 누구? 아, 저 사람......너 눈도 좋네. 저 아가씨 어제 갑자기 마을에 나타났어.
평범한 사무원: 누굴 찾는 모양이던데, 마을 이름을 물어보더니 찾던 마을이 맞는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물어보러 다니더라고.
평범한 사무원: 이름 하나 가지고 사람 찾기란 쉽지 않지.
평범한 사무원: 여기 오기까지 얼마나 많이 돌아다녔는지 상상도 못 하겠더라. 타고 온 차에 기스가 얼마나 많던지. 지금은 에단 네에 세워두고 고치는 모양이더라.
평범한 사무원: 저 여자애도 보통 끈기가 아닌 모양이야.
평범한 사무원: 다들 도와주려고 했었지, 메이메이 녀석은 돕는다고 오늘 하루종일 뛰어다니면서 문 두드렸다니까. 몇몇 꼬맹이들이 참 열심이야.
외근 오퍼레이터: ......
외근 오퍼레이터: 이쪽으로 온다.
아이리스: 실례합니다.
아이리스: 메이메이는 돌아왔나요?
평범한 사무원: 아니,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어.
평범한 사무원: 넌 어때, 찾는 사람은 찾았어?
아이리스: 아직이요.
외근 오퍼레이터: 대체 누굴 찾는 거야?
아이리스: ......당신은 누구죠?
아이리스: 이상한 모습에, 이런 가면까지 쓰다니, 수상하네요 당신!
외근 오퍼레이터: ......
평범한 사무원: 하하하하하!
외근 오퍼레이터: 야.
평범한 사무원: 하, 하하......이 사람 말이 맞아, 내가 널 처음 봤었을 때도 이런 생각 했었어!
외근 오퍼레이터: ......진짜로 그렇게 수상해보여?
아이리스: 전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사무원: 하아, 아가씨, 너무 그렇게 눈쌀 찌푸리지 마.
평범한 사무원: 찾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이 녀석한테 말해, 겉모습은 착한 녀석으로 안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꽤나 믿음직한 녀석이라고.
아이리스: 정말인가요? 음......
외근 오퍼레이터: ......
아이리스: ......
외근 오퍼레이터: ......
평범한 사무원: 그렇게 눈을 부릅뜨고 있으면 안 아파?
외근 오퍼레이터: 괜찮아. 습관 됐다.
아이리스: ......됐습니다. 지금은 당신과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외근 오퍼레이터: 나도 애랑은 싸우긴 싫은 걸.
아이리스: (부릅)
평범한 사무원: 입조심해!
아이리스: 흥......
아이리스: 제가 사람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신 이상, 당신에게 알려줘도 상관 없겠네요.
아이리스: 마펠이에요. 전 마펠·그린이라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외근 오퍼레이터: 뭐......?
아이리스: 전 한번 했던 말을 또 하긴 싫어하는 편입니다.
외근 오퍼레이터: ......
아이리스: ......
평범한 사무원: 하아, 왜 또 눈싸움하기 시작한 거야.
아이리스: 전 그렇게 유치한 사람 아니거든요!
아이리스: 저......사실 그 사람을 본 적도 없어요.
아이리스: 단지 그 사람 이름이 마펠이고, 종족은 필라인이며, 갈색 머리와 녹안을 가졌다는 걸 알고 있을 뿐이에요.
외근 오퍼레이터: ......
아이리스: 30 안 되는 나이에, 손재주도 좋은 모양이에요......제가 들은 건 그게 다에요.
아이리스: 하지만......마을 집집마다 찾아봤는데 아직까지도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 했어요.
아이리스: 여긴 정말로 토넬 마을이 맞을까요? 제가 이름을 헷갈리기라도 한 걸까요......
평범한 사무원: 글쎄, 발음이 비슷한 마을 이름은 많으니까. 아가씨는 정확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몇 년 전의 사람을 찾는 거니.
아이리스: ......
평범한 사무원: 에이, 그, 벌써부터 속상해하지 말어. 분명 찾을 수 있을 거야!
평범한 사무원: 저 숲 쪽에도 사람 몇 명 사는 걸로 기억하는데, 그쪽은 가봤어?
평범한 사무원: 그까짓 것......까짓것 이 녀석한테 부탁 한번 해, 이 녀석한테 임무를 줘서 같이 찾아달라고 하면 돼!
외근 오퍼레이터: 어이, 잠깐, 로도스에 임무를 낼려면 우선 등록을 해야......
평범한 사무원: (소곤소곤)그렇게 고지식하게 굴지 말고, 너 지금 임무도 다 끝났잖아! 도울 거야 말 거야?
외근 오퍼레이터: (소곤소곤)......알겠어.
아이리스: ?
아이리스: 뭔가요, 둘이서 소곤소곤......
__
아이리스: ......왜 절 따라오시는 거죠?
외근 오퍼레이터: 도와주는 건데.
아이리스: 필요 없어요!
외근 오퍼레이터: (으쓱)
외근 오퍼레이터: 이 앞에 마을이 있어, 변방에 있는 집들을 찾아갈 생각이야?
아이리스: 네. 이건 저 스스로도 할 수 있어요, 이건 제 일이에요, 당신이 도와줄 필요는 없어요!
외근 오퍼레이터: ......아동 노동자?
아이리스: 뭐라고요?
외근 오퍼레이터: 크흠. 아무 것도 아니야.
외근 오퍼레이터: 내 말은, 네가 지금 찾는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는......
아이리스: ——쉿!
아이리스: (잠깐 조용히 해봐요!)
아이리스: (무슨 소리-......안 들려요?)
__
여성의 목소리: ......안 돼요! 전 반대에요!
여성의 목소리: 두려운 건가요 당신?! 지금 두려워서 그러는 거 맞죠?! 벌을 받을 게 두려워서 딸을 내보내자고요?!
여성의 목소리: 절대로 그렇게 하게 두지 않겠어요!
여성의 목소리: 도라는 절대 내보낼 수 없어요, 그 사람들은 도라를 격리 구역으로 데려갈 거예요.
여성의 목소리: 그 어린 아이가 한번 들어가면 평생 못 나올 거라고요!
여성의 목소리: 이건 내 아이에요, 우리 아이라고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남성의 목소리: 진정해—— 목소리 낮춰!
남성의 목소리: 나라고 어떻게 도라를 내보내고 싶겠어,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단지, 단지 말이야, 넌 이렇게 보고만 있을 수 있겠어?
남성의 목소리: 지금의 우리로선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약이란 약은 전부 먹여봤고, 사람들이 말한 방법도 전부 시도해봤지만......소용 없었어, 전부 쓰잘데기 없었다고!
남성의 목소리: 우리가 약을 사러나가는 걸 보고 몇몇 사람들은 벌써 의심하기 시작했어, 더 이상은 숨길 수 없다고! 우린 뭐라도 해야만 해!
여성의 목소리: ......
여성의 목소리: 우리가, 우리가 여길 떠나요. 도라를 데리고 떠나요, 이곳을 떠나는 거예요,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간다면——
남성의 목소리: 우리가 갈 곳이 어딨겠어?
__
외근 오퍼레이터: (여기서 전해져 오는 목소리군......바로 여기다.)
아이리스: (지금 저들이 하는 얘기는......)
외근 오퍼레이터: (아마 딸이 광석병에 걸렸을 거야.)
외근 오퍼레이터: (감염자를 숨기는 건가. 빅토리아에서 이건 중죄에 해당한다고.)
아이리스: (도라......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아이리스: ......
아이리스: 제가 한번 보러 가겠습니다!
외근 오퍼레이터: ——잠깐, 하아.
외근 오퍼레이터: 왜 저렇게 막무가내인지......정말, 애라니까.
__

여자 아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여자 아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여자 아이: ......
여자 아이: 재미 없어.
여자 아이: 인형아, 네가 움직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나랑 놀 수 있을 텐데.
여자 아이: 인형아, 넌 엄마아빠가 언제 내가 밖에 나가서 놀 수 있게 해줄 거라고 생각해?
여자 아이: 나도 병에 걸리는 건 싫어, 병에 걸리면 아프잖아.
여자 아이: ......팔이 아파......배도 아프고......
아이리스: 잡지 마, 그렇게 꽉 잡으면 더 괴로울 거야.
여자 아이: ——‼
여자 아이: (입을 막음)
여자 아이: (소곤소곤)누, 누구세요!?
여자 아이: (소곤소곤)어떻게 들어오신 거예요? 창은 전부 닫았을 텐데......아, 아니, 역시 빨리 나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자 아이: 우리 엄마아빠한테 들키면 분명 우리 둘다 엄청 혼날 거예요!
아이리스: 저런 창문으론 날 막을 수 없어. 괜찮아, 우릴 발견할 수는 없을 거야.
아이리스: 방금 혼자 놀고 있었지?
여자 아이: 네!
아이리스: ......이 인형이 움직여서 너랑 함께 놀았으면 좋겠어?
여자 아이: 당연하죠! 그치만......인형이 어떻게 혼자 움직여요?
아이리스: 방법은 있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요정들은 모두 말을 할 줄 알잖아?
아이리스: 게다가 사람으로 변신하는 나무 인형도 있고, 두 다리로 걷는 고양이도 있는데, 움직이는 인형이라고 없겠어?
아이리스: 으음......이야기 좋아하니?
여자 아이: 좋아해요! 엄마가 저한테 이야기 엄청 많이 들려줬어요!
여자 아이: 굴뚝에 나타나는 요괴 이야기도 해줬고, 거대한 가위 이야기도 해줬고, 화원의 요정 이야기도 해줬고......
여자 아이: 게다가 성에서 티파티를 여는 이야기도 해줬어요!
여자 아이: 엄청엄청 크고 이쁜 성인데, 착한 아이만 갈 수 있대요. 성 안에는 친절한 요정이 맛있는 간식들을 주고 하루종일 티파티를 한대요......
여자 아이: 하늘에 있는 구름은 손으로 떼서 먹으면 정말 달콤하대요......
여자 아이: 저도 성으로 가서 티파티에 가보고 싶어요. 그래서 전 언제나 착한 아이로 있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여자 아이: 요정은 언제 절 성으로 데려가 줄까요?
아이리스: 어쩌면 곧 기회가 찾아올 지도 몰라.
아이리스: 넌 착한 아이니까 분명 그럴 거야!
여자 아이: 정말요? 신난다!
여자 아이: 성에 가면 인형들도 움직여서 저랑 놀아주겠죠?
아이리스: 그래. 이야기에서도 나오잖아, 요정의 성은 아이들을 대신해 아이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보물을 보관해준다고.
아이리스: 그리고 약속한 시간이 되면 그 보물은 다시 아이에게 돌아온다고.
아이리스: 성 안에서 생활한 인형은 다른 평범한 인형이 아니야. 그 인형은 움직이고, 노래를 부르며 너와 함께 놀아줄 거야!
아이리스: ......넌 그 인형이 “살았으면” 좋겠니?
여자 아이: 저......저는 그랬으면 좋겠어요......
여자 아이: 그치만 꼭 인형과 헤어져야만 하는 건가요?
여자 아이: 만약 꼭 헤어져야 하는 거라면 전......
아이리스: 왜, 왜?
아이리스: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아니, 요정은 엄청 대단해, 분명 금방 인형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 거야!
아이리스: 약속하면 인형은 금방 다시 네 곁으로 돌아올 거야!
여자 아이: (절레절레)
여자 아이: 이 인형은 엄마아빠가 제게 준 생일선물인 걸요. 헤어지기 싫어요.
여자 아이: 전 이 인형을 선물받고 이 인형을 계속 지켜주기로 엄마랑 약속했어요!
여자 아이: 왜 모두들 자신의 보물을 요정에게 맡기는 거죠?
아이리스: 그치만——
아이리스: ......그치만 넌......
아이리스: 병에 걸렸는 걸......
아이리스: 다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면 널 데려갈 거야.
아이리스: 네가 잡혀간다면 넌 그 인형을 더 이상 지켜줄 수 없게 돼......
여자 아이: 아......아빠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여자 아이: 하지만 괜찮아요. 제가 얌전히 집에 있으면 엄마아빠가 잡혀가지 않게 절 지켜주실 거예요!
여자 아이: 인형은 제 보물이에요, 제가 인형을 지킬 거예요. 엄마아빠는 제가 자신들의 보물이라고 했으니까, 엄마아빠는 절 지켜줄 거예요.
여자 아이: 그러니까 제가 착한 아이로 있으면 잡혀가지 않을 거예요!
아이리스: ......
아이리스: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지......
여자 아이: 헤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여자 아이: 맞다, 아직 언니의 이름을 듣지 못 했네요, 정말로 엄마아빠한테 안 들키는 거예요?
여자 아이: 언니는......우리 마을에서 사시는 분은 아니죠, 언니 얼굴은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여자 아이: 전 도라라고 해요, 언니는요?
아이리스: 난......아이리스라고 해.
여자 아이: 아이리스!
여자 아이: 저기......조금만 저랑 더 놀아 주시면 안 될까요? 조금만요!
여자 아이: 혼자서는 너무 심심해요,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그림만 그리거나 퍼즐 맞추고......이것도 질렸어요......
아이리스: 못 나가는 거야?
여자 아이: 제가 나가면 엄마가 울어요. 내가 엄청 나쁜 병에 걸려서 그런 거예요, 함부로 밖에 나가면 나쁜 사람들이 절 잡아간대요.
여자 아이: 잡혀가면 엄마아빠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할 거예요.
아이리스: ......
여자 아이: 전 저 때문에 엄마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엄마아빠랑 헤어지기도 싫고요. 그치만......
여자 아이: 저도 메이메이가 보고 싶어요, 학교 가고 싶어요.
아이리스: 속상해하지 마......내, 내가 놀아줄게!
아이리스: 이거 어때? 이런 장난감도 있는데, 여기 누르면 반짝반짝 빛도 나!
아이리스: 먼저 퍼즐부터 맞출까? 다음 번에는 내가 새로운 인형도 가져올——
아이리스: ......
아이리스: ......미안,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라......내가 널 문 밖으로 꺼내줄 순 없어.
아이리스: 미안해......
여자 아이: 왜 아이리스 언니가 사과하는 거예요? 아이리스 언니는 잘못한 게 아무 것도 없는데.
여자 아이: 하아......
여자 아이: 으음, 저기, 혹시 정말로 요정을 만나게 된다면 소원 하나 빌어도 될까요?
아이리스: 물론 되지! 요정은 엄청 대단해!
여자 아이: 다행이다! 그럼 성 안의 요정은 제 병을 고쳐줄 수 있을까요?
아이리스: 그......
아이리스: 요정도 뭐든지 가능한 건 아니라......
여자 아이: 그런가요......
아이리스: 하, 하지만!
아이리스: 네 병을 고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무슨 소원이라도 있다면 분명——
여자 아이: 그럼 엄마가 울지 않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이리스: 이, 이건 안 돼, 다른 건 없어?
여자 아이: 음......제가 조금 더 빨리 자랐으면 좋겠어요.
아이리스: ......이것도 안 돼.
아이리스: ......
아이리스: 안 돼......
아이리스: 전부 안 돼......
여자 아이: 으음......
여자 아이: 그럼 됐어요.
아이리스: 도라, 실망하지 않았어?
아이리스: 혹시......요정은 엄청 쓸모없다거나, 동화같은 건 전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여자 아이: 그럴 리가요.
여자 아이: 제가 비밀 하나 알려줄게요, 절대 다른 사람한테는 얘기하지 않기!
여자 아이: 사실 제 친구 메이메이가 아침에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놀거든요. 메이메이가 집에는 못 들어오고 창문을 통해서 몰래몰래 얘기했어요.
여자 아이: 메이메이가 그러는데, 어젯밤에 정말로 요정에게 초대받아 성으로 갔대요, 메이메이가 저한테 거짓말은 안 하거든요.
여자 아이: 거긴 정말 꿈을 꾸는 것처럼 좋았대요, 케잌이랑 과자도 정말 맛있었대요!
아이리스: 메이메이도 착한 아이구나......
여자 아이: 네! 그래도 만약 정말로 제가 요정을 만난다면 방금 말한 그 소원들은 말하지 않을래요. 아이리스 언니도 비밀로 해주세요!
아이리스: 비밀로? 왜?
여자 아이: 에이, 생각해보세요, 제가 말한 소원들을 이뤄줄 수 없다는 걸 요정이 알게 되면 얼마나 속상해 하겠어요. 당연히 얘기하면 안 돼죠.
아이리스: ......
아이리스: 고마워......
__
외근 오퍼레이터: 드디어 나왔네. 그 아이랑 얘기 좀 나눠봤어?
아이리스: ......어떻게 아신 거죠?
외근 오퍼레이터: 저 아이 부모랑 얘기 좀 했거든, 집 안에 있었던 움직임을 느꼈어.
외근 오퍼레이터: 어때, 순조로워?
아이리스: 당신이 신경 쓸 필욘 없어요......
아이리스: 아이의 부모는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정말로 자신들의 아이를 내보낼 생각인 건가요?
외근 오퍼레이터: 그건 아니야, 저 사람들도 아이를 내보내고 싶어하진 않아, 하지만......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거지.
아이리스: 다른 이들에게 들키면 어떻게 되는 거죠?
외근 오퍼레이터: 으음......그 병에 걸린 여자애는 아마 그대로 격리 구역에 옮겨지게 되겠지. 부모가 감염자를 숨겨주는 경우에도 대개는 벌을 피하기 힘들거고.
외근 오퍼레이터: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않아도 괜찮아. 내가 정말 믿음직한 곳을 하나 알고 있거든.
아이리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떤 곳이 믿음직하다는 거죠?
아이리스: 저도 도라가 광석병에 걸린 건 알고 있어요, 이런 병은 지금도 치료하기 힘든 병인데......
외근 오퍼레이터: 어떤 곳이라니......으음, 말로는 설명하기가 힘드네.
외근 오퍼레이터: 아무튼 그 딸아이를 치료받게 해줄 수 있는 곳이야. 격리시켜서 사람 죽게 내버려둔다거나, 바로 목메달아 죽인다거나, 광장에서 처형시키는 곳이 아니라고.
아이리스: ......듣기에 반가운 소리네요.
외근 오퍼레이터: 물론. 난 단순히 한 가지 가능성을 제공해 준 것에 불과하지.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저들의 몫이야.
외근 오퍼레이터: 빅토리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땅과 국가에 대해 이상하리만큼 높은 자부심과 우월감을 가지고 있지. 이건 나도 수차례 깨달은 사실이기도 해.
아이리스: 당신 지금......그 사람들을 비꼬는 건가요?!
외근 오퍼레이터: 아......딱히 그런 의미는 없었는데.
외근 오퍼레이터: 확실히 지금의 생활을 포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한다는 건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내릴 일은 아니야.
외근 오퍼레이터: 저들이 남는다는 선택을 내려도 난 별로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해.
아이리스: ......
아이리스: 그 병에 걸린 여자 아이는 동화를 믿어요, 아직 그렇게 어린 아이니까요.
아이리스: 저로선 그 아이를 도울 수 없어요......그 아이는 정말 착한 아이인데, 전 그 아이를 위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어요.
아이리스: 한 이야기, 그리고 한 때의 꿈나라로는 그 아이를 고통 속에서 구해낼 수 없어요......
외근 오퍼레이터: 하지만 그 덕분에 희망을 가질 수 있잖아.
아이리스: 무슨......?
외근 오퍼레이터: 네가 뭐 때문에 그렇게 머리를 싸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난 이야기랑 꿈나라는 좋은 거라고 생각해.
외근 오퍼레이터: 아름다운 것들은 언제나 사람을 나아가게 만들지. 사람들이 희망을 갖게 만들어 줘.
외근 오퍼레이터: 이런 끔찍한 환경 속에선 사람들이 동경할만한 아름다운 것들이 반드시 필요해.
외근 오퍼레이터: 일단은 뭐가 좋은 건지 알고는 있어야, 우리도 어떤 방향으로 노력할지 정할 수 있는 거지 않겠어?
아이리스: ......그렇다면 당신은 동화를 믿나요?
외근 오퍼레이터: 난 동화보다도 더 이상적인 것들을 믿어. 그것들도 동화라고 친다면 난 확실히 동화를 믿는 거라고 할 수 있겠지.
외근 오퍼레이터: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우리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원래부터 별로 없었어.
외근 오퍼레이터: 맞다, 네가 전에 찾고 있었다는 사람 말인데......
아이리스: ......뭐죠?
외근 오퍼레이터: 만약 네가 더 이상 찾을 단서가 없다면, 내가 마펠이라는 사람을 한 명 알고 있긴 하거든.
외근 오퍼레이터: 내가 알기로 그 사람은 빅토리아 사람이고, 20대에, 갈색 머리, 녹안, 손재주가 좋진 않지만 손으로 뭘 만드는 걸 좋아하고, 기계 부품같은 거 만지는 걸 좋아해.
외근 오퍼레이터: 일단......네가 얘기해준 특징들이랑 비슷하긴 하거든.
아이리스: ——! 비슷한 점이 이렇게 많은데, 이게 우연일리는 없잖아요!
아이리스: 그녀는 어딨죠! 어디 있는지 알려 주세요!
외근 오퍼레이터: 그래. 나도 생각하면 할수록 그 사람이 맞는 것 같아.
외근 오퍼레이터: 하지만 네가 찾는 사람이 정말로 그 사람이라면 조금 늦었을지도 모르겠네.
아이리스: 그건 무슨 뜻이죠?
외근 오퍼레이터: 내가 말할 수 없는 일도 있어.
외근 오퍼레이터: 어쩌면......네가 직접 그녀를 보러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___
보다보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보단
피노키오가 생각나네.
아이리스도 원래는 인형이었나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