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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하나메르하나 - 재벌3세 하나와 주치의 메르시 5-2 (완)

ㅇㅇ(223.39) 2017.08.17 11:41:33
조회 1548 추천 43 댓글 21
														


***

기도실을 나섰다.
풀린 블라우스 사이로 들어오는 가을 밤 공기가 제법 쌀쌀했다. 문득 아이가 제 블라우스 단추를 채워주던 기억이 떠올랐다. 속절없이 떨리던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도. 그 시간이 어쩐지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앙겔라는 말없이 단추를 채웠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다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주차장으로 향했다. 중간 즈음 가다가 고개를 들었다.
22층, 불이 켜진 창가에 누군가 서 있었다. …아이였다. 어렴풋한 윤곽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잘못 볼 리가 없었다. 앙겔라는 멀거니 그 모습을 올려다보았다.

아이가 손을 흔드는 것처럼 보였다. 앙겔라는 힘없는 팔을 들어 올려 천천히 흔들었다. 그걸 본 아이가 양팔을 흔드는 듯, 윤곽이 크게 움직였다. …제가 지나가는 모습 한번 보자고 하루 종일 창가에 서있었을 아이 때문에 눈가에 뜨거운 것이 치받는 듯 했다.

아이를 만난 뒤로 부정적인 감정이란 감정은 죄다 느껴보는 것 같았다. 흉부외과 심장전문의가 아니기에 느껴야 했던 무력감, 자괴감, 회의감, 전공 선택에 대한 후회에 이어 이제는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나마 겨우 아이를 볼 수 있다는 비참함마저 느끼고 있었다. 나이 서른일곱에야 처음 느끼는 감정 같았다.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아이가 손을 머리 위로 한차례 휘휘 젓더니 창가에서 떨어졌다. 무슨 뜻인지는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밤바람이 차니 들어가라는 소리겠지. 언제나 제 생각뿐인 아이니 보나마나 뻔했다. 가슴이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앙겔라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멈칫했다.
회장이 병원 입구에 서서 앙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앙겔라는 회장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천천히 다가갔다. 회장이 입을 열었다.

“잠깐 이야기 좀 했으면 하오만.”

그렇게 말하는 회장의 얼굴 위로 피로가 쌓여있는 것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앙겔라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앞장서서 과장실로 향했다. 회장은 병원 로비에서 사람들을 물리고 혼자서 앙겔라의 뒤를 따랐다. 가는 도중 서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과장실로 들어선 앙겔라는 소파 상석을 권했다. 회장이 앉고 나자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앙겔라도 앉았다. 잠깐의 침묵 후 회장이 말했다.

“난 선생이 마음에 들지 않소.”

다짜고짜 내뱉는 말은 무례했으나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으므로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회장은 그런 기색을 내비치고 있었다. 그때는 단순히 흉부외과 전문의가 아니라서 그런 줄 알았지만, 지금은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앙겔라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회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같았다.

“선생이 뭐라고 그 난리를 피우는지 정말 알 수가 없군. 우리 하나가 선생 때문에 치료를 받기로 결정하고 그 동안 잘 버틴 걸 생각하면 고맙기도 하지만, 솔직히 원망스러운 마음도 크오.”

회장은 그렇게 말하며 충혈된 눈가를 문질렀다. 딱히 무슨 대답을 바라고 말하는 건 아닌 듯 했다. 앙겔라는 내심 조금 놀랐다. 언제나 속내를 읽을 수 없던 위압감이 느껴지던 회장은 어디가고, 지금은 그저 지친 노인이 눈앞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우리 애가 선생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 같더군. 그러니까 선생의 소원인 소아암 환자 연구동을 짓게 해달라는 조건으로 입원을 한 거겠지. 그래도 그때는 그저 동경이나 존경 정도의 감정인줄 알았소.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

한숨과도 같은 말을 토해내며 회장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앙겔라는 회장이 저에 대한 아이의 감정을 알아차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은 죄도 없는데 괜히 죄책감이 가슴 한켠에 묵직하게 자리 잡았다.

“사치라곤 일절 안 하던 애가 갑자기 돈을 펑펑 써대니 이상하다 싶긴 했지만……. 아무튼 확률 낮은 수술에 목숨 걸고 도박을 하느니 그냥 선생 옆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데, 말이 되는 소리여야지. 어떻게 여자가 여자를, 게다가 한두 살 차이도 아니고……. 그래, 그건 그렇다 쳐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 그걸 눈뜨고도 놓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오?”
“…수술 성공 확률이 낮다고 들었습니다.”
“확률 같은 건 의미 없는 단어요. 죽느냐 사느냐 두 가지 결과만 있을 뿐이고, 나는 우리 애를 이대로 죽어가게 둘 수 없었소. 그래서 선생에게서 하나를 떨어뜨려 놓았지. 그러면 수술을 받겠다고 할 줄 알았거든. 결과는 선생도 아는 대로였소.”
“단식 말인가요?”

회장은 피로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의 패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루도 과자를 손에서 안 떼는 애인데 단식이라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내버려뒀는데, 허 참. 내 손녀지만 정말 독하게 하더군. 물도 마시지 않으니 삼일 째 되는 날 강제로 수액을 맞혔소. 이러다 수술은커녕 그 전에 애를 잡을 것 같아서 단식을 그만두지 않으면 선생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지. 그랬더니 주식 이야기를 꺼내더라고.”

언젠가 능력 좋다며 주식 이야기를 꺼냈던 아이가 생각났다. 그게 회장에게 약점이 되는 일인 걸까? 앙겔라는 그냥 조용히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큰 애가 죽고 남은 아들이 셋인데… 저마다 욕심이 많아서 살벌하게 다투고 있는 중이오. 그 중에서 나와 사이가 가장 좋지 않은 셋째 놈한테 주식을 양도하겠다고 하더군. 그렇게 되면 꽤나 일이 피곤해진다오. 하나가 가진 주식 양이 상당하거든.”

회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찡그리고서 말을 이었다.

“선생이 뭐라고 그렇게까지 감싸는지 모르겠소.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어쨌든, 하나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내게 그렇게 대든 적이 없었는데 아주 정색을 하고서 덤벼드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많이 났지. 그래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선생에게 얼마든지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했소.”

앙겔라는 눈살을 찌푸렸다. 직접적인 단어는 쓰지 않았지만, 아이의 사후에 자신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외압에 대해 언급하는 회장에 대해 좋은 감정이 들 리가 없었다.

“그랬더니…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알았다고 하는 거 아니겠소. 수술 받겠다고, 그러니까 선생을 가만 두라고 하는데…….”

회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말하는 게 꼭 다 놔버린, 자포자기한 사람이라 이거요. 아주 그냥 텅 빈 눈으로 알겠다고 하는데 속이 얼마나 쓰리던지……. 수술을 받는다고 반드시 죽는단 보장도 없잖소. 그런데 벌써부터 다 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정말이지…….”

그렇게 말하고 회장은 탄식과도 같은 긴 숨을 내쉬었다. 앙겔라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저 때문에 유일한 가족이라 말하던 회장과 싸운 것도 모자라서 제가 가진 패를 다 까보이고도 결국 회장에게 굽혀야 했을 아이가 걱정이 됐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토록 아끼던 손녀와 싸우고 나서 지쳐버린 회장이 이해가지 않는 게 아니라서 속이 복잡했다.

“그러니 선생에게 부탁하고 싶소. 우리 애 좀 달래주시오. 저리 힘이 없어서 어떻게 그 큰 수술을 받으려고 그러는지…….”
“…….”
“부탁하겠소.”

그렇게 말하며 회장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앙겔라도 허둥지둥 머리를 낮췄다. 그 뻣뻣한 회장이 이렇게 저자세로 나올 줄은 생각도 못한 터라 속으로는 꽤 놀란 상태였다.

회장은 그 말을 끝으로 잠시 앉아있더니 실례했다며 자리를 떴다. 앙겔라는 소파에 앉아 회장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김 교수가 환자의 사생활이라며 언급을 피하던 사정의 전말을 알게 되니 모든 상황이 뚜렷하게 그려졌다. 아이도, 회장도 이해가 갔다. 절로 터져 나오는 깊은 한숨을 쉬고 앙겔라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단 아이를 만나봐야 할 것 같았다.

*

아이의 병실 앞은 더 이상 남자들이 지키고 있지 않았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니 안은 텅 비어있었다. 앙겔라는 한 달 만에 발을 들여 놓은 병실을 살펴보았다. 협탁 옆에 항상 자리하고 있던 손바닥만 한 상자가 보이지 않은 것 외엔 그다지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방을 나서기 전에 한 번 더 휙 둘러보고 병실을 나섰다.

아이가 자주 가던 소아암 환자동으로 향했다. 지나가는 의사에게 아이에 대해 물어봤지만 보지 못했다는 말만 들었다. 실내 놀이터에 들러서 아이가 없는 것을 보고 매점으로 향했다. 매점에서도 아이는 발견할 수 없었다. 혹시 산책로에 있을까봐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았는데도 아이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주차장까지 찾아보고 나서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도 아이는 없었다. 앙겔라는 과장실로 돌아왔다. 소파 주위를 서성이며 생각했다. 이미 밖은 깜깜한데 이 늦은 시간에 아이가 어디로 갔을지 상상이 안 갔다.

다시 한 번 아이를 찾아보기로 마음먹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장소가 생각났다. 앙겔라는 B1 버튼을 눌렀다. 아마 제 생각이 맞을 것 같았다.

*

짐작대로 아이는 기도실에 있었다.
조도를 낮춘 어두운 등 아래로 보이는 아이의 어깨는 기억 속의 그것보다 더 작고 여려보였다. 앙겔라는 문가에 서서 작은 성모마리아상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기도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회장에게 들은 여러 말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회장이 그렇게 지쳤듯이, 아이의 속도 말이 아닐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대체 제가 뭐라고 아이가 저러나 싶기도 했다. 평범한 10대 애들이 그렇듯, 한번 앓고 지나가버리는 감정이었으면 아이가 이토록 힘들어하지 않아도 됐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선 모두 의미 없는 생각들이었다.

천천히 걸어서 기도실 앞으로 갔다. 발소리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텐데도 아이는 미동도 않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앙겔라는 기도실 맨 앞 의자에 앉아 그런 아이의 뒷모습을 보았다. 의자에 앉아서 기도할 것이지 왜 저렇게 바닥에 무릎까지 꿇어가며 기도를 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만큼 간절한 소원이겠거니 했다.

잠시 후 기도를 마친 아이가 천천히 일어서다 고개를 돌려 앙겔라를 보고는 흠칫 몸을 굳혔다. 날카로워진 턱선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 달 만에 보는 아이는 많이 야위어 있었다. 앙겔라는 심장이 모래가 되어 떨어져내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한 달 만이네요, 하나 양. 왜 그렇게 말랐어요. 밥은 꼬박꼬박 먹으라고 제가 그랬잖아요.”

속상한 티를 내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었다. 아이가 파리한 안색으로 희미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병원 밥 맛 없단 말이에요.”
“구내식당보다 신경 써서 나올 텐데 또 그 말이네요.”
“혼자 먹으면 뭐든지 맛없는 법이에요.”

그리 말하는 아이에게 손짓해서 옆자리에 앉도록 했다. 아이가 천천히 다가와서 앙겔라의 옆에 앉았다.
앙겔라는 눈으로 더듬듯 아이를 살폈다. 한 달 만에 보는 아이는 마른 것 외에도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았다. 일단 앙겔라를 보고도 예전과 같은 밝은 웃음을 짓지 않았다. 몸에 힘이 없는 것은 그렇다 쳐도 분위기가 달랐다. 회장의 말마따나 자포자기한 사람들의 그것과 닮아있었다.

앙겔라는 아이와 시선을 마주하고 물었다.

“뭘 빌었어요?”

아이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뜨더니 천천히 말했다.

“그냥 박사님이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빌었어요.”

앙겔라는 힘없이 웃었다.
이 지경이 되어서도 제 생각뿐인 아이를 보고 있자니, 이제는 정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마음속에서 강이 흐르고 있었다. 잔잔한 물결을 따라 아이에 대한 애정이 가슴을 가로질렀다. 나이든 성별이든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고민 자체가 무의미했다.

“하나 양이 건강해야 제가 행복할 텐데요.”
“그럼 내일부터 밥 꼬박꼬박 잘 먹을게요.”
“약도 잘 챙겨 먹을 거죠?”
“네, 그렇게 할게요.”

고분고분 대답하는 그 모습에도 어딘지 허무한 느낌이 묻어났다. 앙겔라는 마음이 아파서 아이의 오른손을 찾아 손에 쥐었다. 한참동안 그렇게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다소 차가웠던 아이의 체온이 점점 앙겔라의 체온과 닮아갔다.
그러는 동안 아이는 망연한 눈으로 성모마리아상을 보고 있었다. 수술을 받기로 마음을 먹은 게 아니라 정말 그냥 다 놓아버린 모습이었다.

앙겔라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아직 임상실험에서 성공한 케이스가 없는, 확률이 20%밖에 되지 않는 수술을 받기로 한 아이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제 옆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 한다는 회장의 말이 떠올랐다. 생각하기도 전에 입이 열렸다.

“수술, 안 받아도 괜찮아요.”

아이가 고개를 돌려 앙겔라를 보았다. 어떻게 알았냐는 눈빛이었다. 그러다 눈에 힘을 주는 것이, 회장과 만난 것을 알아챈 것 같았다.

“할아버지랑 만나셨어요?”
“네. 이야기를 조금 했어요.”
“할아버지가 뭐라고 안 했어요? 기분 나쁜 소리 같은 거나… 아니면 화를 낸다거나 그런 거 없었어요?”
“없었어요. 그냥 대화만 했어요.”
“정말이죠?”
“정말이에요.”

유일한 가족이라며 애정을 드러내던 때와는 달리, 아이는 이제 회장에 대해 깊은 불신을 안고 있는 것 같았다. 한 달간의 대치 끝에 서로 감정이 상한 듯 했다. 꼬여버린 복잡한 상황에 머리가 아파왔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아이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내려는 듯 유심히 저를 관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앙겔라는 입을 열었다.

“수술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하나 양이 원한다면 수술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하라고 했을 것 같진 않은데요.”
“당연하죠. 그냥 제 생각이에요. 하나 양, 하나 양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저 능력 있어요. 제 걱정 하지 않아도 돼요.”

아이는 대답하는 대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앙겔라는 아이의 손을 쥔 왼손에 살짝 힘을 보탰다.

“못 믿겠어요?”
“박사님 능력 좋은 거야 당연히 믿죠. 하지만… 이 나라에 돈으로 안 되는 일이 뭐 있겠어요? 외과 과장 자리에 압력이라도 들어오면 어떻게 하려고요.”
“과장 자리 내려놓는 김에 전공 바꿔보죠, 뭐. 외과의 꽃이라는 흉부외과 어떨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웃으라고 한 농담이었는데 아이는 정색하고 앙겔라를 보았다. 어떠한 식으로든 앙겔라에게 압박이 가해지는 꼴은 못 보겠단 얼굴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박사님, 뇌신경 쪽에서 엄청 유명하다면서요. 인터넷 찾아보니까 외신 기사도 많고 그러던데, 전공을 왜 바꿔요?”
“농담 한 거였어요.”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마세요. 이참에 말하는 건데 박사님 농담 진짜 못해요. 남들 앞에서는 절대 하지 마요.”

신신당부를 하는 게 정말로 재미없었나보다. 앙겔라는 조금 시무룩해져서 고개를 끄덕였다. 분위기를 좀 띄우려고 했는데 더 가라앉은 느낌이었다. 아이가 그런 앙겔라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그리고 저 때문에 피해가는 일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수술 받기 싫다면서요. 도박은 안 하는 주의라고 했잖아요.”
“……이미 결정했어요. 괜찮아요, 받죠 뭐. 잘 하면 살 수도 있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조금도 기대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수술 받다가 심장 조직이 버티지 못하고 사망할 확률이 80%라니 그럴 만도 했다. 사형선고라도 받은 분위기에 앙겔라는 입을 다물었다.
뭐라도 해서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지만 달리 생각나는 게 없었다.

상황을 다시 짚었다.
아이의 수술은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이가 원치 않는다면 수술 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아이의 생이 다할 때까지 옆에 있어주겠다 생각해서 한 말이었지만 너무 충동적인 발언이었다.
회장의 말이 이해갔다. 낮은 확률이지만 아직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더 지난다면 수술 성공률은 더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앙겔라는 눈을 꾹 감고 생각했다. …20% 확률의 도박을 희망으로 바꾸어야 했다. 하지만 어떻게?

이리저리 고민하다 한 달 전 제 생일날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아이는 그 때 제게 뭐든지 줄 테니 받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하라고 했었다. 기운 내서 수술을 받으라고 말해볼까 하다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래서야 회장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아이는 수술 자체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갖고 있었다. 삶의 의지를 불태울 만 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앙겔라는 아이를 살폈다. 아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발치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아이가 걸쳐 입은 엷은 분홍빛 카디건과는 도통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었다. 카디건. 그러고 보면 아이는 언제나 카디건을 입고 다녔다. 몸이 찬 체질도 아닌데 한 여름에도 벗는 일이 없었다. 새삼스레 카디건을 눈으로 훑는데 왼쪽 주머니가 불룩했다. 자세히 보니 작은 네모난 상자 같은 윤곽이 드러나 있었다. …네모난 상자. 순간 앙겔라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번뜩였다.

“하나 양.”
“네?”

아이를 부르자 아이가 힘없는 눈동자로 앙겔라를 올려다보았다. 이 방법이 먹힐지 안 먹힐지 알 수 없었지만 시도는 해보자고 생각하며 앙겔라는 입을 열었다.

“한 달 전 제 생일에 했던 말 기억나요?”
“어떤 말이요?”
“받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하라면서요. 뭐든지 주겠다고 했는데.”

아이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서서히 번졌다.

“기억나요. 뭐 갖고 싶은 거 생기셨어요?”
“네.”
“뭔데요? 뭐든 말씀하세요.”

아이의 눈동자에 생기가 조금 도는 것이 보였다. 앙겔라에게 뭔가 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난 것 같았다. 앙겔라는 쓰디쓴 속내를 감추고 부드럽게 웃었다. 아이가 재촉했다.

“박사님, 말씀하세요. 뭐가 갖고 싶으신데요?”
“하나 양 주머니에 있는 거요.”
“……네?”
“카디건 왼쪽 주머니에 넣고 있는 게 갖고 싶어요.”

앙겔라의 태연스러운 말에 아이가 흠칫 몸을 굳혔다. 아이의 얼굴에 당혹스런 감정이 떠올랐다. 내내 힘이 없었다가 이제야 아이다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가 눈을 이리저리 방황시키는 것을 보고 앙겔라는 두 손으로 아이의 얼굴을 감싸 눈을 마주치게 했다.

“안 줄 거예요?”
“아… 박사님, 이거는 저기, 그게…….”
“뭐든 말하라면서요. 생일날 한 말, 거짓말이었어요?”

아이의 눈동자가 마구 요동쳤다. 생각지도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앙겔라는 그저 그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갈색 눈동자 안에 비친 제 모습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한참동안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아이가 천천히 카디건 주머니로 손을 옮겼다. 앙겔라의 눈에는 그 동작이 아주 느리게 보였다. 잠시 후 주머니에서 빠져나온 상자의 정체는 고급스런 감색 융으로 된 케이스였다. 포장은 이미 벗긴 후였다. 앙겔라는 빙그레 미소하고 아이를 보았다.

“…박사님이 생각하는 게 아닐 수도 있는데…….”
“제가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요?”
“…….”

앙겔라의 말에 아이는 입술을 꾹 다물고 천천히 케이스를 열었다. 뚜껑이 열리며 그 사이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지였다.

“저기, 박사님. 이거 사실은…….”
“끼워줄래요?”

앙겔라가 부드럽게 말을 끊으며 아이에게 왼손을 내밀었다. 아이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흔들리는 눈동자가 앙겔라와 반지를 오갔다. 앙겔라가 한 번 더 보챘다.

“어서요.”

아이가 떨리는 손으로 케이스에 꽂혀있는 두 반지 중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느린 동작으로 앙겔라의 왼손 약지에 반지를 밀어 넣었다. 반지는 맞춤제작이라도 한 듯 손가락에 딱 맞아떨어졌다.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워보이는 백금반지였다. 가운데 다이아가 떡하니 박혀있는 것을 보고 앙겔라는 조금 웃어버렸다. 무슨 약혼반지도 아니고, 단순한 커플링에 돈을 이렇게 쓰다니. 그러나 아이는 어쩐지 감격에 겨운 얼굴로 앙겔라의 왼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가에 점차 물기가 어리는 것 같더니 곧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졌다. 앙겔라가 놀라서 물었다.

“하나 양, 왜 그래요? 왜 울어요?”
“…박사님은 정말 잔인하세요.”
“네? 갑자기 무슨…….”
“이래놓고 저더러 어떻게 수술하라고…….”

아이의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앙겔라는 당황해서 아이의 눈물을 닦았지만 한번 터진 눈물은 쉽게 그치질 않았다. 눈물 줄기가 굵어지나 싶더니 곧 아이가 앙겔라의 품으로 파고들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이를 알게 된 이후 처음으로 보는 눈물이었다.
조용한 기도실 안에 아이의 서러운 울음소리가 내려앉았다.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뱉어내는 아이 때문에 앙겔라도 목이 메어왔다.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앙겔라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아이의 등을 쓰다듬는 것뿐이었다.

아이는 한참을 울었다. 가슴께가 눈물로 축축하게 젖었지만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제 제 손길이 조금이라도 아이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며 도닥이기만 했다.
이윽고 아이의 떨리는 어깨가 잦아들었다. 눈이 붉게 충혈된 아이가 코를 훌쩍이며 앙겔라의 품에서 벗어났다. 가운 주머니에 넣어둔 손수건을 꺼내 건네자 아이가 작게 고맙다고 인사하며 얼굴을 닦았다.

“…옷 더럽혀서 죄송해요.”
“죄송할 게 뭐 있어요. 속은 좀 풀렸어요?”
“……네.”

목이 쉴 정도로 울어댔으니 그럴 만도 했다. 앙겔라는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살살 넘겨주었다. 아이가 입술을 달싹이다가 조심스레 물어왔다.

“박사님 이거… 제가 생각하는 그거 맞아요?”
“그거라뇨?”
“그러니까… 그거요.”

사귄다는 말도 못 꺼내는 걸 보니 이제야 아이가 제 나이 또래로 보였다. 앙겔라는 자연스레 피어나는 웃음을 베어물고 물었다.

“사귀는 거요?”
“…네. 우리 사귀는 거 맞죠……?”
“아니라면 커플링을 왜 끼겠어요.”

나긋나긋한 앙겔라의 대답에 아이의 눈가에 또 눈물이 고였다. 한 손으로 아이의 얼굴을 감싸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아이가 말했다.

“동정심이라도 상관없어요. 진짜 우리 사귀는 거 맞죠? 그렇죠?”
“어떻게 동정심으로 사귈 수가 있어요. 그런 거 아니에요.”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전 지금쯤 결혼까지 했을 거예요.”

장난스런 앙겔라의 말에 아이의 눈썹이 대번에 치켜 올라갔다.

“누가 박사님한테 결혼하자고 했어요? 누구예요? 누가 그랬는데요? 언제 그랬는데요? 네?”
“장난인데…….”
“…박사님 진짜 장난치지 마세요. 조금도 안 웃겨요.”
“알았어요…….”

농담도 안 통하고 장난도 안 통해서 앙겔라는 다시 시무룩해졌다. 그에 반해 아이의 입가에는 오랜만에 밝은 웃음이 걸렸다. 기분 좋은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아이는 앙겔라의 왼손을 만지작거렸다. 왼손에 딱 맞는 반지를 살살 돌리는 아이에게 앙겔라가 물었다.

“사이즈는 어떻게 알았어요?”
“박사님 왼손 맨날 만져봤잖아요. 당연히 알죠.”
“그걸로 알 수가 있어요?”
“숍 직원 분들한테 손 좀 빌려달라고 해서 깍지 껴본 후에 가장 비슷한 느낌인 사람 사이즈로 했어요.”

제게 물어보지도 못하고 어림짐작으로만 손가락 사이즈를 알아맞힌 아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깍지를 껴봤다니까 기분이 좀 상했다. 아이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이러는지, 앙겔라는 그런 제 기분 변화에 헛웃음이 나왔다.

“반지는 언제 산 거예요?”
“우리 아쿠아리움가기로 약속한 날에 바로 가서 주문했어요.”
“그렇게 빨리 제작이 돼요?”
“돈으론 안 되는 게 없어요, 박사님.”

놀라는 앙겔라에게 아이가 장난스레 웃어보였다. 회장이 아이가 갑자기 돈을 펑펑 써댔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무 낭비하지 말라고 하려다가 그냥 웃고 말았다. 삶의 끝에 몰려있는 아이에게 돈이 얼마나 가치 있겠냐 싶었다.

“대체 언제 주려고 한 거예요? 생일선물 줄 때도 안 주던데.”
“아쿠아리움 유리터널 안에서 드리려고 했는데……. 병에 대해서 말도 못 꺼낸 상태라 차마 욕심낼 수가 없더라고요.”

시무룩해서 대답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에 대한 애잔한 마음과 사랑스런 마음이 교차했다. 아이는 곧 미소를 회복하고선 말했다.

“박사님하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그런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어요. 시간 별로 없으니까 내일 당장 놀러가요. 네?”
“수술 준비는 안 하고요?”

부드럽게 묻는 앙겔라의 말에 아이의 얼굴이 설핏 굳었다.

“……수술 성공확률이 그렇게 낮은데 준비해봤자 뭐해요.”
“왜 그렇게 부정적이에요. 수술 잘 받고 회복하면 하나 양이 하고 싶은 거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면 되는 거죠.”
“박사님은 수술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회의적인 의혹으로 가득찬 얼굴을 마주보며 앙겔라는 있는 힘을 다해 웃었다. 그리고선 털끝만큼의 미혹도 없다는 듯,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요. 제가 감 하나는 좋거든요. 수술은 성공할 거고 하나 양은 건강해질 거예요. 그리고 우리 약속했잖아요. 다시 그 아쿠아리움에 가야죠.”

아이가 물끄러미 앙겔라를 올려다보았다. 진득한 시선이 앙겔라의 얼굴을 훑는 게 느껴졌다. 진위 여부라도 가리는 듯한 끈질긴 시선이었다. 앙겔라는 그런 아이를 제 존재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라면서, 애정을 담아 바라보았다. 한참 동안 서로를 마주보았다.
이윽고 아이의 얼굴이 서서히 풀어졌다.

“…저 박사님 말 진짜 잘 듣는데.”
“알아요. 너무 제 말만 들어서 문제지만.”
“정말 믿을 거예요. …박사님 말이니까 믿어볼래요.”

웅얼거리듯 말하고 아이가 앙겔라의 품에 폭 안겨들었다. 앙겔라는 말없이 따뜻한 온기를 끌어안았다.
이 순간 누구보다 간절한 건 앙겔라 자신 같았다.

*

이주일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이는 그 동안 체력을 회복하려 애를 썼다. 그토록 맛없다고 안 먹던 병원식도 꼬박꼬박 먹었고, 가벼운 스트레칭도 하면서 한 달간 깎여나간 체력을 보충했다. 김 교수는 아이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몹시 기꺼워했다. 회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윽고 수술날 아침이 밝았다. 김 교수가 수술 준비로 분주한 사이, 앙겔라는 아이를 만나러 병실을 찾았다. 회장과 진지한 얼굴로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아이가 앙겔라를 보자 활짝 웃었다. 앙겔라는 회장과 가볍게 목례를 주고받고 아이에게 다가갔다.

“박사님, 잘 잤어요?”
“네, 하나 양은요? 푹 잔 거 맞죠?”
“완전 푹 잤어요. 컨디션도 좋아요.”

회장은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빛내는 아이를 물끄러미 보다가 조용히 병실을 나섰다. 앙겔라가 물었다.

“회장님이랑 무슨 이야기 했어요?”
“저 수술 끝나고 나오면 소원 하나 이뤄주기로 약속했어요.”
“무슨 소원이요?”
“그건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나중을 기약하는 말이 듣기 좋았다. 앙겔라는 불안한 마음을 꽁꽁 숨기고 미소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가 빙그레 웃었다.

“수술 끝나고 퇴원할 때까지 오래 걸릴 거래요.”
“어차피 곧 겨울이니까 따뜻해질 때까지는 몸조리해야죠.”
“그럼 봄에 다시 아쿠아리움 가는 거죠?”
“가장 먼저 거길 가게요?”
“네. 그러고 싶어요.”

박사님이랑, 하고 잇대며 제 손을 잡는 아이를 마주잡아주었다. 나쁜 생각은 하지 않으려 했다. 좋은 생각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랐다. 앙겔라는 밝은 얼굴의 아이를 눈에 담듯 바라보다가 이마에 살짝 키스했다. 아이의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이 다음은 수술 끝나고 해줄게요.”
“정말이죠? 약속한 거죠?”
“네, 약속이에요.”

소꿉장난하듯 손가락을 걸고 도장을 찍었을 때 베드가 들어왔다. 아이가 베드 위에 얌전히 눕고 앙겔라에게 손을 흔들었다. 앙겔라는 웃으며 마주 손을 흔들어주고 수술실로 향하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이윽고 수술실 앞에 이르렀다.
문이 열이고 베드가 들어가는 사이에 아이와 마지막으로 눈이 마주쳤다. 앙겔라는 환히 웃어보였다. 아이가 눈웃음 짓는 것이 보였다.

문이 닫히고, 앙겔라는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으며 수술실 앞 간이의자에 주저앉았다. 손끝이 바르르 떨려왔다.
심장이 뻐근하질 정도로 불안이 차올랐다. 앙겔라는 두 손을 맞잡고 이마에 기댔다.

이 긴 기다림의 끝에 아이의 밝은 웃음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그래서 아이와 다시 아쿠아리움에 갈 수 있기를.
앙겔라는 그저 기도했다.






끝.







수정 전 마지막줄 : 그리고 마침내 수술실 문이 열렸다.


수정 전 결말 보고 욕 많이 먹을 거라 생각해서 마지막 줄 지움. 처음부터 마무리를 이렇게 정했었어. 진짜야;
처음엔 수술실 문 열고 들어가는 장면에서 끊을랬는데 지인이 막 뭐라고 해서 수술 끝난 후로 바꿈….
그래도 단전에서 욕 나온다네;;
근데 애초에 생각한 결말이 이거라서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결말이 떠오르지가 않더라….

외전 남았으니까 너무 욕하진 마ㅠ

2.8만자(UTF-8기준 65KB)라서 나눠서 올렸어. 36KB 이상은 한번에 안 올려지더라고.
복선(ㅋ) 회수하느라 글이 늘어짐.ㅠㅠ
의알못이라 거부반응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차라리 부작용이 있는 면역억제제를 이용하기로 함. 그 부작용이 이 부작용은 아니지만, 그냥 비웃고 끝내줘. 흑흑ㅠㅠ
iPS는 돼지키메라 이야기 가져와볼랬는데 쓸데없이 복잡해져서 그냥 조직 이식으로 이야기를 끝냄. 주된 내용은 그게 아니니까 뭐……. 진짜 사라져버리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뭐 보고 싶은 거라도 있니…….
참고로 나는 격렬한 뿅뿅을 끝낸 뒤에 하나가 기진맥진한 메르시 살살 달래고 졸라가면서 한판 더 ㄱㄱ하는 거 보고 싶다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까지나 보고 싶다는 거임… 쓴다는 게 아니라 ㅠ 능력 안 돼서 못 써 ㅠ

긴 이야기 읽어줘서 고마워.
외전은 좀 늦는당 ㅃ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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