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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카스아리 백일장] 토야마 카스미는 죽었습니다. 1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7) 2018.03.29 13:01:45
조회 852 추천 18 댓글 7




이젠 소재가 없는 것 같음 사진은 트위터인데... 불펌이에요 죄성해여...


토야마 카스미는 죽었습니다. 1

카스미의 부모님이 저녁에 오셨다. 아스카도 왔다. 손에는 과일과 꽃이 들어있었다. 노란 해바라기. 카스미는 꽃을 좋아했다. 그중에서 벚꽃과 하얀 아마릴리스를 좋아했다. 좋아하는 꽃의 꽃말이나 꽃 이름은 항상 까먹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재의 이름만큼은 기억해주었다. 그 아이들도 다 새카맣게 죽어버렸다. 그리고 이제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아야, 리미, 오타에도 왔다. 하나같이 무엇을 들고 온다. 어차피 카스미는 먹지도 보지도 향을 맡지도 못 한다. 그래서 나는 들고 오지 않았다. 썩어가는 음식들을 치우는 것도 싫어고 말라버린 꽃을 치우는 것도 싫었다. 내 주변에 모든 것에는 카스미의 부재가 드러났다.

얼굴을 보기 힘든 카스미의 주치의도 와서 한참 동안 우리들과 대화를 하고 나가버렸다.


어쩔 수 없습니다. 더 이상 가망이 없습니다. 선택하셔야 합니다.


우리들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 말만 남긴 채 사라졌다. 우리는 침묵했다. 모두들 말라가고 있었다. 포기하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은 것은 나뿐. 다들 카스미를 사랑하면서도 카스미를 이렇게 포기하는 것인가. 웃음이 나왔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카스미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쳐 몸을 간신히 지탱했다. 사아야가 와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부축해주었다. 카스미의 부모님이 어깨를 늘어트린 채 병실 밖으로 나간다. 카스미를 보았다. 눈을 감고 있는 카스미, 나에게 더 이상 웃어주지 못하는 카스미, 안아주지 못하는 카스미.


아스카가 언니를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기계음만 병실 안을 울린다. 병실 안의 그 누구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울음소리도 들이지 않아서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그런데 다 우는 것 같다. 슬픔이 눈에 보이는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현상이, 서글프게 사실처럼 다가온다.


"아리사."


얼굴은 오랜만이었다. 간간히 연락만 했을 뿐 직접 보는 것은 몇 달 전이었다. 오타에의 빛을 잃은 머리카락이 퍼석하게 보였다. 눈가는 말라있었다. 여전히 가라앉은 눈동자에는 옛날과 같은 호기심과 흥미가 사라져 있었다.


"오랜만. 좋지는 않아 보여."


나는 차마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오타에의 옆에서 리미가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병실에서 크게 싸운 뒤로는 리미는 병실에서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을 하더라도 단답형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우리는 침묵으로 서로를 대했다. 십 년이 넘는 우정이 그것을 가능케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싸웠다. 오타에는 카스미의 수명을 억지로 늘리는 것에 반대했다. 내가 있을 때 오타에는 병실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 이제야 떠올랐다.


"내가 여기 오지 말랬어?"


갑작스레 울분이 차올랐다. 카스미를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어떻게, 손을 놓을 수 있는 걸까. 친구를 위해서라는 허명을 내세우고.


"아리사! 여기서 싸울 셈이야? 그만해. 카스미가 듣고 있잖아. 여기서 목소리 높이면 안 돼."


사아야가 내 팔을 당겼다. 오타에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나를 멀거니 쳐다보더니 다시 카스미를 쳐다보았다. 나도 카스미를 쳐다보았다. 반응이 없었다. 뇌사자니까, 뇌가 아예 죽어버리면 들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도 난 카스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혹시 모르니까, 카스미가 내 말이 들려서 깨어날지도 모르니까.


"아리사는, 카스미가 안 불쌍해?"


"오타에!"


오타에는 사아야의 말을 듣지 않고 다시 말을 했다. 여전히 시선은 카스미에게 가 있었다. 산소호흡기에 매달려 살고 있는 카스미. 더 이상 빠질 지방도 근육도 없어서 뼈만 남은 카스미. 이제 부피가 약해진 건지 머리카락도 빠지고 있었다. 피부는 푸석해지고 햇빛 한 번 제대로 맞을 수도 없어서 창백했다. 오타에의 말대로 불쌍했다. 안쓰러웠다. 그 과정을 빠짐도 없이 보았기 때문에 안다. 오타에보다 더 잘 안다. 카스미가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선택해야 돼. 미루고 있는 것은 아리사야."


"카스미를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은, 너희들이잖아!"


"아리사!"


사아야는 마치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 같았다. 매일, 신에게 빌었다. 제발 깨어나게 해 달라고, 뭐든지 하겠다고 빌었다. 차라리 내가 죽고 카스미를 살리는 것도 좋았다. 나 같은 것보다 카스미가 살아가는 것이 나으니까. 카스미는 사람을 좋아하고 다정다감했다. 가끔 주체할 수 없는 끼조차 사랑스러운 부분이 되었다. 카스미는 나이가 들고 경험을 쌓은 뒤로는 속 깊은 사람도 되었다. 카스미는 어른이었다. 좋은 어른이었다. 예전처럼 천방지축으로 날뛸 때도 있지만 그것은 기쁨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사랑을 받았지만 그만큼 더 오히려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다들 알면서도 포기하려 하고 믿어주지 않는다. 카스미는 끝까지 자신의 친구들을, 가족들을 믿어주었는데.

"아리사의 마음은 알아."


울음이 맺힌 목소리였다.


"그리고 카스미의 마음도 알아."


오타에는 울고 있었다. 리미도 마찬가지로, 아스카도, 사아야도. 그리고 나도 울었다. 나는 친구들의 마음을 안다. 하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 기다림이 나에게 지옥이라 할지라도 카스미가 저렇게 숨을 쉬고 있었다. 생명을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었다. 기계와 약물에 살지라도, 살고 있는, 언젠가 웃는 카스미잖아.


다들 제발 포기하지 말아줘.







눈을 떠보니 집이었다. 계속 울다가 기절이라도 한 모양이었다. 심지어 속도 매스껍고 알코올 냄새가 온몸에 진동을 했다. 저도 모르게 정신을 잃을 상태로 날뛴 모양이었다.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저 다 같이 우는 얼굴들이 떠오를 뿐이었다. 아마도 카트를 차거나 소독용 알코올이 담긴 용기를 부셔버린 모양이었다. 알코올이 입 안으로도 들어왔는지 계속 코로 냄새가 올라왔다.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이번에 당번은 나다. 피곤하고 몸이 아프다고 해도 빠질 수 없다. 당번이 아니래도 상관은 없다. 혹시 모르니까 병원 근처에 있어야 한다. 일어나자마자 아픈 머리를 부여잡았다. 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도 너무 커서 머리를 울린다.


매미소리라고.


겨울엔 왜 매미소리인가 싶어서 고개를 들었는데 무언가 좀 이상했다.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학생 때 카스미와 동거하기 전의 자취방이었다. 집이 부유한 편이라서 나는 나름대로의 큰 아파트를 빌릴 수 있었다. 그 방 그대로, 물건과 가구까지 정확히 기억과 일치했다. 심지어 사진의 액자 위치까지도 정확한 것 같았다. 카스미의 기타도 보였다. 그런데 기타가 꺼내져 있었다. 기타를 잘 정비하는 편이었던 카스미는 웬만해선 기타를 꺼내놓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기타를 정리하려 침대에서 내려가려고 하는 순간 목소리가 들렸다.


"아리사아, 이제 깨어났어? 벌써 열두 시야."


카스미였다. 병실에 누워있는 카스미가 아닌 카스미. 입가엔 부드러운 미소가 스며든 채 나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 나의 위로 카스미가 올라왔다. 올라간 채로 나의 목에 얼굴을 파묻혔다. 카스미가 옛날에 자주 쓰던 샴푸 향이 콧속을 파고들었다. 옛날에 자주 쓰던 샴푸 향이었다. 단종되기까지 쭉 썼던 카스미라서 정확히 향이 기억이 난다. 이런 향이었다. 잊고 있던 향에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와, 술냄새나."


카스미가 웃는 것이 그대로 목을 통해 느껴졌다. 카스미의 머리카락이 턱을 계속 스쳤다. 카스미는 내 목덜미를 핥았다. 아래에서 위로 핥는 게 느껴져 저도 모르게 머리를 젖혔다. 쪽쪽거리는 소리가 나서 절로 몸을 움츠렸다. 입술이 부드러웠다. 카스미의 입술을 거칠어져서 립밤을 발라도 부드러워지지 않았다. 그 사실이 너무 슬펐는데.


"어제 얼마나 마신 거야? 나만 빼고. 치사해, 아리사."


투덜거리면서도 카스미는 티셔츠를 걷히고 곧장 나의 가슴을 부드럽게 감쌌다. 손이 따뜻했다. 아니, 뜨거웠다. 결국엔 눈물이 흘러나왔다. 너무 행복해서 울 것만 같았다. 이것이 꿈이라고 하더라도 오랜만의 움직이는 카스미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카스미는 계속 내 목과 쇄골에 입을 맞추었다. 키스미의 손은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내 양 가슴을 계속 애무했다. 유두가 선 게 느껴져서 오랜만에 성적인 긴장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의 허벅지가 점점 저려왔다.


카스미는 키스마크를 새기려고 하는지 가볍게 빨거나 물기 시작했다. 아프지만 단단한 치아의 느낌도 말캉한 혀도 다 좋았다. 카스미가 유두를 부드럽게 만져주었다. 절로 모르게 한숨을 쉬듯이 크게 숨을 내뱉었다. 이상하게 계속 눈물이 흘렀다.


"아프지 않지?"


카스미가 웃으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카스미가 티셔츠를 벗기려고 하는 행동을 멈쳤다.


"아리사, 울어? 우는 거야? 어, 많이 아팠어? 세게 물었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카스미가 내 위에서 안달복달하는 게 느껴졌다. 내가 팔을 들어 얼굴을 감싸자 카스미가 부드럽게 내 이름을 불렀다.


"아리사-, 혹시 머리 아파? 그래서 우는 거야? 얼굴 보여줘. 팔로 닦으면 눈 아파."


카스미가 곧장 침대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다시 올라오더니 내 팔을 부드럽게 잡아주었다.


"얼굴 보고 싶다. 보여줘-. 응?"


나는 그제야 팔을 들었다. 흐린 시야로 카스미가 보였다. 따뜻한 시선으로 나를 보는 카스미. 가슴이 너무 세게 뛰어서 숨이 콱, 막힌다. 살짝 따뜻하게 젖은 수건으로 부드럽게 내 얼굴을 닦아주었다.


"많이 아팠어? 내가 아리사 아픈 거 몰랐어. 미안해. 한 번만 봐줘-."


나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숨 천천히 셔. 카스미가 나를 꽉 안아주었다. 따스한, 부드러운 카스미의 몸을 세게 껴안으며 말했다.


"너무 좋아서 그래, 너무 좋아서."



그리고 곧 깰 꿈이라서.




아.. 오글거린다... 너무 썼다... 다음편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알다시피
이건 새드물이에여.... 죄성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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