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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나이 차를 줄이고 싶다고는 생각했지만 (maybe) 2

ㅇㅇ(1.250) 2018.04.02 01:02:35
조회 1288 추천 38 댓글 9
														

 

‘오버워치의 최고 의무관’이 어린 아이가 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 사람들은 비단 오버워치 요원들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연구와 결과물을 높이 사고 있는 자들은 절대, 저얼대 한 두 명이라고 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으니.

  

‘그 분이 직접 답하기 어렵다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직접 참여하신 작업만 해도 반절 이상이 진행된 판에, 대체 왜 지금까지 대답이 없으신 거죠?’

 

‘이상하네요. 괜찮으신 건가...’

  

물론 안 괜찮습니다. 제 멘탈을 포함해서 박사님 몸 상태도요.

  

앙겔라 치글러-현 의학계에선 두말할 것도 없이 최고의 실력을 가진 그녀의 연인은 제 품에서 바둥거리며 알 수 없는 외계어-아마 독일어로 추정되는-를 말하고 있었다. 라인하르트 할아버지라도 불러와야 하나? 하지만 현실적으로 라인하르트의 투구 크기도 되지 않을 현재의 앙겔라를 데려갔다가는 그 천둥 같은 목소리에 우실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가끔 자신도 놀라니.

  

‘아마 무서울 정도로 전화가 걸려올 것 같구나. 치글러와 같이 일한지는 꽤 됐는데도 그 애가 어느 정도의 일을 처리하고 다니는진 짐작도 안 가니...’

 

아나 사령관님은 그렇게 말씀하셨다. 확실히 그럴 만도 했다. 연인 인만큼 바쁜 건 알고 있었으나 항상 저에게 서류 뭉치의 존재를 숨기면서 반기던 박사님은 단 한 번도 하나 자신에게 어떤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준 적이 없었다. 내심 섭섭했으나 알고 있었다. 제 연인은 모든 일을 전부 완벽하게 하려고 했고, 그 중에는 사명 실천과 저와의 즐거운 시간도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자신이 하는 일이 어느 정도로 몸을 몰아붙여야 하는지 하나가 안다면 곧장 메카로 깽판 칠 것임을 알고 계셨던 것이리라.

  

“...근데요, 박사님. 사실 제가 제일 알고 싶은 건요.”

  

저 기억하시는 거에요? 아니면 그냥 제가 개인 비행기 정도로 보이신 다던가.

  

그 말에 박사님은 그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았다. 항상 푸르고 청명한 하늘, 맑은 바다 같다고 생각한 눈이 자신을 마주 볼 때마다 37살의 박사님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특유의 따뜻함이 들어있는 색.

  

“하나!”

  

“엥.”

  

“하나!”

  

반응을 얻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그냥 단 한 번에 멍해진 하나를 깨우기 위해서였는지 박사님은 계속해서 제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아무 대답이 없는 자신을 배려해서, 머리카락을 세게 쥐고 잡아당겼-아야!

  

“으억, 잠, 깐. 박사님! 머리카락! 머리-”

  

“하나아...”

  

울상인 얼굴에 하나는 심장이 내려앉았다. 박사님이 자신의 이름을 부른 것은 정말 기쁘긴 했는데-심지어 어려지신 이후 처음으로 말한 이름이었다-, 문제는, 문제는. 이게 내가 알려줘서 아시는 건지 그냥 기억을 하시는 건지 정말로 모르겠단 말이다?! 게다가 왜 이렇게 힘이 세신 거야?

  

----------------------------------------

  

‘기억은 그대로세요.’

  

“네? 윈스턴, 잘못 측정한 거 아니에요? 제 이름밖에 못 말하시고, 다른 요원들은 아직도 못 알아보세요!”

  

‘정확히는, 원래 몸에 있던 기억들을 신체 나이의 방식대로 처리하시는 거죠.’

  

뭔 말이야... 자신의 게임 장치를 마구 휘두르고 있는 박사님을 붙잡으며 하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설명할 테니까 표정으로 위협하지 마시길, 디바 양. 그러니까... 디바 양을 기억하고 감정도 그대로지만, 그 형태가 네 살이 생각하는 수준으로 바뀌었다는 거죠. 예를 들어 37살의 박사님이 저를 동료로 기억하신다면, 지금의 박사님은 제가 고릴라를 닮은 친구 정도로 보이는.’

  

“...지금 본인이 고릴라라는 거 인정-”

  

‘요지는 그게 아니고, 아무튼 현재는 디바 양을 굉장히 의지하고 있을 거에요. 말은 안 하신... 다기 보다는 그냥 말이 안 통하는 거겠지만. 37살의 연인은 네 살에게 일종의 보호자 정도로 보일 테니 옆에 계속 있어주세요. 사실 지금까지 한 번도 안 우신 건 디바 양이 옆에 있어서일지도 몰라요.’

  

그런 것 치곤 아멜리 언니한테 너무 잘 안겨 계시던데. 흥.

  

하지만 내심 안심했던 하나는 너무나도 얌전하게 안겨 있는 박사님을 더 끌어안았다. 계속 안고 있었던 결과 마침내 저와 박사님 둘 다에게 편안한 자세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대로만 있는다면 나름 이 포지션도 괜... 찮...?

  

“윈스턴?”

  

‘네.’

  

“그럼... 음... 박사님은 언제까지 이 몸 상태로...”

  

‘본부에서 더 자세히 봐야겠지만, 아마 하루 정도면 될 겁니다. 레나나 디바 양이 건드려봤자 얼마나 위험하게 건드렸겠어요.’

  

말투가 묘하게 기분 나쁘다? 하지만 윈스턴의 기계를 허락도 없이 건드린 것은 다름 아닌 저와 레나 언니였다. 화내지도 않고 차분히 답해준 윈스턴에게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를 안 했다.

  

이러니 맨날 어리다는 소리를 듣지. 바보야.

  

‘디바 양.’

  

“...아, 아? 네. 윈스턴.”

  

‘박사님도 오랜만에 즐기시는 휴식이니, 디바 양이 잘 챙겨주시길 바래요. 그래봤자 벌써 저녁인데다가 내일 아침이면 바로 돌아오실 몸이겠지만.’

  

----------------------------------------

  

윈스턴에게 갖가지 정보를 듣게 된 이후로는 나름대로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어느 이집트 여전사의 머리 장식이 신기했던 박사님이 가지고 싶다고 땡깡 아닌 땡깡을 놓을 땐 당혹스러웠지만. 그래도 그 점을 제외하면 아기 치곤 굉장히 얌전한 날을 보낸 연인이었다.

  

메이의 총을 가지고 천장에 마구 얼음들을 소환하는 것까지야 하나에겐 용서의 범주에 속했다.

  

“어릴 때부터 얌전하셨네요."

  

이젠 자유자재로 자신의 볼을 그 통통한 두 손으로 늘어뜨리고 있는 연인을 보며 메이가 말했다.

  

“얌전... 하셨죠. 근데 이제 씻겨 드려야 하는데, 그때도 과연 얌전하실까요.”

  

“강해져요, 하나. 군인이 이런 걸로 역경이라 하면 쓰나요.”

  

그렇게 말한 장본인의 눈이 어딘가로 돌아가 있어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지만, 하나는 한숨을 내쉬고 일어섰다. 제 눈 밑에 있는 토끼 마크-그 왜, 분홍색의 문양-를 매만지던 앙겔라는 소심하게 손을 내렸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스럽다는 건 알고 계시려나. 이래저래 많은 심장 마비를 겪은 하나는 박사님의 팔다리를 허공에 띄운 채로 안았다.

  

이 이상 뭘 집히게 했다가는 더 큰 일 난다. 아니 왜 이렇게 총을 좋아하셔? 아까부터 그것들만 만지시는 게 단순히 호기심 때문만은 아닌 거 같은데.

  

“박사님, 옷 벗고 씻으셔야 해요. 이리 오시-”

  

“꺄아!”

  

어려진 박사님에겐 한국어가 통하지 않았다. 사실 하나라는 발음이 정확한 걸로 감사하고 있던 중이었기에 대화가 옹알이와 외계어로만 오갔어도 하나는 만족했었다. 돌아오면 정말 다국어에 능통한 연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득 담아 진한 키스를 선사하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아테나가 미리 준비한 욕조 물에서 온몸을 이용해 첨벙거리는 박사님을 어떻게 말리리. 하나가 알기론 아기들의 언어는 가장 똑똑한 기계조차 해석을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 좋아요. 박사님. 진정하세요. 씻어야 하니까...”

  

그리고 이어지는 첨벙 소리가 그 대답이었다. 꺅꺅 거리는 즐거운 웃음소리는 덤이었던 걸로.

  

------------------------------------------

  

“으어어어어...”

  

깨끗해진 박사님을 대가로 돌아온 것은 녹초가 된 자신이었다. 하얀 옷을-거의 큰 가운으로 보이는- 그 밝은 눈으로 보며 입을 헤 벌리고 있는 게 귀여워서 마음이 거의 녹을 뻔하긴 했지만.

  

“박사님, 이리 오세요. 이제 코오-할 시간이에요.”

  

양손을 모아 고개를 기울이고 자는 시늉을 하는 것은 세계 공통의 언어인 듯했다. 아니면 적어도 아기들에겐 똑같은 의미거나. 씻은 뒤 하나가 이야기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금발의 작은 아기는 뒤뚱뒤뚱 하나에게로 걸어갔다. 그리고, 풀썩.

  

“이구, 피곤하긴 하셨나 보네요. 아니, 실은 씻을 때 에너지를 다 쓰신 거 같기도 해...”

  

작은 입으로 하품하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안도하고 조심히 박사님의 몸을 끌어당겼다. 정말, 고작 해봐야 네 다섯 시간으로 달라진 몸에 있었으면서, 평생 치신 사고보다 지금 저지르신 일이 훨씬 더 많을 걸요...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도 하품을 하고 있었다. 자기 전만이라도 어딘가 새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다행히 품 안에 꾸물거리며 들어온 박사님은 졸린 눈으로 저를 보고 계셨다. 피곤함을 애써 눌러 삼키고 하나는 짧은 금발을 쓰다듬었다.

  

“괜찮아요. 내일이면 전부 정상으로 돌아갈 테니까...”

  

등을 토닥이던 것도 서서히 속도가 줄어갔다. 색색 거리는 숨소리가 방 안에 들릴 때쯤, 하나의 눈도 스르르 감겼다.

  

아, 잘 자라는 말 못 드린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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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라인 전혀 잡아두지 않은 글이었는데 어쩐지 댓 분위기가 이어야한다고 말... 하... 는... 거... 같... 아... 서... 이런 글은 진짜 처음 도전해봐서 어색하고 엉망인 망글이지만 자비롭게 봐주길 8ㅅ8...(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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