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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뱅드림이 보고싶다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1.26 00:11:32
조회 949 추천 25 댓글 5
														
이 곳 서클에 온지도 벌써 1년이 흘렀다.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전혀 달라진게 없는 선배와의 관계를 생각하며 나즈막히 한숨을 쉬었다.
고등학교때부터 마리나 선배는 내 동경의 대상이었다.
우연히 옆자리에서 만난 선배를 짝사랑하게되었다는건 너무나도 로맨티스트스러운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도 그랬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선배의 뒤를 졸졸 쫒아다녔고, 종국에 선배가 졸업할때가 다가오자 엉엉 울면서 가지 말라고 선배를 붙잡은 채 소리쳤다.
선배가 졸업한 직후 나 역시 졸업할때가 다가왔고, 선배와 같은 대학을 가려 했으나 성적이 맞지 않아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 밖에 없었다. 졸업한 선배한테서 연락은 거의 오지 않았지만 선배는 선배 나름대로 잘 살고 있겠지, 그런 생각을 했다. 첫사랑이라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좋다고 계속해서 달라붙으면서 선배의 미래를 뺏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 뒤 내가 선배의 소식을 들은건 그로부터 2년 후, 선배가 어느 라이브 하우스에서 밴드를 하고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헛소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선배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선배가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며 그곳에 당당하게 서있었다.
무대가 끝나자 선배에게 다가가 아는척을 했다. 선배는 날 알아보더니 반갑게 인사해주었고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것에 대해 사과해주었다.
그 이후부터 선배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계속 하면서,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선배가 하는 라이브를 모두 쫒아다니곤 했다.
그동안 선배에 대한 내 동경의 감정은 점점 연모의 감정으로 바뀌었다. 선배가 좋아요, 몇 번 나즈막히 중얼거렸지만 그것이 닿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 인연은 이번에도 길게 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밴드의 해체 직후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었다.
어째서에요 선배? 신호음이 가지 않는 전화기를 붙잡고 슬픈듯이 중얼거렸다.
시간이 좀 지난 다음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할때가 다가오자 선배한테서 연락이 다가왔다. 취직했어...그 짧은말과 함께 라이브 하우스의 좌표가 찍혀있었다. 그때는 이미 고등학교시절부터 선배한테 품어왔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있어서 의도적으로 선배를 피했다. 지금 만났다가는 분명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한거겠지. 선배한테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그 마음 하나로 버텼던 것 같았다.
선배와 재회한건 그 이후로부터 정확히 1년 뒤의 여름이었다.
취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적당히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던 날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한결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을 틀려다가 전기세가 두려워 결국 틀지 못하고 나시티 하나만 입고 소파에 누웠다. 자르는것조차 돈이 들어가 아까워서 자르지 않은 머리는 길어져서 허리께까지 적당히 흘러내려있었기에, 거슬린다고 생각해 그것을 한대모아서 적당히 묶었다.
오늘은 특히 덥네, 한숨을 내쉬며 냉장고에서 꺼낸 맥주를 들이키며 티비를 틀자 속보라는 말과 함께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본, 동성결혼 합법화.
마시던 맥주를 그대로 바닥에 뱉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머리속에서 지웠다. 뒤에서 뭐라고 이야기하는걸 모조리 무시하고 휴대폰을 집어들어 그대로 마리나선배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1년동안 듣지못한 그리운 목소리였다. 선배랑 결혼할 수 있어...바로 고백해버릴까 했지만 생각을 지우고 우선 몇 년간 밀린 관계를 처음부터 진전시키자고 생각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수화기 너머의 선배한테 인사하고, 적당히 잡담을 나누다가 이내 라이브 하우스에서 일한다는걸 떠올렸다.
"선배, 지금도 라이브 하우스?"
"응? 아, 응. 왜? 아, 그러고보니 최근 오너가 이벤트를 기획하고있다는 말이 들리는데 일손이 부족해서 죽을 맛이야!"
숨을 들이마셨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금 하고있는 아르바이트? 알바아니다. 월급도 오늘 받았으니까 내일부터 출근 안하면 그만이지 뭐. 뒷감당은 알바아니었다. 선배의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심호흡을 한번하고 선배에게 그대로 입을 열었다.
"선배, 나도 일할 수 있어?"
*
옛날부터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잘모르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동시에 상담하기 쉽다는 말도 같이 들었다. 표정이 계속 굳어있으니까 누구한테도 말할 것 같지 않다는 묘한 신뢰를 같이 받은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여기서 1년간 일하면서 여러 밴드들과 교류를 계속 하는동안 여러 멤버들한테 자주 상담을 받곤 했다. 아직 알게된지 얼마 안된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나 싶은것도 왕왕 있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주곤 했다. 제법 친해졌다는 생각도 들어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내심 기쁘기도 했고.
그렇지만-
그렇지만 정작 그 1년간 중요한 선배와의 관계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 선배는 그저 날 친한 후배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몇 번 큰맘먹고 우회적으로 돌려 고백해보기도 했는데 선배는 그때마다 좋아해줘서 고맙다며 웃기만 할 뿐이였다.
"선배..."
한숨을 내쉬며 카운터에 얼굴을 박았다. 벌써부터 선배가 보고싶었다. 오늘은 다른 라이브하우스와 교류라면서 저녁에나 들어온다고 해서 그때까지는 나한테 라이브하우스를 지키라고 했던가...
한숨을 내쉬며 창 밖을 쳐다보자 장마가 오려는 모양인지 어제부터 계속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래서야 저녁까지는 아무도 올 것 같지는 않은데.
"안녕하세요!"
그렇지만 내 예상을 깨고 적막한 라이브 하우스 안에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고개를 들어올리자 밴드-포핀파티의 멤버인 토야마양과 이치가야양이 비에 젖은 머리카락을 털고있었다.
지나가다가 비를 피하려고 온걸까, 그런 생각이 들어 카운터에서 수건을 꺼내 두 사람에게 가져다주었다.
"감사합니다!"
"비, 피하려고 온거야? 그칠때까지 있다가."
"아뇨! 그게 아니라, 실은 신입스태프씨한테 부탁할께 있어서 왔어요!"
신입스태프씨, 날 부르는 호칭에 무심코 웃음을 흘렸다. 여기서 일하고 처음에 마리나선배가 나에게 장난삼아서 부르던 호칭은 어느새 본명보다도 더 정착되어서 다른 아이들까지 날 그렇게 부르곤 했다. 심지어는 선배마저도 가끔 날 그렇게 부르는 때도 있었고.
무슨 일인데,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녀가 이치가야양의 등을 살며시 밀어주었다. 귀까지 빨개진 그녀가 내게 무엇인가를 내밀었다.
"저...저...저희, 카스미랑 저, 이번에 결혼해요!"
아, 음, 축하해-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얘네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결혼? 요즘 얘들 너무 빠른거 아니야?
머리속에서 여러가지 말이 떠오르고 사라졌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경사네. 축하해."
무덤덤하게 종이를 받아들이자 청첩장이라고 적혀있었다. 이럴땐 표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태연함을 가장하며 그것을 품에 집어넣자 더 할말이 있다는 듯 두 사람이 서로를 쳐다보더니, 다시 내쪽을 보며 동시에 말했다.
"그리고 스태프씨, 실은 부탁드릴게 있는데요!"
"혹시, 저희 결혼식의 주례를 맡아주실 수 있을까요?"
내가? 나라고해도 이번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자 두 사람이 횡설수설 말을 떠들었지만 요는 지난 1년간 듬직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그런 만큼 자신들의 주례를 맡아달라...그런 말인 것 같았다.
잠시 생각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인사와 함께 날짜가 나오면 다시 말해주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바깥으로 나가자 잠시 푹풍이 오간 라이브 하우스에는 다시 적막함이 멤돌았다.
"결혼인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청첩장을 빤히 쳐다보았다. 저애들이 결혼? 난 저때 뭐했더라? 선배 뒤만 쫒아다녔던가?
좋겠네, 자신들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어서. 부럽다, 나도 선배랑 결혼하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참이나 그것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니 다시 문이 열렸다. 어서오세요, 고개를 들자 걸즈밴드, 애프터글로우가 문쪽에 서있었다.


**


사실 오늘 낮에 회로쓰고 오늘 저녁에 쓰려고했는데 진짜 글이 안써져서 결국 포핀파까지만 쓰고 잠시 보류...밑에는 썰형식으로 쓴거 다시 올려봄.

혹시 쓰실 금손님 계시면 가져가셔도 괜찮아요. 저보다 글 못쓰는 사람은 없으니 모든 분들이 금손이시니 아무나 가져가셔도 괜찮.

일단 낮에 쓴 썰은 대충


시점은 신입스태프씨, 동성결혼이 합법화됬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그대로 학창시절부터 좋아하는 마리나선배 한테 고백하겠다면서 서클로 달려가 취직해서 고백할 틈을 노리는데 선배가 둔해서 1년동안 전혀 마음이 닿지않는게 보고싶다.

그렇게 스태프씨가 일하던 어느날 포핀파티가 연습하러왔는데 카스미랑 아리사만 옴. 무슨 일 있어? 다른 멤버들은? 스태프가 그렇게 물으니까 아리사는 엄청 부끄러워하고, 카스미는 결혼한다면서 청첩장을 내미는거지. 그동안 신세 많이져서 그런데 혹시 주례를 맡아줄 수 있냐는 질문에 스태프씨가 흔쾌히 승낙해주고.

얘들은 젊어서 좋구나...스태프씨가 부러워하는 표정으로 그걸받아듬. 얘들은 벌써 결혼하는데 자신은 학창시절부터 변한게없다면서 자조하는데 다음으로는 애프터글로우 멤버가 들어오더니 란이랑 히마리가 붉은 얼굴로 쑥쓰러워하더니 어머, 란이랑 히마리가 모카랑 토모에랑 백년가약을 맺을지도 모른다고 보고하러왔네. 신세진 스태프씨한테는 알려주고싶다고, 가능하면 주례를 맡아줄 수 있겠냐고해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승낙

이쯤되니 스태프씨는 당황. 오늘 무슨 일 있나? 다들 짜고 날 놀리기라도하려는건가... 티비라도 보고 진정하자 하면서 트니 큰 신세를 진 밴드중 하나인 파스텔팔레트 멤버들 연얘중이라는 뉴스가 나와 흥미진지하게 쳐다보니 치사토랑 아야가 전부터 터지던 열애설을 인정하고 정식으로 교제, 그리고 방송에서 입단속못한 이브가 마야랑 사귄다는걸 발표. 히나는 아예 기자회견잡고 제 언니랑 사귄다고 소리치고있음.

열받아서 티비를 꺼버린다음 의자에 앉음. 난 저때 뭐했더라...한숨내쉬는데 로젤리아가 들어오네. 이 패턴 알아...스태프씨가 울거같은 표정으로 쳐다보니 리사랑 린코가 부끄러워하면서 혹시 들었냐고 해서 말없이 유키나랑 아코를 가리키니까 넷 얼굴이 붉어짐.
근데 사요는 어딨어? 뭔가 의아해서 물어보니 이미 히나랑 여행갔다고...
여기선 좋은 추억이 많이 있었지, 당신한테는 신세를 많이졌어...아까 들었던말이 세번째들리니까 바로 끊으면서 주례를 자기가 봐주겠다고 자처해서 나선다음 다섯을 돌려보내고 바로 셔터를 닫음.

이대로 있다가는 안되겠다. 그냥 칼퇴근할래...마리나선배 보고싶어...빨리 교대좀 와줬으면...양 손에 얼굴을 파묻고 한숨내쉬면서 뒹굴거리는데 시간이 지나니 갑자기 셔터가 위로 들어올려짐. 당황해서 스태프씨가 옆을 보니 문 앞에 단상이랑 레드카펫, 그 끝에 미사키랑 코코로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있음.
얼빠져서 쳐다보니 검은옷사람이 와서 미사키님이 그러길 당신이 주례를 맡아줬으면해서 불편을 안드리게 라이브하우스 앞을 결혼식장으로 개조했습니다, 끝나고 원상복귀 시키겠습니다...


이젠 할말도 없어서 무덤덤하게 둘의 행복을 축하해주고, 서클로 돌아와서 도망칠까 고민하는데 그 타이밍에 마리나선배가 와서 오늘 있던일털어놓고 꺼이꺼이하다가 한잔하러가잔 얘기가 나와서 둘이 한잔함.
전 아직도 고백못하고 노처녀인데 그애들은 벌써 결혼하고...
흑흑 선배 얘들이 너무 부러워여
혀꼬부라진채로 통곡하다가 필름끊기고 눈떠보니 옆에 마리나선배가 알몸으로 누워있고 어제 솔직하게 고백해줘서 고맙다고 오늘부터 1일이라고 얘기하고 스태프씨는 어제 대체 뭔일이 있었냐고 울부짖는걸로 종로....


사실 커플링이 모두 이어지는 뱅드림이 보고싶었어요...
음....
이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막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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