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희희낙락 5.txt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2.14 02:11:26
조회 719 추천 15 댓글 3
														


viewimage.php?id=21b4dc3fe3d72ea37c&no=24b0d769e1d32ca73cee86fa11d0283191de25edc716dfae8790c63e5d6fdc46e0e03f8153f6926c6e52a74dc98ea26926273a517f2f764dca6763fe5723889b6be72d


1편, 2편, 3편, 4편.



 눈물이 젖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짰던 김치 볶음밥을 은희는 결국 남기지도 않고 다 먹어버렸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자기 위로를 건네며 그녀는 설거지를 했다. 


 기름기가 늘러 붙은 프라이팬은 쉽지 않은 설거지감이다. 그런데도 은희는 수세미로 박박 프라이팬을 밀었다. 프라이팬의 코팅마저 벗겨질 것만 같은 강도로 계속, 계속 광이 날 정도로 밀어댔다. 


 그렇게 설거지를 끝낸 프라이팬은 싱크대 밑 선반에 뚜껑을 덮고 넣어두었다.  


 뭐라도 안 하고 있으면, 은희는 그냥 불안했다. 갑자기 찾아온 행복감에 젖어, 이 모든 게 꿈이 아닐까 싶어서 그녀는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또 뭐해.”


 샤워타월을 몸에 걸친 민희가 화장실 밖으로 나왔을 때, 은희는 이미 빗자루를 들고 있었다. 


 “아, 그, 그게...”


 빗자루를 자신의 몸 뒤에 숨긴 채, 은희는 눈을 뒤룩뒤룩 굴렸다. 뭐라고 변명해야 될지 모르겠고, 갑작스런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었다. 


 민희는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옷 입고 올 테니, 냉장고 안에서 술이나 좀 꺼내. 어차피 얼마 없으니까... 그냥 있는 거 다.”


 “으, 응!”


 심드렁한 민희의 말에 은희는 대답할 때 혀를 살짝 깨물 뻔했다. 민희는 자꾸만 화들짝 놀라는 은희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민희는 방에 들어가기 전 일부로 그런 말을 남겼다. 


 “자꾸 말 더듬지 마. 병신 같아.”


 은희의 대답이 들려오기도 전에 민희는 방문을 쾅, 하고 닫았다. 속옷을 갈아입고 편한 트레이닝복을 입을 때, 민희는 방금 전의 발언에 대해 생각했다. 


 통 커진 지갑에 비해 속내는 여전히 좀스러운 밴댕이 소갈딱지였다. 


 차은희가 실망을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 그렇지만 뭐 어떤가. 원래 나란 사람이 이런데. 남민희란 사람이 쿨하지 못한 사람인 걸. 차은희에겐 아직 섭섭한 것들이 너무나 많은 걸. 


 그래서 차은희는 더욱 괴롭히고 싶은, 그런 게 조금 있긴 하다.  




 민희가 방 밖으로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달려든 감각은 다름 아닌 후각이었다. 작은 거실에 딸려 있는 주방에선 고소한 쥐포 냄새가 그득히 쌓여만 가고 있었다.


 안주를 모아둔 선반을 용케도 찾았는지, 접시엔 이미 쥐포 하나가 가위에 잘려 쌓이는 중이었다. 


 민희는 의자를 끌어 자리에 앉았다. 소주병 세 개가 탁자 위에 올라온 채였다. 


 일전에 대형마트에서 사둔 소주 브랜드. 박스를 따로 보관해 몇 병씩만 냉장고에 넣어두면서 먹던 소주였다. 


 처음엔 박스에서 소주들을 다 꺼내 넣어둘까 싶었다가, 가끔 집안 냉장고를 보러 오는 민화가 걱정을 할까 싶어 박스를 방으로 빼뒀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그게 꽤 잘한 일이라고 민희는 생각했다. 


 쥐포를 다 구운 은희도 민희의 맞은편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민희는 소주병의 뚜껑을 까고, 잔에 그대로 술을 부었다. 


 졸졸졸 흐르는 그 소리는 어쩐지 냇물소리를 떠올리게 했다.


 “요즘엔 이게 맛있더라. 소주인데도 살짝 진 같은 느낌이 나.”


 잔을 들면서 소주의 투명한 면을 한번 보는 민희. 애주가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술맛을 어느 정도 구분할 줄은 안다. 술 잘 마시는 게 집안 내력이기도 했거니와, 특별히 싫어하는 편도 아니었다. 


 술과 관련된 것들 중 민희가 싫어하는 것은 오직 회식뿐이었다. 


 “한잔 할래?”


 “아, 술은 별로...”


 기껏 술을 따라주려 했건만, 은희의 잔이 없었다. 민희의 눈이 가늘어지자 그제야 은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 네가 마시라면 마실게!”


 분명 민희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말을 더듬고 있었다. 그러한 은희의 모습이 민희는 답답했다. 


 왜 그렇게도 날 어려워하는 걸까. 그만큼 나한테 미안한 거라면, 참 좋을 텐데.


 “됐어. 마시기 싫으면 마시지 마.”


 “마, 마신다니까.”


 “마시지 마. 그리고 말도 더듬지 마. 짜증나니까.”


 결국 단 세 마디로 상황종료.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결국 민희 혼자뿐이었다. 술을 따라 주는 것도 영 싫어하는 눈치였기에, 민희는 언짢은 마음으로 결국 술병까지 자신이 기울였다. 


 산의 이름을 딴 소주답게 넘김은 거침이 없었다. 소주 특유의 그 끝 맛이 참 청순했다. 


 딱히 특별한 제조법을 쓰는 것도 아닌데, 소주는 왜 끝 맛이 그렇게도 단 걸까. 술을 처음 먹었을 때부터, 민희는 그게 참 미스터리했다. 그러고 보니 그 때도 달았었다. 


 은희와 놀이터에서 소주 6병을 내리 까버린 날. 뭘 모르고 마시긴 했지만, 그땐 무슨 깡으로 그렇게 마셔댔을까. 참 신기하다. 


 은희는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혹시 나만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닐까. 


 “차은희.”


 이름이 불린 은희가 민희를 부담스러울 정도로 바라보았다. 소주 한잔을 들이 키고, 쥐포를 뜯던 민희가 바람 빠진 웃음을 지었다. 입가가 힘없이 풀린, 나른한 웃음이었다. 


 “오랜만에 얼굴 보니까... 참 좋다.”


 술기운에 빌린 실없는 소리. 맨 정신에 못 할 말을 민희는 술만 마시면 뚝딱 해치우곤 했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 그래?”


 무슨 말이 나올까 걱정했던 것인지, 은희는 송골송골 오른 땀을 한번 닦아냈다.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알지만, 은희는 민희가 어려웠다. 


 싫은 건 분명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미안한 마음은 그대로고, 함께 있는 것은 여전히 죄스러웠다.


 “근데 있잖아.”


 그런 은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희는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취기가 달아오른 만큼, 민희의 눈가는 점점 풀려만 갔다. 술잔을 연거푸 기울인 탓인지, 민희의 볼은 한껏 붉어졌다. 


 차은희를 만났을 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꼽자면 역시 ‘보고 싶었어.’일 것이다. 


 사랑해도 아니고, 좋아해도 아니고, 보고 싶었다는 그 말을 가장 차은희에게 먼저 하고 싶었다. 마음이 그랬다. 


 그래서 그 말을 막 하려고 했다. 하려고는 했지만. 


 “그 얼굴 어따 감춰놓고.... 왜 이제야 보여줘?”


 그런데도 민희의 입에선 멋대로 이런 말들이, 스쳐가는 우연에 기댄 상황을 투정하는 말이 나왔다. 


 술을 몇 잔 더 마신 상태였다면, 이 물음엔 물기마저 섞였을 것이다.  


 그 물음은 은희의 마음을 크게 짓눌렀다. 마치 족쇄의 쇠구처럼 은희의 마음을 계속 가라앉은 모습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러니까.... 6년인가, 7년인가.”


 그렇지만 민희는 아랑곳 않고 말을 이어갔다. 묵혀둔 감정을, 그 응어리를 민희는 계속 풀고 싶었다.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그 주체인 차은희가 좀 알아줬으면 싶었다.


 “네가 멋대로 연락 끊었던 그때에서부터 지금까지. 아마 그럴 거야. 정확히는 나도 잘 모르겠어. 억지로 잊으려고 노력 많이 했었거든.” 


 쓰디 쓴 시절을 기억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들다. 


 그런데도 민희는 그것을 상기하려 했다. 다름 아닌 차은희에게 더욱 상처를 남겨주고 싶어서다. 


 “안 만나 주는 건 그렇다 쳐. 여기서 학교 다닐 땐 그런 일들이 있었으니까... 근데 연락은 왜 안 했던 거야? 전화 한통. 그것도 싫으면 문자 한통. 너한테는 그게 그렇게 어려웠어?” 


 그 상처에 손가락을 넣고, 그녀의 속을 헤집고 싶었다. 그녀의 속안에 자신이 존재했나 확인할 수 있게, 더욱 그녀를 헤집고 싶었다. 


 “아님 그렇게 내가 싫었어? 번호까지 바꿀 정도로?”


 그게 아니라면 자신이 더욱 진하게 남도록, 더더욱 아픈 말들을 하고 싶었다. 


 “하루, 하루 눈을 뜨는 게 지옥 같았어. 매일 밤, 눈을 감을 때 다시 뜨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신한테 빌었어.”


 달다고 느꼈던 소주가 지금은 유독 쓰게 느껴졌다. 사람의 기분을 따라가는 신기한 액체다. 씁쓸한 기분이 드니, 씁쓸한 맛마저 나버린다. 


 “차은희. 너한테 난... 도대체 뭐였어?”


 너는 내 전부였는데, 나는 너한테 뭐였어? 보고 싶었단 말 다음에는, 그런 말들을 민희는 하고 싶었다. 


 “미, 미, 미...”


 가만히 듣고 있던 은희가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은희는 민희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로 고장 난 시계처럼 한 가지 말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은희의 몸이 다시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미, 미...안....”


 결국 은희가 꺼낸 말은, 또 다시 사과의 말이었다.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건 안다. 


 분명 안다. 알지만, 아는데, 아는데도. 


 차은희의 그 모습이, 민희에겐 너무나도 무책임해보였다.


 “아, 씨발! 진짜!”


 고성이 결국 거실을 크게 때렸다. 민희는 결국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벌컥 일어난 덕에 의자가 뒤로 넘어갔다. 민희는 개의치 않고 은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은희의 뺨을 짜악, 때렸다. 


 “말 더듬지 말라고, 이 병신 같은 새끼야!”


 은희의 고개가 힘없이 돌아갔다. 선이 끊긴 마리오네트처럼 은희는 반응이 없다. 단 하나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리는 볼 뿐이다. 


 “이, 씨발. 너 따라 와.”


 민희는 은희를 끌고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은희의 팔엔 여전히 힘이 없다. 민희는 그것을 그대로 당겨서 은희를 침대에 던졌다. 침대에 던진 은희가 퉁, 하고 튕겨져 초점 없는 시선으로 민희를 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힘이 없었다. 살아있는 감각이라곤 눈물샘만 존재하는지, 계속 눈물만 흘렸다.


 “니가 대체 뭘 잘했다고 우는 건 데에! 대체 왜! 니가아아!”


 정작 울고 싶은 것은 민희였는데, 그 울음조차 은희는 빼앗아갔다. 감정을 풀려고 했는데, 되려 응어리가 다시 얹혀버렸다. 그 폭발할 것만 같은 감정을 삼키기 위해서 민희는 미친 듯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 


 민희는 은희에게 올라탔다. 


 미처 닫지 못한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형광등 불빛이 은희의 입술을 비췄다. 처음 만났을 때에만 해도 하얗게 질렸던 입술은, 씻고 난 뒤라 그런지 좀 튼 부분을 제외하면 제법 윤기가 있었다. 


 분노로 인해 이성이 끊긴 민희에겐 이젠 오직 그것만이 보였다. 


 에덴의 뱀에게 유혹 당했던 하와의 기분이 그러했을까. 그 붉은 과실을 결국 민희는 살며시 깨물었다.


 “아.”


 외마디 신음이 은희에게서 흘러 나왔다.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민희는 은희의 뒷목을 부여잡았다. 얇은 솜털이 은희의 뒷목에서 느껴졌다. 민희는 더욱 흥분감이 들었다.

 

 민희에게 입술을 깨물려서 그런 걸까. 빨간 핏물이 입술 위로 흘러 나와 더욱 자극적인 모양새가 되었다. 비릿한 피맛이 두 사람의 혀끝에 감돌았다. 


 첫사랑과의 첫키스는 마시멜로처럼 달콤하다던데. 너는 어쩜 그렇게 비릿한 걸까.


 그동안의 세월을 보상이라도 받으려 하듯, 민희는 자신의 속에 있는 살덩이를, 그리고 서로의 타액을 수도 없이 나눴다. 반면 은희의 살덩이는 축 늘어진 채로 민희에게 어울려 주지도 않고, 그저 힘없이 목석처럼 누워 있을 뿐이다.


 한참을 혀를 섞던 두 사람. 민희의 혀가 입속을 떠나고, 은희의 목덜미를 향했다. 이번엔 은희의 목에 키스마크를 남기고 싶어, 살갗을 한껏 빨아내려 했을 때였다. 


 가만히 누워있던 은희가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잘못했어요.”


 “미친년. 또 지랄하네.”


 민희가 은희의 귓가에 대고 그녀를 한껏 비웃었다. 여기서 평소의 민희라면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을 것이다. 분명한 위화감. 


 그러나 고양감과 열감에 갇힌 민희는 그것을 그냥 무시해버렸다. 다시 한 번 은희의 목으로 입술을 옮겼을 때였다.  


 “때리지 마세요.”


 차은희는 멍청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민희는 겨우내 느낀 위화감이 뭔지 알아챌 수 있었다. 


 차은희는 항상 자신을 부를 때 편하게 부르곤 했었다. 대개 성은 붙여서 남민희. 성을 빼고 민희야. 라고 부를 때는 정말 극히 드물었다. 


 말투라고 하면 역시 친구였던 자신에겐 참 편히도 말했던 것 같았다. 장난 치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렇게 공손히 존댓말을 쓰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다시 만난 이후에도 차은희는 자신에게 존댓말을 한 적이 없다. 


 “아파요.”


 민희는 은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도망 안 칠게요. 추워요. 옷 주세요. 그만 벗겨요. 아니, 그냥 밥 주세요. 배고픈 거 싫어요. 배부른 게 좋아요. 이상한 거 먹이지 마세요. 오줌 싸게 해주세요. 참는 거 더 못 하겠어요. 여기서요? 아니에요. 할게요. 할게요. 때리지 마세요. 그래도 약 싫어요. 아니, 약 좋아요. 기분 좋아요. 아니, 기분 싫어? 기분 나빠요. 언니, 그만 만져요. 씨발. 거기 만지지 마. 왜 그래요. 죄송해요. 때리지만 말아주세요. 너무 아파요. 그만 혼내요. 죽을 것 같아요. 죽고 싶어요. 아니, 살려주세요. 아니, 죽여주세요. 미칠 것만 같아요. 제발.” 


 기계적으로 말하는 목소리 사이에서, 마지막의 그 제발이란 단어에서만큼은 한 감정이 제대로 느껴졌다. 짙은 절망이었다. 더 이상 회색으로 더 칠해질 것도 없는, 지독한 안개처럼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


 민희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은희는 눈을 감고 있었다. 


 “야.”


 민희는 은희를 불렀다.


 “야. 차은희.”


 민희는 은희를 계속 불렀다.


 “자?”


 그러나 은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새근새근 거리는 숨소리가 민희의 귓가에 들렸다. 그럼에도 민희의 목소리는 확실히 들렸는지, 은희의 눈썹이 부르르 떨리면서 깨어나려 했다.  


 “일어나지 마.” 


 민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자. 나도 잘 거니까.”


 민희는 은희의 옆에 조심스럽게 누웠다. 은희가 몸을 살짝 뒤척였지만, 그녀가 잠에서 깨는 일은 정말 다행스럽게도 없었다.  


 “손만 잡고 잘게.”


 은희의 비어버린 한 쪽 손을 민희는 잡았다. 분명 우리 집에 들어왔건만, 왜 손은 아직도 차가울까. 그 손도 따뜻해지면 좋을 텐데. 


 “흐흑.”


 북받쳐 오른 감정은 둑이 터지듯 올라와 민희를 괴롭혔다. 은희가 깰 수도 있어서 더 큰 소리를 낼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속으로 참으려고만 해도 눈물이 새어나오는 건, 결국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술을 마신 건 확실한 실수였다. 


 그 지옥에서 꺼내온 날이 오늘이었단 사실을 알았어야 했는데. 술에 휘말려 내 감정만 내세워 은희를 다시 절벽 끝까지 몰아세웠다.


 겨우 편히 지낼 곳을 주었다 생각했는데, 이번 일로 다시 은희가 겁을 먹을까봐 민희는 그게 걱정이었다. 차라리 은희가 오늘 밤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으면 하고 하늘에 빌었다. 이 밤이 지나가는 일이 없기를 하고, 민희는 빌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은 지나간다. 어두운 밤은 지나가고, 다시 밝은 새아침이 온다. 그러니 은희에게도 이 밤이 잘 지나가기를, 민희는 계속 빌었다. 


 빌 수밖에 없었다. 


-


가장 쓰기 힘들었던 부분. 감정적으로 지친다. 


은희는 행복해질 거임. 아마도?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5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2026년 사주나 운세가 제일 궁금한 스타는? 운영자 25/12/29 - -
- AD 겨울 스포츠&레저로 활력 충전 운영자 25/12/22 - -
- AD 함께하는 즐거움! 명품 BJ와 함께~ 운영자 25/10/24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63425 101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3274 121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2]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940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8697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336 40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20]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5568 72
1331450 공지 공지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0424 54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6752 13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3890 10
1873871 일반 사사코이 봤는데 음해가 심했네 [2] ㅇㅇ(210.100) 05:11 8 0
1873870 일반 시이나타키인성논란 [4] 연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19 0
1873869 일반 나여 대흥갤 [8] 끵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33 0
1873868 일반 로프터보면 딱하나 불편한점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5 0
1873867 일반 와타나레 만세 ㅇㅇ(222.108) 05:08 17 0
1873866 일반 1화부터 다시 보니까 마이가 덮친게 정상인거같음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18 0
1873865 일반 대흥갤에 듣고있는 노래글 [2] Emame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3 0
1873864 일반 이갤 대흥갤 든거 처음봐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5 10 0
1873863 일반 마여 최최종에 달린 설레발들 [2]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4 30 0
1873862 일반 아니 와타나레 라프텔 방영분 14화 엔딩 크레딧 뭐냐 [2] Roxi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4 29 0
1873861 일반 19위 기록은 2기가 나오면 깨질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19 0
1873860 일반 와 시발 순위 뭐야? 대흥갤 뭐냐고 ㅇㅇ(222.108) 05:00 27 0
1873859 일반 뭋냠떳냐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59 17 0
1873858 일반 테렌이 대백갤의 중심을 지키고 있어요 [1] BrainDamag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57 36 0
1873857 일반 갤순위 19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52 52 0
1873856 일반 95위 상승 뭐냐구 [6] LilyYur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48 62 0
1873855 일반 세라라도 진짜 귀엽게 나왓네 [2] persic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48 24 0
1873854 일반 왜 사람들은 새벽에 깨어있지 않는거지 [14] HiKe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45 68 0
1873853 일반 대백갤 왜 19위인거래?ㅋㅋ [10] 아다시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42 101 0
1873852 일반 인스타에 백합만화 렉카가 있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60 0
1873851 🖼️짤 와타타베 정실짤 이토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29 0
1873850 🖼️짤 아지사츠 키스짤 [1] 이토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8 49 3
1873849 🖼️짤 애니메이터가 올린 카호레나 [3] 이토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7 62 6
1873848 🖼️짤 와타나레 애니 원화 [1] 이토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44 3
1873847 일반 카호 목욕씬이 진짜 귀엽네 [6] persic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52 0
1873846 일반 ㄱㅇㅂ 파이어 버드 노래방에서 부르기 힘들더라 [5] liliacea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9 40 0
1873845 일반 ㄱㅇㅂ 성심당 빵은 머가 마싯지 [5] 착한말만쓰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5 51 1
1873844 일반 잘자뱃붕 [1]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3 25 0
1873843 📝번역 쿄사야 [7] 회천대체언제쳐나옴(124.53) 04:08 82 6
1873842 일반 아논소요가 서로 까먹은 소꿉친구였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2] Emame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4 34 0
1873841 일반 이짤보고 아다치생각났대 [2] 만월을찾아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64 0
1873840 일반 토모히마 후타카오같은 커플이 좋다 [4] Emame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9 41 0
1873839 일반 쿠라판이 크라우드 펀딩 일본식 줄임말이었구나 [2]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8 48 0
1873838 일반 그 3자매 19금 만화 뭔 내용이더라 [3]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7 69 0
1873837 일반 당장 하스동 떡바보돌려라 [20] 돌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5 84 0
1873836 일반 아침 8시에 깼는데 아직도 잠이 안와 [1]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4 33 1
1873835 일반 한겨울에 듣는 여름곡 [1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2 57 0
1873834 일반 진짜 알바 똑같은짤 짜를때랑 안짜를때 이유를 모르겠네 [8] 백합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9 67 0
1873833 일반 오늘부터 1일 성라2권 플랜짜서 9일에 14권 맞이해야 [2]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8 28 0
1873832 일반 어 성우 라디오 애니가 24년 2분기였네? [4] liliacea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5 39 0
1873831 일반 유루캠 2기까지 다봤는데 [6] Noti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3 5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