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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주 조금 더, 사요가 히나의 팬인 이야기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2.19 00:29:00
조회 1042 추천 25 댓글 10
														
최근들어서 언니가 이상하다.
히카와 히나는 그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고등학교에 올라간 다음부터 언니는 자신과 거리를 두었다. 기분탓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그건 확신으로 바뀌었다.
어째서 가장 사랑하는 언니가 자신과 갑자기 거리를 두는걸까? 히나는 그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분명 반년도 채 되기 전만 해도 언니는 자신이 제일 좋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무슨일이라도 있었던걸까?
거기다가 거리만두는게 아니라 언니는 자신의 방에도 히나를 전혀 들이지 않으려고 했다. 이게 또 불만이었다. 매일 아침마다 언니를 깨우러 가서 새근새근 잠든 언니의 모습을 보려고 해도 늘 문을 잠그고 자는데다가, 집에 없을때는 방문을 열쇠로 잠그기까지 했다.
도대체 무슨 비밀이 있기에?
히나가 자신의 영리한 머리를 써서 답을 도출하려고 했지만 아무리해도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언니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처럼 보이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질문에는 전부 대답해주었고, 히나도 모르는사이 곁에 다가와 아무렇지 않게 옆에 앉아 손을 잡는다던가, 히나가 피곤해보이면 기꺼이 그녀의 무릎을 빌려준다던가...
그렇지만 언니는 절대로 먼저 말을 꺼내는 법은 없었다.
정리하자면 나누는 대화가 부쩍 적어졌고 방에 들여보내지 않으려는것만 빼면 평소 그대로의 언니와 다를것이 없었다.
왜 그렇게 거리를 두려는걸까? 아무리 생각했지만 답을 찾지 못한 히나가 한숨을 내쉬며 옷장에서 적당히 옷을 챙겨서 밖으로 꺼냈다. 오늘은 라이브가 있는 날이라 공연 3시간 전까지는 오라고했다. 답은 다녀와서 찾고, 일단은 라이브부터 가자...
​"언니, 라이브 다녀올께!"​
소파에 앉아 강아지 방송을 보고있는 언니에게 그렇게 말하자 내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 그녀가 수줍게 웃으며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도 예쁜 그 모습에 순간 넋을 놓았지만 제 마음을 흔들게 한 언니는 다시 티비에 집중했다. 한숨을 내쉬며 히나가 그대로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난 언니가 정말정말좋은데 언니는 왜 날 피하는걸까?
*
내 하루는 그 아이의 얼굴로 시작한다.
알람소리가 귀에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휴대폰을 끄고 천장을 올려다보자, 커다랗게 인쇄된 히나의 프린터가 날 맞이해주었다.
"히나..."
오늘도 최고로 귀여운 여동생의 모습을 보며 헤실거리느랴 침대에서 한참이나 빠져나오지 않고있었다. 히나, 히나, 귀여운 히나, 내 귀여운 여동생.
헤실헤실거리면서 얼마나 넋놓고 있었을까, 한번더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알람을 끄고 침대에서 빠져나오자, 벽 곳곳에 붙은 그 아이의 포스터며 굿즈가 날 활기차게 맞이해주었다.
역시 이런거 기분 나쁘겠지.
씁쓸하게 웃으면서 방을 걸어다니면서 히나의 굿즈를 한번씩 쳐다보았다. 첫 데뷔때의 포스터며 히나의 사인이 담긴 첫 앨범, 랜덤으로 동봉된 히나의 굿즈등을 꺼내며 하루의 시작을 위한 에너지를 받았다.
그랬다. 사요는 히나가 생각하는것과는 다르게 히나를 좋아했다.
그것은 히나가 좋아한다는 감정과는 전혀 달랐다. 이성이 아니라 한명의 여성으로서 좋아했다.
이 감정이 히나한테 알려지면 안된다, 경멸받는다, 미움받는다...그렇게 생각한 사요는 결국 고등학교가 됨과 동시에 히나한테서 조금 거리를 두었다.
최고로 사랑스럽고 최고로 예쁜 여동생과 거리를 둔다는 행위에 있어서 사요는 가슴이 찢어질듯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감정을 숨기려면 그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다.
히나를 껴안고 쓰다듬고 키스하고 싶은 그런 마음들을 억지로 억누르며 살던 어느날, 히나가 아이돌로써 데뷔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히나한테 들은 정보를 토대로 인터넷을 통해 모든 자료를 검색했다. 신인 아이돌 밴드 파스텔 팔레트, 기타리스트 히카와 히나...
곧바로 팬카페를 만들어서 회장을 자처해, 히카와 히나 팬클럽 회장이라는 닉네임을 달고서 열심히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다. 사요는 그녀한테는 비밀로 히나의 아이돌 활동을 음지에서 열심히 응원하기 시작했다.
영광스러운 첫 라이브부터 지금까지 나온 라이브는 모두 참가했다. 나오는 굿즈도 모두 구입하고, 모든 안무와 가사를 외운건 기본에, 그녀가 무슨 스캔에 휘말릴 것 같으면 적극적으로 히나에 대해 좋은 여론을 형성하고는 했다.
그 결과, 사요의 방 안은 점점 히나와 관련된 물건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히나한테 둘러쌓인 아침으로 시작해서 히나한테 둘러쌓인 밤으로 끝난다...사요에게 있어서는 이 이상가는 행복은 없었지만 이걸 히나한테 보이면 안될거라는 생각이 드니 덜컥 겁이 들었다.
그렇지만 사요 자신이 생각해도 조금 심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소장용으로 하나, 잃어버렸을경우를 대비해 하나, 장식용으로 하나, 모든 굿즈를 세개씩 구하는건 기본이었고 랜덤으로 동봉된 히나의 스크랩을 얻기 위해 몇 번이고 뜯고는 했으니까.
어쨋든 그때부터 사요는 히나를 자신의 방에 들이지 않기 시작했다. 나갈떄도 열쇠로 반드시 잠궜고, 잠들때도 열쇠로 잠그고 잠들었다.
"맞다, 오늘도 히나 라이브가 있는 날이지."
히나의 모습을 따 만든 젤리모양의 고양이 인형을 껴안고 한참이나 넋놓고 있다가 휴대폰 알람에 정신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옷을 챙겨입고 거실로 나갔다. 라이브가 있기 전에 DVD로 한번 더 히나의 라이브 영상을 보고 가자는 생각으로 거실에 있는 큰 TV에 CD를 넣고, 소파에 앉아 정중한 자세로 그 모습을 관람했다.
정신없이 히나의 예쁜 모습을 보고있자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빠르게 리모콘을 들어서 선호채널을 누르자 순식간에 화면이 강아지 몇마리가 뒹구는 영상으로 바뀌었다.
"언니, 라이브 다녀올께!"
히나의 목소리, 역시 영상도 화면도 좋지만 실물이 최고였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긴장이 확 풀려 미소를 띄고 히나를 쳐다보았다.
"조심히 다녀오렴."
고개를 한번 끄덕여주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히나가 활짝 미소짓더니 그대로 바깥으로 나갔다.
슬슬 시간이겠다 싶어서 CD를 빼서 다시 조심스럽게 방에다 가져다놓은 다음, 히나한테 들키지 않게 긴 코트과 모자,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히나의 뒤를 따라 라이브 회장으로 향했다.
-
라이브 회장 안으로 들어가 숨을 내쉬었다.
이제 곧, 조금만 더있으면 히나가 나온다. 혹여나 늦게 입장할까봐 3시간 일찍 나와 줄을 서있던 보람이 있었다. 이 티켓 구매를 위해 일주일전 티켓팅에 열성적으로 뛰어든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양 손에 든 봉을 키자 녹색으로 번쩍였다. 파스텔 팔레트의 응원봉 다섯개중 히나 전용의 응원봉은 그녀의 머리와도 같은 녹색이었다.
5분, 사요에게 있어서는 거의 억겁의 시간이 흐른다음 파스텔 팔레트가 나와서 한명씩 인사를 했다. 이윽고 히나가 흥겹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 동시에 사요를 포함한 히나 팬클럽 전원이 몸을 일으키고는, 사요의 말에 그대로 전원이 외쳤다.
"룽룽!!!"
""룽룽!!""
라이브는 앞으로 2시간.
그 동안 마음껏 즐겨야겠어, 사요가 이미 풀어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그 날은 라이브를 보고와서 굉장히 기분이 들떠있던 하루였다.

오늘도 맨 앞자리에서 귀여운 히나의 모습을 감상했다. 감상하고 나와서는 얼굴을 철처하게 가린채 굿즈를 세개씩 구입하고, 망가지지 않게 들고온 가방에 얌전히 담았다. 악수회가 예정되어있었지만 집에 가면 히나의 귀엽고 작은 손을 마음껏 만질 수 있었기에 정체가 들통날지도 모르는 악수회같은건 참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전철을 타고 히나보다 빠르게 집으로 돌아오는데까지 무사히 성공했었다.

다시말해서 자신에게 있어서는 그 어느때보다도 최고의 하루였다.

구하고싶던 굿즈도 모두 구했고 집에 돌아가서 소장용 상자에다가 다시 몰래 넣기 위해서 상자를 꺼냈을때, 사요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손가락으로 그것을 한번 슥 닦아냈다.

검은색 먼지가 그녀의 손 위에 묻어있었다.

그러고보니 요즘 손질을 안했지, 혀를 차면서 사요가 굿즈를 하나씩 방에 늘어놓았다. 귀여운 히나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먼지가 닿으면 안되니까 기왕 이렇게 된김에 손질을 한번 쫙 하자는 생각이었다.

침대 밑, 옷장 안, 여행가방 안, 방 안 곳곳에 숨겨놓은 히나의 굿즈를 모두 끌어놓아서 바닥에 깔기 시작했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 종국에는 자리가 부족해 자신의 책상 위에까지 올리고 침대 위에까지 몇개를 올려놓고 나서야 간신히 늘여놓는것을 끝낼 수 있었다.

"...에헤헤..."

그것들을 보면서 사요가 입을 헤 벌린채 하나씩 다시 감상하기 시작했다. 히나, 히나, 히나, 방 안 어디를 둘러봐도 정말로 히나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 귀여운 여동생, 나랑 같은 쌍둥이인데 도대체 뭘 먹고 자랐길래 저렇게나 예뻐진걸까...

속으로 계속해서 히나 칭찬을 하던 사요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라이브끝나고나서 뒷풀이때문에 늦는다고는 했지만 히나가 실제로 언제 돌아올지는 몰랐다. 물론 혹시 몰라서 문을 잠가놓긴 했지만 언제 히나가 돌아올지는 모르는것이었다.

히나가 왔을때 방 안에 너무 오래 있으면 위험했다. 혹여나 문이 살짝 열렸을때 방 안에 늘여놓은 굿즈가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최대한 빠르게 손질을 하고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은 부피가 큰 포스터부터, 발디딜곳이 없는 방을 살금살금 걸어가 포스터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고, 찢어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한번씩 닦아주었다. 침대 위에 붙여놓은것은 아쉽지만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방 안을 한바퀴 쭉 돌고 난 다음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 마른 수건이랑 물티슈를 양 손에 들었다. 우선은 상하기 쉬운 굿즈부터...

작업을 시작하려는순간 밖에서 문열리는 소리와 함께 히나의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히나, 일찍 온 모양이네...아쉽지만 이 뒤는 주말에 날을 잡아서 하던가 해야겠다. 기껏 늘여놨는데 아쉬운걸, 그런 생각을 하며 양 손을 무릎에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할 때였다.

"언니! 나왔어!"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히나가 내 방 안으로 그대로 뛰쳐들어왔다. 어라, 그러고보니까 나 방문 잠갔던가? 오늘 일을 되돌려보니 굿즈만 집어넣고 쉴 작정으로 방문을 잠그지 않았던게 떠올랐다. 뭐라 말을 꺼내지도 못하고 그대로 몸이 굳은 채 문을 열고 들어온 히나를 쳐다보았다.

"오늘 라이브! 굉장히 룽해서! 언니한테도 말해주고 싶어...서..."

신나게 말을 꺼내던 히나가 말꼬리를 흐리기 시작했다. 완전히 몸이 굳은게 한 눈에 봐도 시야에 들어왔다. 떨리는 눈으로 히나가 내 방을 그대로 흩어보는 도중에도 난 아무말도 꺼내지 못하고,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언니...?"

히나의 한마디에 순식간에 감각이 현실로 돌아왔다. 동시에 방심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다음에 든 생각은 히나가 지금의 자신을 보고 경멸할것이라는 두려움, 그 다음으로 든 생각은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까에 대한 생각...

심호흡을 하고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여동생의 얼굴을 한번 본 다음, 시선을 회피했다. 방 곳곳에 널부러진 히나의 굿즈, 병 곳곳에 붙어있는 히나의 포스터, 책상위에 늘어진 히나가 그려진 피크, 히나, 히나, 히나...방 안 곳곳이 온통 히나 투성이였다.

글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빠져나갈 방도가 보이지 않았다.

"저기, 히나...진정하렴. 내가 전부 설명할테니까..."

당황해서 손을 뻗었지만 곧바로 문이 쾅하고 닫혔다. 뻗은 손은 허공을 맴돌다가, 이내 절망으로 바뀌어 양 손으로 그대로 바닥을 짚었다.

틀렸다. 이젠 돌이킬 수 없어.

히나한테 미움받을거야, 경멸받을거야...자신의 경솔함에 치를 떨며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렇지만 이대로 가만히 앉아있기만 할 순 없었다. 빠르게 굿즈들을 모두 상자안에 집어넣어서 침대밑으로 밀어넣은 다음 히나를 쫒아가기 위해 문고리를 붙잡았다.

*

방으로 돌아와서 곧장 문을 잠궜다.

"히나! 문열어주렴. 전부 설명해줄테니까!"

방문밖에서는 언니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지만 나는 그것을 멀리하고 방금 전 내가 본 광경을 천천히 떠올렸다. 방을 완전히 매우고있던 자신의 굿즈, 방 벽을 모두 매운 내 포스터...

"언니...날 미워하는게 아니였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싫어하기는 커녕 그 방을 보건데 언니는 자신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

당황해서 뛰쳐나오긴했지만 절대로 언니를 싫어하거나 그런게 아니니까, 그렇게 이야기해주기 위해 히나가 문고리에 손을 댄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어째서 굿즈를 모은걸까.

의문점이 한가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직접 살아있는 내가 옆에 있는데 언니는 왜 내 굿즈를 모은거지?

그깟 굿즈보다는 내가 언니한테 수천배는 더 잘해줄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살짝 화가 났다. 직접 얼굴을 보고 따질 작정으로 그대로 손에 힘을 주고 문고리를 돌렸다.

​*

오늘도...에이 모르겠다. 어쨋든 연성해왔어요!
저번에 써본 사요가 히나의 팬인 이야기...에서 아주 조금 더 추가해서 사요가 들키는것까지만 적어봤어요!
히나가 문을 열고 어떻게 대처할지는 여러분의 회로를 굴리시면 되는거에여!
일단 제가 굴린 디폴트 회로는

선택지 1. 나도 사실 예전부터 언니를 좋아했어 를 외치며 현관으로 가는 엔딩
선택지 2. 굿즈보다는 내가 더 좋잖아! 하면서 언니한테 화내더니 몸으로 알게해주겠다며 현관으로 가는 엔딩
선택지 3. 언니의 취미도 이해하지만 역시 굿즈한테 밀리는건 조금 분해...라는 히나의 말로 사요가 정신을 차리고 굿즈를 모두 처분하더니, 히나한테 조금 더 신경써주면서 사이좋은 자매가 되는 엔딩.
선택지 4. 여러분의 회로로 연성해내는 엔딩.

내가 고르고 싶은 정답은 1번이지만 만화처럼 저렇게 딱 맞아떨어질리는 없고, 역시 마지막부분의 흐름으로 보면 2번이 정답이겠지...?
하지만 수위를 지켜야하니 정답은 3번이 되지 않을까...?
정답...3번...3번...

음...
후기에서 장난좀 치긴 했지만 너무 막나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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