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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자작소설] 내 시선끝은, 나를 향한 소녀 上

ㅇㅇ(175.124) 2018.12.27 10:44:34
조회 547 추천 1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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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혜리의 등굣길은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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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평소보다 빠른 정도가 아닌, 명백히 이른시간임을 통학로의 지나가는 사람들의 수가 말해주고있다. 서두르느라 엉망이된 머리도 오늘따라 그녀가 얼마나 급한지를 뒷받침해준다.

 마치 누군가에게 도망치듯이.

 마주하기 거북한 벽을 피하는 것 같이.

 “으으...”

 이윽고 그런 생각들이 죄악감이 되어 그녀를 괴롭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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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상 어제만 하더라도 지금 이 시간쯤에나 일어나 느긋하게 머리를 말리며 친구인 하비와 매신저로 만날시간을 정하고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 혜리는 불만스러운 분위기를 유감없이 발산시켰다.

 평소라면 옆에 있었을...이곳엔 없는 하비를 향해.

 ‘하비가 나쁜거니까!’

 일의 발단을 어제 둘 사이의 대화에 있었다.

 혜리는 어제 귀갓길을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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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있잖아...역시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아?”

 “하비...너무 뜬금없어.”

 “에~~? 오늘 멀리서 같이 봤잖아~.”

 물론 알고있다. 모르척 해봐도 소용없었다.

 하비가 한창 동경하고있는 선배의 이야기다. 아무리 혜리가 떨떠름하게 웃어보여도 하비는 멋대로 말을 이어갈뿐이다.

 “그치만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거야! 선배 이제 졸업해버린다고~, 혜리도 저번에 관심있어 했잖아. 같이 응원하러 가자? 응?”

 잔뜩 상기된 하비의 얼굴은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마냥, 이대로 전구라도 되는게 아닌가 착각이 들만큼 반짝이는 중이다.

 “......”

 그리고 그것은 혜리에게 있어 보고 싶었지만 보고 싶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 어째서 같은 학년이 아닌걸까. 생각만해도 분하다니까! 고작 1년차이일 뿐이라구요. 고작 그런걸로 사랑이 가로막히다니 역시 괴로워~”

 혜리도 그렇게 생각하지?

 슬쩍 옆으로 눈치를 살피는 하비의 눈빛은 친구의 동의를 구하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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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처럼

 혜리라면 자연스럽게, 흥미있는척, 하비가 원하는 반응을 자신에게서 이끌어 낼 수도 있을거다. 이번에도 완벽한 연기가 가능했을 터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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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선지 어제만큼은 그런 이야기 흐름에 몸을 맡기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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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대화가 진행되면서 말도 한번 섞어본적 없는 상대에 대한 일방적인 질투, 자신에게 향하지않는 방향에 대한 원망. 이것저것이 섞여갔다.

 ‘흥, 알게 뭐람.’

 간혹 질투심을 느낀적 있다지만 이렇게 심한 적은 없었다.

 드디어 신물이 나버린걸까. 참느라 병이 도져버렸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왜 눈치채지 못하는거야!’

 사실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는걸 얼마전에 자각해버렸기 때문일지도

 “...뭐 그렇지?”

 “역시나 혜리씨! 말이 통한다니까!”

 억지로 내뱉은 대답에도 하비는 기쁘다는 듯 다시 재잘거렸고, 여전히 꿈위를 거니는 목소리가 혜리의 귓가를 간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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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모습을 보며 혜리는 생각했다....이거 잘하면 계속 이어질 이야기 아닐까?

 역시나 그 집요함은 어젯밤 매신저에서까지 이어졌고, 끝끝내 지쳐잠들어버린 실정이다. 어쩌다보니 대답은 그대로 미뤄둔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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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같은 강하비.”

 하비 앞에선 미쳐하지 못한 말을 지금에서야 입밖에 내뱉었다.

 까탈스러운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겉으로 친목을 유지하는게 아닌 마음을 연 유일한 여자친구. 그런 그녀를 뒤로 하곤 걸어간다.

 자신의 복잡한 마음 때문에 불합리하게 분풀이 당해선 미안하니까.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대면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을 혜리 자신도 인지하고 있었고 약간 자신에게 질린 심정을 떨쳐내며 여전히 엉망인 머리를 다듬어간다.

 ‘그래도 어떻게든 둘러될 말을 생각해두는 편이 좋을거야.’

 자신은 하비를 상처입히는게 목적이 아니라고 나무라듯 되뇌었다.

 ‘일단 오늘 혼자 와버린것부터 사과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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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하며 걸음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일정한 리듬으로 머리를 갸웃거리는 혜리.

 답은 이윽고 나왔다.

 ‘오늘아침 무심코 눈이 뜨였다? 그래 그런걸로 하자!’

 아마 이정도 변명으로도 평소 무신경한 그녀의 단짝은 신경쓰지 않으리라.

 그런 상대로 이렇게 고심했다니...혜리는, ‘뭐 어쩔수 없지’ 라는 식의 하비의 얼굴이 떠올라 쓴웃음이 배어나왔다.

 “오.늘.먼.저.갈게....미.안....송신.”

 문자를 보내고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덧 학교 근처까지 도착해있었다. 아직 선도부도 없는 교문을 가로질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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