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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Error 01 (사요히나

ㅇㅇ(219.120) 2019.01.01 17:07:48
조회 831 추천 19 댓글 6
														

※주의: 내츄럴 본 싸패인 히나를 좋아해서 히나의 그런 부분을 부각시켰는데, 그런게 불편한 사람은 안 보는 걸 추천




***




냐-


  뒤에서 들려온 흔한 소리에 히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소리가 나는 방향에 시선을 던졌다. 진한 회색에 에메랄드빛이 약간 섞인 듯한 털을 가진 고양이가 그곳에 있었다.


‘아니야.’


  히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 애는 저런 탁한 색이 아니었어. 훨씬 맑고 밝은...그래, 나와 언니의 머리색과도 같은 밝은 에메랄드빛. 하지만 그 때부터 시간이 많이 지났잖아? 혼자서 밖을 돌아다닌다면 목욕도 못 할 테니까. 그러니까 어쩌면...

  여러 생각을 하며 고양이를 바라보던 히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소령?”

“냐-냐-”


  히나의 목소리에 응하듯 울음소리를 낸 고양이는 이윽고 몸을 휙 돌렸다. 그리고 히나가 서 있던 방향과는 정반대로 유유히 걸어갔다. 살랑거리는 꼬리를 보자, 히나의 머릿속에 그리운 친구와의 추억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실 소령에겐 꼬리가 없었다. 가끔 저 꼬리처럼 살랑거리며 움직이곤 했지만.




***




  소령이 히나에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아마 히나가 3살이 되고 몇 달의 시간이 지난 후 였을 것이다. 보드라웠던 햇살이 칼날처럼 변해 살을 찌르기 시작하고, 그런 햇살을 마치 방어하려는 듯 수풀들이 우거지고 짙어지던 시기였다. 무척이나 더웠던 그 여름 날. 그런 날씨 따윈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듯이 거실 한 가운데서는 사요가 곤히 자고 있었다. 그런 사요를 바라보며 히나는 생각했다.


‘심심해.’


  조용한 소음을 내며 고개를 좌우로 젓고 있는 선풍기를 바라보는 것은 이젠 질렸다. 히나의 손보다 약간 큰, 히나가 좋아하는 노란색의 공을 만지작거리던 것도 이젠 질렸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 엄마는 히나와 놀아줄 여유가 없어 보였다. 사요는 언제쯤 일어나려나.


  그 때였다. 무언가 재밌는 것이 없을까 거실 주위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던 히나의 시야에 그것이 들어온 것은. 그것은 히나의 머리색과도 같은, 밝고 맑은 에메랄드 색의 털을 가진 고양이처럼 생긴 물체였다. 삼각형의 뾰족한 귀, 작은 코를 사이에 두고 양쪽 각각 3개씩 달린 6개의 수염 등은 그것이 고양이라고 주장하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몸과 얼굴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없었는데, 전체적으로 사다리꼴을 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사다리꼴 윗부분의 양쪽 끝에 삼각형의 귀가 달려 있었고, 그 밑에 이목구비가 있는 부분이 얼굴인 것 같았다. 얼굴 양 옆의 밑에는 작은 노란색 리본이 한 개씩 달려 있었다. 나머지 부분은 몸인 것 같았는데, 히나의 머리와 같은 색의 푹신해보이는 털로 잔뜩 덮혀 있었다.


‘만지고 싶어.’


  그 고양이는 베란다의 반대편인 부엌 근처에서 히나를 바라보며 가볍게 통통 뛰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뛸 때 그 몸이 살짝 길어졌고, 바닥에 착지할 땐 그 몸이 살짝 둥그렇게 된다는 점이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히나는 그 고양이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히나가 고양이의 근처에 거의 도착했을 때, 갑자기 고양이는 몸을 틀더니 부엌 안을 향해 통통 튀면서 들어갔다.


“자까마!”


  잠깐만! 급한 마음에 한 마디를 외쳤지만, 고양이는 멈추지 않았다. 히나는 최대한 빨리 부엌으로 곧장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히나가 안으로 들어갔을 때, 고양이는 히나를 바라보지 않고 등을 돌린 채로 계속해서 공처럼 통통 뛰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고양이에게 꼬리는 달려있지 않았다.


“코야-”


 그저 고양이와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히나는 ‘고양이야’라고 불렀다. 아직 어린 히나에게 있어서, 고양이에게 꼬리가 있고 없고는 딱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그곳에 히나와 같은 색을 가진 고양이가 히나의 무료함을 달래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었다.


‘방금 나 부른 거야?’


  히나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고양이는 통통 뛰며 몸을 돌려 히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을 했다! 분명 고양이의 입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고양이가 말하는 것이 들렸다. 하지만 어린 히나에게 있어서 그것은 그다지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 아직 히나는 동물이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저 말하는 고양이가 눈앞에 있을 뿐이었다.


“웅.”


  고양이는 통통 뛰던 것을 멈추고 히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윽고 히나에게 그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네가 누군지 알아.’

“히나눈 모라.”


  나는 널 모르는데. 날 어떻게 알아? 나를 본 적 있어? 우리 만난 적 있어? 히나는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잔뜩 있었다. 하지만 어린 히나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그런데 히나를 바라보던 고양이는 마치 히나의 생각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소령. 히나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이곳에 왔어. 나와 친구가 되어줄래?’


  ‘소령’이라니! 전에 엄마가 TV에서 드라마라는 것을 보고 있을 때, 히나는 그 옆에 있었다. 그 때 엄마는 저 소령님은 참 멋진 사람이야 라고 말했었다. 사실 히나는 ‘멋지다’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엄마가 멋지다고 한 ‘그 말’은 어쨌든 눈앞에 있는 고양이의 이름이라고 한다. 히나는 지금 심심하고, 멋진 말을 이름으로 가진 고양이가 눈앞에 있었다. 친구가 되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웅!”


  히나의 대답을 듣자 소령은 기쁜 듯이 좌우로 몸을 살랑거리며 움직였다.




***




  소령과 3개의 계절을 보내며 히나가 알게 된 사실들이 있었다. 우선, 소령은 항상 히나 곁에 있어주진 않았다. 예고도 없이 나타났다가는 어디론가 가버리곤 했다. 길게는 4일 정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그저 자신의 기분이 내킬 때 히나에게 놀러오는 것 같았다. 다만, 히나가 심심하다고 느낄 때엔 곧잘 나타나서 히나의 놀이상대가 되어주곤 했다.


‘안녕, 히나.’


  여전히 소령의 입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지만, 소령의 목소리는 확실히 히나에게 들렸다. 히나는 이제 동물은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소령은 말할 수 있었다! 그 엄청난 사실을 알았을 때, 히나는 소령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동물인데 어떻게 말할 수 있어? 소령은 동물이 말할 수 있는 세계에서 왔다고 했다. 히나는 그 세계를 알고 있다. 전에 사요가 그림책을 보며 알려줬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뭐하고 놀까?’

“오늘은 궁금한 게 있어!”

‘뭔데?’


  소령은 꽤 똑똑한 것 같았다. 히나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이것저것 대답해주곤 했기 때문이다. 히나는 호기심을 풀지 못하면 못 베기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곧잘 하곤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원래 그런 거야.’ 라는 대답을 해주었다. 그런데 소령은 절대 ‘원래 그런 거야.’ 라고 말하지 않았다. 히나가 이해할 때 까지 대답을 해주거나, 대답을 찾도록 같이 생각해주었던 것이다. 소령은 이름 그대로 정말 멋진 친구였다.


“왜 소령은 다른 사람들한테 안 보여?”


  그렇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소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내 바로 앞에, 여기에 소령이 있어! 엄마와 아빠에게, 그리고 사요에게 수도 없이 말했지만 아무도 소령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히나는 소령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소령이 얼마나 멋진가를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사그라든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소령과 있었던 일을 말로 전하기 시작했다. 물론, 제대로 전해지지는 않았다. 다만, 사요만큼은 히나의 말을 조금 알아듣는 것 같았다.


‘글쎄..다들 바보라서 그런가봐.’




***




  그렇게 소령과 함께한 날이 꼭 1년이 조금 넘었을 때였다. 소령을 만났던 그 날이 마치 다시 돌아온 것 마냥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히나와 사요가 다니는 유치원에 며칠 동안 등원하지 않았던 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 날 울상인 얼굴을 하고 나타났다. 그 아이가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던 것은 기르던 강아지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그 아이가 유치원에 왔을 때, 몇몇 아이들은 그 아이를 둘러싸고 위로를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히나는 죽음에 대해서 사실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죽은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는 히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사요와 함께 앉아서 그림책을 보다 말고, 히나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히나? 왜 그래?”

“나 잠깐 얘기하고 올께.”


  사요를 두고 히나는 아이들의 무리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강아지를 잃은 그 아이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죽는 게 뭐야?”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살짝 눈물을 머금은 얼굴로 잠시 히나를 쳐다보았다. 이상한 것은 히나는 그 아이에게 질문을 했는데, 그 아이를 둘러싸고 있던 다른 아이들이 히나를 묘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는 것이다.


“...같이 못 있는 거야.”


  그 아이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는 것 같았다.


“같이 못 놀고, 같이 산책도 못해. 같이 잠도 못 자고, 같이 밥도 못 먹어...”


  울먹이는 그 아이의 대답을 듣고 히나는 또다시 궁금해졌다.


“강아지는 밥 먹어? 소령은 밥 안 먹는데?”


  히나의 말을 듣더니, 무리 중 한 아이가 끼어들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건 히나한테만 보이잖아? 그러니까 그건 귀신이야! 귀신이라서 밥 안 먹는 거야!”


  소령은 이미 유치원에선 꽤 유명 인사였다. 히나에게만 보이는, 히나의 특별한 고양이. 하지만 유치원 아이들은 히나를 귀신 고양이와 함께 놀고 있는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은 소령을 자주 귀신이나 요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히나는 소령이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 소령에게 물어봤을 때, 소령은 자신이 귀신이나 요괴 따위가 아니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말을 믿어주는 것은 사요뿐이었다.


“아니야! 소령은 귀신이 아니야!”

“근데 우리 집 나비는 엄마가 맨날 사료 꺼내서 주는데? 사료 안 먹으면 죽는댔어! 그니까 사료 안 먹는 고양이는 귀신 고양이야!”


  그 대답을 듣고 히나는 화들짝 놀랐다. ‘사료’라는 걸 안 먹으면 죽는다고? 소령은 귀신이 아니니까 분명 살아있는 존재이다. 그럼 소령에게 사료를 주지 않으면 소령은 죽을 것이다. 소령이 죽으면 히나는 소령이랑 놀 수 없게 되는데? 히나에게 있어서 소령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소령과 함께 놀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어린 히나에게 있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럼 소령이랑 계속 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했다. 소령이 죽지 않도록 그 사료라는 것을 주면 되는 것이었다. 근데 그걸 어디서 구한담? 애초에 사료라는 건 어떻게 생긴 거지?


“사료가 뭐야?”

“히나는 사료도 몰라? 고양이랑 강아지랑 먹는 밥이 사료야!”


  나비라는 고양이를 키운다는 그 아이가 의기양양하게 히나의 질문에 대답해주었다. 그 말을 들은 히나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고양이랑 강아지가 먹는 밥이라면, 간단하잖아? 히나는 며칠 전 강아지를 잃은 그 아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너네 강아지 죽었으니까 이제 사료 안 먹지? 사료 남은 거 지금 있어? 소령 줄래!”


  히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자리에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모두 놀란 듯한 표정으로 히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강아지를 잃은 그 아이가 곧 울기 시작했다.


“흐아아아아앙!”


  히나는 그 아이가 갑자기 왜 울기 시작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윽고 울음소리를 들은 선생님들이 달려왔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대강 들은 한 선생님은 히나를 안고선 교실 한 구석의 비어있는 공간으로 갔다. 그러곤 슬픈 표정으로 히나에게 이런저런 말이나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고 설교하기 시작했다.


“친구를 슬프게 만드는 행동은 전부 나쁜 행동이란다.”


  하지만 히나는 선생님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슬프게 만드는 게 뭐야? 왜 그게 나쁜 거야?”


  선생님은 잠시 히나의 질문에 당황한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차분히 히나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히나, 만약에 누군가가 히나랑 히나가 좋아하는 사람들..그러니까 엄마나 아빠나, 그리고 사요랑 만날 수 없게 한다면, 히나는 어떻겠니?”


  엄마와 아빠? 사요? 그들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생각해보니 그건 조금 심심해질 것 같았다.


“심심해져.”

“어..? 다, 다신 못 만나는 건데?”

“웅. 그러니까 심심해.”


  선생님은 또 히나의 대답에 당황한 것 같았다. 그러곤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소령을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면, 히나는 어떻겠니?”


  소령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면? 확실히 그건 히나를 더더욱 심심하게 만들 것이다. 소령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히나의 놀이상대였다.


“더 심심해져.”

“아니..그게....슬퍼지지 않겠니?”

“슬픈 게 뭐야?”


  선생님은 당황하며 ‘아차!’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진지한 얼굴로 말하기 시작했다.


“슬픈 건 말이지...음,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나는 걸 말한단다.”


  선생님은 가슴 한 가운데를 가리키며 그곳이 아파진다는 것을 히나에게 묘사했다. 하지만 히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히나는 가슴 한 가운데가 아파서 눈물이 나는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왜 눈물이 나는 게 나쁜 거지? 왜 가슴이 아픈 게 나쁜 거지? 아프면 병원을 가야 된다고 엄마가 그랬는데? 슬프다는 건 병원에 가는 건가? 확실히 병원에 가는 건 나쁜 거야! 병원은 무서우니까! 하지만 아까 그 아이는 병원에 가지 않았는데. 그럼 히나는 나쁜 짓을 한 게 아니잖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쏟아져오는 질문들 때문에 히나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히나 모르겠어..”

 

  선생님은 이제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히나, 남을 슬프게 만드는 건 원래 나쁜 행동이란다. 원래 그런 거야.”




***




  그 날 오후, 언제나처럼 사요와 히나를 데리러 온 엄마를 유치원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자며 데리고 갔다. 모든 아이들이 떠난 유치원에는 사요와 히나만이 남아있었다. 


‘아니야.’


  사요는 허공을 향해 혼자 떠들고 있는 히나를 보며 생각했다.


‘히나는 지금 소령하고 이야기하고 있어. 그러니까 소령도 여기 있는 거야.’


  가끔 선생님은 엄마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보통 그런 날은 오늘처럼 히나가 유치원에서 이상한 말이나 행동을 해서 모두를 놀라게 했을 때였다. 그리고 엄마가 선생님과 이야기를 끝내고 나오면, 항상 엄마는 웃고 있어도 슬퍼 보이는 표정을 했다. 사요는 엄마의 그 표정이 싫었다. 그 표정을 보고 있으면 사요 또한 슬퍼지기 때문이었다.

  이런 날에 엄마는 집에서 사요와 히나에게 맛있는 간식을 손수 만들어준다. 특히 히나와 사요가 가장 좋아하는 감자튀김을 자주 만들어주곤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평소엔 맛있는 간식이 이런 날에는 항상 맛이 없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사요가 맛없는 간식을 꾸역꾸역 먹고 있으면, 엄마는 오늘 유치원이 어땠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을 히나에게 물어본다. 히나는 솔직하고, 기억력이 좋으니까 전부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사요! 소령이 집에 가서 새로운 그림책 읽고 싶대. 사요도 같이 볼래?”

“응, 그럴께.”


  사요는 히나에게 미소 지어보이면서 생각했다. 집에 가서 그림책을 읽을 시간이 있을까. 유치원에서의 일을 들은 엄마는 히나가 무얼 잘못 했는지 히나에게 설명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할 것이다. 하지만 히나는 그 행동이 왜 잘못된 행동인지 언제나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엄마에게 끊임없이 ‘왜?’라고 물어본다. 히나의 ‘왜?’는 꽤 끈질기기 때문에, 쉽게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엄마의 설명과 히나의 질문이 반복된다. 아마 오늘도 엄마가 저녁밥을 만들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히나는 질문을 하겠지. 그러면 엄마는 결국 포기하고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원래 그런 거야.’


  사요는 알고 있다. 히나는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 엄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히나는 빠르게 간식을 먹고 자기 방으로 가버릴 것이다. 아마 소령과의 이야기를 통해 엄마가 말 한 것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물론, 소령과의 대화를 통해 히나가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주 가끔은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기도 했다. 히나가 몇 번 이야기해줬기 때문에 사요는 그 결론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소령이 그랬어. 모두 바보라서 그런 거래.’




***




  사요와 히나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간단한 간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사요와 히나가 가장 좋아하는 감자튀김이다. 사요가 유치원에서 예상했던 일들이 하나 둘 이루어지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맛없는 엄마표 간식이 만들어지고, 사요와 히나는 간식을 먹기 시작했다. 엄마는 히나에게 이런저런 일들을 물어보고 히나는 대답한다. 이윽고 엄마는 설명을 시작한다. 엄마의 얘기를 듣던 히나는 결국 질문하는 것을 포기하고,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은 얼굴을 한 채로 감자튀김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 곧 서너 개 밖에 남지 않게 된 감자튀김을 볼에 쑤셔넣고, 히나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히나를 보며 엄마는 포기한 듯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또 그 표정을 지었다. 웃고 있지만 슬퍼 보이는 표정. 엄마는 사요가 싫어하는 그 표정으로 사요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사요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사요는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아, 오늘은 슬픔괴물이 쳐들어오는 날이구나. 어쩐지 오늘 감자튀김은 평소보다 훨씬 더 맛이 없었다.


“사요는 히나의 언니지?”

“응.”


  사요는 생각했다. 히나는 사요를 전혀 언니라고 불러주지 않는데.


“그러니까 사요가 항상 히나를 지켜 줘야해.”

“응.”


  사요는 생각했다. 도대체 어떻게 지켜주어야 한다는 뜻일까.


“히나는 동생이라서 엄마가 하는 말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거든. 하지만 사요는 이해하지?”

“응..”


  사요는 생각했지만, 사실 엄마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히나가 한 것처럼, 엄마를 그 표정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사요는 그 표정을 정말 싫어했다. 그래서 그저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히나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생겼을 땐, 사요가 히나를 지켜주렴.”

“응.”

“그래, 우리 착한 딸..”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엄마는 사요를 꼭 끌어안았다. 사요는 그것 또한 싫었는데, 사요가 싫어하는 엄마의 그 표정이 온 몸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표정이 눈에 보이는 것도 싫은데 온 몸으로 느껴야 한다니.

  사요는 이런 날을 슬픔괴물이 침략해오는 날이라고 불렀다. 평소엔 얼굴을 비추는 것 밖에 못하는 슬픔괴물 주제에, 가끔 어디서 힘을 얻었는지 맹렬한 기세로 사요를 덮친다. 그럴 때마다 솔직히 사요는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살짝 떨고 있는 엄마를 두고 갈 수는 없었다. 사요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어린 사요에게는 단 한 가지 이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사요는 작게 심호흡을 했다.


‘용기를 내자.’


  그리고 사요는 있는 힘껏 엄마를 끌어안아주었다. 사요의 용기가 엄마에게 닿길 바라면서. 사요의 용기가 슬픔괴물을 물리칠 수 있길 바라면서.




***




  자기 방으로 온 사요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사요는 매번 반복되는 이 비슷한 일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계속 생기는 것일까. 원인은 분명 히나에게 있었다. 히나가 왜 그런 이상한 말이나 행동을 해서 사요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히나는 왜 그러는 걸까?

  오늘도 히나는 정말 이상했다. 친구를 울렸고, 선생님을 슬픈 표정으로 만들었다. 유치원에서 발생했던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사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그 때 무슨 말과 어떤 행동을 해야 좋을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사요가 언니니까, 동생인 히나를 지켜주렴.’


  불현 듯 엄마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렇다. 히나는 ‘동생’이다. 때문에 히나가 엄마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히나가 엄마를 슬프게 만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니까 내가 지켜야 하는구나.’


  사요는 사요의 역할을 해야 된다. 사요는 히나의 ‘언니’이다.


‘내가 히나를 지켜야 해.’


  사실 사요는 히나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사요는 ‘지킨다’는 말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히나를 지킬거야.’




***




  히나가 죽음에 대해 고찰을 했던 사건(?)이 지난 며칠 후 였다. 여느 때처럼 사요와 히나는 유치원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었다. 사요는 자신보다 어린 어떤 여자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히나도 그 옆에 앉아서 사요가 읽어주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히나의 시선 끝자락 한 편에 익숙한 모습이 들어왔다. 창 밖 너머 유치원 마당의 모래밭에서 소령이 그 복슬복슬해 보이는 몸을 통통 튀기며 히나를 부르고 있었다.


‘히나, 같이 놀자.’


  사실 히나는 그림책 따위는 보고 싶지 않았다. 이미 한번 읽어 본 그림책이었기 때문에, 전혀 새롭지 않았던 것이다. 새롭지 않은 것은 딱히 재미있지 않았다. 왜 다들 읽었던 그림책을 또 읽으려고 하는 걸까? 히나가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질문 중 하나였다. 그런 때에 마침 소령이 놀러온 것이다.


‘소령이다!’


  히나는 벌떡 일어나서 교실을 나가 유치원 마당으로 갔다. 히나와 같은 색의 소령이 모래밭에서 히나를 맞이해주었다. 둘은 모래밭에서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했다. 보통 무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소령이 주고, 히나는 그걸 모래로 만들었다.


“모래는 항상 새로워! 그렇지 않아?”

‘맞아. 모래는 언제나 즐겁지.’


  모래밭에 앉아서 히나는 신나게 소령과 떠들기 시작했다. 즐거운 모래와 즐거운 소령이 히나와 함께 있었다.

  그렇게 한창 소령과 놀고 있을 때였다.


“야 너 또 귀신 보이냐?”

“히나 또 귀신 고양이랑 놀고 있는 거야?”

“히나 이상해!”


  히나가 모래밭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본 몇몇 아이들이 히나를 따라 나왔다. 그러곤 모래밭에 앉아있는 히나를 둘러싸더니 이상한 아이라며 놀리기 시작했다.


“얘들아! 히나가 또 귀신이랑 얘기한다!”

“아니야! 소령은 귀신이 아니야!”

“그럼 우리한테 소령을 보여줘. 그럼 믿어줄게.”


  어차피 안 보이는 녀석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람, 히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히나는 소령과의 즐거운 밀회를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대로 말했다.


“소령이 그랬어. 너네가 바보라서 소령이 안 보이는 거래.”

“뭐어?! 너 지금 우리한테 바보라고 했지!”


  히나의 말을 들은 아이들의 표정이 급변했다. 금방이라도 히나를 칠 것 같은 기세로 노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말보다 행동이 빠르다고 했던가. 이윽고 그 중 한 아이가 발을 들어 히나가 만들어둔 모래 작품을 밟으려고 했다.


“그만해!”


  외마디와 함께 히나와 아이들 사이에 에메랄드빛의 무언가가 끼어들었다.


“히나를 괴롭히지 마!”


  씩씩 소리를 내며 사요는 양팔을 크게 벌리고 등을 진 채 히나의 앞에 서있었다. 힘찼던 그 목소리와는 정반대로, 사요의 몸은 조금 떨리고 있었다.


“니 동생이 우리한테 바보라고 했어!”

“그건 너네가 히나 괴롭히니까 그런 거잖아!”

“우린 괴롭힌 적 없거든! 히나가 귀신이랑 얘기하고 있으니까 귀신이랑 얘기한다고 말한 것뿐이거든!”

“소령은 귀신이 아니야!”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너도 소령 안 보이잖아?”


  물론 소령은 사요에게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히나가 이상하기는 해도, 솔직한 아이라는 것을 사요는 알고 있다. 그래서 사요는 있는 힘껏 소령이 귀신이 아닌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빨리 대답해야 하는데. 내 동생은 거짓말쟁이가 아닌데.


“방금 니 동생이 그랬다? 소령이 안 보이는 건 바보라서 그런 거래!”

“그럼 사요도 바보겠네! 하하하! 바보래요~”


  그 소리를 들은 사요는 곧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처럼 온 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그럼에도 사요는 여전히 양팔을 힘겹게 벌린 채, 자신의 뒤에 앉아있는 히나를 지키며 아이들에게 맞서고 있었다.

  사요의 행동을 지켜보던 히나는 갑자기 가슴이 죄여오며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이 싫지는 않았다. 히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건 전에 선생님이 말했던 ‘슬픔’인가? 하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 걸 보니 ‘슬픔’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왜 가슴이 아프지?


‘히..나..문제가...생겼..어..’


  생각에 잠긴 히나를 바라보던 소령이 히나에게 말했다. 어딘지 모르게 말하기 힘겨운 것 같았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다는 말만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하지만 히나에겐 지금 가슴에 느껴지는 이 옥죄임이 무엇인지가 더 궁금했다. 그래서 이 느낌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물어보기 위해 소령이 있는 자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 자리에 소령은 이미 없었다.


‘소령 어디 갔지?’


  소령이 항상 말없이 왔다 가곤 한다는 것을 히나는 알고 있었다. 오늘은 이미 가버린 것 같으니 별 수 없다. 그러니 다음에 소령이 놀러오면 물어보자. 이 느낌을 절대 잊어버리지 말아야지.




***






세카오와 Error 라는 곡을 듣고, 갑자기 망상회로가 불타올라서 쓰기 시작했어

왜 히나가 사요를 좋아하게 된 건지, 어린 싸패 히나 어땠을지 뭐 그런것들로..

방도리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얘네 어렸을 때 설정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설정 파괴면 if 세계물로 봐줘ㅠㅠ


이게 1편이고 2편에서 끝날텐데, 2편은 지금 쓰는 중이야

소설 처음 써보는거라 분량이 어떻고 그런걸 잘 모르겠다........


아참, 소령=히나 고양이 콘 맞음ㅋㅋㅋㅋ

그리고 내 관음용 픽시브에도 방금 올리고 왔으니, 퍼왔다는 오해 없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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