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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올해의백합] [DDA 팬픽] - 메인 폰

바람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02 18: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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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드래곤즈 도그마: 다크 어리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드래곤즈 도그마: 다크 어리진]의 스토리를 각색 한 것으로, 실제 게임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벨라는 바람에 의해 산산히 부셔지는 드래곤의 유해를 공허한 눈으로 바라봤다.  

 드래곤-그리고리가 죽었다. 자신이 창조해낸 불멸자에 의해 최후를 맞이한 불멸자가 그녀의 발아래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더럽혀진 산의 신전을 날갯짓 하나로 무너뜨리던 거대한 재앙의 존재가 지금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져간다. 

  벨라의 심장을 빼앗아 그녀를 각성자로 만들었던 그 날, 그는 과연 이 날이 올 것을 알았을까? 벨라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회색빛 잿더미를 눈처럼 뿌려대는 하늘을 바라봤다.


 "……."


 가슴에 손을 얹어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꼈다. 드래곤이 죽으며 그녀에게 돌아온 심장은 제 주인을 다시 만난 것이 기쁜 듯 세차게 뛰어댔다. 손에 힘을 주어 가슴을 움켜쥐자 찌릿한 고통이 느껴졌다. 살아있다는 증거야. 하지만 벨라는 심장의 고동이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졌다. 마치 처음부터 심장이 없던 것처럼. 오랫동안 바라고 바라왔던 필멸자의 삶으로 되돌아왔지만 기쁘지 않았다.

 드래곤의 죽음으로 평화가 찾아왔지만 그란 소렌은 끝없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넌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너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어. 네가 바로 재앙이야! 나락으로 떨어져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혼이 스팩터가 되어 각성자에 속삭였다.

 휘청거리며 자리에서 내려온 벨라는 한 손에 쥐고 있던 단검을 힘없이 바닥에 떨어트렸다. 바위에 부딪히며 몇 차례 바닥을 구른 단검은 이내 옅은 빛을 내며 허공으로 분해되었다. 비틀거리며 걷던 그녀는 자신의 뒤에서 말없이 따라오는 여인에게 힘없이 말했다.


 "로즈."

 "부르셨습니까, 마스터."


 벨라의 폰-로즈는 주인의 부름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난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세상의 멸망을 막으셨습니다."

 "하지만 그란 소렌의 사람들은 지키지 못했어."

 "마스터가 없었다면 세상은 그리고리의 손에 의해 파멸했을 겁니다."


 무뚝뚝한 로즈의 대답에 화가 난 벨라는 몸을 돌려 자신보다 한 뼘은 더 큰 여인의 감정 없는 붉은 눈을 마주 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난 모두를 지키기 위해 각성자의 운명을 짊어진거야!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고향을 떠났고, 세상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단련했고, 종말을 막기 위해 드래곤을 죽였어!"


 그녀는 한 방울의 눈물을 떨어트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이걸 원한 게 아니야. 그란 소렌의 붕괴도, 빛을 잃은 하늘도, 이런 걸 원한게 아니라고."


 한 방울 한 방울 새어 나오던 눈물이 이제는 쉴 새 없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난……세상을 구한 걸까?"

 "그렇습니다, 마스터. 당신은 세상을 구하고--"

 "아니! 난 세상을 구한게 아니야! 세상을 파멸 시킨 거지!!"


 벨라는 격해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로즈의 멱살을 움켜쥐며 소리쳤다.


 "넌 감정이 없어서 모르겠지. 넌 영혼이 없는 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이 뭔지도, 죽음과 함께 찾아오는 공포도 넌 아마 모를거야."

 "전 알고 있습니다, 마스터."

 "알긴 뭘 알아, 영혼 없는 껍데기 주제에. 네가 뭘 안다고. 지금 내 심정이 어떤지 알아?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내 심정을 너 따위가 어떻게 알겠냐고!"

 "전 압니다, 마스터. 알 수 있습니다."


 마스터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쥔 로즈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 폰들은 각성자의 감정을 함께 느낍니다. 당신이 느끼는 분노는 제 안을 휩쓸고 다니며 미쳐 날뜁니다. 당신이 느끼는 슬픔은 제 마음을 병들게 만들고, 당신이 느끼는 공포는 저를 두려움에 떨게 만듭니다."


 덜덜 떨리는 주인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뗀 로즈는 각성자를 살포시 껴안으며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느끼는 기쁨은 절 들뜨게 해주고, 당신이 느끼는 행복은 절 설레게 만듭니다. 저희 폰들은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이 뭔지, 괴로움이 뭔지. 그것들은 전부 각성자님을 통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로즈는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주인의 머리에 묻은 하얀 잿더미를 털어주었다. 뿌연 먼지가 떨어져 나가며 그 안에 묻혀있던 검은색 머리가 본래의 색을 되찾고 윤기를 흘렸다.  찰랑거리는 머릿결에 입을 맞춘 로즈는 뒤이어 주인의 이마에 살포시 입을 맞추었다. 


 "맞습니다. 저희 폰들에겐 영혼이 없습니다. 저희의 영혼은 바로 각성자 당신이니까요. 저희에게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존재이며,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저희에게 을 느끼게 해줍니다."


 벨라의 퉁퉁 부은 얼굴을 감싸 쥔 로즈는 그녀의 녹색 눈을 마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란 소렌이 붕괴되고 하늘이 빛을 잃었습니다. 그것들로부터 모두를 구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구할 순 있습니다."


 여인의 엄지손가락이 흐릿하게 남은 눈물 자국을 지워주었다.


 "그란 소렌이 붕괴 되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구멍이 생겼을 겁니다. 빛을 잃은 사람들은 삶의 의지마저 잃었겠죠. 하지만 당신이 누군가의 마음의 구멍을 채워주실 수 있습니다. 빛을 잃은 누군가의 등불이 되어 길잡이가 되어주실 수 있습니다."


 로즈는 미소지었다. 다소 어색하고 딱딱한 미소였지만 여인이 처음으로 지은 그 미소에 벨라도 함께 미소지었다.


 "그러면, 로즈. 난 이번에는 누군가를 구할 수 있을까?"

 "물론입니다, 마스터. 그리고 벌써 누군가를 구해주셨습니다."


 미소 짓고 있던 로즈가 고개를 숙여 주인의 입에 입술을 맞추었다. 갑작스러운 여인의 적극적인 행동에 벨라의 얼굴이 불에 데인 듯 달아오르며 몸을 움츠렸다.


 "당신은 지금 저를 구해주셨습니다. 끝없는 나락의 구멍처럼 텅 비어있던 제 마음을 당신은 감정으로 채워주셨습니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꺼져가는 등불처럼 당신에게 의지해 명령만 따르던 저에게 자의식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당신은 이미 저를  수 십번, 수 백번 구해주셨습니다."

 "하, 하지만 나는……."

 

 떨리는 눈으로 하인을 바라보던 주인은 여인의 품에 안기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해, 로즈. 심한 말을 해서. 너한테 큰 상처를 주고 말았어."

 "괜찮습니다, 마스터.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는 걸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웠어, 로즈. 사람들을 지키지 못한 것도 무서웠고, 드래곤이 사라진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몰라서, 그게 너무 무서웠어."

 "두려워 하는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마스터. 저 또한 당신을 통해 두려움이 뭔지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 존재가 약한 마음을 갖고선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당신이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로즈의 몸에서 옅은 빛이 흘러나오자 벨라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주인이 걱정하는 눈빛으로 하인을 올려다 보았지만 여인은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의 주인을 마주보며 말했다.


 "시간이 된 것 같군요, 마스터."

 "무, 무슨소리야? 시간이 되다니? 설마 너……."

 "죽는게 아닙니다. 당신의 임무가 끝난 것처럼 저의 임무도 끝난 겁니다."


 빛은 방금 전보다 거세지면서 로즈의 몸을 휘감았다. 간신히 실눈을 뜨며 로즈의 손을 맞잡은 벨라가 소리쳤다.


 "싫어! 이렇게 떠나는 걸……난 인정 못해! 떠나지 마! 명령이야!"


 벨라는 로즈와 처음으로 만났던 그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카사디스를 떠라려는 벨라의 앞에 옅은 안개와 함께 나타난 붉은 눈의 여전사 로즈. 커다란 방패와 거대한 갑옷을 입고 언제나 곁을 지켜주던 로즈. 제 몸을 아끼지 않고 언제나 위험으로부터 저를 지켜주던 로즈가 예고 없이 왔던 것처럼 예고 없이 떠나고 있었다.


 "명령이니까……제발 내 곁에 있어줘."

 "떠나는게 아닙니다, 마스터."


 하인의 투박한 손이 주인의 뺨을 쓰다듬었다. 까칠하지만 상냥한 여인의 손길에 벨라는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저희 폰의 백성들의 임무는 각성자가 그들의 임무를 끝마칠 때까지 그들의 곁은 지키는 것입니다. 그리고리가 죽은 지금, 더 이상 이 세상에 남을 이유가 없어진 저는 다시 폰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슬퍼하지 마십쇼. 저는 당신의 폰입니다, 마스터. 그리고 폰의 영혼은 그들의 주인과 함께 합니다. 당신이 살아있는 한 저는 당신의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대와 함께 할 것입니다."

 "영원히……함께?"

 "네, 영원히 함께. 저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할 것입니다."


 여인의 몸이 빛의 알갱이가 되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로즈는 마지막으로 주인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이마에 짧은 입맞춤을 하였다.


 "언제나 당신을 연모하고 있었습니다. 각성자와 폰 사이가 아닌, 주인과 하인 사이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당신을 존중하고 사랑했습니다."

 "로즈……."

 "아무리 가혹한 운명일지라도 당신이라면 헤쳐나갈 수 있을겁니다."


 얼마남지 않은 빛 속에서 로즈는 마지막으로 주인을 향해 속삭였다.


 "사랑합니다, 마스터."


 누군가의 지시도, 명령도 아닌 그녀의 의지로 행동한 로즈는 마지막 빛 알갱이와 함께 주인의 곁을 떠나버렸다. 허망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던 벨라는 하인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나도……사랑해……."


 이대로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고 싶었지만 이제는 돌아가야만 했다. 자신을 믿고 떠나버린 로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거대한 성채의 야영지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을 '그녀'를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 벨라는 눈물을 닦아낸 뒤 몸을 돌려 출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게임 안해본 사람들은 뭔 소리인가 싶을꺼임. 그냥 판타지 본다는 생각으로 읽었으면 바람.

12년도에 나온 구닥다리 게임인데 아직 플레이 가능한거면 참가 가능하다고 해서 대회 타이틀 달고 올렸어. 대회 끝나면 수정 할 생각임

다음 편은 내용 검토하고 수정한 다음 올리도록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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