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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네가 없는 일주일 (프롤로그)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10 01:30:41
조회 659 추천 17 댓글 4
														
이별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고 했었던가,
돌이켜보면 내 곁에는 언제가 네가 있었다.
아주 어린시절부터 고등학생이 되고, 밴드를 결성한 지금까지도 너는언제나 내 곁을 지켜주었다.
그렇기에, 난 네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나에게 있어서 너는 내 삶의 반쪽과도 같았으니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다.
늘 곁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잠시나마 내 곁에 네가 없어진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세상이 무너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리사...지금 뭐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한밤중, 갑작스러운 리사의 호출에 기뻐하면서 밖에 나갔것만 그 기쁨은 채 5분도 되지 않아 절망으로 바뀌었다. 떨리는 손을 뻗어 리사에게 손을 뻗었다. 너는 그런 내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듯 붙임성좋게 웃으며 내 손을 꽉 붙잡아주었다.
"아하하, 실은 조~금 일이 생겨서 잠깐...길어야 일주일 정도? 할아버지한테 가야할 것 같아! 아, 연습쪽은 걱정마. 내려가서도 계속 연습할테니까! 그보다 걱정인건~"
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네가 말을 이었다.
"유키나가 혼자서 잘 할 수 있을까? 그게 걱정이긴 해!"
외로워, 리사가 없으면 안돼, 떠나지 말아줘.
머리속에서 호소하는 말과는 달리 내 입밖으로는 정 반대의 말이 튀어나왔다.
"그래...조심히 다녀와.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어째서 그런 바보같은말을 한걸까. 이럴때만큼은 걍한척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텐데. 조금쯤은 약한 모습을 보여줘도 리사라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잘 위로해줬을텐데.
그렇지만 이미 입 밖으로 내뱉은 이상 말을 되돌릴 순 없었다. 리사를 떠나보내주기 위해 애써 미소지었다. 내 표정을 보더니 리사가 안심한듯 가슴을 한번 쓸어내리고 그대로 날 끌어안았다.
"조심해야해 유키나? 매일 문자랑 전화 할테니까. 밥 꼬박꼬박 잘 챙겨먹고, 학교...는 방학이니까 괜찮겠구나. 응, 그리고 너무 외로워하지 말고, 나 보고싶다고 울지 말고!"
마치 어머니가 자식한테 하듯이 하나하나 충고를 해주는 네 모습마저 귀여워, 방금 전 까지 굳었던 표정이 거짓말이라는 마냥 부드럽게 풀리더니 자연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그대로 손을 뻗어 그녀의 부드러운 뺨에 손바닥을 올려놓았다.
"리사, 걱정이 과해. 애도 아니고 그렇게까진 아니야."
"그치마안~! 없는동안 유키나가 정말로 걱정되는걸!"
리사의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잠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밤에 묻혔다. 아무 말도 오가지 않더니 그 침묵을 깬 것은 너의 웃음소리였다. 
갑작스러운 웃음에 멍하니 쳐다보다가 나 역시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방금 그 바보같은 대화는 뭘까, 애인이나 부부가 상대방을 너무나 걱정해서 하는 대화가 아닌가!
리사도 같은 생각인듯 웃음소리 너머로 드문드문 애인이니,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웃기를 잠시, 이내 웃음을 멈춘 네가 손을 들어올렸다.
"다녀올께, 유키나."
"조심히 다녀와 리사...근데 출발은 언제야?"
"내일 점심...참, 그러고보니까 유키나..."
내 질문에 답을 한 네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즐겁게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어느 것 하나 내 귀에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가슴 한쪽만이 계속 욱신거렸다.
내일 아침, 내일 아침부터 일주일동안 리사 없이 살아야 한다.
내 삶의 반쪽이 내일부터 없어진다.
과연 나는 무사히 일주일을 버티고, 리사한테 다녀왔어라고 웃으며 대답해줄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가지 말아달라고 웃으며 붙잡아야 하는게 아닐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어디선가 분 가을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렸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오려는 듯, 바람이 여느때보다도 세차고 매서웠다.
*
"언니! 조금만 기다려!"
등 뒤에서 히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자 히나가 무릎을 붙잡고 거친 숨을 내뱉고있었다. 거의 다왔어, 사요가 그렇게 말하려다가 고개를 젓고, 히나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얼마 안남았으니까 가자꾸나."
"헤헤, 응!"
방금전까지 숨을 헐떡이던게 거짓말이라는 듯 히나가 사요의 손을 붙잡더니 활짝 웃었다. 잠시 걷기를 수 분, 이제 슬슬 괜찮다는 히나의 말에 사요가 조금씩 걷는 속도를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언니! 너무 빨라!"
"서둘러, 히나. 곧 이마이씨가 떠나!"
사요의 말에 히나가 시간을 흘낏 쳐다보았다. 확실히, 시간이 썩 많이 남지는 않았었다. 어쩔 수 없지, 히나가 숨을 한번 들이키고는 사요와 함께 전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5분, 10분, 기차역까지는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었음에도 한참이나 달렸다고 생각이 들때쯤 마침내 기차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 안에는 유키나를 포함해서 이미 연락을 받고 온 듯 시로카네 린코와 우다가와 아코, 그리고 리사와 같은 아르바이트 둥지인 아오바 모카까지 모여있었다.
역시 이마이씨, 인망이 넓네요, 사요가 감탄하면서 리사에게 둘러쌓여있는 넷에게 다가갔다. 한바탕 이별이라도 하려는 듯, 아코가 린코를 껴안고 대성통곡하고있었다.
"가지마...가지마 리사언니!"
"안간다니까...아, 사요! 히나!"
두 사람을 알아본 리사가 반갑게 웃으면서 둘을 맞이했지만 사요는 적지않게 당황하고 있었다. 자세히 듣고오지는 못했지만 분명 이마이씨가 어디 가니까 작별인사를 위해 오라고 연락을 받은것이 다였다.
반면 히나 역시 사정을 듣지 못한것은 똑같았으나 그녀는 곧 이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만약 리사가 정말로 어디론가 간다고 한다면 자신에게는 말했을것이 틀림없었다. 아코가 저렇게 대성통곡하면서 가지 말라고 하는건 분명 뭔가의 착각이겠지, 그것이 히나의 판단이었다.
그런 당황하는 두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나머지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빵을 주면서 가는길에 먹으라고 챙겨주는 모카, 조심히 다녀오라면서 리사를 껴안고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는 유키나, 품에서 떨어지지 않는 아코...상황을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결국 사요가 한숨을 내쉬며 조금 떨어져있는 린코에게 다가갔다.
"시로카네씨."
"아, 네...네...히카와씨..."
"상황이 어떻게 된건가요? 이마이씨, 정말로 어디 먼곳으로 가기라도 하는건가요?"
만약 정말로 아무 말 없이 가는거라면-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머리속에서 지웠다. 그 성실한 이마이씨가 한마디 말도 없이 갑작스럽게 돌아갈 리가 없었다. 사전에 미리 귀띔을 해줬다던가 아니면 우릴 모아놓고 사과를 하면서 이야기했을것이 틀림없었다. 적어도 사요가 아는 이마이씨라면 그랬다.
그렇다면 내놓을 수 있는 결론은 하나-우다가와씨가 조금 오버하는것이겠지. 결론을 내리고 사요가 마음을 편히 먹었다.
"아뇨...일주일...내려가있는 것 뿐..." 
역시나였다. 사요가 한숨을 내쉬고 리사에게 다가가자 아코를 충분히 달랜 그녀가 품에서 아코를 때어내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이야~아무래도 아코랑 유키나는 너무 호들갑이라니까~두 사람 와줘서 고마워!"
"그래도 떠나신다고 해서 조금 걱정했었는데 아무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네요...이거, 다음 라이브에 쓸 악보입니다. 당신이라면 내려가도 충분히 연습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악보가 없으면 곤란하잖아요?."
"아하하! 언니는 너무 딱딱하다니까! 자, 이거 아로마오일! 리삿치한테 어울리는 향기를 직접 조합했어!"
"고마워 두 사람 다~아참, 사요!"
마치 이 때를 노리고 있었다는듯 리사가 잠시 사요의 손을 붙잡고 좀 먼곳으로 끌고갔다. 당황해하다가도 이마이씨가 뭔가 부탁할 게 있다고 생각한 사요가 선선히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다섯으로부터 조금 먼 곳으로 떨어진 장소로 이동한 다음 유키나가 없는걸 확인한 리사가 조금 고개를 낮춘다음 낮은 목소리로 사요에게 말을 꺼냈다.
"혹시 나 없는동안 유키나좀 부탁해도 괜찮을까?"
의외의 부탁에 깜짝 놀랐지만 이내 사요가 납득햇다. 저번 연습때, 이마이씨가 아르바이트때문에 조금 늦었다고 연습도 엉망진창, 미나토씨도 연습때 말고는 아무것도 못했던 기억이 슬금슬금 떠올랐다. 나중에 그 상황을 들은 이마이씨가 얼마나 웃었던지. 
그걸 생각하면 자신이 없는 동안 미나토씨를 부탁하는것도 이해가 갔다. 사요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물론 이마이씨가 돌아올때까지 연습도 안잡고 자유 연습으로 돌릴께요."
"고마워! 아무래도 부탁할 사람이 사요밖에 없어서~"
"아뇨, 뭘요. 아, 열차가 들어오는 것 같아요."
타이밍좋게 등 뒤에서 안내방송이 울려퍼졌다.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리자 열차가 들어오고있었다.
그럼 다녀올께, 리사가 활기차게 웃으면서 순서대로 여섯명을 껴안았다.
나 없어도 잘있어야해 아코, 린코는 너무 긴장하지 말고, 사요, 아까 말한거 잘부탁해, 히나, 아로마오일 잘쓸께, 모카, 아르바이트는 미안...한명에 한마디씩 말을 해주고 유키나를 껴안자, 그녀가 놓아주지 않으려고 힘을 강하게 주었다.
"아파 유키나~나 없어도 잘 해야해?"
"...응, 응. 리사."
가지마, 속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이내 유키나가 금방 리사를 풀어주었다. 이윽고 열차가 완전히 정차하고, 왼손에 짐을 든 리사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다녀올께! 모두!"
손을 흔들며 열차에 올라타자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가 출발하자 여섯명이 리사를 떠나보내기 위해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이윽고 열차가 점점 멀어지고, 리사가 보이지 않게 됫음에도 손을 흔드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

올해의 백합 내보낼꺼 작성하다가 잠시 프롤로그만 올려봅니다.
말 그대로 리사 없는 일주일동안 유키나가 얼마나 망가지는지...에 대한걸 적으려고 하는데
사실 당초 기획은 한달이었는데 한달 내비두면 정말 안써질 것 같아서 일주일로 줄였어요.
참고로 후반부분은 주문토끼 극장판 패러디. 별 생각 없었는데 어제 토끼 정주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었...
음.
너무 막나갓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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