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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히나사요) 왜곡된 히나의 사랑앱에서 작성

ㅇㅇ(211.36) 2019.01.19 16:17:42
조회 1028 추천 26 댓글 4
														

언니는 나를 무시하지 않는다. 언니가 하는 관찰, 감상, 그리고 관람, 관측, 구경. 그 대상은 나, 히카와 히나. 언니는 나를 본다. 언제나 나를 보고 있었다. 지난 날의 나는 너무 바보같았다. 굳이 관심을 끌지 않아도 언니는 나를 보고 있었다. 비록 그게 긍정적인, 예컨대 사랑이 아닐지언정 언니는 나를 보고있었다. 언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다고 해서 슬퍼할 이유는 없다. 증오한다고 해서 슬퍼할 이유 또한 없다. 언니는, '나'를 바라본다. 강렬한 감정을 품고 나를 바라본다. 이만한 행복이 또 어디있겠는가?



"...어디까지나 가상의 픽션으로 실제 역사와 괴리가 크지만..."

천재와 범인의 이야기이다.

"영상미나 음악은 최고 수준에 달했으며..."

범인은 천재를 사랑하고 숭배했다.

"...배우의 연기와...출이 매우 인상적..."

범인은 천재를 증오하고 모살했다.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이에요~"

예컨대 이 영화는 언니와 나를 보여주는 하나의 거울이다. 사랑받고 추앙받고 증오받으며 살해당하는 미래가 나의 앞에 기다리고 있다. 그건 그거대로 해피엔딩이 아닐까? 언니가 나를 향해 그런 강렬한 감정을 쏟아내준다면...그거만큼 룽~한 것도 없을텐데~

"히~나쨩!"

"에, 리사치~손 차가워~"

하찮은 망상은 끝이 났다.

"골똘히 뭘 생각하고 있었어?"

"글쎄...룽~한 것?"

리사는 머리에 손가락을 대고 골똘히 생각한다. 하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것도 아닌데. 룽에 그렇게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니...

"혹시 언니에 대해?"

정답이라 해두자.

"맞췄어~. 대단해~. 리사치~."

와와 거리며 한동안 떠들썩 거린다. 바보처럼. 바보처럼 그렇게 떠들썩거린다. 하지만 일순 리사에게서 웃음기는 사라지고,

"완전히 맞춘 거 아니지?"

"응?"

리사는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할 말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입을 어물어물 거리면서 말을 지어내려 하지만 글쎄, 쉬워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언니에 대해서, 어 그냥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언니에 대해서 그냥 생각하는 게 아니라?"

"아~몰라몰라. 그냥 처음 답으로 할래~.포기 포기."

"아하하~그래도 정답이었다고~리사치~"

다시 우리 둘은 바보같이 웃었다. 아니, 나만 바보같이 웃었다. 리사는 불길한 예감을 지우려고 웃는 것이니까. 보인다. 짙은 속눈썹 사이에서는 스멀스멀 불온한 기색이 피어오르니까. 그런 헛웃음이 싫지만은 않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리사는 오늘도 언니랑 연습? 좋겠네~."

"사요랑은 같은 팀이니까 말야. 오늘도 네 얘기를 전해줄까? '글쎄글쎄 히나가 수업시간에도 자기 언니를 생각하더라고~' 같은 식으로?"

"아니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언니는 날 생각해주니까.

"그래서 오늘은 어떤 곡으로 연습해?"

"어떤 곡이냐니~그야 늘 하던 것들로...아, 오늘은 신곡도 있네!"

참 내 정신이야~라며 리사는 가방을 뒤적거린다. 신곡이라. 마리나 씨가 구해준걸까? 친절한 사람이다.

"자, 여기!"

음표의 파도, 멜로디의 난무. 그래도 즐거운 곡인 거 같다. 부러운 리사, 언니와 함께 연주하며 교감할테지. 실로 부러운 사람.

"좋겠네~언니랑 연주도 하고~리사는 유키나 씨가 있잖아~언니는 나한테 달라구~."

"그건 싫네요~."

재밌다.

"맘에 들면 그 악보 가져도 돼. 파스텔 사람들과도 한 번 연주해보는 건 어때?"

"정말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리사는 참 사람이 좋다. 그래서 나깉은 사람이나 언니와도 친하게 지내는 것이 겠지만. 즐거운 대화는 이것으로 끝이 났다. 리사는 밴드 하우스로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밴드 하우스에 있을 언니를 생각했다. 어떨까. 그 기타 피크에 어떤 것을 담아 연주할까. 연심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안식처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질 때 쯤이었다.

"다녀왔습니다."

언니가 돌아왔다. 기진맥진한, 피로에 찌들은 표정을 짓고 있는 언니였다.

"잘 왔어~오늘 많이 힘들었어?"

"...그래. 힘들었어. 그러니까 바로 씻고 잘래."

잠깐의 정적에서 혐오를 느꼈다.

"그래 언니..."

맥없이 그렇게 언니를 보낸다. 보내려했다. 리사가 보여준 악보가 기억나지 않았다면, 그렇게 오늘 하루를 무탈히 끝내려했다.

"아, 언니! 내가 연주해줄게! 힘이 날거야!"

"저기, 히나? 난 그냥 잘거라고 했잖..."

대답은 들을 생각은 없다. 날 막을 게 뻔한 그 말을 하게 할 생각 따윈 추호도 없다. 멋대로 연주를 시작하고 멋대로 관람석에 앉힌다. 내 노래를 들어주는 그 모습이,

"이...이걸 네가 왜..."

그런 표정으로 당황하는 얼굴이

"그만! 그만하라고!"

그렇게 날 거부하는 것이

"내 앞에서 사라져!!"

날 떠나는 그 뒷모습까지 전부 다...

"사랑스러워, 언니..."

잠자코 잠을 청하기엔 여운이 가시지않는 밤이다. 언니의 강렬한 어프로치로 담금질 된 가슴이 진정되질 않아 힘들다. 언니도, 나처럼 괴로워할까?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에 괴로워하기를...언제까지고 날 증오해주기를...새하얗게 모든 걸 잊은 저 별에 소원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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