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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하나메르 - 첫만남모바일에서 작성

으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02 14:23:56
조회 561 추천 24 댓글 4
														

그 아이와의 첫만남은 평범하게 의사와 환자 사이의 만남이였어요. 아이는 막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파릇파릇한 10대의 마지막을 지낼 참이였죠.
나이는 저에게로 들어오는 환자정보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정보서를 확인하는데, 손목과 허리, 목이 심하게 아프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외에 세심하게 봐야할 곳은 없어서, 대충 흝어보고 서류를 서랍에 넣어놨죠. 저는 아이가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여 그럴 거라 예상하고, 대기실에 기다리던 아이를 진료실로 오게 했습니다.

진료실 문을 조심스레 열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 아이의 머리카락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 찰나의 시선을 빼앗겼지만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는 얼굴로 시선을 다시 옮겼죠.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누구에게나 항상 보여줬던, 그 자동적인 웃음을 아이에게 지어줬습니다. 아이도 똑같이 티없는 웃음을 돌려주었죠.
그 모습에 속이 살짝 울렁거렸던 게, 저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저와 아이의 첫인상이였을까요?

“안녕하세요. 하나양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오 한국어 잘하시네요! 네, 의사선생님”

“한국에 오래 있었으니까요.”

아이가 자연스레 환자용 의자에 앉는 것을 보고 가볍게 말을 건네자, 아이는 저가 한국어에 능숙한걸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제가 외국어를 쓸까봐 걱정했던 것 같은데, 능숙한 한국어를 보자 긴장이 풀린 눈치였습니다.
저는 그 모습에 웃어보였습니다. 오늘따라 제멋대로 웃는, 표정관리가 안되는 것이 신경쓰였습니다.

“하나양은 손목과 허리가 불편한 것 같은데, 맞나요?”

“네, 맞아요. 게임을 많이해서 그런 것 같은데…”

“게임이요?”

“네, 컴퓨터 게임.”

공부를 많이해서 아픈 거라는 앙겔라의 추측과는 다르게 아이가 아픈 원인은 게임이였습니다. 손목과 허리가 아플 정도로 게임을 했다면, 생각도 못할 만큼 많이 한것 같아서 저는 고민을 했죠. 게임이 원인이면 게임을 줄이거나 안하는 거밖에 마땅한 방법이 없으니까요. 저는 아이에게 오늘은 마사지를 해줄테니, 게임을 줄이라는 처방밖에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거예요. 오늘은 허리 마사지와 손에 찜질을 해드릴 테니, 앞으로 게임 줄이길 바래요.”

“아…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제가 프로게이머로 활동해서…”

“19살인데요?”

“저 16살 부터 프로게이머 했어요. 최연소라는 타이틀 달고요. 곧있으면 또 대회있어서 게임량을 줄이기는 힘든데…”

아이의 놀라운 업적과도 같은 인생에 저는 놀랐습니다. 16살부터 프로게이머를 했다면, 얼마나 실력이 뛰어났길래 하는 생각과 지금까지 그랬다면 얼마나 몸이 망가졌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였죠. 곧 있으면 또 출전한다는 대회때문에, 게임을 줄이라는 이야기도 선불리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찜질과 마사지밖에 답이 없어요. 찜질은 얼음같은걸 손목에다가 올려두시면 되고, 마사지는 오늘은 일단 제가 해드릴게요.”

“그럼 평소에 저 혼자서는 마사지 못하지 않아요? 해줄 사람 없는데.”

“그럼…저한테 오세요. 힘들 때 마다.”

숙소생활을 하는건 지, 아이는 마사지를 해줄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생각없이 필요할 때마다 저에게로 오라 했어요. 아니, 지금 생각해보니 사실 생각을 했기에 그런 답을 내놓았던 것 같네요. 그 말을 뱉어놓고 저 스스로가 자신에게 당황했습니다. 한번도 환자에게 이런 말을 한적은 없었으니까요. 오늘따라 제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그 말을 들은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언갈 생각하는 눈치였습니다. 아마도 부담스러워서 그런거겠죠. 하지만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묘하게 기분이 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절로 미소가 지어졌죠. 저는 냉장고에서 얼음팩을 꺼내 아이에게 건넸습니다.

“일단 이거 아픈 손목에 대고 계세요. 마사지는 제가 할테니 저기 침대에 엎드려 누워계세요.”

“네.”

아이는 고분고분 말을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한 행동에 저는 웃음이 터질 뻔 한걸 참지 못할 뻔 했어요.
아이에게 아픈 손목에 대고 있으라고 하며 준 얼음팩을 아이가 양 손목에 올리고 있던거죠. 마치 손에 수갑을 찬 듯한 자세로 손목 위에 얼음팩을 올리며, 조심조심 중심을 잡는 모습에 저는 웃음이 안나올래야 안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손으로 입을 가리며 몰래 웃었죠.

아이는 침대에 누우자 노곤노곤한듯 힘을 쭉 빼고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의 위에 올라타는 듯한 자세로 조심스레 허리 마사지를 시작했죠. 사실 이렇게까지 마사지 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요. 아이는 저가 올라올 줄 몰랐다는 듯 잠시 움찔하는 기색이 있었습니다. 그 반응에 저는 괜히 민망해져서 꾹꾹 마사지를 열심히 했습니다.

아이는 맨몸에 얇은 티 하나만 입고온건 지, 티 한장사이로 아이의 살결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민망함과 자책감에 손이 조금씩 올라가는데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속옷도 안 입고 온거라 저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했어요. 이 생각까지 한걸 눈치채자 저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더군요. 새까맣게 어린 아이 상대로 무슨생각을 하는건지. 쌓인게 많았던건지 오늘 당장이라도 헬스장을 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이는 으음 소리를 내며, 시원한 듯 하다가 잠깐 인상을 찡그리기도 하고 노곤노곤한 표정을 짓는 듯 다양한 표정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그런 아이를 귀엽게 쳐다봤습니다.

이제 다 되었다 싶어 저는 아이의 위에서 내려오고, 다 녹은 얼음 팩을 가져갔습니다. 다시 냉장고로 얼음팩을 집어넣고  슬쩍 본 아이는 쭈욱 기지개를 피며 개운한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뿌듯했지만 티는 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만족감이 들었던건 감출 수 없더군요.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며 돌아가려는 아이를 잠시만요란 말로 붙잡았습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죠. 평소 환자라면 조심히 가라며 미련없이 보내줬을 텐데, 오늘따라 미련과 아쉬움이 절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메모지에 저의 개인 전화번호를 적어서 줬습니다. 아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왜주냐고 표정으로 물었죠.

“개인 전화번호에요. 나중에 또 아프면 연락해요.”

“아…네, 감사해요. 박사님.”

아이는 해사하게 웃으며, 돌아갔습니다. 사실 전화번호를 줄 필요는 없었습니다. 아프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이에게 주고싶었습니다. 아이가 먼저 연락하길 기대하며 말이죠. 저는 아까의 울렁거림과 느꼈던 이상한 감정들의 정체를 조금씩 눈치 챈 것 같습니다. 눈치채면 안되는데, 점점 더 감정들의 정체가 선명해 지더군요.

의사 선생님에서 박사님으로 변한 호칭을 생각하고, 저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호칭이 계속 바뀔 것을 기대하고 말이죠. 그것이 저와 아이의 첫 만남이였습니다.



내용이나 주제 생각안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써서 글이 좀 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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