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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궁중 찌통 로맨스가 보고싶은게야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9.6) 2019.02.13 02:30:15
조회 705 추천 31 댓글 4
														



"기다린다 전해라."




혜윤은 눈앞에서 난처하게 이리저리 시선 둘 곳을 못 찾는 궁녀를 향해 말을 내뱉었다. 날이 차가웠다. 여전히 요지부동인 저를 보며 결국 궁녀는 한숨을 한 번 쉰채 처소로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자욱한 안개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속이 일렁이는 것 같았지만 애써 무시했다. 그런 감정을 느끼기엔 사치였고, 너무 멀리 와버렸다.  


다시 들어간 궁녀는 꽤 오랜 시간이나 모습을 내비치지 않았다. 전혀 접점이 없는 외적 모습이나 뒤돌아 들어가는 궁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과거를 회상해보는 혜윤이었다. 그 기억의 중심은 지금 자신이 이토록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이, 즉 단경 왕후와의 첫만남이었다.  


그 당시의 자신은 유독 마음 둘 곳이 없었다. 권력을 포함하여 무릇 삶에 큰 관심과 뜻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궁에 입궁하게 되어 군주의 눈에 띄어 비의 자리에 오르니 그토록 무료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역시나 자신이 별 달리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군주는 전국적으로 후궁빈을 맞이하겠다며 선포를 했더랜다.  


그 때 저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단경이었다. 앳되어 보이는 얼굴은 금방이라도 울 듯 했다. 단지 그뿐이었는데 오히려 저는 흥미를 느꼈다. 정말 그랬을 뿐인데. 감정을 내비추는 것에 서투른 저는 유독 단경을 괴롭혔다. 이제와 하고 싶은 말이지만 정말로 악의는 없었다. 오히려 있었다면 관심이겠지. 의미없을 핑계를 뒤로하며 머리를 한 번 저어냈다. 그토록 또렷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머릿짓 한 번에 날아가버릴 즈음 끝끝내 비추지 않을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막상 이러한 장면을 상상하기 전에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수백번 수천번 고민했던 저였지만 예상외로 담담히 제 앞에 선 단경을 바라보았다. 그 이전의 앳된 아이보다는 조금더 깊은 눈을 한 여인이 서있었다. 물론 저를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경멸에 가까웠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면, 이제와 그리 말하면 네가 믿어줄까.  





"이 늦은 시간에 이곳에는 어인 일이십니까?"  



"아, 내 미처 잊어버렸군. 이제 이 미천한 자는 왕후를 뵙기 곤란하겠지?"  



"그런 말 뜻이 아니잖습니까"  




저도 모르게 기를 잔뜩 세운 채 답변을 했으나 어쩐 연유인지 차가운 얼굴은 도무지 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보려고 온 게 아닌데. 마음과 반대로 움직이는 입을 보며 저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시간이 잠시라도 더 길었으면 한다고. 하지만 생각을 이어가기 무색하게 단경은 채 얼마 되지도 않아 저에게서 고개를 돌리려 했다. 어둑한 공기사이로 스미는 바람이 더욱 차가워졌다.  





"잘 지내라 말하러 왔다."  





우스웠다. 일게 후궁으로 전락한 자가 비의 자리에 오른 이에게 잘지내라 전한다니. 저의 예의없는 말투에도 단경은 그저 차가웠을 뿐 기분 나쁜 내색을 표하지는 않았다. 그런자였다. 자신이 치기어린 모습을 얼만큼 내뱉든지 동요하지 않았으며 스며들지 않았다. 하지만 진심이었다. 답변을 들을 기대는 없었기에 발걸음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눈에 담아 보았다. 시간이 흘러 당연시 저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은 기억해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돌아서서 걸음을 옮기며 돌담길 사이로 시선을 던졌다. 칠흑같이 내려 앉은 어둠만이 시야를 채웠다. 마지막이라기엔 참으로 잔잔하고도 고요했다.  



*  





"마마, 혜경궁이 폐위되었습니다."  




단경은 궁녀의 말한마디에 못 들을 말이라도 들은 사람처럼 눈이 커져 입에 올리던 다과를 떨어뜨렸다. 그 무슨 말이냐고 채 묻기도 전에 궁녀가 말의 뒤를 이었다.  




"비문의 출처가 사실임을 밝히고, 전하께서 궁을 폐위시킴으로써 단락되었습니다."  




끝까지 잔인한 사람이었다 혜윤은. 어젯밤 찾아온 그 모습이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일지 가늠조차 가지 않았다. 차마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단경은 조심스레 고개를 저어냈다. 시선을 옮겨 굳게 닫힌 자신의 전의 문을 바라보았다. 그 때 자신이 한 번이라도 더 혜윤의 손을 잡았다면 이리되지는 않았을까. 생각의 꼬리를 물기 시작하자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올랐다. 하지만 자신이 없었다. 굳게 닫힌 저 문을 뚫고 나가 혜윤의 앞에 마주할, 저는 그런 사람이었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이해해 준 그녀가 잔인하게도 미웠지만 미치도록 보고싶었다.    





중전x후궁 누가 좀 쪄주면 죠켔단 말이지,, 퍄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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