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자기 전에 생각난거 쓰는 백합2

알파베타감마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14 13:00:51
조회 389 추천 11 댓글 1
														

1-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359017

 이어서 수린은 다 드셨으면 가져갈게요,라며 빈 잔을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싱크대 안에서 유리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집 안에 퍼졌다. 수린이 설거지를 하는 칠팔 분 남짓한 시간 동안 둘 사이에 오가는 말은 없었다. 윤정은 자리를 피한 사람을 굳이 좇아 의미를 묻지 않았다. 찔러 본 입장에서는 무반응에 호불호가 공존했지만 시간은 많으니 수린은 넘어가기로 했다.


 거의 존재만 알고 있던 이모에게 수린이 흥미를 갖기 시작한 건 중학생 때부터였다. 무심코 집어 든 엄마의 휴대전화를 탐색하다가 열어본 사진첩에는 여러 음식, 풍경들 사이사이 한 여성과 나란히 찍은 사진이 군데군데 박혀있었다. 찬찬히 내리면서 보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꼴이 되어, 엄마가 점점 젊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면 항상 같이 있는 그 사람은 사진을 계속 넘겨도 바뀌는 게 없었다. 계속 내리고 있자니 교복 차림의 사진도 보였다. 그제서야 약간씩 앳된 모습이 스커트 자락과 함께 살랑대는 듯했다. 그런데 사진이 찍힌 날짜를 보니, 처음 사진과 근 십 년에 가까운 시간차가 있었다. 이 정도면 시간이 아니라 세월일지도 모르겠다. 수린은 곧바로 엄마에게 달려가 사진을 들이대고 물었다.

 "너 기억 안 나니? 옛날에 만난 적 있었을 텐데. 이모야, 이모. 엄마 동생."

 말도 안 돼, 수린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부정이 튀어나왔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건 알았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도 꽤나 어려 보였다. 재빠르게 머릿속으로 나이 계산을 해보자 20대 중반이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사진 속 윤정은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모르는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도 있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게다가 상당히 미인이어서 눈은 누구, 코는 누구, 이목구비 하나하나 닮은 연예인이 어렵지 않게 떠올랐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이상하지 않게 균형이 잡혀있으니, 도무지 엄마의 동생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종국에는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수린은 엄마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주기 전에 가장 눈에 띄는 사진 한 장을 자신에게 보내두었다. 그 후로 수린은 윤정과 실제로 만나보고 싶었지만 기회는 쉽사리 오지 않았다.


 설거지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후 6시를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주변 물기를 닦을만한 걸 찾고 있던 수린이 낮게 탄식했다. 아직 넘어가지 않은 해가 집 안을 밝히고 있던 탓에 시간이 이렇게나 지났는지 몰랐다. 젖은 손을 대충 옷에 문질러 닦으며 윤정 옆에 다가와 말했다.

 "식사하셔야죠. 조금 늦었지만 3,40분 정도면 될 것 같은데. 뭐 안 드시는 거나 싫어하는 거 있으신가요?"

 윤정의 입술이 달싹였다. 아무거나 괜찮다, 고맙다고 말하려다 이내 그만두었다. 이런 상태에서 제대로 먹을 수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흘리거나 엎기라도 한다면 어쩌지. 여기서 더 수린을 수고스럽게 만들지도 몰랐다. 입맛이 없다고 우유로 때운다고 말하려는 타이밍에 수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안 먹겠다는 말 하지 마세요. 이런 거 도와드리려고 온 거니까. 어차피 약도 드셔야 되잖아요."

 뭐라 말하기도 전에 제지당하는 바람에 윤정은 헛숨만 삼켰다. 수린은 윤정의 다문 입술을 보고서는 다시 부엌으로 돌아갔다. 수린이 가면서 틀어둔 노래와 함께 쌀 씻는 소리도 도마와 칼이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도 들려온다.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취를 시작한 뒤로 계속 혼자였던 윤정에게는 간질거리면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소리였다. 식사 준비는 예고했던 대로 40분 남짓이 걸렸지만 윤정에게는 그 절반의 시간도 체감되지 않았다.

 준비가 다 됐다면서 서둘러 다가와 손을 잡는 수린에게 이끌려 윤정은 의자에 앉았다. 희뿌연 시야 탓에 식탁 위에 차려져 있는 것들이 하나 보이지 않는 윤정이었지만 우선은 숟가락이라도 쥐려 가볍게 손을 올려 자리를 더듬었다. 그러나 좌우로 살짝씩 손을 훑어봐도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손가락을 움찔거리며 눈썹을 찌푸리는 윤정을 바라보던 수린은 티 나지 안도록 웃었다. 그러고선 밥을 조금 떠서 윤정의 입술에 가져다 댔다.

 "뭐해요? 입 안 벌리시고."

 놀라서 상체를 뒤로 젖혀 피한 윤정은 잠깐 동안 굳어있었다.

 "…그렇게까지 도와줄 필요는 없어."

 의자를 살짝 당겨 고쳐앉은 윤정은 손을 뻗어 숟가락을 뺏으려 했다. 그러나 수린의 한 마디에 올려 든 윤정의 손이 힘 없이 다시 가라앉았다.

 "혼자 드시다가 흘리시면 제가 치워야 할 텐데요?"

 허를 찔린 윤정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수린은 다시 숟가락으로 윤정의 입술을 톡 건드렸다. 드시고 싶은 거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말에 가득한 장난기에 윤정이 보지 않고서도 수린이 웃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짧게 느껴진 만큼, 식사 시간이 윤정에게는 한없이 길게 느껴졌다.

----------

원래 1인칭으로 쓰는데 3인칭으로 써보려니까 힘드네... 밤새 근무서면서 써도 2천자 채우기 힘든듯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1

고정닉 4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2026년 사주나 운세가 제일 궁금한 스타는? 운영자 25/12/29 - -
- AD 함께하는 즐거움! 명품 BJ와 함께~ 운영자 25/10/24 - -
- AD 겨울 스포츠&레저로 활력 충전 운영자 25/12/22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63364 101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3255 121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2]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935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8682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331 40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20]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5562 72
1331450 공지 공지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0415 54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6744 13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3882 10
1873293 일반 솔직히 요즘 백합물 여동생들은 하루나 같은 체육계 인싸만 내던데 [1] ㅇㅇ(175.210) 22:41 21 0
1873292 일반 리디 산거 보기귀찮네...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0 8 0
1873291 일반 와타나레 자막 뜨긴했네 ㅇㅇ(115.137) 22:39 38 0
1873290 일반 무력성녀 정발 됐다고?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38 19 0
1873289 🖼️짤 에마히로 ㅇㅇ(122.42) 22:37 12 0
1873288 일반 마녀재판 후유증이 너무 심한걸 [4] 계속한밤중이면좋을텐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36 31 0
1873287 일반 ajisai는 이 표정은 무슨 의미입니까????? [2] ㅇㅇ(175.210) 22:36 34 0
1873286 일반 여동생 이 새끼 이미 글렀을지도 몰라 [2] 지붕위메뚜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36 30 0
1873285 🖼️짤 산송장 화석 고학번과 새내기... 히로이ㅡ키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35 16 1
1873284 일반 마재스포)실제로 해본 것처럼 말하는군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32 27 0
1873283 일반 신년 아논소요 근황...... [3] ㅇㅇ(122.42) 22:31 60 3
1873282 일반 디시앱 설마 글에 짤 없으면 광고뜨는거임? [3] 착한말만쓰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31 43 0
1873280 일반 마재스포)재판 훼방놓는 에슝좍 담당일진은 대 리 사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8 30 0
1873279 일반 ㄱㅇㅂ)카로 시작하는 요상한거 찾는 재미 생김 [3] 백합물애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7 41 1
1873278 일반 백합은 바람에 관대해지는 면이 있는듯 [8]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6 93 0
1873277 🖼️짤 하네츠키하는 하찮은 마이레나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4 46 4
1873276 일반 0시에 애니맥스로 생방 봐야겠다 [1]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4 53 0
1873275 일반 어휴 사귀긴 싫고 꽁냥대는건 하고싶고 [2] ㅇㅇ(119.192) 22:23 62 0
1873274 일반 뭐임성악소꿉왜섹스함 [2] 렝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3 38 0
1873273 일반 시발 버섯 개무섭네 [2]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2 45 0
1873272 일반 마재스포)앙앙 촌철살인 모아보니까 웃기네 [2]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1 35 0
1873271 일반 linkkf 이새끼들 와타나레 자막 어떻게 구했는지 찾아보니까 ㅇㅇ(115.137) 22:20 96 1
1873270 일반 은근 자매를 한번에 꼬시는 상여자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0 55 2
1873269 일반 내일 순위 정확하게 맞혀봄 [8]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7 92 0
1873268 일반 마재는 2차를 너무 많이먹었음 [4]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5 80 0
1873267 일반 세라라가 가지고 있던 총 [2] ㅇㅇ(211.229) 22:14 45 0
1873266 일반 미리안안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4 28 0
1873265 일반 마리미떼 얘기 나오니까 갑자기 이분 보고싶네 백합물애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4 32 0
1873264 일반 넥스트샤인 이 장면 핑돼 좀 무서웠음 [8] Roxi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2 107 0
1873263 일반 지금 거의 끝나가는것들 뭐있지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 68 0
1873262 일반 코스즈의 미소에 함락당한 세라스야나기다릴리엔펠트양 [4] 돌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 38 0
1873261 일반 종트 2화 감상... [7]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9 58 0
1873259 일반 성악소꿉 왜 초딩몸에서 안자란거임? [2]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8 58 0
1873258 일반 레이는 소설판이 억까자너 [3] 백합물애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 75 2
1873257 일반 마재스포)개웃기네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4 42 0
1873256 일반 진짜 웃음벨이네 [6] 룩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3 95 0
1873255 일반 의외로 대놓고 부부인 것 [3] 백합물애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2 73 2
1873254 일반 마갤돚거)하네츠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 47 2
1873253 일반 하루나와 레나코의 해피 러브러브 섹스까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 70 1
1873252 일반 따라하세요 "소꿉순애" [3] ㅇㅇ(121.164) 21:59 82 0
1873251 일반 마이는 진짜 중성화 한거냐 코코리제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59 5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