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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랑을 하면 노화되는 병 이라는 슬픈백합 보고싶다

♥릿카아카♥(116.124) 2019.02.15 23:21:23
조회 490 추천 23 댓글 3
														

뻔한 클리셰 같다고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볼게.


'사랑을 하면 노화되는 병' 이라는 전대미문의 희귀 질환을 가진 'A' 를 누구보다도 아끼고 사랑하는 부모님이 혹시라도 남자라는 인물에게 빠져 아파할까봐 초등학교 때까지만 남녀통학 시키고 중, 고등학교 때부터는 오직 여학생들만 이루어진 학교로 보내자 라는 결심부터 시작해.

그렇게 해서 소원대로 A가 별탈 없이 여중학교를 졸업하고 여고등학교로 입학하면서 새학기가 시작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A에게 큰 관심을 보이는 'B' 가 나타나.

원래부터 B 라는 아이는 활발하고 사교성도 밝아서 친구들과 친해지는 걸 좋아해. 하지만 A만큼은 아무리 해도 무신경한 반응을 보이니까 B가 되려 A를 알고 싶어해서 다가갔지. 그 뭐냐, "나를 때린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라는 타입 이라고 생각하면 돼.


아무튼 간에 B가 끈질기게 달라붙고 말을 걸어와서 A가 처음에 엄청 싫어하지만 나중에 B의 속 깊은 따스함을 알아차리면서 점점 B에게 사랑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게 돼.

여기서 잠깐! 내가 '사랑을 하면 노화되는 병' 을 가졌다고 처음에 설명했지? 이게 단순히 사랑을 하면 피부만 늙게 되는게 아니라, '몸의 신장 기능' 까지도 전부 함께 늙어 가. 즉슨, 사랑을 계속 하면 피부+장기 등등 기능이 약화 되면서 각종 합병증에 걸리기 쉽상이라는 소리지.

이리해서 B에게 사랑에 녹아 든 A는 자신이 점점 늙어 가고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되면서 타인과 만나기를 꺼려하게 돼.

2학년이 올라갈 때까지 A가 계속 휴학하고 있자, B가 참다 못해 직접 A의 집에 찾아가 보았지만 A의 부모님에게 퇴짜 맞으면서 더더욱 머릿 속에 A에 대한게 가득 채워지는거야. 그 덕분에 성적이 저조해지고 우울해 하고 있던 중, 뜻밖에 A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돼. 장소 어디어디 부르는 A의 목소리를 듣고 B가 쏜살같이 달려가서 홀로 기다리고 있는 여자아이의 모습을 발견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B였지만 꾹 참고 평소처럼 친근하게 대하자 라고 접근하는데, 얘가 얼굴을 바깥에 드러나지 않게 꽁꽁 싸맨 채 있는거야.


이상하게 여긴 B가 물어보지만 A는 잠자코 있고 B가 시종일관 꼬치꼬치 캐물어도 마찬가지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만 B가 욱해서 성질내버려. 처음에 윽박지렀던 B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울분을 토하고 A의 어깨를 흔들면서 얼굴 좀 보여줘 라고 간절하게 호소하지. 그런 B에게 A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가, 괴물같이 생겨도 너는 항상 곁에 있어줄거야?" 라고 말해. A의 병에 대해 전혀 모르는 B가 자신있게 말하지만 곧 이어 꽁꽁 싸맸던 것을 풀어 얼굴을 보이게 하자, B는 약속과 다르게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서 도망쳐 버리고 말아.

어느 새 3학년 졸업식날이 찾아 오고, B는 그 때의 일을 곱씹으면서 후회와 번민에 휩싸이던 가운데 A의 부모님의 연락이 온거야. A의 부모님이 졸업식 끝나면 병원으로 오라는 말에 B가 의아해 했지만 이내 수긍하고 A의 부모님이 가르쳐 준 장소로 바로 가.

A의 이름이 쓰여져 있는 병실에 들어서자, 의사와 간호사랑 A의 부모님이 침대에 누운 누군가의 주변에 서 있었고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 보였지.


순간 B가 설마설마하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운 사람의 곁으로 가는데, 싫은 예감은 항상 적중하듯이 그 설마하던 심정이 맞아 떨어지고 말아. 맞아. 침대에 누워 있는 아이는 당연히 'A' 였어.

A는 말그대로 느티나무와 같았어. 진짜로. 피부는 완전 건조해 나무 껍질을 떠올리기 쉬웠고 머리는 할머니처럼 새하얀색으로 돋아나 있으며, 몸은 너무 말라서 건드리기만 해도 부러질 것 같이 위태롭고 또 각종 의료기구에 의존해 겨우 숨을 쉬는 A를 보고 B가 눈물을 글썽이고 말아. A의 부모님에게 자초지종 설명을 들은 B는 이제서야 A가 '사랑을 하면 노화되는 병' 을 가졌다는 걸 깨닫게 돼.


B는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터트리고 애기 다루듯 조심히 A의 손을 맞잡으며 그 손에 뺨을 대고는 A의 이름을 한 없이 부르지. 이때 A가 티끝 만큼의 의식의 끈에 매달리며 건조할대로 건조해진 마른 입술을 힘없이 움직이며 말해.


"너를, 전부터 좋아했어."


마음 속에 줄곧 간직하고 간직했던 비밀스런 고백을 꺼내면서 A는 그렇게 99살의 노화로 세상을 떠나게 되지. 사랑하는 딸이 하늘나라로 가자, A의 부모님이 얼굴을 손으로 덮으며 꺼이꺼이 울고 의사는 "운명하셨습니다." 라고 매정하게 선고하지.

그렇게 한 동안 울었던 A의 부모님이 간신히 마음을 추스리면서 B에게 편지를 건네고 A의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될 때 까지 쭉 써내린거라며 소중히 읽으라고 대답해.

B는 말없이 편지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 방에서 그 편지를 읽게 돼. 그 편지는 B가 이런저런 친절하게 해줘서 무척이나 기뻤다 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기쁨이 담겨져 있었지.

그런 자잘한 내용들을 읽어내리면서 B는 눈물을 뚝뚝 흐르고 말아. 그리고 이윽고 A가 고백했던 것을 떠올리며 중얼거려.


"나도 너를, 전부터 좋아했어."


B도 결국에는 A와 똑같이 사랑에 녹아 든 셈이 된거였지.




어젯밤에 갑자기 머릿 속에 떠오른 건데 이런 슬픈백합이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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