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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연쇄살인마를 쫓는 여형사X연쇄살인마 피해자의 딸. 적어왔다. (재업)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18 00: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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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더럽게 오는 밤이었다. 한 방울씩 내리던 비는 어느새 한 줄기 두 줄기가 되어 피부에 멍을 찍듯, 땅을 적시고 있었다. 수진은 들고 있던 우산에 더욱 몸을 맡겼다. 그러나 우산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수진의 어깨는 빗물에 살짝 젖어들고 있었다.


 수진의 눈썹이 찡그러질수록, 우산을 같이 쓰고 있던 남자의 어깨도 움츠러들었다. 그렇다고 남자의 덩치가 마법처럼 줄어드는 일은 없었다. 


 답답해지는 속에 수진은 담배를 물었다. 수진의 하얀 손가락에 궐련이 걸리자, 굳이 말을 안 해도 남자는 담배에 불을 붙여 주었다.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는 지포 라이터 소리가 빗소리보다 더욱 크게 들렸다. 주변이 잠깐 환해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수진은 한 번 크게 숨을 들이 쉬었다.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무는 바람에 필터가 뭉개졌다. 잠을 못 잔지 이틀째다. 쏟아지는 잠을 담배 연기에 흘러 보내듯, 수진은 깊게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야, 받어.”


 “그거 선배 휴대폰...”


 “아, 씨발. 야. 담배 피고 있잖아. 지금. 내가.”


 “아, 네!”


 수진은 한숨을 푹 쉬고, 구 형사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구 형사는 뜨거운 거라도 든 것처럼 폰을 받아들었다. 나름 강력계에서 굴러먹던 형사인데도 여전히 현장은 익숙치 않은 것 같다.  


 저, 저, 씨발. 도대체 언제 내 마음에 들려나. 광수대 빡구라고 불리는 거, 지도 알려나. 


 “서울 광수대 형사 구도윤입니다. 네, 네, 네, 네. 아....” 


 구형사의 말이 늘어졌다. 새로운 소식이라도 있는 걸까.


 “선배?”


 구 형사는 동그래진 눈으로 수진을 바라봤다. 놀람과 더불어, 어딘가 기쁨이 엿보이는 눈빛이었다. 덩달아 수진도 무슨 소식인지 조금 궁금해졌다. 


 “뭔데.”


 “애, 깼다는데요?” 


 수진은 물고 있던 담배를 뱉고, 그대로 발을 비벼 껐다.  


 


 5명의 여자들이 죽어나갔다. 도심지의 으슥한 부분만을 노린 강력 범죄. 특이사항이 있다면, 그 여자들이 죽은 곳은 오직 서울. 그리고 행정구역은 강천구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특이점. 


 한명, 두명까진 그렇다 쳐도 같은 구역에서 네명 다섯명이 죽어나가니, 결국 광수대에서도 칼을 빼들었다. 여유가 되는 수많은 인력들을 마구잡이로 잡아서, 강천구 곳곳에 잠입수사를 시켰다. 관할 지구대엔 더 많은 순찰을 요청했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광수대와 지구대간에 별다른 힘겨루기는 없었다. 물론 그로 인해 쌓이는 피로감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 덕분인지 마지막 피해자 이후로는 아무도 죽지 않았다. 그게 범인이 숨 고르는 시간이었을지, 아니면 경찰이 힘을 들여 순찰을 했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에 대한 반동으로 새로운 단서도 들어오지 않았다. 범인이 여자들을 죽인 곳은 완벽한 사각이었다. 으슥하고, 쥐가 기어 다닐 것 같은 그런 곳. 강천구는 서울이었지만, 아직 군데군데 낙후 된 곳도 많았기에 쉬이 단서가 들어오지 않았다. 


 민중의 지팡이는 바싹하고, 속이 탔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단 하나, 믿는 구석이 있긴 했다. 마지막 피해자가 죽어나갈 때, 목격자가 있었다. 피해자의 아홉 살 즈음 된 딸이었다.


 구형 그랜저가 빗길을 가르고 병원에 도착했다. 미처 주차가 끝나기도 전에 조수석에서 내린 수진은 우산도 쓰지 않고, 주차장을 걸어 병원 입구로 들어갔다. 마저 주차를 마친 구형사가 허겁지겁 그 뒤를 따라갔다. 


 빗물 묻은 스니커즈가 병원 복도와 만나자 삑, 삑. 하고 소리를 냈다. 수진 일행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곳은 어느 한 병실이었다. 불이 꺼진 복도에서 건장한 사내 두 명이 그 앞을 지키고 있었다. 사내들은 수진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조용히 몸을 비켜 주었다. 


 병실 안은 흰색 수면등만 살짝 켜져 있는 상태였다. 먼저 들어와 있던 사람이 아이의 이마를 살며시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수진의 한 기수 위 선배, 은형사였다. 


 “형, 애는?”


 쉬지 않고 온 탓에 수진은 살짝 숨을 몰아쉬었다. 


 “다시 자고 있어. 많이 놀랐나봐.”


 은형사는 쯧, 하고 혀를 한 번 찼다. 수진은 그 옆에 바퀴 달린 의자를 살짝 끌고 와서 앉았다. 


 “애인데 당연히 놀랐겠지. 문 한짝 두고 제 엄마 끌려가는 걸 눈으로 직접 봤을 텐데.”


 “말 조심해. 애 듣겠어.”


 은형사가 살짝 수진을 향해 뇌까렸다. 수진은 말을 삼켰다. 그러나 궁금한 것은 궁금한 것이어서, 수진은 조용한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애가 엄마는 안 찾았어?”  


 “딱히 기억을 잃은 것 같진 않은데...”


 은형사의 말끝이 점점 흐려졌다. 수진은 뒤를 재촉했다. 


 “않은데?”


 은형사는 곰곰이 생각하다, 부쩍 길어진 머리를 마구 흐트러트렸다. 복잡한 것을 생각할 때 하곤 하는, 은형사의 버릇이었다.


 “...일단 밖에 나가서 밥이라도 먹고 얘기하자. 오늘 한 끼는 먹었냐?”


 억지로 입가에 웃음을 띈 은형사가 수진의 눈을 피했다. 


 “했겠냐? 자리에 좀 앉아있을라 치면 온갖 시선들이 날아와 들쑤시는데?”


 수진은 직감적으로 뭔가... 뭔가 있다고 눈치챘다. 


 은형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금 찜찜함을 느꼈지만, 수진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 형사 또한 두 사람을 따라가려 했지만. 


 “구형사 넌 여기 남아서 애 좀 보고 있어. 깨면 카톡으로 보고하고.”


 수진은 구형사의 어깨를 툭, 툭 건드리면서 말했다. 배가 고픈지, 구형사가 배를 살짝 잡았다. 그 모습이 꼬리를 낸 강아지 같아서, 수진의 입 꼬리에선 피식, 하고 웃음이 튀어 나왔다.  


 “포장해올 테니까. 등신아.”


 수진이 말하자, 구형사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래서 애가 입을 꽉 다물고 한 마디도 안 한다고? 경찰을 못 믿겠다고?”


 24시간 항시 여는 순댓국집에서, 다데기를 풀던 수진이 참지 못하고 결국 한 마디를 했다.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은형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애 말로는 자기가 집에서 신고를 했는데, 우린 끝까지 안 왔다... 뭐래나.”


 빙 돌렸지만 은형사가 한 말은 이러했다. 결국 지가 본 것만 믿고, 들은 것만 듣겠다는 소리다. 수진은 허, 하고 헛웃음을 한번 쳤다. 


 “고거 참 당돌한 애네. 서주경도 울고 가겠다.”


 넘어가는 돼지 내장이 부드럽다. 국물 한 숟갈을 넘기자 그제야 수진의 뱃속에 온기가 가득해졌다. 


 “영 골치 아파졌어. 애야 어르고 달래면 될 일이지만, 그 애의 처우에 대해선 어떻게 할지 고민이야.”


 “고아원이나... 입양할 곳 알아봐야 되지 않겠어?”


 “애가 원래부터 고아였던 것도 아니고, 지금 상태로는 영 마땅치 않아. 심지어 자기 엄마가 아직 살고 있다고 굳게 믿는 애한테, 갑자기 입양 얘기를 꺼내면 또 난리날걸?”


 소주 한 잔을 기울이던 은형사가 진절머리 난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근무 중 반주는 자제해야 되는 것이지만, 복잡해진 속을 풀기 위해서는 술이라도 마셔야 했다. 꼴깍꼴깍 마시면서도, 그게 참 아이러니하다.


 “일단 몽타주부터 빨리 따야 할 텐데...”


 새벽이 지나 까끌거리던 수염을 만지작거리던 은형사. 그런 은형사의 눈치를 보던 수진이 조용히 잔을 들었다.  


 “형. 내가 데려갈게.” 


 은형사의 잔에서 소주가 살짝 넘쳐흘렀다. 방울, 방울 흐르던 소주가 원목 탁자 위에 살짝 고였다. 반면 수진은 술 한 잔을 깔끔하게 넘겼다.


 “증언 따야 된다며. 나 애랑 친해지는 거엔 자신 있어.”


 “애랑 친해지는 게 문제가 아니야.”


 은형사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수진은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지금 애 혼자 이런 병원에 두는 거, 아무리 경찰병원이라고 해도 완전 미스야. 하나 남은 목격자야. 좀 더 범인이 눈치 못 챌 곳에 보호해야 한다고. 하물며 피해자의 집, 증인 보호해주는 그런 곳들은 다 범인의 눈에 노출 될 위험이 있고.... 그러니까 이럴 땐 등잔 밑이 아니라, 아예 등잔 밖으로 빼내는 게 더 나.”


 “그러니까 애도 중요하긴 한데....정보가...”


 수진의 말에 은형사가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익숙한 흐름이다. 

 

 “애가 더 중요해.”


 수진은 항상 형, 형. 하며 이렇게 자신을 휘두르곤 했었다. 


 “내 성격 알지?”


 같이 파트너를 짜온 게 몇 년인데, 어찌 모르겠는가.


 수진은 안 그런 척해도 정이 참 많았다. 


 그래서 제 멋대로 피해자들에게 다가갔다가, 제 멋대로 상처를 입어서 오곤 했다. 그 모습을 익히 알고 있던 선준은 점점 착잡해지는 마음에 소주잔을 들었다. 그 모습을 보던 수진은 오버스럽게 화를 냈다.  


 “아, 형! 그냥 내가 데려간다고. 내가 데려가서 보호할게. 그냥.”


 “니, 걔 책임질 수 있어?”


 은형사가 매서운 눈매로 수진을 바라보았다. 수진의 출근 첫 날. 나는 너를 여자로 안 보고, 한 명의 형사로 대할 거라고 말했던 그 눈매였다. 그래서 수진은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나도 몰라." 


 그래서 수진은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하지만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있어야겠지.”


 수진은 그렇게 말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선준도 수진의 눈빛을 보고, 수진의 출근 첫 날을 떠올렸다. 나한테 말을 놓으면 형이라고 부르겠다는, 그 당돌한 눈빛. 


 목격자를 당돌한 여자라고 했지만, 수진 또한 그에 걸맞는 당돌한 여자였다.  


 “그렇지만 난 여전히 반대야.”


 그러나 선준은 언제나 반듯한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이었기에 후배가 제 발로 가시밭길에 뛰어드는 걸 원치 않았다.


 “아, 형! 그러지 말고 좀!”


 수진이 한번 더 선준을 설득하려 했던 그때였다. 수진의 폰이 조용히 진동 소리를 내었다. 스마트폰 액정에 뜬 선명한 이름. 구 형사였다. 수진은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듣던 수진의 표정은 평온했다.  


 “어, 구형사. 어. 어. 어. 빨리 먹고 갈게.” 


 수진의 손이 점점 빨라진 것은, 전화를 끊은 뒤였다. 덩달아 은형사의 손도 빨라졌다. 


 “형, 우리 후딱 먹고 가야겠다.


 “왜.”


 “애, 도로 깼대.”


 후두둑, 하고 빗물이 창문을 때렸다.


 


 다시 들어간 병실엔 환의를 입은 여자 아이가 몸을 세운 채 앉아 있었다. 아이는 조용히 문을 바라보고 있었고, 어색하게 웃고 있던 구 형사가 수진과 은형사를 반겨주었다. 수진이 들고 있던 검은 봉투를 살짝 흔들자, 구 형사가 봉투를 받아 들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수진과 은형사는 침대로 걸어갔다. 아이가 수진을 살짝 올려다보았다. 수진은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을 살짝 귀 뒤로 넘겨주었다. 아이의 검은색 눈동자가 살짝 깜빡였다.   


 “아줌마는 누구예요?”


 스스럼없이 아줌마라고 부르는 아이의 말에, 살짝 마음에 상처를 입은 수진이었다. 


 아줌마라니. 


 내가 벌써 그럴 나이인가. 


 하긴 선배들도 아저씨라고 자주 불리지, 오빠라고 불릴 일은 없지... 그래도 나름 아직 젊은 마스크를 유지 중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수진이 코마 상태에 빠져 있을 때, 재빨리 수진을 소개 시켜 주려던 선준이었다.  


 “그러니까 이 아줌마도...”


 “아줌마는 네 엄마 친구야.”


 하지만 수진은 한 발 먼저 선준의 말을 끊었다. 깜짝 놀란 듯, 선준의 눈알이 튀어 나올 것처럼 커졌다.


 “엄마 친구요?”


 “응.”


 “우리 엄마는 친구 같은 거 없어요.”


 수진을 못 믿겠다는 듯, 아이의 눈빛이 의심스러웠다. 갑작스러운 아이의 말에 수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너희 엄마, 지은호잖아.”


 희생자의 이름을 꺼내자, 아이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러나 아이는 이내 거칠게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 엄마는 맞는데요. 우리 엄마는 친구 같은 거 없어요." 


 언뜻 무감정해보이는 어투였다. 그러나 아이의 표정을 본 수진은 이를 꽉 깨물 수밖에 없었다. 


 "맨날 일만 잠깐 나갔다가, 친구도 안 만나고 돌아와서 잠만 잤어요."


 억지로 울음을 삼킨 듯, 평탄한 어투에 비해 아이의 표정은 처참했다. 떨어지려는 눈물을 다시 넣으려는 것처럼, 아이는 안간힘을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은 젖살도 안 빠진 볼로 흘러버리고 만다. 


 수진은 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수진의 하얀 손이 투명한 눈물을 고스란히 찍어냈다. 아이는 그대로 눈을 감고, 수진의 품에 안겼다. 자신의 품에 안긴 이 작은 소녀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수진은 그게 걱정이 되었다.


 “고유희.”


 수진은 입에서 소녀의 이름을 꺼냈다. 


 “어떻게 아셨어요?”


 유희는 수진을 바라보지도 않고, 묻는다. 수진은 유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살짝 흐트러트렸다. 


 “내가 네 엄마한테 네 자랑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데....”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하던 수진은 살짝 품을 열어, 유희를 더욱 깊게 안아주었다. 유희는 수진의 품에 자신의 얼굴을 비볐다. 수진은 자신의 품에 안긴 이 아이가 너무 자그마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자그마해서, 가만히 두면 누군가에 의해 찢길 것 같이 아련한...   


 "저, 잘게요."


 수진의 품에서 안심했는지, 유희는 수진의 품에서 포근한 목소리를 내었다. 수진은 그것을 못 들은 척했다. 잠시 그렇게 있다가 수진은 유희를 살짝 떼어내고 내려다보았다. 유희의 눈과 수진의 눈이 서로 맞부딪혔다. 


 유희의 눈이 졸린 듯 살짝 풀렸다가, 이내 수진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황급히 시선을 옮겼다.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까 여기서 자고... 내일은 아줌마 집에 가자.”


 수진은 입꼬리에 걸린 웃음을 더욱 깊고, 진하게 비춰냈다. 유희가 내 모습을 보고 안심할 수 있도록 말이다. 비록 형사 생활로 많이 날카로워진 인상이었지만, 그래도 수진은 웃는 얼굴에 자신이 있었다. 


 “네...”


 집이라는 단어에 유희의 얼굴이 더욱 느슨해졌다. 수진은 유희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쓰다듬어주었다. 




 “야. 한수진 나 좀 봐.”


 정말 화났다는 듯, 선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리고는 쾅, 소리가 날 정도로 문을 강하게 닫았다. 에고, 하고 수진이 살짝 머리를 긁적였다. 선준이 성과 이름을 붙여서 부른다는 건, 정말 화났다는 의미였다. 


 또 한 소리 듣겠구만. 


 유희가 불안한 눈빛으로 수진을 바라보았다. 


 “유희야, 일단 오늘은 푹 자. 나도 오늘은 옆에서 자고 갈 테니까.”


 불안감을 풀어주기 위해, 수진은 일부로 옆에 있던 간이 침대를 꺼냈다. 수진의 모습에 유희가 알기 쉽게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더니, 살짝 부끄러움을 타면서 조용히 말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네, 그... 이모.”


 유희는 수진을 향해 멋쩍은 듯, 웃어 보였다. 그제야 유희가 그 나이의 그 또래 같다고, 수진은 생각했다. 


 “얘는 넉살도 좋지.”


 수진도 유희의 볼을 살짝 꼬집고, 수면등을 끈 채 밖으로 나갔다. 


 수진의 손에 남은 그 감촉이, 참 보들보들했다.



 잠에서 깬 이후, 유희는 다시 잠들려고 했지만 깊게 잠들 수가 없었다. 유희가 깨고 난 이후 가장 먼저 본 사람은 수면등 밑 그늘진 은형사였고, 그 다음으로 본 사람은 수면등보다 까마득하게 커서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구형사였다. 


 엄마를 잡아간 사람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사람이 어둠 속에 있었다는 것만이 유희의 기억 속 작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자신을 수진이라고 소개한 사람은 환한 얼굴이었다. 수면등보다 크지도 않고, 멀지도 않아서 그 하얀 얼굴이 너무나도 환하게 드러났다. 유희는 수진의 얼굴이 좋았다. 수면등에 모두 다 비치는 주먹만한 그 얼굴이 좋았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이모'라고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이, 유희는 살짝 부끄러웠다. 그러나 호칭을 '이모'라고 얼결에 말해버리고 말았으니, 이제와서 다른 호칭으로 바꾸는 것도 애매했다.


 전혀 모르는 이모가 새로 생기고 말았다. 하지만 그게, 마냥 기분이 나쁘지 않은 유희였다. 어쩌면 저 이모라면 끌려가버린 엄마를 데려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희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도 밤은 깊어간다. 구름이 달의 나신을 두드렸을 때, 유희의 눈꺼풀도 점점 무게를 더해 간다.

 

 이모의 얼굴과 엄마의 얼굴을 머릿속에 동시에 그리면서, 유희는 잠에 들었다. 



 - 


 내가 쓸 수 있는 오네로리.


 다시 보니까 감정선 부분이 너무 미흡한 게 많아서,끝부분은 거의 다른 소설이 됐네. 


 자꾸 재업만 해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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