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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갓컾 보고가쉴 ㅎㅎ

뮻ㅇ(155.41) 2019.02.18 13:09:23
조회 1484 추천 2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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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린의 소재 멘트는 '네가 아니라고 해준다면', 키워드는 미열이야.

그리운 느낌으로 연성해 연성


#


<린쨩, 오늘 시간 괜찮아?>


앞에서 열강을 쏟아내는 교수님의 시선을 피해 방금 느껴진 핸드폰 진동의 정체를 슬쩍 확인한 린은 복잡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다시 내려놓았다. 잠금을 풀지 않아도 내용을 전부 볼 수 있을 만큼 간략한 문자 한 통. 그 속에 담긴 숨겨진 의미 따위는 린이 지금 수업에서 얻어가는 지식의 깊이 만큼이나 얕은 게 당연했다. 정말 평범하기 짝이 없는 메시지. 그런데 왜 이렇게 설레는 걸까.


그렇다고 코토리가 린에게 이렇게 스케줄을 물어오는 게 이례적인 일이냐고 한다면 그렇지도 않았다. 코토리가 먼저 걸어오는 대화의 절대다수는 간혹 나오는 오타 외에는 지금 받은 문자와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내용으로 운을 띄웠다. 린쨩, 오늘 시간 괜찮아?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질문 있으신 분?"


네, 교수님, "다들 주말 잘 보내셨나요?" 부분부터 "질문 있으신 분" 까지가 이해가 안 갑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솓구치는 호기심을 뒤로한 채 린은 자리에서 튀어 오르듯 일어섰다. 한 시 13분. 코토리의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터였다.


강의실을 나서자마자 수업 내내 자신을 유혹하던 전화 버튼을 눌렀다. 뚜르르, 뚜르르.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벨 소리가 반복될 때마다 심장 박동이 조금씩 더 빨라졌다. 다음 수업에 들어가면 문자로는 대화하기 힘들 거니까. 코토리쨩 목소리 듣고 싶다, 라는 마음의 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린은 자신의 초조함을 합리화했다.


[-여보세요?]

"코, 코토리쨩? 혹시 바쁠 때 방해한 건 아니지? 이따가 다시 걸어도 되는데-"

[지금 밥 먹던 중이니까 걱정하지 마. 아, 혹시 오늘 시간 안 되는 거야?]


코토리의 목소리에 진하게 배어 핸드폰 너머로 전해지는 옅은 웃음기는 린의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코토리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린은 손사래를 쳤다.


"아냐, 린은 오늘 하루종일 아무것도 없다냐! 언제 가면 되는지 물어보려고..."


오늘 저녁에 잡혀있던 술자리는 그렇게 간단하게 린의 스케줄에서 지워졌다.


[네 시 이후엔 아무 때나 괜찮은데... 여섯 시쯤 스튜디오로 올래? 수업 언제까지야?]


나는 네 시도 되는데. 아니, 코토리쨩만 괜찮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데. 입 밖으로 꺼냈다간 분명히 후회하게 될 속마음을 억누른 채 린은 격한 동의를 전했다. 응, 여섯 시까지 꼭 도착할게! 출발할 때 문자할게.


전화가 끊긴 뒤에도 린은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핸드폰을 귓가에서 떨어트리지 못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코토리쨩 목소리는 암만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냐. 특유의 간드러진 목소리를 듣고 있던 탓일까, 조금 현기증이 나는 것 같았다.


#


약속 시각보다 족히 반 시간은 일찍 도착한 린은 몇 번째 찾아오는 스튜디오 건물을 위아래로 흩어봤다. Southern Bird Studio. 역시 영어 대신 본명으로 하는 게 훨씬 예뻤을 것 같은데. 코토리 스튜디오. 너무 사심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유럽으로 유학을 하러 간 코토리는 3년 만에 모두의 앞에 나타나 본인 명의의 브랜드와 스튜디오의 시작을 알렸다. 하여튼 금수저는 맨땅에 헤딩을 해도 땅이 두 쪽 난다니까, 같은 부러움과 동경 섞인 놀림도 잠시. 밤을 새워가며 뮤즈의 의상을 제작하던 코토리는 어느새 화면 속에서만 보던 사람들 옆에 이름을 건 패션쇼를 일 년에도 몇 번씩 주최하는, 어디 가서 이름을 팔면서 자랑할 수 있을만한 스타 디자이너로 거듭나 있었다.


그래서일까, 코토리의 스튜디오 앞에 설 때면 그녀가 몇 년 전 자신들과 같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던 사람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물론 그녀를 향한 린의 마음은 몇 년째 그대로였지만.


쓸데없는 회상과 공상만을 이어가던 린은 마침내 건물 안으로 들어설 용기를 일으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정도면 너무 일찍 온 것 같지 않겠지. 린은 코토리를 대할 때 몇 가지 규칙을 정해두었다. 오버하지 말 것, 착각하지 말 것, 들키지 말 것. 그동안 그녀와 코토리의 관계를 유지해준, 참 고마우면서도 원망스러운 규칙이었다. 탓할수 있는 건 아무런 용기도 내지 못하는 자신이 전부였지만.


"...코토리쨩?"

"앗, 린쨩! 일찍 왔네?"


해맑게 자신을 반기는 코토리의 미소에 죄책감마저 느껴졌다. 그 뒤를 따르는 건 어차피 코토리는 신경도 쓰지 않을 거라는 자조였다. 호시조라 린, 병신.


"오늘은 몇 벌이야?"


그래, 코토리가 그녀에게 연락해오는 이유는 하나였다. 원래 입어주기로 했던 모델이 오늘 아프다고 해서, 조부모님 제사라고 해서, 강아지가 숙제를 먹었다길래. 코토리는 매번 다른 이유를 갖다 붙이곤 했지만 그녀 역시 린이 그런 이야기들을 전부 믿을 거라 생각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두 벌만 입어주면 돼. 컨셉은 똑같은데 디자인에서 의견이 갈려서..."


그래, 코토리도 린 본인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일 게 분명했다. 패션쇼가 성공적으로 끝마칠 때마다 입어봐 줄 수 있냐며 코토리가 내미는 옷은 가슴이 미세하게 크고, 허리가 아주 조금 작고, 기장이 미묘하게 길었다. 처음 몇 번은 다른 모델에게 입혀보라며 부끄러워하던 린도 금세 그 옷들이 이미 자신과 매우 비슷한 체형의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애인에게 옷을 선물하기 직전에 확인해보는 피팅 모델.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린은 좀처럼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우미쨩이랑 단둘이 패션쇼 하는거야?"

"...응."


가끔 린이 대놓고 물어볼 때면 부정하지 않고 얼굴을 붉히는 코토리의 반응은 린에게 있어 몇 번이고 보고 싶은 고귀한 장면이면서도 도무지 적응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한 번만, 단 한 번만 네가 아니라고 해준다면. 나는 너에게 고백할 텐데.


#


지금 끝에 한 줄 미리 써놓고 중간부터 술 처먹고 쓰는 거라 뭐라 썻는지도 모르겟는데

술 깨봣자 이어쓸거 같지는 않아서 올림

코토린은 씹마이너지만 갓컾이에요 제발 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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