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선생님으로 임용된지 2년 쯤 된 바이

유들유들한 성격으로 아이들과도 잘 지내며 나름 인기있는 선생님 

케이트는 문무겸비한 우등생으로

바이의 수업 준비를 돕거나 함

처음엔 그냥 평가 점수를 위해 시작한 것이었음

케이트는 바이의 수업 방식은 마음에 들어했지만

자신의 이상적인 교사상과 맞지 않는 바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이 시간을 보낼수록 점점 쾌활한 바이 선생님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학생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며 신경써주는 모습에 어느 순간 푹 빠지게 됨

케이트는 그래도 본인 마음을 모름

어느 날 A반의 노트를 걷어오라는 심부름을 하게 되는데

시킨대로 노트를 걷어 교무실로 간 케이트

하교 시간이라 교무실엔 노을빛이 비추는데

헐렁한 저지 차림을 한 바이가 자기 자리에 앉아 졸고 있음

조용히 노트를 내려놓은 케이트가 바이 선생님의 얼굴을 천천히 뜯어봄

교장 선생님의 잔소리에 코에 한 피어싱은 뺐지만 귀에 한 거는 포기못했구나 생각하며

빤히 보던 케이트는 스르르 눈을 뜬 바이와 딱 시선이 마주치고

별 것도 아닌데 확 달아오르는 얼굴에 자기도 모르게 노트 저기 놔뒀어요! 하고 도망쳐버림

바이는 달아나는 케이트의 뒤에 대고

심부름값으로 컵케익 챙겨놨는데 먹고 가지! 하고 외치지만

이미 케이트는 저 복도 끝까지 간 상태

왜 저러지 하고 머리를 긁적인 바이는 펜을 꺼내 노트를 확인하기 시작하고

자기 반까지 돌아온 케이트는 화끈거리는 뺨을 두 손으로 감싸쥔다

그 뒤로 괜히 바이를 의식하게 된 케이트는 오히려 더 쌀쌀맞은 태도를 보임

바이는 자신을 잘 따르던 학생이 대체 왜이러나 싶어서 더 잘해주려 함

그럴수록 속이 타는 케이트..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시험 끝났는데 놀러가지 그래 하는 바이의 말을 들은체도 안하고 묵묵히 다음 수업 유인물을 정리하던 케이트는

이만 가볼게요 라는 말과 함께 짐을 챙김

밖은 폭우가 쏟아지는 상태

태워준다는 바이의 제안을 거절하려하지만

늘 꼼꼼하고 완벽했던 케이트가 그날만큼은 우산을 깜빡한 것

선생님용 주차장으로 한 우산을 쓰고 가는 두 사람

그날따라 유난히 왼쪽에서 느껴지는 바이의 온기가 따뜻해서 케이트는 울고 싶은 기분이 된다

찰박찰박 물을 밟고 가는데 둘 중 아무도 입을 열지 않음

문득 바이가 말을 꺼냄

케이트, 무슨 일 있어 요즘?

늘 컵케익이라는 애칭으로 불러주다 진지하게 물으려는 것인지 이름을 불러주는데

케이트는 그것마저도 서운한 것

선생님...

응?

목 끝까지 좋아한다는 말이 올라왔지만 케이트는 꾹 참고 말을 돌림

고백 많이 받아봤어요?

음, 조금?

우리 학교 애들한테서도?

여고잖아 여긴

다 안다는 눈으로 빤히 쳐다보는 케이트에 

한숨을 한 번 쉰 바이가 솔직하게 대답함

그래

얼마나요?

집요하게 캐묻는 케이트가 이상하게 생각된 바이

그래도 예뻐하는 학생이니 만큼 볼을 긁적이며 대답해줌

2년 동안 열 번은 넘게 받았지

그랬구나...

별 걸 다 물어보네

그냥 궁금했어요

입 안쪽 살만 잘근잘근 깨물며 바이의 차에 올라탄 케이트

차를 두드리는 빗소리와 조용한 라디오 소리만 흐르는 차는

매끄럽게 케이트의 집 앞에 도착하고

안전벨트를 푼 케이트는 용기를 낸다

선생님...

응

좋아해요

고백한 케이트는 귀가 멍해질 정도의 침묵에

화닥닥 차에서 내려 집으로 뛰어가고

바이 선생님은 멍하니 케이트의 뒷모습만 쳐다보다 집으로 핸들을 돌림

다음날 바이는 케이트가 수업 준비를 도와주러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방과 후 텅 빈 교무실에 들어온 케이트

하지만 눈을 마주치려 들지 않음

말없이 프린트를 정리한 두 사람 중

먼저 입을 연 것은 바이였다

케이트, 어제 한 말 많이 생각해보고 한 거지?

...네

미성년자와 성인이 교제하는 건 문제가 있어. 

말없이 시선을 피하는 케이트

그런 케이트의 손을 살짝 잡은 바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케이트를 사랑스럽게 생각한다

손만 잡을 거야

네?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손만 잡는다고. 

어안이 벙벙한 케이트에게 단호하게 선언하는 바이

..였으나 갑자기 한 발 물러선다

아니다 포옹까진 괜찮지 않을까?

...선생님.

이번엔 바이가 깨갱해서 케이트의 눈치를 보는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케이트는 바이의 목을 꼭 끌어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네...네 포옹까지 해요...좋아요...좋아해요

그렇게 매우 건전한 교제를 시작하는 두 사람이 보고 싶다

막 고3되어서 이제 수업 준비 돕지말고 수능 준비해~해도

다른 애한테 맡길 수 없다고 고집부리는 케이트나

보충수업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자신의 집에 놀러온 케이트를 보며

떳떳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 뽀뽀 욕구를 참는 바이

그런 바이에게 냉큼 뽀뽀하는 케이트와 괘씸죄로 케이트의 코를 꼬집는 바이 같은 거

보고싶다,,,,,,Yㅅ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