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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원조교제 하다가 딸한테 들켰어요. 어쩌죠? (내공 10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3.03 18:03:48
조회 2413 추천 5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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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 길면 밟힌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짓을 했을 때에 그 빈도가 짧으면 결국엔 누군가에게 걸린다는 말인데, 그 격언이 내포하고 있는 속뜻은 주로 나쁜 짓을 향한 말이기도 하다.


예부터 전해져오는 말들 중에는, 어쩜 이리 틀린 말이 하나도 없는 걸까. 수연은 그러한 진리를 통렬하게 몸과 마음으로 깨달았다. 아니, 통렬하다. 라고 말하기엔 조금 부족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지금 수연의 마음 상태를 표현하자면, 통렬하다보다는 침통하다라고 표현하는 게 확실히 옳은 느낌이다.


그리고 침통한 마음을 느낀 사람은 수연뿐만이 아니었다. 그 공간에 있었던 또 다른 한 사람.


수연의 딸인 지은도 제 엄마와 같은 감정을 느꼈다.


같은 감정을 느껴서 기쁘다기엔, 굉장히 당황스러운 만남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만난 것이니까.


그게 지은은 참 당황스러웠다.


지은은 모텔 문짝 앞에 멍하니 서서, 엄마를 바라보았다. 매일 보았다고 느낀 얼굴과 인영이었는데도, 지은은 왠지 모를 낯설음을 느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은 엄마였다. 항상 지은의 기억속에서 웃고 있던 엄마였다.


어릴 적의 사진 속에서 자신을 안아주었던 엄마. 초등학교 학예회 때 손을 흔들어주었던 엄마. 초등학교 졸업식 날, 같이 사진을 찍을 때 나보고 웃어 보이라던 엄마. 비가 오던 하교 시간, 나를 데리러 와준 엄마.


그런 엄마가 이곳에 있었고, 자신 또한 분명히 이곳에 있었다.


살짝, 구역질이 났다.


제 아무리 좋은 기억을 끌고 덧대려 해봐도, 기억에 추억이 덧입혀지는 일은 없었다. 되려 컬러 사진이, 흑백 사진으로 변하는 느낌만 가득했다.


현실감 없는 상황에, 정신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지은은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들어올렸다. 당연히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그곳엔 역시 엄마가 있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부침개 반죽을 태워먹어 미안하다며 멋쩍게 웃어보였던 엄마가.... 있었다.


“엄마....”


지은은 엄마를 바라보았다.


길고 긴 밤. 꼴랑 18만원이라는 가격으로 자신을 사버린, 엄마를.


“일단 들어와.”


행여나 누가 볼세라, 수연은 지은의 손을 부여잡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복도에 몇 분 동안이나 가만히 서 있는 것은, 누군가의 이목을 끌 이유가 충분히 됐다.


끼익, 하고 문이 닫혔다. 그 소리가 어쩐지 더욱 귀에 선하다.





모녀의 만남 장소로 이루어진 모텔 방은, 한눈에 봐도 너무나 허름했다.


이 부근에서 가장 후미진 곳이기도 하고, 가장 싼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렴한 방값에 비해, 서비스는 최악이었다. 있는 것이라곤 작은 냉장고 하나와 작달막하게 딸린 욕실 하나뿐이다.


이 부근으로 놀러온 이들도, 이 여관은 참 많이들 꺼렸다.


그래서 수연은 항상 만남 장소로 이곳을 골랐다.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너무나도 낡아빠진 이곳이, 수연에겐 최적의 장소였다. 그러나 구멍은 항상 요상한 곳에서 터지기 마련이고, 오늘의 수연은 그것을 알지 못했다.


설마 지은이 이런 일을 하고 있을지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


카톡으로 보낸 몸 사진이 눈에 익었을 때부터 의심을 했어야 했는데. 그저 일전에 한번 만난 아이인줄로만 알아서, 방심을 해버렸다.



조용히 침대에 앉아있는 지은의 모습이 수연의 눈에 들어왔다.


친구네 집에서 자고 온다면서 나갔던 딸. 낮과는 분명히 다른, 허벅지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핫팬츠를 입은 딸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제법 날티가 나는 화장 덕에, 그러한 느낌이 수연에겐 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지은은 수연과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그저 두 무릎에 손을 올리고 눈동자만 뒤룩뒤룩 굴렸다. 지은은 만남 어플에서 엄마였던 사람과 짤막한 대화를 나눴던 게 기억났다.


‘15요?’


‘아 좀 짠데’


‘저 미자니까 3은 더 주세요’


‘그쪽도 나이 좀 있으니까 그 정도는 해주셔야죠?’


엄마인 걸 알았으면, 이딴 미치광이 채팅은 보내지도 않았다. 그냥 육욕을 못이긴 평범한 아줌마라고 생각해서, 그딴 소리를 지껄였는데 알고 보니 그 아줌마가 엄마.


ㅋ.......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그곳에 있는 제리를 때려죽이고, 바로 목매달고 헤까닥 죽기라도 할 텐데.


세상은 빠져 나갈 구멍을 그리 쉽게 주지 않는다.


모녀는 모녀인지, 수연 또한 어플에서의 채팅을 생각하고 있었다. 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때는, 그냥 당돌한 꼬마 숙녀인 줄 알았다. 수연의 태도가 제법 귀엽다고 느꼈고, 이 아이는 침대에서 어떻게 울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분명 했다.


그래서 이모티콘 몇 개를 더 보내 알았다고 답변해 주었는데.... 설마 그게 지은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수연이었다.


“왜...”


수치심을 이기지 못한 수연의 입가에서 외마디가 튀어 나왔다. 오랫동안 말하지 않아, 혹은 충격을 받은 것 때문인지 목소리가 많이도 잠겼다. 그런데 이제 뭐라고 해야 될지, 수연은 알 수 없었다.


“아니다.”


그래서 수연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늘어지려는 말을, 단칼에 잘랐다. 수연은 충격에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리기 시작했다.


어떤 식으로 말을 꺼내야 둘 다 상처 받지 않고 잘 해결 될까. 아이를 탓하기엔 자신도 잘한 게 정말 단 하나도 없다. 오히려 상처 받았을 아이를 생각하면 그냥 묻어두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실 이것도 거짓말이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살짝 부여잡은 수연은 그냥 자기합리화를 포기했다.


“엄마는?”


그냥 수연은 지은이 이렇게 말할까봐 두려웠다. 자신이 뭐라고 했을 때에, 딸에게 책망 받을 것이 오히려 두려웠다. 매서운 표정으로 힐난할 딸의 모습이 두려웠다. 그래서 수연은 입을 꾹 다물고, 다른 주제를 생각하려 애썼다.


그리고 늘 할 말이 없을 때, 꺼내던 식상한 주제를 다시 꺼내고야 말았다.


“밥은 먹었니?”


지은은 학교가 끝나고 집에 들어갈 때마다, 그 이야기를 마치 저에게 한 인사인 마냥 들었었다. 석식을 먹고 오는데도 물어보는 걸 보면, 할 말이 없어서 그러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은은 엄마의 ‘밥 인사’가 참 싫었다.


하지만 오늘의 ‘밥은 먹었니?’ 는 뭔가 참 색달랐다.


“아, 아뇨.”


갑자기 말을 하려 하니 살짝 놀랐는지 지은은 말을 더듬었다. 평소 같았으면 ‘아, 먹었어.’ ‘아, 먹었다고.’ ‘엄마는 인사가 밥이야?’ 등 참 여러 가지 말이 나왔겠지만, 오늘은 지은의 성격에 비해 참 정중한 반응이 나왔다.


“왜 존댓말이야. 갑자기.”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닌 모양인 듯, 수연은 웃음을 가장한 채 표정을 꾸몄다. 그런 지은의 옆에 수연은 조심히 앉았다. 자신과는 분명히도 다른 무게감이, 침대를 누르고 가라앉았다. 그러한 부유감을 지은은 느꼈다.


그냥 단순히 엄마와 침대에 앉아 있을 뿐인데. 입장 하나로 지은은 참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


수연은 지은의 손을 조용히 꼭 잡았다. 쉬이 도망가지 못하게, 깍지까지 껴버려서 지은은 살짝 당황했다. 이를 악 물지 않았다면 히익, 하고 새된 소리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밥 먹으러 가자.”


백조가 수면 위에 떠있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갈퀴를 쉴새없이 움직여야 한다. 수연은 마치 백조라도 된 냥, 안간힘을 다 해 아무렇지 않은 ‘척’을 가장했다.


이렇게 용기라도 내는 게, 어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수연은 살며시 지은의 눈치를 봤다. 하지만 지은은 눈을 마주치려하지도 않은 채 그저 묵묵부답이었다가, 결국 몇 분이 지나서야 늦은 대답을 했다.


“네.”


긍정을 의미하는 지은의 대답에, 수연은 안도의 한숨을 푹 쉬었다. 일단 뭘 먹으러 가서, 분위기부터 환기를 시켜야겠다는, 수연의 얄팍한 수였다. 그러나 얕은 수지만, 수연은 분명 지은이 저를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딸인 이상, 지은도 더 이상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묻어두었으면 묻어뒀지. 파헤치는 건 같이 죽자고 하는 것이랑 다를 게 없으니까.


추악한 마음이지만 그런 생각에 수연은 안도감을 얻었다.


“나가자.”


그래서 수연은 확신을 가지고, 지은의 손을 잡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던 지은도 수연을 따라 침대에서 일어났다.


“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지은은 존댓말이었다. 잠시간의 일시적인 변덕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일로 2차 사춘기가 직빵을 와도 수연은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하지만, 그러나, 수연은 그게 마치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불편했다.



-


이렇게 서로를 의식한 두 사람이 여차저차 잘 된다는 이야기.


경사났네, 경사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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