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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자급자족 썰) 릿카아카 데이트

♥릿카아카♥(116.124) 2019.03.03 20:10:29
조회 766 추천 2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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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 서둘러 가야만 한다. 릿카는 혹여나 빠트린 것이 있나 머릿 속에 그려본 뒤 집을 나서며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말을 전하며 쏜살같이 뛰어갔다. 오늘은 아카네와 데이트 하는 날. 그런데 약속 시간이 어느 새 훌쩍 넘어가버렸다.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카네가 상당히 토라진 표정으로 질책할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거친 숨을 고르지 않고 쉴새 없이 달려나간 릿카가 겨우 약속 장소가 눈에 보이자 걸음을 늦췄다. 터벅터벅. 발걸음은 좀 전에 급박한 박자에서 느릿한 리듬으로 바뀌고, 뜀박질 때문에 심장소리가 쿵쿵 날뛰는 것을 잠재우기 위해 짧은 헛기침을 하며 '하─앗' 하고 날숨을 내뱉었다.


'응? 어라?'
그런데 이상하다. 아카네의 모습이 보여야만 할 터인데 좀 처럼 보이지 않았다. 릿카가 약속 장소에서 두리번 거리자 눈에 띄는 벚꽃색과 가까운 연한 분홍 머리의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음 지었다. 그리고 이름을 부르려던 찰나, 왠 키가 멀대같이 큰 남성이 아카네에게로 접근하더니 무어라 말을 거는게 아닌가. 아카네는 그런 남성을 보고 뿌리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뭐지.'
갑작스런 상황을 목격한 후 릿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가졌다. 아는 사람인가? 하지만 아카네의 표정을 읽어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릿카는 잠깐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30대 정도로 추정되는 남성이 바디랭귀지를 취하며 아카네를 설득하는 것 같이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 아카네가 싫증난 표정으로 시선을 회피하자, 남성은 몸을 앞으로 내밀며 아카네의 팔을 붙잡았다. 그 순간, 릿카는 그 상황이 무엇인지 깨닫자마자 힘차게 아카네에게로 걸어나갔다. 그런 후 남성과 아카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저희 약속이 있거든요. 방해하지 말아주시겠어요?" 라며 차가운 한마디를 던지고 아카네의 빈 손을 우악스럽게 잡아 끌었다.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소리와 비장한 표정으로 아카네의 손을 이끄는 릿카의 귓가에 애원하는 목소리가 흘렀다. 릿카, 손 아파. 아프다니깐. 그제서야 아카네의 손을 너무 꽉 잡았다는 것에 알아차린 릿카가 서둘러 손을 놓고는 사과하였다.


"정말─. 오늘 릿카, 뭔가 박력있어."
"미안해...."
"질투한거지~내가 남자랑 얘기해서. 그지~?"
"그게 아니라....모르는 사람이 아카네에게 안 좋게 하려잖아."
"그게 질투한거잖아."
"....어휴, 말이나 말자."


땅이 꺼지라 한숨을 쉰 릿카가 천천히 아카네의 옷차림을 살펴보았다. 머리에 씌워진 어두운 색의 배레모와 상의는 밝은 색의 털옷이고 그 위에 어깨 아래로 걸쳐진 자켓. 아랫쪽은 핫팬츠에다가 무릎 위쪽 길이까지 올라간 오버 니삭스. 문득 아카네의 얼굴을 바라본 릿카가 흠칫하고 딴청을 피웠다. "릿카, 왜 그렇게 뚫어져 본거야~?" 라고 놀려대며 팔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 대답을 확인하려는 아카네에게 다시 한 번 손을 맞잡고 "시간 아까우니까 빨리 가자." 라고 얼버무리면서 나아갔다.


데이트니까 거창해야지 까지는 아니었다. 그냥 딱 친구와 함께 거리에 노닥거리는 정도이려나. 아카네와 노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고, 둘이서 대화를 주고 받으며 둘러보는 것 자체가 감지덕지이니까. 함께 스티커 사진을 찍거나, 오락센터에 들리기도 하고, 또 군것질이나 영화감상도 하였다(상영하는 영화들 중에 유독 괴수 관련 영화가 없어 아카네가 시무룩 한 걸 달랬었다)


"짜잔!! 이거 봐봐."
"뭐야 이거."


근처 노점상에 발을 멈추고 구경하는 릿카에게 아카네가 뭔가를 발견하고 불쑥 내밀며 말하였다. 언뜻 보기에는 토끼모자 같이 생겼다. 모자의 사용도를 전혀 모르는 릿카에게 아카네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다짜고짜 그것을 머리에 씌우고는 푸스스 웃음을 터트렸다.


"잠깐, 뭔데."
"푸핫!! 릿카짱 귀여워~~"
"잠깐, 뭔데!!?"


다급한 목소리로 머리에 씌워진게 무엇인지 그것에 손을 올리려 하는 릿카를 아카네가 단호하게 저지하고는 얼굴을 들이밀며 능청스럽게 말하였다.


"──알고 싶어?"


타오르는 화염의 불꽃색이 빤히 눈동자를 들여다보자, 릿카는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여본다.


"이 발바닥을 꾸욱 눌러보면─…"


모자의 기다란 원단 끝에 있는 동물 발바닥에 아카네가 엄지로 자근자근 누르니 토끼모자 귀에서 뿅뿅 하고 펄럭거리며 움직였다. 이를 본 아카네가 "아, 진짜 릿카 너무 귀엽다~~" 라고 어깨를 들썩거리며 깔깔 웃으면서 버튼에 손을 떼지 않았다. 그제서야 머리에서 펄럭이는 토끼귀의 움직임을 알아차린 릿카는 부끄러움에 그만 얼굴이 화끈거리고 또 무안해져 얼떨결에 양 손바닥으로 아카네의 볼을 감싸 짓이겼다. 처음에 하지말라고 옹알거리던 아카네의 말이 다음 말에서 순순히 사과 하고 나서야 볼에서 손을 뗄 수 있었다.


즐겁다. 마음 속에 진심으로 우러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즐거웠던 시간은 언제나 끝이 있는 법이다. 하늘을 잠깐 올려다 본 릿카가 얼마남지 않았다 라는 것을 직감하고 맞잡은 아카네의 손에 힘주었다. 아카네가 고개를 돌려 릿카를 주시하였다. 씁쓸해보이는 안색에 무어라 대답하려다가 말았다. 얼마 쯤 걸어나갔을까. 두 사람의 집 한 채가 점점 가까워지고 릿카와 아카네는 그와 동시에 걸음을 멈추었다. 몇 발자국 앞으로 가면 집 문에 도달한다. 그러나 정작 릿카는 발을 움직이지 않았다. 주춤거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릿카."


아카네는 그런 릿카의 팔을 잡으며 가볍게 흔들고 말을 걸었다. 이에 릿카가 고개를 들며 시선을 아카네에게 향하자 코 끝을 간지럽게 하는 좋은 향기가 갑작스레 덮쳐지면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입술에 살짝 닿기만 한 키스. 발 끝을 세우고 팔소매를 붙들면서 아카네가 입을 맞춰온 것이다. 그러다가 곧 릿카의 품에 아카네가 파고 들면서 그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또 올테니까..."
".......응."


연한 분홍색의 머리칼을 손으로 빗어내린 릿카가 아카네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해가 저물어가는 그 뒤에는 온통 다홍빛으로 물들여져 빌딩 건물과 두 사람에게로 뻗는다. 또 언제 아카네와 데이트를 할 수 있을려나. 꼭 끌어안은 아카네의 온기를 느끼며 생각했다. 한동안 머물었던 품 속에 서서히 떨어진 릿카가 드디어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한 걸음, 두 걸음 집 문 앞에 도달한 릿카가 뒤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손잡이에 손을 뻗었다.



또 너와 데이트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릿카 아카네 데이트 보고 싶어서 쓴 글. 나만 릿카아카 파는 것 같아....그림이나 소설 써줘 개추할게(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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