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어느 날 아빠의 여자가 찾아왔다 -1-모바일에서 작성

슬픈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3.14 04:57:51
조회 948 추천 34 댓글 6
														

손에 들려있는 낡아 헤진 책은 제 색을 잃었다. 본디 하얬었을 책은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다. 가만히 책만 보고 있던 시선을 돌리고 책장을 덮었다.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아빠의 물건.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집에 오면 책만 보고, 전화가 오면 나를 피해 자리를 뜨던 자신의 피가 반절이 흐르는 남자. 같이 있으면 서먹하기만 했을 뿐이었으니 오히려 없는 게 나에겐 편할지도 모른다. 기억도 나지 않는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 해주겠다던 예전의 다정하던 아빠는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무릎위에 두었던 책들을 책상위로 다시 올려놓고 멈추었던 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아빠의 물건들은 모두 정리하기로 했지만, 어째서인지 내 시간만 빼앗기고 있었다. 정리를 끝내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있었다. 책상위에 올려져있는 작은 시계를 보니 청소는 절반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시간은 아빠의 방안에서 다섯 시간을 채우고 난 뒤였다.


수능을 볼 수능생이니 빨리 정리를 끝내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건 본인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일이었다. 평소에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에만 열중했고, 애들하고는 밖에서 만나 논적도 고등학생이 된 후부터는 없었다. 아빠에게 짐을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아서 하루라도 빨리 일자리를 구하고, 이 집을 나갈 생각만 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들이 전부 무산되었다. 멍청히 책의 겉표지만을 보고 있었을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올 사람들은 다 왔을 텐데, 누가 이 밤중에 찾아온 거지? 시간은 10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여고생 딸이 혼자 있는 집에 민폐를 끼치며 찾아올 사람은 지인이 적은 아빠에겐 이미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누구세요?”

대문을 열자 찬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봄이지만 아직 날씨가 풀리지 않은 탓인지 금방 한기가 들었다. 얇은 겉옷을 여미고 집을 찾아온 사람을 향해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빠 지인이세요?”

또 대답이 없는 사람은 가녀려 보이는 여자였다. 인상은 날카로웠지만, 어딘가 느낌이 그랬다.
이제 막 회사에서 퇴근하고 오던 길이었는지 여자의 복장은 잘 다려진 정장이었다. 까만 구두에도 먼지 하나 찾아 볼 수 없어서 여자는 무척 깔끔해 보였다. 까만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스타일과 진하지 않은 옅은 메이크업도 여자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보여주었다.
문을 닫아야할까? 고민을 하고 있으니 여자가 불쑥 열린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당황했지만 표정이 워낙 티가 나지 않아 무덤덤하게 여자를 보게 됐다.
여자는 나보다 키가 조금 컸다. 구두를 신어서 그런지 눈높이의 차이가 조금 있었다.
집안을 보던 여자는 고개를 돌리고 나를 쳐다봤다. 한 성깔 있어 보이는 눈매가 도도해 보인다.

“잘 부탁해.”


여자의 말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잘 부탁한다고? 뭐를?

“무슨 말이세요?”

“아빠를 빼다 박았네.”

내 질문에 맞지 않는 대답을 돌려준 그녀는 내 뺨을 만졌다. 얼음장 같은 손의 찬기에 나도 모르게 뒤로 한 발 물러섰다. 이제 보니 여자는 꽤나 오랜 시간을 밖에서 보낸 거 같았다. 붉어져있는 뺨과 손이 그걸 말해줬다. 여자는 내가 벌린 거리를 좁히고서 그렇게 한참을 내 얼굴을 보고 손으로 만지기만 했다. 여자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리움이 가득 찬 슬퍼 보이는 눈동자에 여자가 만족할 때까지 그 자리에 서있었다.



====================

글 솜씨가 없어서 욕먹을 지도 모루겠다...ㅠ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34

고정닉 7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영포티룩도 멋지게 소화할 것 같은 40대 스타는? 운영자 25/10/27 - -
- AD 은퇴한 걸그룹 출신 엑셀방송 출연 후 수익 공개 운영자 25/10/24 - -
- AD 월동준비! 방한용품 SALE 운영자 25/10/23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51369 100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0977 120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0]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218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6816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3353 39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601 68
1331450 공지 공지 [3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9153 53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6643 10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5059 8
1818255 일반 ㄱㅇㅂ)아 유튜브 또 야랄이네 [2] 커틀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8 34 0
1818254 일반 짤녀가 정실이면 기상함 [4] FelisKa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8 30 0
1818253 일반 영웅이 총수야 ㅜㅜ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5 25 1
1818252 일반 이른 월요일 아침에 잠시 시간 됩니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3 22 2
1818251 일반 왜 하늘은 월요일을 만들고 쥰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6 21 1
1818250 일반 스포) 와타타베 11권 이걸 여기서 끝낸다고? [3] 두라두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8 53 0
1818249 일반 톱맨 2기 기대된다 우주오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7 35 0
1818248 일반 ㄱㅇㅂ)백붕이 맞팔 받았어! [4] 신유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3 62 7
1818247 일반 계약자매 쭉 나가는게 너무 좋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2 49 0
1818246 일반 "시오리쨩 모시카시데 비늘??기모치와루이!!!" [9] ㅇㅇ(219.254) 07:10 88 5
1818245 📝번역 소꿉친구는 냐아하고 울며 치마 속 11화 [7] Umik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164 17
1818244 일반 와 오늘 ㅈㄴ춥다;; [3] 동바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 49 1
1818243 일반 혼자 오줌 못쌌다는건 진짜임? [8] plyf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4 133 1
1818242 🖼️짤 전혀 안 수상한 클레어님 ㄷㄷㄷ [3] ㅇㅇ(211.34) 06:36 126 7
1818241 일반 아야치사를 가르는 참격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6 52 1
1818240 일반 저번 주만 해도 가을용 겉옷을 입을까 고민했는데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2 68 0
1818239 일반 날씨 진짜 어이가 없네 [4] Yuik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6 100 0
1818236 일반 이세픽 너무 재밌어 4t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57 51 0
1818235 🖼️짤 히나미코짤 [1] 이토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51 69 7
1818234 🖼️짤 와타타베 정실짤 [2] 이토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51 79 7
1818233 일반 ㄱㅇㅂ) 밖에 진짜 너무 추워 [7] 레이레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4 88 1
1818232 일반 야쿠자 기습분탕 [5]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22 1
1818231 일반 ㄱㅇㅂ) 낼 아침까지 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어 [6]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57 84 0
1818230 🖼️짤 블아)노조미 제압하는 아오바 2~20자닉네임을입력해주세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49 98 7
1818229 🖼️짤 블아)유우카? [5] 2~20자닉네임을입력해주세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45 115 8
1818228 📝번역 얀데레 여동생은 내가 그녀를 괴롭히길 원해 39화 [5] 백혈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44 313 23
1818227 일반 호시텔레 다음화 보고싶어서 울엇어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8 100 2
1818226 일반 뽀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대 [9]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7 82 1
1818225 일반 마이밥 마이짱 이대로 커서 타마랑 결혼해야해 [2] 4t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2 66 2
1818224 🖼️짤 자기 피를 먹인 인간의 몸 따위 맛이 없어서 먹을 만한 게 못된다고 설명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6 96 1
1818223 일반 근데 토모리 치고는 흥분한 느낌인데 [6] HairuCrea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4 122 0
1818222 일반 왓더폭세는 남자를 쓰레기로 묘사 안해서 좋음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4 155 0
1818221 일반 백합사이드 스쿼드 [2] HairuCrea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0 118 0
1818220 일반 헤라미 3권 개무섭네 4t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7 67 0
1818219 일반 루리메구가 잔뜩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4 82 1
1818218 일반 아갑자기 한복입은 세리한나 보고싶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3 75 1
1818217 📝번역 유부녀 교사가 여고생 제자에게 푹 빠지는 이야기 3화 [12] Umik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2 616 33
1818216 일반 일클메 드디어 해냈구나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8 97 1
1818215 일반 계약도 감방가는거야? ㅋㅋ [2] 동글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5 164 1
1818214 일반 정실 짤들 [6] 레이레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3 97 2
1818213 일반 야 백봉!!! [5] 아다시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8 84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