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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어느 날 아빠의 여자가 찾아왔다 -1-모바일에서 작성

슬픈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3.14 04:57:51
조회 954 추천 34 댓글 6
														

손에 들려있는 낡아 헤진 책은 제 색을 잃었다. 본디 하얬었을 책은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다. 가만히 책만 보고 있던 시선을 돌리고 책장을 덮었다.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아빠의 물건.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집에 오면 책만 보고, 전화가 오면 나를 피해 자리를 뜨던 자신의 피가 반절이 흐르는 남자. 같이 있으면 서먹하기만 했을 뿐이었으니 오히려 없는 게 나에겐 편할지도 모른다. 기억도 나지 않는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 해주겠다던 예전의 다정하던 아빠는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무릎위에 두었던 책들을 책상위로 다시 올려놓고 멈추었던 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아빠의 물건들은 모두 정리하기로 했지만, 어째서인지 내 시간만 빼앗기고 있었다. 정리를 끝내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있었다. 책상위에 올려져있는 작은 시계를 보니 청소는 절반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시간은 아빠의 방안에서 다섯 시간을 채우고 난 뒤였다.


수능을 볼 수능생이니 빨리 정리를 끝내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건 본인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일이었다. 평소에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에만 열중했고, 애들하고는 밖에서 만나 논적도 고등학생이 된 후부터는 없었다. 아빠에게 짐을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아서 하루라도 빨리 일자리를 구하고, 이 집을 나갈 생각만 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들이 전부 무산되었다. 멍청히 책의 겉표지만을 보고 있었을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올 사람들은 다 왔을 텐데, 누가 이 밤중에 찾아온 거지? 시간은 10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여고생 딸이 혼자 있는 집에 민폐를 끼치며 찾아올 사람은 지인이 적은 아빠에겐 이미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누구세요?”

대문을 열자 찬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봄이지만 아직 날씨가 풀리지 않은 탓인지 금방 한기가 들었다. 얇은 겉옷을 여미고 집을 찾아온 사람을 향해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빠 지인이세요?”

또 대답이 없는 사람은 가녀려 보이는 여자였다. 인상은 날카로웠지만, 어딘가 느낌이 그랬다.
이제 막 회사에서 퇴근하고 오던 길이었는지 여자의 복장은 잘 다려진 정장이었다. 까만 구두에도 먼지 하나 찾아 볼 수 없어서 여자는 무척 깔끔해 보였다. 까만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스타일과 진하지 않은 옅은 메이크업도 여자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보여주었다.
문을 닫아야할까? 고민을 하고 있으니 여자가 불쑥 열린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당황했지만 표정이 워낙 티가 나지 않아 무덤덤하게 여자를 보게 됐다.
여자는 나보다 키가 조금 컸다. 구두를 신어서 그런지 눈높이의 차이가 조금 있었다.
집안을 보던 여자는 고개를 돌리고 나를 쳐다봤다. 한 성깔 있어 보이는 눈매가 도도해 보인다.

“잘 부탁해.”


여자의 말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잘 부탁한다고? 뭐를?

“무슨 말이세요?”

“아빠를 빼다 박았네.”

내 질문에 맞지 않는 대답을 돌려준 그녀는 내 뺨을 만졌다. 얼음장 같은 손의 찬기에 나도 모르게 뒤로 한 발 물러섰다. 이제 보니 여자는 꽤나 오랜 시간을 밖에서 보낸 거 같았다. 붉어져있는 뺨과 손이 그걸 말해줬다. 여자는 내가 벌린 거리를 좁히고서 그렇게 한참을 내 얼굴을 보고 손으로 만지기만 했다. 여자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리움이 가득 찬 슬퍼 보이는 눈동자에 여자가 만족할 때까지 그 자리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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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솜씨가 없어서 욕먹을 지도 모루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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