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된다고!"


미사키는 입술을 내밀고 자신의 쪽으로 얼굴을 내미는 코코로를 보고 말했다. 코코로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사키를 쳐다보았다.


"왜 안돼?"

"하아.. 지금은 일하는 중이잖아 코코로..."


미사키는 요즘 꽤나 곤란했다. 얼마전 첫키스를 한 이후로부터, 재미가 들렸는지, 마음에 들었는지, 시도때도 없이 키스를 요구해 오는 코코로 때문이었다. 물론 미사키야 키스가 싫은 것은 아니었으나, 이 '시도때도'가 일반적인 사고를 넘어선 것이 문제였다. 학교, 길거리부터, 사람 가득한 만원 전철은 물론이고, 급기야 이젠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 찾아와서까지 입술을 내밀었다.


'더 이상 안되겠어. 확실히 안되는건 안된다고 말해놔야 해.'


"언니 카운터 잠시만 봐주세요. 금방 올게요. 코코로 너는 나좀 따라와."


코코로의 손을 채어잡고 알바생용 카운터로 향하는 복도로 향했다. 복도는 매장 구석에 있고, 입구에는 커튼이 쳐져있어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았다.
미사키는 복도 중간즈음에 멈추고 몸을 돌려 끌려온 코코로를 마주보았다. 어리둥절한 코코로의 두 손을 꼭 잡고 미사키는 말했다.


"코코로."

"응?"

"키스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아무때나, 아무데서 하는건 아니야."

"하지만… 미사키랑 키스를 하면 행복해지는걸"

"그래도. 적어도 사람들이 많은 데에서는 하는 게 아니야. 그게 기본적인 예절이고, 에티켓이야."

"흐응… 그치만…"

"코코로."

"…알았어"

"다음부턴 주위를 둘러보고, 사람이 많으면 키스 하는 거는 뒤로 미루는거야. 알았지?"


미사키는 말을 끝내고 코코로를 바라보고 있던 눈을 살며시 감았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미사키.. 뭐하는거야?"


미사키는 한 쪽 눈을 살짝 뜨고, 살며시 미소를 띄운 후 다시 눈을 감고 말했다.


"코코로, 주위를 둘러봐."


코코로는 두어번 머리를 돌리며 주변을 살펴보고, 방금 미사키가 했던 말을 떠올린 후, 미사키의 말의 뜻을 알아채고는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이윽고 미사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미사키의 닫혀있던 입술이 코코로에 의해 살며시 열렸다. 그리고는 이내 서로가 서로의 공간에 침입하여, 서로를 탐미하기 시작했다. 코코로의 손을 잡고있던 미사키의 손은 위쪽으로 스르르 움직이더니 부드럽게 허리를 감싸안았고, 잡을 것을 잃은 코코로의 손 또한 미사키의 머리에 살포시 자리잡았다. 그리고는 서로의 몸이 하나가 될 것 마냥 껴안고는 격렬한 감정의 교환을 지속했다. 그렇게 몇 분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프하."


둘의 입술이 비로소 떨어지고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의 표정을, 눈빛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지금이 정말, 정말로 행복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