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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혼자 온거니, 꼬맹아?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3.98) 2019.03.21 00:34:50
조회 1450 추천 61 댓글 4
														


바 한 쪽 켠에 기대 흘러나오는 음악에 눈치껏 고개만 까딱이며 리듬을 타고 있던 하나에게 누군가 다가오더니 익숙한 듯 바텐더에게 우아하게 손짓을 하고는 말을 걸었다.

“.. 저요?”
“그럼 너 말고 꼬맹이가 여기 또 있을까.”

흐응, 하는 콧소리를 내며 팔짱을 낀 여자는 하나의 옆에 서서 흐느적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한 스테이지를 바라봤다. 저를 깔보는 게 분명한 듯한 어투와 행동들에 기분이 나쁠법도 했지만 평소의 지랄같은 성격은 어디로 갔는지 하나는 숙맥처럼 제 발끝만 쳐다보았다. 그도 그럴게, 제게 말을 걸어온 여자는 여기 이 레즈바, 아니 아마 전국에서 손에 꼽을 만큼 섹시하게 생겼던지라 하나는 속으로 쾌재가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그리곤 몰래 연습하던대로, 당돌하지만 순진한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네. 그쪽은요?”
“글쎄,”

여자가 대답할 때쯤 방금전 주문한 술이 나왔다. 두 잔이었다. 여자는 자연스레 술 한잔을 하나에게 건넸다. 얼떨결에 술잔을 받은 하나는 저를 쳐다보는 여자의 끈적한 시선에 ‘에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으로 술잔을 기울이려 했다.

“아멜리, 어린 애 데리고 뭐하는 짓이에요!”
“이런... 치글러, 여긴 무슨 일이야?”
“이런 상황에 마주쳤으면서 그런 말이 나오나요?”

아멜리라 불린, 제게 술을 건네준 여자는 마치 귀찮은 파리라도 쫓듯 자신에게 무어라 말하는 여자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알겠다는 손짓을 했다. 그러곤 아직 어리둥절한 하나를 다시금 그 끈적한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한 발짝 다가와 얼굴을 가까이했다.

갑작스럽게 좁혀진 거리감에 몸이 굳어있을 때, 하나는 제 목에 닿는 촉촉하고도 말랑한 감촉을 느꼈다.

쪽-,

“대화 즐거웠어, chérie.”
“아멜리!”

소리치는 다른 여자를 냅두고 아멜리는 큰 보폭으로 바글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하나는 제게 남은 술 한 잔과 어쩐지 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여자 한 명, 그리고 목에 남은 뜨끈한 감촉에 아직 술은 마시지도 않았지만 벌써 어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괜찮아요?”
“아... 네.”

남겨진 여자-앙겔라라고 불렸던-는 멍하니 있는 하나를 걱정스런 표정으로 살피더니 어색한 걸음으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이런 곳은 좀 더 큰 뒤에 와도 재밌을 거예요. 무리하게 오면... 지금처럼 위험할 수도 있고...”
“네...?”
“아, 아니 간섭하려는 건 아닌데 학생이 여기 혼자 있으면 아무래도 눈에 띄-”
“저, 성인인데요.”
“-네?”

아, 대박. 이건 아까받은 ‘꼬맹이’ 취급보다 더하네. 적어도 그건 기분이라도 안 나빴는데.

“어떻게 보는건지 모르겠지만 만 19세 방금 지난 따끈따끈한 성인이라구요, 저. 그 쪽이 걱정해줄 상대는 아닌 거 같은데.”

스위치 바뀌듯 순진한 모습에서 순식간에 까칠한 성격이 된 하나는 눈 앞의 여자를 위아래로 훑으며 코웃음쳤다.

“나보다 지금 그쪽이 훨씬 더 순진해보여요.”
“...”

하나의 바뀐-사실은 이쪽이 평소에 가까웠지만- 성격에 놀란건지 앙겔라는 눈을 천천히 꿈뻑이며 아무말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 여자를 바라보고있자니 하나는 저를 어린애 취급한 것에 화난 것과는 별개로 솔직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멜리라고 불린 여자와는 다른 의미로, 하나의 상상을 자극하는 얼굴이었으니.

하지만 이미 기분은 식어버렸고, 꼰대같은 사람을 붙잡고 싶진 않다는 생각에 하나는 여자를 지나쳐 바를 나가려했다.

제 손목을 사로잡는 여자의 온기어린 손만 아니었어도.

“뭐예요, 이거.”
“...저 안 순진해요.”
“...하.”

부드럽게 하나를 끌어당겨 거리를 좁힌 앙겔라는 천천히 손을 올려 아멜리가 하나의 목에 남기고 간 립스틱 자국을 살짝 만져보았다. 그런 앙겔라의 행동에 하나가 미간을 찌푸리곤 눈썹을 움틀거리자 앙겔라는 나른하게 웃으며 손에 살짝 힘을 주어 자국을 문질렀다. 그리곤 하나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제가 먼저 봤는데.”
“...”
“내 거에 자국남으면 안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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