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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히나사요) 자각-생일축전앱에서 작성

ㅇㅇ(182.212) 2019.03.21 01:28:43
조회 1004 추천 2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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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은 꿈일까. 내게 주어지는 벌일까.​ ​거기서 나아가 나는 곧장 이런 생각들을 하곤 한다.

네가 더는 나를 이해하려 하지 않을 순간, 견디고 견디다 못해 터져버린 둑 밑으로 잠겨버린 나 자신. 또 우리 사이가 더는 좋다고 할 수 없을 만큼 멀어졌을 때를.

내가 이렇게 자꾸 최악을 상정하고 있는 것은 내가 널 하여금 온전하게 믿지 못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계속하여 널 밀쳐냈기 때문일까.

나는 지금의 행복 속에서도 끊임없이 부정적이다. 그런 사람이었다. 부정하려 하지 않겠다. 그러니 나는 계속하여 언제까지고 너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


오늘의 아침은 차가웠다. 기상하고 사요가 느낀 첫 감각이었다. 차갑게 식은 공기가 사요의 온몸을 두르고 있는 열기를 내려 앉힌다.

축축하진 않았다. 그녀가 좋아하는 날씨였다. 예감... 오늘은 뭔가 좋을 것 같다는 예감.

아침부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사요는 옷을 챙겨입고는 거실로 나갔다.

간밤 사이에 열어놓았던 창문을 닫는다. 그녀만이 일어나있고, 다른 모두는 아직 잠에 빠져있다. 사요는 그 혼자만의 시간이 못내 기꺼웠다.

안 그래도 요즘은 히나가 계속 붙어 다녔으니. 작은 변화엔 그만큼의 결과가 뒤따른다. 그런 결과였다. 귀찮았어도, 그 변화가 사요는 싫지 않았다.


어느새 물이 다 배어 나온 티백을 휴지통으로 가져간다. 뜨겁게 타진 녹차가 추운 주방에서 새하얀 김을 피워올리고 있었다.

그 온도가 좋았다. 서로 배이고 섞여 결국엔 미지근해진 아침의 녹차가.

그녀는 가만히 잔을 들고는 차가 다 식기를 기다렸다. 사요는 얼굴에 닿는 열띤 김과 함께 세상에 녹아든다. 피부에 닿는 그 오소소한 감각들이 하여금 졸리던 뇌를 깨우기 시작한다.

다 식으면 아마도, 히나가 깨어나겠지. 그 이름에 담긴 마음은 어색하게도 친근하다. 사요는 아직 그 자신의 감정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언제까지고 나를 바라보던 그 아이. 그리고 결국엔.

그녀는 약하게 몸을 떨었다. 단지 추위 때문이었다.



"언니?"
"아, 히나. 일어났구나. 슬슬 씻으렴. "



너는 확실히 변했다, 나도 그러할까. 나는 확실하게 너를 받아들일 수 있는 걸까. 자격. 내게는 자격이 있을까.

그와 별개로, 그녀의 얼굴엔 이미 자그마한 미소가 어느샌가 띄워져 있었다. 나란히 놓인 기타 두 대가 들린다. 히나는 쭈뼛쭈뼛 문밖을 걸어가기 시작하고, 사요는 얕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참으로 읽기 쉬운 행동에 그녀는 알기 쉽게 대답한다.


너는 기어코 나와 함께 가겠다며 늦장을 부린다. 서두르지 않으면 늦을 텐데도, 그런 건 상관없다는 듯이. 예전과 같았으면 신경을 끄고 지나갈 문제였을 텐데.

이제 너는 내 시야의 일부를 차지한다. 너를 걱정하는 마음이 한편에서 울렁인다. 나는 그것을 인정한다.

나와 관련된 문제에선 너는 늘 그렇듯이 아이가 되어간다. 한결같은 태도였다.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글쎄.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방식이 있는 법이다. 사요는 히나가 그 자신과는 다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유 없이 고개를 치켜들곤 입김을 불어낸다. 새하얀 한숨이 하늘로 녹아들어 갔다.



"히나, 저기 마루야마 씨야. 슬슬 헤어질까."
"아, 그래. 나중에 봐 언니!"



넌 그녀들과 마주하기 전까지 나를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 친구. 파스파레. 너는 어느샌가 이렇게. 마주하려 하지 않았던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던 탓일까.

처음에는 그런 네가 어색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이런 네가 더 익숙하다. 시간이 지난 탓이겠지. 사요는 어느새 빈 옆구리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찬 바람을 느낀다.

허전함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다. 그녀는 갈림길에서 잠시 멈춰 선다. 그런 그녀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안녕, 사요! 오늘 생일이었지?"
"아, 이마이씨. 예. 생일이에요."



말한 후 그녀의 얼굴이 괴상하게 일그러진다. 알려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사요의 얼굴에 작은 의구심이 피어오른다. 어째서?



"아하하, 그런 표정 짓지 말고. 히나가 알려준 거야. 다른 로젤리아 멤버들한테도."



웃긴 얼굴. 하고 이마이씨는 한 손에 사요의 어깨를 잡곤 다른 한 손으로는 제 배를 잡은 채 깔깔 웃어댔다,

당연하게도 사요는 방금의 행동에 어떤 웃음포인트가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예전과 같았으면 불쾌했겠지만. 이제는 저것이 그녀만의 친근함을 표현하는 방법임을 그녀는 알고 있다.

흔적이 남아 덧씌워진다. 예전의 그것들을 볼 때마다 사요는 생각에 잠긴다. 반성. 고뇌, 그리고 책망. 망설임.



"저기, 잠깐 시간 있어요? 고민이 있는데."


--


이번엔 그녀의 얼굴이 괴상하게 일그러진다. 사요는 아까 제 얼굴이 어땠을까를 상상해보고는 곧 그만두었다. 그만큼 이마이씨의 얼굴이 이상해졌다는 말이었다.

별다를 건 없었는데. 그렇게 이상한 고민이었나, 사요는 최근 제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그녀에게 말했을 뿐이다. 가벼운 고민은 아니였다만은.



"아니, 참으로 사요다운 고민이다 싶어서... 미안. 놀리려는 건 아니었어."
"아, 네. 뭐. 괜찮아요. 이마이씨가저를어떻게생각하시길래그러시는건지는모르겠지만요."
"정말 미안하다니까, 사요..."



이 정도면 되었다, 사요는 자기다운 고민이라는 말에 담긴 뜻을 생각했다. 그녀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지.



"정 그러면, 오늘 저녁은 히나랑 같이 먹어보는 건 어때? 평소엔 가족들이랑 같이 있으니까. 오랜만에 둘이서만 얘기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그거로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적어도 나는 그렇다고 생각해."
"네, 그럼 저는 이마이 씨를 믿을게요."



감동인걸, 하며 이마이씨는 우는 시늉을 하며 있지도 않은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 좋은 사람이었지만 주책이 심한 경향이 있다고 사요는 생각했다. 그 점이 더욱이 좋은 사람이었지만, 그녀는 그 뒤의 말은 숨기고는 무표정한 얼굴을 계속 유지했다.

다시 그 둘은 연습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찬 바람은 어느샌가 멈춰있었다.


--


히나는 썩 기쁘다 못해 터질 것 같은 얼굴이었다. 붉어진 얼굴을 감추지도 못하고 그저 동동 구르고 있는 그녀를 보며 사요는 그리도 좋을까, 하고 또.

진작부터 이랬더라면​.

아니. 쓸 곳 없는 상상이었다. 사요는 고개를 흔들었다. 따끈한 감자튀김 L사이즈 여러 개만이 테이블에 가득하다. 꽤 이상한 모양새였다. 모두 그녀의 취향대로, 히나는 아무것이나 상관없다는 듯이 사요에게 메뉴선택을 일임했고 지금의 테이블이 그 결과였다.

사요는 찜찜한 마음에 감자튀김 L 사이즈 하나를 히나쪽으로 밀어 넣었다... 그 정도의 의미였다.



"언니, 나는 괜찮아."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녀는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단지 히나는 그 입을 닫고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사요는 가게 안이 차갑다고 느껴졌다. 그 눈에서부터 천천히 온몸이 얼어붙어 가는 것만 같았다. 언제부터, 너는. 그리고 열등감. 아니 죄책감이 다시. 혼자만의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낱낱이 꺼내어져 동정받아지는 기분. 그 자신이 어리게만 생각했던 동생은 이미, 사요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는 테이블 위로 올라와 있는 히나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올려놓았다. 그것은 부드럽고, 꺼칫거렸고 또 따뜻했다.

그녀는 그 온기와 함께 세상에 녹아들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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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정도 늦었는데 대충 봐주실거라 믿습니다
아니라구요? 아님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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