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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제목 안지은 소설 2모바일에서 작성

쳐박혀서겜만했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4.06 09:40:01
조회 276 추천 1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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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주소

10월 중순. 시험도 끝났겠다. 다시 오랜만에 소연이랑 팔자 좋게 놀고 집에 돌아와 보니 어머니가 짐을 싸고 계셨다.
"어, 왔니? 너희도 짐 좀 싸렴. 추석이잖니."
아, 추석이구나. 생각해 보면 내가 이 집으로 온 지 첫번째 명절이었다. 이젠 일면식도 없었던 분이 조부모가 되는 게 약간 떨떠름하지만 소연이도 있으니깐 그다지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방에 들어가 각자 짐을 싸고 있는데, 소연이가 말을 걸었다.
"괜찮겠어?"
소연이가 걱정된다는듯 물었다.
"어? 뭐가?"
"그낭, 이것저것 걱정되서 그렇지 뭐."
"뭐, 소연이 너만 있으면 상관 없지."
내가 약간 빈정거리듯 말했지만 소연이는 말투보단 내용이 마음에 들었는지 싱긋 웃으며 계속 짐을 쌌다.
다음날, 추석 연휴 첫날. 시골로 가는 차 안에서 소연이는 차 탄지 10분도 안 되어 졸리다면서 안전벨트를 풀고는 내 허벅지를 베고 자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걸리면(물론 경찰이다.)벌금을 물 것 같아서 넌지시 던져 봤더니,
"괜찮아, 안 걸려."라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여 주며 곧바로 내 허벅지를 베게 삼아 자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상황에서 난감한 건 주로 나이거나...나다. 좁은 차 안에서 굳이 몸을 움츠려 가며 자는 덕분에 나는 뺨이 붉어진 채로 행여나 부모님과 시선이 마주칠까 겁나 먼 산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 소연이의 얼굴을 무심코 바라봤을 때, 난... 뭐랄까... 빠져 버리고 말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뺨만 조금 붉었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얼굴 전체가 뜨거워진 것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시간아. 빨리 지나가라.' 난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럼에도 한 2시간 후, 차는 목적지에 다다랐고. 그제서야 난 소연이를 깨워 차에서 내렸다. 아버지의 부모님. 그러니깐 친할머니의 집이었다. 한 7080식 집이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옛날 느낌 물씬 나는 집이었다.
""안녕하세요~""
나와 소연이는 거의 동시에 그렇게 인사했다.
"어이구~ 왔니?"
할머니는 반갑게 맞아주셨다... 소연이만. 한 5분 넘게 소연이하고만 이야기를 하시고 내게 하신 말씀은 딱 하나였다.
"그런데 넌 누구냐?"
딱 들어도도 친절하진 않은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나는 할 말이 없었다(말하기 싫은 거였을수도 있었겠지만.). 소연이가 약간 당황한 듯 사정을 설명했고, 그러자 할머니는 그렇게 대답했다.
"아, 그러냐."
...아무래도 여기 있는 건 시간 낭비인 것 같아서 잠시 밖으로 나갔더니, 구름 하나 없는 가을 하늘은 맑았지만, 저 가을 하늘이란 이곳에 나라는 구름은 낄 자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괜히 울적거렸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있다가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왼쪽을 보니, 어느새 소연이가 내 옆에 와 있었다.
"언제 온거야?"
사실 말은 그렇게만 했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소연이가 다가와 꽤 놀랐다.
"아니, 뭐. 할머니랑 이야기하고 있다가 밖에 보니깐 너가 보여서... 그냥 대화 하고선 나와 본 거지."
우리 둘은 집에서 나와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조금의 정적 후, 소연이가 입을 열었다.
"...할머니를 너무 미워하진 마. 할머니한테도 사정이 있으신 거지. 이런 말 해도 되는 건진 모르겠지만, 할머니는 지금 너가 내 앞길을 막으려고 하는 줄로 아시는 거야."
"설마."
"불행하지만 할머니에게만은 '진짜'지. 나도 할머니를 설득시켜보려고 했는데, 끝내 자신의 논리를 굽히려 하지 않으시더라. 그래도."
소연이는 내 옆으로 바짝 붙어 신체를 밀착시키며 말했다.
"나만은 네 옆에 있을 거야. 약속할게."
내 옆에 있는 따뜻한 신체가 날 살아있게 만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소연이는 내 옆에서 떠나갔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하지."
그렇게 말하면서 소연이는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엔 엄마가 보낸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이제 저녁 만들어야 하는데 와주렴.'
소연이는 한숨을 쉬더니 말한다.
"그리고... 나도 여기 마음에 안 들어."
그 마음, 왜인지 나도 알 것 같다.
대한민국의 모든 여자가 힘을 잃는 시간인 명절 때 음식 만드는 시간이 지나고, 아버지는 친척분들과 함께 웃고 떠들고 계셨고, 어머니는 그 옆에서 과일들을 깎아내고 계셨다.
흔히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하지만, 여자의 마음이 갈대인 이유는... 내가 생각하자면 휘둘리면서도 꺾이지는 않는다는 것 때문에 갈대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런 면에서 진정한 '갈대'이셨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대한민국의 흔한 며느리셨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곳에서 한걸음 물러나서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속이 뒤틀렸다.
역겨웠다. 저 광경이. 자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구속하는 저 광경. 저 선입견이. 나를 힐끗 보고 경멸했던 저들의 그 표정이. 친딸이 아니라는 것으로 경멸한 저들의 그 눈빛이 내 위의 음식물을 역류시켰다.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음식물을 토해냈다. 내 뒤에선 소연이만이 날 걱정해주고 있었다.
"괜찮아?"
등을 두드려주며 소연이가 말했다.
"어, 응. 괜찮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난 전혀 괜찮지 않았다.
일어날려고 다리에 힘을 주었지만, 힘은 10분의 1밖에 들어오지 않아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안 괜찮네, 좀 심각해보여."
그렇게 말하고 소연이는 내 왼팔을 잡아 주었다. 내 왼팔에 닿은 소연이의 손의 따뜻한 느낌을 느끼고 나니 다리의 힘이 조금은 돌아와서 일어설 순 있었지만, 소연이가 손을 놓으면 바로 주저앉고 말 것 같았다.
내가 일어서자, 소연이는 나를 부축해서 화장실 밖으로 나가서 나랑 소연이가 쓰는 방으로 데려갔다. 거실에는 웃고 떠드는 친척들이 많았지만, 어머니만이 방으로 들어와 이불을 깔아주셨다. 다른 분들은 그저 보기만 할 뿐이었다.
소연이는 날 눕혀주고 이불을 깔아주었다. 몸에 힘이 들어오지 않아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굴리는 것 외에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약 좀 사올게, 쉬고 있어."
소연이는 그렇게 말하고 방을 나갈려고 했다. 그렇지만, 싫었다. 지금, 소연이가 필요하다. 소연이가 없으면, 지금 이 시간을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
"아... 아니야... 여기... 있어줘..."
온 힘을 짜내서 말했다. 그만큼 난 지금 소연이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어, 알았어. 엄마한테 사달라고 할게."
그 말을 마치고 소연이는 밖으로 나갔다. 고작 20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20시간이 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소연이는 내 오른편에 앉아, 날 지긋이 바라봐 주고 있었다.
"고마워..."
이렇게 말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런 날 지켜보는 소연이는 내 오른손을 잡아줬다.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난방이 되는 바닥과 맞물려, 잠이 오고 있었다. 그런 나를 보고 소연이가 방 불을 꺼버렸다.
어두워진 방. 소연이는 내 상반신을 일으켜서 벽에 기대게 했다. 그리고 소연이와 나는 입을 맞췄다. 지난 9월 이후 첫 키스였다. 그때까지의 기다림을 오늘 해소하듯 입술뿐만 아니라 혀도 서로의 혀를 탐닉하고 있었다.
"사랑해, 잘자."
10센티미터 물러난 소연이가 날 눕혀주며 말했다. 소연이의 손의 감촉을 느끼며, 난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몸에 힘이 들어온다.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던 찰나, 옆에 따뜻한 느낌이 들어 돌아보니, 소연이가 한 이불을 베고 같이 자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런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서 소연이가 깰 때 까지만 이러고 있기로 했다.
3분 뒤, 소연이가 일어났는지 이불이 들썩였다. 난 소연이 쪽으로 돌아봤고, 거의 동시에 소연이도 눈을 떴다.
"괜찮아?"
먼저 입을 연 건 소연이였다.
"응, 이젠 움직일 수 있겠어."
그렇게 말한 뒤, 본능에 몸을 맡긴 듯 아무런 생각 없이 서로 입을 맞췄다. 그렇게 입을 맞추고 있을 때, 계속 닫혀있던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완전히 당황한 우린 이전까지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속도로 입을 떼서 서로 반대로 돌아누웠다.
"일어났니~?"
고개를 돌리고 있어서 직접적으로 보진 못했지만, 목소리는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어, 응. 우리 이제 일어났어, 옷 갈아입고 나올게."
소연이가 다급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어머니는 나가셨고, 그제야 우리 둘은 다시 돌아봤다.
"위험할 뻔 했어."
"그러게."
그렇게 몇 마디 주고받은 뒤에, 소연이가 일어나며 말했다.
"자, 그럼 남은 날도 잘 보내볼까?"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늦어서 미안해ㅠㅠ
결말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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