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상실자매-1

doc(123.214) 2019.04.17 00:26:57
조회 412 추천 15 댓글 3
														

언니 수아는 겉으론 쿨시크 냉미녀인데 속은 은근히 유리멘탈인 대학생, 동생 아라는 비글미 MAX의 활달한, 사실은 조금 소심하고 내성적인 면이 있는 고등학생. 둘은 원래 사이가 나쁘진 않지만 사소한 일로 맨날 투닥투닥하는 평범한 자매였음. 근데 어느 날 또 수아와 말싸움하던 아라가 홧김에 집에서 뛰쳐나가버림. 수아도 삐져서는 내가 쫓아가나 봐라 혼자서 툴툴대며 거실 소파에 앉아 기다리는데 이놈의 동생이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를 않네? 수아는 혼자서 왜 이리 늦지. 전화해야 되나. 근데 전화하면 지는 거 같은데. 그래도 걱정아니ㄸ딱히걱정되는건아니지만! 하면서 혼자 고뇌(웃음)를 거듭하지.


그때 수아의 핸드폰이 울려. 아라에게서 전화가 온 거지. 일단 안도의 한숨부터 푹 내쉰 다음 괜히 화 안풀린 척 하려고 목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는데 동생의 밝은 목소리가 아니라 왠 모르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오는 거야. 수아가 놀래가지고 누구시죠, 이거 저희 동생 핸드폰인데요, 하니까 여자가 여기 어디어디 병원의 응급실이라고, 이 아이 언니분 되시냐고 하는 거야. 수아는 가슴이 철렁하겠지. 일단 맞다고 대답하니까 여자분이 빨리 병원으로 와달라고 해. 아라가 트럭에 치여서 의식불명이라는 거야.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수아를 맞아주는 건 의식이 없는 채로 잠자듯이 누워 있는 동생이겠지. 아라의 의식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은 수아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할 거야.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긴 했지만 누구보다 사랑하는 동생인데. 그런 작은 일로 아라에게 화내지만 않았어도, 라며 괜히 자신을 탓하고 좌절하겠지.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수아는 바쁜 부모님 대신 매일같이 아라의 병실을 들려 아라를 챙겨줘. 대학생활과 알바와 간호를 병행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수아는 자기 자신에 대한 벌이라 여기고 조금 무리를 해가며 아라를 간호하지.


그렇게 의식없이 누워만 있는 아라를 그저 지켜보길 여러 달. 대학 도서관에서 졸고 있던 수아에게 연락이 와. 아라가 눈을 떴다고 말이야. 아직 강의가 몇 개 남아있었지만 수아는 강의 따위 이미 안중에도 없었지. 곧장 병원으로 달려간 수아가 아라야! 외치며 병실 문을 벌컥 열어젖히니 침대에 앉은 채로 창 밖을 보고 있는 동생의 모습이 눈에 들어올 거야. 생기있던 피부는 창백할 정도로 새하얘졌고, 적당히 살집이 있던 팔도 살이 빠져 가늘어졌고, 어깨 위쪽에서 찰랑거리던 단발은 이제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가 되어 있겠지. 


누워만 있을 땐 알아차리지 못한 동생의 변화를 수아가 새삼 실감하고 있으려니 아라가 천천히 수아 쪽을 돌아봐. 팔과 마찬가지로 갸름해지고 새하얀 아라의 얼굴이 수아를 마주보겠지. 수아와 꼭 닮은 아라의 맑은 두 눈동자가 조금 커지고, 창백한 볼이 약간 붉어지며 생기가 돌아와. 아름답다, 여지껏 보지 못했던 동생의 모습에 수아는 저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리고 홀린 듯이 동생의 이름을 부를 거야.


"아라야."


하지만 아라는 멍하니 수아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겠지.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수아가 다시 아라야? 하고 부르겠지만 아라는 조금 갈라진 목소리로


"그게 제 이름인가요?"


라며 멍하니 물어봐. 의식은 돌아왔지만 사고의 충격 때문에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거야. 의사는 가족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을지 모른다고 하지만 수아는 알 수 있었어. 자신이 아는 아라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간신히 집까지 돌아온 수아는 몇달 전 그날 동생을 기다리던 소파 앞에 주저앉아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지.


더 이상 병원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진 수아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약간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같은 아라를 수아는 정말 힘겹게 웃으며 맞아주지. 그리고 넓지도 않은 집 이곳저곳을 소개해주며 아라의 과거 이야기를 해줄 거야. 예전에 김치전을 던져서 뒤집으려다 후라이펜까지 내던져버린 이야기. 화장실에서 모기를 잡으려다가 거울을 박살내버린 이야기. 하나하나 비범한 추억들이었지만 아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수아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어. 


이른 저녁때쯤 시작된 수아의 아라 이야기는 밤 늦게까지 이어졌지. 워낙 활달했던 아라여서 이야기거리가 끊이지 않는 점도 있었지만, 그것보단 눈앞의 아라가 이 이야기들 중 하나라도 기억해냈으면 하는 수아의 절박함 때문이기도 했어. 하지만 수아의 이야기가 끝나자 아라는 고개를 푹 수그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겠지.


"...죄송해요, 언니."

"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할 말을 잃은 수아는 '...그래, 그렇구나.' 하고 힘없이 대답할 뿐이겠지. 그리고 아라에게 늦었으니 어서 자라고 다정하게 말하곤 방으로 들어갈 거야. 침대에 덩그러니 누워 허공만 바라보던 수아는 아라가 자신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다는 걸 깨달아. 그리고 언젠가 아라와 했던 말다툼을 기억해내.


'그러니까 한번쯤은 해 줘도 괜찮잖아!'

'싫어! 싫어싫어! 징그러워! 애초에 왜 갑자기 존댓말을 해주길 바라는 건데!?"


글쎄, 왜 그런 유치한 걸 바란 걸까. 동생에게 존댓말을 듣고 싶다니. 이유도 기억나지 않고, 결과도 기억나지 않는 그 말싸움을 떠올리며 수아는 피식 웃었어. 어느새 한방울 두방울 새어나오던 눈물이 홍수를 이루지. 옆방의 아라가 들을까봐 소리높여 울지도 못하고 입을 틀어막은 채 끅끅대며 울고 또 울 거야. 아라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물 흘리고 있다는 건 알지 못한 채 말이야.




------------------------------------------------------


뭔가 어디서 본 내용이다 싶다면 정답입니다ㅎ

며칠 전에 올렸던 글 조금 수정하고 이어적어서 올림. 생각할수록 괜찮은 소재같아서 좀 더 길게 써보려고. 

언제나 봐줘서 고마워!(꾸벅)


+제목은 기억상실자매백합을 줄여서 상실자매. 인데 혹시 더 좋은 제목 떠오르시는 백갤럼이 있다면 댓글 좀 달아줘.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5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2026년 사주나 운세가 제일 궁금한 스타는? 운영자 25/12/29 - -
- AD 겨울 스포츠&레저로 활력 충전 운영자 25/12/22 - -
- AD 함께하는 즐거움! 명품 BJ와 함께~ 운영자 25/10/24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63431 101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3276 121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2]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941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8700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337 40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20]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5568 72
1331450 공지 공지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0425 54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6752 13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3890 10
1873948 일반 상근이 근황...jpg ㅇㅇ(175.210) 10:02 20 0
1873947 일반 니나모모가 아니라 모모니나에요. [2] 군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0 15 0
1873946 일반 백갤19위실화냐 ㅋㅋㅋㅋㅋ AnonToky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9 9 0
1873945 일반 아다시마 타루미 취급 눈물나네 [4]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8 28 0
1873944 일반 토끼 특 ㅇㅇ(169.211) 09:55 6 0
1873943 일반 의외로 뭇슈 코믹스 리스펙해준 와타나레 애니 카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4 23 0
1873942 일반 생각해보니 의외로 와타나라에 없는 클리셰 캐릭터 ㅇㅇ(220.79) 09:52 20 0
1873941 일반 오늘 생일인 캐릭터 있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2 21 3
1873940 일반 퀸텟의 가위바위보 관계성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9 38 0
1873939 일반 와 근데 카호 스크롤하다가 손 멈추고 우는거 맴찢이네 ㅇㅇ(210.223) 09:47 41 0
1873938 일반 백갤 역대급 커리어하이 뭐야 Radian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7 38 0
1873937 🖼️짤 헤번레) 음란 카레링 [1]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6 23 0
1873936 일반 백붕아 스토브 쿠폰받았는데 유미치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5 24 0
1873935 일반 와타타베 다봤다 [4] 젠킨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9 56 0
1873934 일반 긴코쨩 오늘 내 침대로 와줘 [10] ㅇㅇ(169.211) 09:39 39 0
1873933 일반 와타나레 마이 밀어주는거같은데 인기가없음 [1] ㅇㅇ(112.164) 09:36 64 0
1873932 일반 맛도리맛도리맛도리맛도리 쿠지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4 18 0
1873931 일반 머그컵에 껴서 못나오는 한나짤 소매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3 22 0
1873930 일반 사츠키를 질투하는 아지사이 양 모음 [3]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8 74 0
1873929 💡창작 키스 [4] 신유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7 127 13
1873928 일반 이 나쁜새끼 기어이 긴카호를 건드는구나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6 60 0
1873927 일반 ㄱㅇㅂ) 인생... [3] 라면먹고싶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2 52 0
1873926 일반 대백갤순위가 이렇게되다니 유자청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0 61 0
1873925 일반 의외로 사람들이 모르는 마녀재판 공식 [1] resi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0 40 0
1873924 일반 지금의 나는 미스미 우이카다 [2] ㅇㅇ(122.42) 09:19 51 0
1873923 일반 이거 합성아니고 진짜임?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7 90 0
1873922 일반 ✋말의 해인데 말딸을 안먹는건 손해라고 생각해 [10] 사쿠라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0 80 0
1873921 일반 나먹괴 보는데 기대한것보단 좀 멘헤라 농도가 옅네 [5] 리세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6 57 0
1873920 일반 백합물식 사고방식이 재밌다 [2] 천년만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57 73 0
1873919 💡창작 틴트 [7] 신유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8 207 19
1873918 일반 그래도 다들 카호의 깊은 서사를 알아주는구나! [2] AGBM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8 82 1
1873917 일반 소프라노 개재밌네 [6] 논쮸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0 79 0
1873916 일반 어제 뭔일이있었길래 대흥갤이야 [3] 네코야시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0 95 0
1873915 일반 ㄱㅇㅂ)백붕이 특급 루팡인줄 알았는디 [9] 백합물애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38 87 0
1873914 일반 대흥갤이 될 수 있을 리 없잖아, 무리무리! 코드방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36 53 0
1873913 일반 대흥갤 19위는 카호 덕분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31 86 0
1873912 일반 학원마스 캐디 좀 좋은거 같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9 118 0
1873911 일반 쥰나나가 천생연분인 이유 Emame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8 30 0
1873910 일반 조교 다됐음 [4] 쿠지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8 56 0
1873909 일반 스레) 요즘 성욕 덩어리 같은 평가인데 심하지 않아? [3] 만달로리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4 124 2
1873908 일반 하다하다 인스타에 백갤에서 번역한 만화가 뜨네 [2] 논쮸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4 10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