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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카논 - 일그러진 관계 3

일러B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4.20 06:29:01
조회 1085 추천 34 댓글 10
														









난 사실, 처음엔 네가 거북했었다.

나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인 나와 너는 연관점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찌 된일인지 우리는 짙은 인연으로 맺어지게 되었다.

반 친구에서부터 밴드동료로, 그리고는 나에게 도저히 잊을 수 없을 첫 사랑으로.
내 첫 사랑은, 10년도 넘게 내 마음속에서 조용히 불타다가, 방금, 정말 얼마전에 버릴 결심을 하고 놓아주었었다.
하지만 왜, 어째서, 도대체 무슨 이유로.
너를 포기하려한 오늘 내 앞에 나타난거니? 응? 코코로?

"잘 못 들은걸까? 안녕! 미사키!"

코코로가 다시 웃으면서 말을 건냈다. 환상이 아니었다. 제대로 무게를 가지고 온도를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현실이었다. 실물이었다.
말끔한 정장을 입은, 내가 잘 아는 그 사람.
오늘 아침만해도 TV속에 있었던 네가 지금 이렇게 내 시야 앞에서 인사를 한다.
마치 꿈을 꾸는것처럼, 현실감이 없다.

".......코...코코로?"

"응! 미사키! 정말 오랫만이야!"

태양 같이 환한 미소, 10년만에 보는 그 웃음이다. TV에서 보여주던 그런 미소가 아닌 진심으로 웃던 그 때 그 시절의 웃음이다.
하지만 나는, 그 때처럼 그 미소에 보답해 줄 수가없다. 잊어버렸거든 그런 방법은.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웃는 표정도 아니고 우는 표정도 아닌, 일그러진 표정을 한 채로 코코로를 멍하니 바라봤다

"왜 그런 표정이니 미사키? 역시... 내가 이젠 좀 거북한걸까...?"

"........."

대답도 제대로 해 줄 수 없었다

머릿속에서 어지러운 생각만이 전류가 되어 흐른다.

어째서 지금, 왜 나타난거니, 어째서 왜, 왜, 왜, 왜, 왜
하지만
만나고 싶었어 정말 오랫만이야 반가워 기뻐 오랫만이야 코코로 예뻐 기쁘지만 왜 어째서

어째서....

"맞아, 미사키는 나를 용서 못 할거야 난 멋대로 너희를 떠났고 연락 한 번 주지않았으니까"

"........"

"....있지 미사키.... 하지만 난.... 그 날 이후로 후회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고 네가 보고 싶지 않았던 적이 없었단다..."

".........."

"내가 유학 가는건 이미 결정사항이어서, 내가 괜한 억지를 부린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을거야"

"..........."

"그래도 난.... 네가 그 때 날 말려주길 바랬었어 미사키...."

".....그런..."

"맞아 미사키, 이건 내 억지야 하지만 내 진심이야. 지난 10년동안, 계속 가슴속에 응어리졌었던, 나의 진심"

"코코로...."

"...우리들.. 많이 변했네... 그렇지 미사키?"

"그렇지 뭐.... 그래도 뭐 나야 어디든 있는 흔한 회사원이 됐지만... 코코로는 아니잖아?"

"어디에나 있다니? 무슨 말 일까? 미사키는 세상에 단 한 명인데!"

"하하.."

정말이지 코코로스러운 대사... 라고 생각한다. 10년만에 느껴보는 그리움이다.
항상 앞만보고 달리던 귀여운 아가씨가, 10년의 공백을 지나 이제는 완숙한 여성이 되어 그 때와 같은 말을 해준다.
말도 제대로 안나오는 기시감이다.
데자뷰다.

"뭐... 옛날 얘기는 그렇다치고... 어쩐일이야? 코코로? 아니 이거보다는.... 뭐 일단... 정말 반가워"

"....응!"

넌 다시 웃는다.

"뭐 서있는것도 뭐하니까... 들어가서 얘기하자 10월이라곤해도 밤은 좀 쌀쌀하니까"

"응 미사키!"

손에 들고있던 열쇠를 사용해서 문을 열었다.
어느새 가까이 달라붙은 코코로는 정말 그 시절 그 때처럼 나에게 꼭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거의 껴안은 상태로 현관을지나, 거실까지 겨우겨우 도착한것이다.

"이러고 있으니까 왠지 옛날 생각이 나 미사키!"

"후후.. 그러게 그립네..."

"미셸을 쓰고 있던 네 모습도 정말 멋졌었어"

"....항상 궁금했던거였는데 역시 내가 미셸인거 알고있었구나"

"당연하잖니 후후, 조금 곤란해하는 미사키가 귀여워서 어느새 계속 모르는척을 했지만 말이야"

"성격나쁜 아가씨네요 정말~일단 소파에라도 앉아있어, 싸구려지만 차라도 내올테니까"

"응, 그런데 미사키 잠시 집을 좀 둘러봐도 될까? 미사키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어... 그래 뭐 마음대로 해"

"고마워!"

미사키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뭐가 그리 좋은지 만면에 가득한 웃음으로 내 집을 돌아다닌다.
무미건조한 내 집에서, 황금빛 요정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메르헨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광경이었다.

손님용 찻잔이 어딨더라... 손님이 와본게 하도 오랜만이라... 아 여기있다.
홍차티백은.... 여깄네 전에 선물받아놓고 포장 뜯지도 않고 쌓아놨었구나
유통기한이라던가 괜찮은건가?
.....괜찮군 OK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차에 곁들일 과자가 집에 있는지 선반을 뒤져보았다.
이런 없다,
어쩔 수 없다 시리얼이라도 대접해야겠다.
없는것보단 낫겠지

"우와! 미사키! 너 미셸을 아직도 가지고 있었구나!"

"아니 코코로 어디까지 들어간거야?"

내 집을 탐방하던 코코로가 어느새 드레스룸까지 들어간 모양이다.

"하하하! 우와 너무 반가워 미셸! 안녕!"

"정말이지... 차 준비됐으니까 일단 이리와 코코로"

"응!"

드레스룸에서 나온 코코로는 혼자가 아니었다. 양손으로 끌어안은채로 굳이 미셸을 들고왔다.

"저기 코코로씨?"

"응?"

"미셸은 왜 들고오셨을까요?"

"모처럼의 다과회잖니! 미셸을 빼놓으면 서운해 할거야"

"하하... 알았어 알았어 그럼 미셸용의 컵도 준비해야겠네 잠깐만 기다려"

"응!"

이런건 분위기가 중요한거다. 손님용 잔을 하나 더 꺼내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이었다.
띠리링, 하고 핸드폰에서 착신음이 울렸다.
문자라도 온 걸까?

"흠 이시간에 누구..?"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수신된 메시지를 확인해본다. 착신인은 카논씨였다.

'미사키쨩, 집 잘 들어갔니? 난 이제 막 도착했어 오늘 남은 시간 푹 쉬고, 내일부터 서로 힘내자. 다음 휴가는 언제니?
주말에도 만날 수 있지만 가능하면 좀 길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 가능하면 맞춰보자 잘 자 미사키쨩. 사랑해'

"후후..."

카논씨 다운 문자였다.
한 단어 한 단어 마다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것같다.
나같은 사람이 뭐가좋은지 이렇게 애정을 쏟아주시는건지 황송할 따름이다.

"누구에서 온 문자길래 기분이 그렇게 좋은거니 미사키?"

코코로가 웃지 않는 얼굴로 묻는다.

"아... 카논씨야 잘 쉬라고 문자가 와서"

"흐응.... 잘 쉬라니? 갑자기 그런 문자를?"

"어... 아니 방금 전 까지 함께 있었거든"

".....그렇구나"

"....코코로?"

"미사키"

"...어?"

"그 목걸이... 잘 어울리네"

"아... 응...?"

카논씨가 선물해준 파란 목걸이를, 역시 코코로는 웃지 않는 얼굴로 손가락으로 가리킨채 말했다.
그리고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무서운 얼굴로 내게 성큼 성큼 걸어왔다.

"...코...코코로 ... 맞아?"

"...난 코코로야 미사키. 츠루마키 코코로"

"..............."

"이 목걸이.. 카논이 준거니?"

카논씨가 준 목걸이를 한 손으로 들어올리는 코코로는.
마치 내가 알고있는 코코로가 아닌 것 처럼, 처음 보는 표정으로, 서늘한 말투로 내 앞에 서있었다.

"어....응..."

"미사키 혹시.... 카논과 사귀거나 하는 건 아니지?"

"........"

칼날 위를 걷는 느낌이었다.
맹수에게 사냥당하는 기분이다.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코코로의 시선이 무서워서, 잡아먹히는 듯한 공포가 두려워서,
나는 나도 모르게 진실과는 다른 말을 내뱉고 있었다.

"아... 아니야 코코로, 이건 그냥 선물로 받은거고.. 그런거.. 아니야"

"........."

"코코로씨...?"

방긋, 하고 코코로가 다시 웃는다
활짝

"하하하! 난 또 미사키가 카논하고 사귀거나 하는 줄 알았어!"

".....어?"

"그러면 곤란하잖니, 기껏 만날 기회가 생겼고 확인까지했는데"

"확..인?"

"응 확인"

"무슨 확인인데?"

"나 오늘 정해놓고 왔었거든"

".......뭐를?"

"미사키가 만약,  그 날 이후로 내게 실망해서, 나를 친구취급 안 했다면, 미사키를 깨끗하게 포기하기로 하지만, 나를 다시 웃으면서 맞아준다면...."

".....맞아준다면..?"

"너를 가질거라고. 미사키."

한 순간이었다.
금빛의 요정은 내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고, 그대로 키스를 했다.
한 때, 정말로 사랑했었던 사람과의, 전혀 예상하지 못 한 타이밍의 키스
오랫동안 꿈꿔왔던 순간의 황홀함과, 지금 이러면 안 된다는 배덕감이 동시에 몸을 휘감는다.
난... 방금전에 카논씨의 고백을 받고 서로 사랑을 약속했는데... 이런....

카논씨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나를 배려한다기 보다는, 자신을 새겨넣는듯한 느낌이 강한 키스.
순식간에 비집고 들어온 혀는, 힘있게 나를 유린하며, 아무리 도망쳐도 끝끝내 얽혀왔다.
호흡조차 가빠질 만큼 키스를 했던가, 꽤나 시간이 흘렀음이 체감되었지만 코코로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항복의 의미로 어깨를 계속 두드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계속, 계속 나는 코코로에게 정복 당하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카논씨...

그 후로도 꽤나 시간이 지나, 이 정도면 됐다는듯 만족한 표정을 하고 있는 코코로가, 나에게서 입술을 떼어냈다.
나의 타액과, 코코로의 타액이 섞인 것이 가늘게 실을 이루었다가, 반짝이며 사라졌다.

"정말 사랑해 미사키, 난 네가 없으면 안 돼 너만이 나를 반짝거리게 해 주는 사람이야"

"하아...하아... 코코...로...."

"괜찮아 미사키, 미사키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단다? 일도 그만둬도 괜찮아 미사키 정도는 온갖 호화 누리면서 살게 해 줄 수 있으니까"

"아니... 갑자기...무슨...."

"갑자기가 아니야 미사키, 밴드 때문에, 가문 때문에, 10년동안 그저 마음에만 쌓아 뒀던 내 진심이란다"

코코로는 내 손을 잡고 그대로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댔다.
코코로의 심박이 느껴진다.
빠르다.... 두근두근 뛰고있다. 나도 물론 엇비슷한 빠르기로 뛰고있지만...

"정말 사랑했었어 미사키... 10년동안... 고등학생 때부터... 순서가 조금 바뀐것같긴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잖아? 대답은 정해져있을테니까"

"......."

"나의 연인이 되어줘 미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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