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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내 최애는 악역영애 다읽었다.......기념으로 소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ㅂ(180.66) 2019.04.21 14:11:39
조회 1949 추천 81 댓글 19
														

“미샤.”

“네. 클레어님.”


미샤가 책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었을 때 골몰한 표정을 하고 있는 클레어를 마주할 수 있었다. 고민을 하는 듯 넋이 나간듯 잠시 허공을 응시히던 클레어는 입을 열었다.


“레이는.... 사실 저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 걸까요?”

“네에?”



미샤는 책에서 완전히 시선을 거두었다. 반 쯤 책에 가려져있던 미샤의 얼굴이 온전히 드러나자 클레어는 미샤의 얼굴을 그제서야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이건 또 뭔 개소리야’하는 표정이었다. 클레어는 잠시 움찔 했지만 했던말을 주워담는 바보짓은 하지 않았다.

불경해 마지않는 표정과 다르게 미샤는 정중한 어투로 입을 뗐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거죠? 제가 볼땐... 절대 아닌데요.”


미샤가 드디어 들고있던 책을 덮었다.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줄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클레어는 얼굴을 붉히며 안절부절댔다. 침묵은 일분여간 이어졌다. 클레어는 정적이 길어질 수록 우물쭈물대며 입을 열지 못했다. 긴 침묵이었지만 미샤는 담담히 기다렸다.


“놀리면 안돼요?”

“그럼요. 제가 어떻게 클레어 님을.”

“그러니까.... 청혼을 받은건 지난 주 인데 말이죠. 레이는 그 이후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어요.”

“아무것도라면, 어떤?”


대화가 진전됨에 따라 클레어의 얼굴은 토마토처럼 시뻘개 졌다가 창백해졌다가 했다. 손을 꼼지락 거린다던가 엉덩이를 들썩댄다거나 하기도 했다. 시선은 미샤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했다.

그녀의 말을 조용히 들어주며 미샤는 안절부절 못하는 이 아가씨가 조금은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아ㅡ클레어 님은 레이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그.... 간단한 입맞춤 정도는 했지만....”

“아아.”


미샤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동시에 참을 수 없는 미소가 입가에 그려졌다. 정말 귀엽고 바보같은 커플이다. 클레어는 얼굴에 대고 손부채질을 하며 미샤의 시선을 피했다.


“클레어님은 레이를 좋아하시죠?”

“.......네.”


클레어는 약간 망설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이전과 다른 망설임이다. 전 같았으면 자신의 마음을 고민하느라 망설였을 텐데, 지금은 분명히 부끄러움에 대한 망설임이다. 게다가, 그 부끄러움을 이기고 대답까지 했다. 그 자존심 센 아가씨가. 미샤는 슬며시 웃었다.


“왜 그런데 클레어님이 먼저 다가가실 생각은 안하시는거죠?”


아마 거기까지 생각하지는 못 했던 거겠지. 클레어님은 주는 사랑만 받아왔던 귀족 영애 아가씨니까. 그래도 레이를 많이 좋아 하는 것 같아 다행이랄까.

미샤의 한 마디에 클레어는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역시, 그녀는 서툴렀던 거다.


“그렇네요.... 왜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만 생각했을까요. 고마워요, 미샤.”


제가 아는 레이는 저돌적으로 보이지만 영 속이 빈 강정 같다. 그러니까, 쟁취할 줄 만 알지 그 이후로는 영 쑥맥이라는거다. 눈치도 없고, 둔감하기까지 하고.

그 바보같은 애랑 연애하려면 클레어님도 어지간히 속이 타지 싶다. 총명하고 합리적인 분 답게 해답을 찾자 금방 평정을 되는 클레어를 보며, 미샤는 속으로 살며시 응원했다.




ㅡㅡㅡ



오늘의 클레어님은 정말로 이상하다. 뭔가 시선을 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을 걸어도 똑바로 대답해 주시지도 않고. 저녁 식사도 먹는 둥 마는 둥 어딘가 넋이 빠진 느낌이다.

가만히 보고있으면 혼자 얼굴이 빨개졌다가 새파래졌다가 한다. 그 후에는 책을 떨어뜨린다던가, 포크로 스프를 뜬다던가 하는 귀엽지만 바보같은 실수를 한다.


“클레어님.”

“네, 네네네? 불렀어요, 레이?”


어디 아픈가 싶어서 말을 걸면, 화들짝 놀라며 그 무서워하는 귀신을 본 것 처럼 군다. 물론 이런 클레어 님도 귀엽지만 분명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두어 번 왜 그러냐 물어봤지만 곤란해 하시는 것 같아서 더이상 묻지 않기로 한다. 그냥 평소처럼 식사를 돕고 정리한 후에 파자마로 갈아입혀 드릴 뿐이다.

멍한 표정의 클레어님은 도통 정신을 차리실 줄을 모른다. 팔을 꿰는 곳을 찾지 못해서 계속해서 헛손질을 한다. 이쯤 되니 정말 걱정 되는데.


“클레어님. 정말 무슨 문제 있으신건가요?”


조금은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나의 그런 태도인 만큼 클레어님도 뭔가 동요하시는 표정이다. 그 증거로, 멀거니 천장 구석탱이나 쳐다보던 시선이 똑바로 와서 내 얼굴에 박힌다.

대답을 않던 클레어님은 잠깐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혼자 작게 주먹을 말아쥐며 결심하는 듯 보인다. 뭐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클레어님도 귀여워.


“자, 잠깐 여기 앉아봐요, 레이.”


클레어님이 살짝 강한 힘으로 나를 침대쪽으로 밀쳤다. 나는 그녀보다 힘이 약하기 때문에 내 몸은 금방 중심을 잃고 침대로 골인했다. 어어, 아직 파자마단추를 다 잠가 드리지 못했는데.

파자마 단추 쪽으로 손을 뻗자 금방 내 의중을 알아채신 클레어님이 손을 쳐낸다. 반 밖에 잠구지 못한 파자마를 입고 있는 클레어님은....최고다!


금방 개구진 장난을 치려는 찰나, 부드러운 흰 손가락이 내 눈가를 덮었다. 시야가 깜깜해졌다. 엥?


“레이.”

“네,네 클레어님.”


클레어님의 돌발 행동에 당황하다가, 뭔가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고 말았다. 시야는 여전히 암흑이다.


“레이는 저를 많이 좋아하나요?”


클레어님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시야가 차단되니 오감이 증폭된다. 손 끝에 푹신한 이불 감촉이 느껴진다. 눈을 가린 클레어님의 부드러운 손가락도, 씻지 않아도 달콤한 그 체향도, 평소에는 쨍쨍하지만 지금은 듣기 좋게 살짝 가라앉은, 저를 많이 좋아하냐 묻는..... 그 목소리도.....


그 모든것이 선명하게 다가와 심장을 뒤흔든다.


“으.....아.....”


물론 사랑합니다! 라고 평소처럼 말 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레이 이 바보야! 얼굴이 삽시간에 뜨거워진다. 클레어님의 손의 열인지, 아니면 내 얼굴의 열인지, 홧홧하게 타오른다.


“저는 레이를,”


잠깐 숨을 들이킨 클레어님이 마주선 몸을 바짝 붙여오는것이 느껴진다. 여전히 시야는 빼앗긴 채지만 인기척으로 그녀의 오른쪽 허벅지가 내가 앉아있는 침대 위로 꿇려진 것을 알 수 있다. 동시에 반대쪽 손이 어깨 위에 얹어진다.  

공기의 떨림이 그녀도 떨고있음을 알려준다. 토닥여 드리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이렇게 치명적이시면 제 심장에 해로운데요, 클레어님.


“사랑하는데.”


말을 끝냄과 동시에 부드러운 입술에 맞닿는 촉감과, 코끝을 스치는 느낌, 향기로운 체향이 동시에 풍겨온다.

부드럽고 말캉한 혀는 아랫입술을 쓸다가 입안을 헤집는다. 클레어님이 닿았던 곳은 타버릴 것 처럼 뜨거워. 나는 침대에 완전히 밀어눕혀질 때까지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ㅡㅡ늦덕이라 읽어줄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고다른 소설도추천해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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