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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캠코더로 질투하는 여자 찍는 백합 적어왔다.

ㅇㅇ(58.127) 2019.04.22 19:38:43
조회 1557 추천 5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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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투는 나의 힘!


 - 



 - 시선은 카메라 쪽으로 향해주시고요. 편하게, 네. 이쪽 볼게요.


 그냥 그거 끄고 얘기하면 안 돼요?


 - 이런 거 불편하세요?


 아니, 뭐... 솔직히 그렇잖아요. 얼굴도 안 가리고, 이렇게 얘기하는 건 좀. 


 - 나중에 꼬투리 안 잡히려면 이런 영상 찍어두는 게 직빵이더라구요. 저희가 뭐 솔직히 깨끗하고 청렴한 일 하는 것도 아니고.


 네, 뭐 그렇죠. 


 - 불편하시면 지금 나가셔도 됩니다.


 불편하다곤 안 했어요. 그냥 그렇다구요.


 - 네.


 ...


 - ...


 ...시작하세요.


 - 아! 네.... 그러니까, 헤어진 분이랑은 그... 언제부터 만나셨어요? 


 음... 대학교 때 만났으니까 한 7년 됐나? 


 - 7년씩이나요?


 네. 꽤 오래 됐죠. 이럴 줄 알았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헤어졌어야 했는데. 그걸 몰랐어요.


 - 그래서? 그분이랑 헤어진 날엔 무슨 일 있었어요?


 그냥 평소랑 똑같았어요. 밥 먹고, 놀고, 날씨 좋아서 공원까지 좀 걷고. 솜사탕 팔길래 하나 사서 서로 나눠먹었죠.  


 - 그 다음은요?


 공원 건물에 앉아서 얘기하다가, 점점 어두워지길래 집에 가려고 했어요. 근데 그때 싸웠어요.


 - 왜요?


 걔는 집까지 택시 탄다고, 저는 정류장까지 걸어가 버스를 타겠다고 우겼죠. 


 - 그걸로 싸웠어요?


 그러게요. 왜 그런 걸로 싸웠나 몰라. 어이없게. 


 - ... 결국 뭐타고 가셨어요?


 저는 버스, 걔는 택시 타고 갔어요. 저희 둘 다 똥고집이 좀 심해요. 서로 양보가 없어요.


 - 통보는 어떻게?


 싸가지 없는 년.


 - 네?


 아, 그때 생각하니까 좀 빡쳐서요. 


 - 네... 이해해요. 저한테만 한 거 아니면 됐죠.


 그렇죠. 아무튼요? 걔가 카톡을 하더라구요. 너랑은 더 이상 못 만나겠다. 이런 그지 같은 걸로 싸우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뭐, 주절주절 말했지만 헤어지겠다. 그런 식으로 답변을 받았어요. 


 - 카톡으로 받았다?


 네. 그 년 완전 싸이코 아니에요? 내가 지 히스테릭 받아주는 건 생각도 안 하고, 내 탓만 그렇게. 그래놓고 뭐? 거지? 와, 진짜 어이가 없어서. 


 - 진정 좀 하세요. 여기 물이요.  


 ...아, 감사합니다. 암튼 그렇게 헤어졌어요. 저희는. 


 - 그래서 저희를 찾아오신 건?  


 지금부터 얘기할게요. 


 - 네.


 그 날 제가 열이 확 올라서, 걔한테 비밀로 주변에 수소문을 한번 해봤어요. 


 - 수소문을요?


 네. 혹시, 정말 만약에 그런 거지만? 얘가 나 말고 딴 여자가 생겨서 이러나? 


 - 딴 여자. 


 네, 딴 여자. 다른 여자, 내연녀, 바람! 


 - 하.


 지금 한숨 쉬셨어요?


 - ...아니에요. 계속 얘기하세요.


 그래서 아는 사람들한테만 요즘 뭐하고 다녔는지 넌지시 물어봤는데, 근데 자기들은 아무 것도 모른대요. 최근에 잡힌 약속도 그냥 집에서 한 약속 정도?


 - 네, 그래서 저희를 찾아...


 그 다음엔 흥신소를 찾아갔죠. 


 - 흥신소요?


 네, 강원도에 있는 흥신소. 


 - 비쌀 텐데. 


 적금 깼어요. 


 - ...


 ... 


 - 흥신소에서는 뭐라고 했어요? 


 비싼 돈 주고 한 달 동안 고용했거든요. 근데, 얘가 만나는 사람이 없대요. 회사, 바, 집, 회사, 바, 집, 회사, 바, 집. 주말엔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걔가 워낙 인도어 파라 자주 끌고 다녔거든요, 제가. 무슨 햄스터도 아니고, 걘 그러고 살고 싶나. 


 - 하여튼 정작 비싼 돈 줬는데, 애인은 없었다. 그거네요. 


 그거죠, 그러니까 저는 환장하죠. 


 - 슬프진 않았어요?


 제가 왜요? 저 진심 괜찮은데, 아니 제가 왜 슬퍼요? 그냥 존나 해방감 느껴지는데?


 - 아, 네...


 진짜라니까요. 


 - 아, 알겠어요. 


 진짜라구요.


 - 알았다니까요. 큭큭... 그래서요? 


 여자가 생긴 것도 아니고, 사는 게 바빠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나한테 질렸다? 그건 말이 안 돼요.  


 - 왜요?


 저한테 질릴 리가 없거든요. 그... 네, 아무튼 그거요. 그걸 제가 좀 잘... 


 - 아. 


 ... 


 - ...


 네. 암튼 그래요. 그래서 저희 무슨 얘기 하고 있었죠?


 - 여기 찾아오신 이유요. 솔직히 저희는 불륜 조작이 전문이지, 동성연애 관련 상담은 처음이에요.


 그렇죠. 솔직히 저도? 이런 일 하시는 분들 있는 거 몇 주 전에 처음 알았어요. 


 - 네, 보통은 모르죠. 


 아무튼요? 불륜 조작 하시는 분들이면, 연기를 하시는 분들이잖아요. 


 - 보통은 그렇죠. 


 의뢰인의 각본에 맞춰서, 딱. 딱. 영화처럼?


 - 영화처럼은 아니어도, 그 비슷하게 까진... 어느 정도 패턴이 있으니까. 


 선생님들은 이 분야의 전문가. 천만배우보다 더 노련한 베테랑들이잖아요. 


 - 그렇게까지는.... 아닌...


 선생님은 저랑 연애 하는 모습을 좀 연기해주세요.


 -... 


 선생님?  


 - ...연애 하는 모습을, 연기요?


 네, 연기요. 


 - 왜요?


 제가 좀 더 일찍 연애하는 모습을 보일 때, 걔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고 싶어졌어요. 화를 내든지, 저를 때리든지, 경멸하던지... 뭐 어떤 반응이라도 좋으니까..... 


 - 좋으니까?


 7년인데, 이렇게 끝내는 건 뭔가 아닌 것 같아요. 


 - 그 분한테 미련이 남았어요?


 ...솔직하게 말해야 돼요?


 - 손님 마음대로 하세요. 보통 이 영상은 비밀로 부쳐두니까요.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미련 엄청 커요. 미련이 남았으니까, 아까 말했던 것처럼 미련멍청반푼이 짓한 거죠. 


 - 알고는 계셔서 다행이네요. 


 ...네. 


 - 만약 그 분이 질투라도 하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


 다시 만날 거예요. 헤어질 이유가 없잖아요. 


 - 그 분이 아무 반응도 없으면요?


 그럼 저도 갈 길 가아죠. 그땐 걔가 저한테 질린 거 인정할게요.


 - 의외로 쿨한 부분도 착실히 있네요.

 

 제가 좀 쿨하죠. 

 

 - 어때요, 속이 좀 시원하세요? 


 네, 좀 시원하네요. 누구한테라도 말하니 좀 살 것 같아요.


 - 손님은 미련곰탱이 같기도 하고, 쿨한 것 같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네요. 


 주변에서도 엉뚱하다는 얘기 많이 들어요. 근데 선생님 은근 말씀 막 하신다.

  

 - 저랑 연기하시려면, 익숙해지셔야 할 텐데.

 

  아? 

  

 - 그거 해요, 저랑.

  


 그렇게 말한 여자는 캠코더를 껐다. 와이셔츠 주머니에서 꺼낸 담배 한 개비를 그대로 입술에 거는 여자. 라이터를 키는 소리가, 치익 하고 여자에게서 들려왔다.   


 “왜요, 저랑 한다니까 겁나요?”


 움직인 입술이, 붉은 립스틱 때문인지 더욱 묘하게 보였다.


 “아니요!”


 해인은 여자의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돌렸다. 헤어진 여자친구인 향과는 많이 다른 타입이지만, 그녀에게도 분명 자극이 될 여자임은 분명하다. 지금은 향의 질투심을 끌어낼 생각만 우선으로 하자.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해인은 여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직도 커플링 자국이 선명한 해인의 손. 해인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여자는, 그대로 해인의 손을 잡았다. 


 마치 먹잇감을 삼키려는, 뱀과 같은 모습으로.


 “저야말로.”


 이 작은 방에 두사람만 있어서 였을까. 여자의 목소리는 마치 해인의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들렸다. 


 여자의 손은, 항상 잡았던 향의 손보다 훨씬 더 컸다.


-


지금 쓰는 거 연재 다 끝내면, 새로 적을 거 미리 프로토타입으로 옮겨 봄.


그러면 컵헤드 하고 올게,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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