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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하나메르]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5.07 10:30:14
조회 852 추천 40 댓글 13
														


처음 당신을 본 날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단정히 묶어올린 금발의 머리가 햇빛에 비쳐 반짝거렸고, 하얀 발키리 슈트 부분부분이 핏자국과 먼지로 얼룩졌던 그 모습.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하게 기억이 난다. 전장에서의 당신은 여러 사람을 살리기 위해 부지런히 날아다니고 또 뛰어다녔다. 당신의 옆에 다른 의무관들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게만 시선이 갔던 이유를, 아직도 가슴 속에만 조용히 품고 있다.


특히 다친 사람들을 카두세우스 지팡이로 치료를 하고 있을 때, 물론 그럴 때가 아니더라도 생명력이 주변에 가득 넘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푸른 눈동자는 언제나 올곧고, 그 어떤 것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당신의 코드네임과 그 겉모습처럼, 자비롭고 천사와 같은 구원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빛이 났다.


그래서인지도 몰랐다. 동경으로 담았던 마음은 어느새 사랑으로 변해가는 것이.



"하나, 좋은 아침이에요. 잘 잤나요?"


"으음, 조금 늦게 자기는 했지만 잘 잤어요. 박사님은요?"


"이런, 또 게임을 한 모양이네요. 푹 쉬어야한다고 했잖아요."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던 날들은 온데간데 없이 친근함을 가득 담고 있다. 그만큼의 시간이 지났고 서로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당신은 상상도 못할 만큼 내 마음이 깊어져버린 시간이었다. 감히 드러내보일 수도 없었다. 견고히 쌓아온 시간만큼 그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질까 무서웠고 당신이 나를 친근하게 바라봐주지 않을 것이라는게 두려웠다. 멀어질 바에는, 그냥 친구로 남아있고 싶을 만큼 당신은 오래도록 지켜보고 또 곁에 있고 싶은 사람이었다.



"요즘은 그래도 일찍 자고 있단 말이에요. 그보다 아침 먹으러 가요!"


"자꾸 은근슬쩍 말을 돌리고 있네요. 다음엔 그냥 넘어가지 않을거에요."


"이크....다음엔 티내지도 말아야겠다."


"하나...정말, 혼나는 수가 있어요."


웃음을 터트리는 다정한 당신, 온기가 한없이 따스하고 부드러운 사람. 그냥 당신의 미소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어. 지킬 수 있다면 내가 지키고 싶어.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



"이번 전장에서 투입되는 요원은 메르시, 디바, 겐지, 토르비욘이 될겁니다. 언제나처럼 지원을 부탁합니다, 메르시. 겐지와 디바는 토르비욘이 적 옴닛의 명령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게 기계를 설치하는 동안 버텨주어야합니다."


지원은 틈틈히 되니까 그 동안 서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시면 됩니다. 아시겠지요? 윈스턴의 말에 작전을 듣는 요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전장에서의 더 자세한 상황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나서기만 하면 되었다. 작전을 이미 여러 번 해본 만큼 서로의 실력을 신뢰했고 든든히 여기고 있었다.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는 판단 하에 나가는 작전이기에 그들 중 누구도 갑자기 다가온 위험을 예상하지 못했다.



"설치를 완료했어! 어이, 어린 친구들! 어서 여길 빠져나가자고!"


윈스턴이 지시한대로 작전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토르비욘의 설치 작업이 마무리되는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대치하고 있던 옴닉들의 상태가 휙 바뀌었다. 그 상황을 가장 먼저 감지한 것은 가장 앞에서 그들과 대치하던 디바였다. 방벽을 치고 지속적으로 공격을 가해오던 옴닉 하나가 방벽을 쳐주는 부품을 자체적으로 떼어내더니 그대로 달려들었던 것이다. 매트릭스로 그 돌진을 막아낸 디바는 시뻘겋게 달아오르려 하는 옴닉을 쓰러트리고서 황급히 주변을 확인했다. 다른 옴닉들도 별안간 자폭을 하려는 것처럼 열을 품었다. 기체 안의 있는 하나가 모두에게 들리도록 외쳤다.



"피해요! 옴닉들이 자폭을 하려고 해요!" 


"크윽, 후퇴를 돕겠다."



간신히 자폭을 하려는 옴닉을 처치해낸 겐지가 곧장 병사들의 후퇴를 안전히 돕기 시작했다. 토르비욘의 포탑도 일제히 공격을 가해 돌진으로 다가오는 옴닉들을 파괴해냈다. 디바 역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병사들이 모두 후퇴에 성공하고 4명의 요원들도 완전히 빠지려던 그 찰나였다. 요원들이 타고 나서 겨우 떠올랐던 수송선이 굉음과 함께 반파당했다.



요원들이 탔던 수송선은 마지막까지 조종사가 이를 악물고 분투했는지 전장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비교적 멀쩡한 선체 쪽에 있었던 겐지와 토르비욘은 단순한 기절과 조금 심한 부상 정도로 끝날 수 있었지만, 큰 폭발로 공격당했던 방향에는 메르시와 디바가 가까이 있었다. 때문에 마지막까지 메르시를 감싼 디바는 매우 처참하게 박살이 나고 그 안에 있던 하나까지 폭발에 크게 말려들었다.



"....으...."


큰 충격을 받아서 메르시가 비틀거리며 머리를 짚었지만 더 급한 것은 하나였다. 이를 악물고 일어난 메르시가 옆에서 처참하게 피거품을 토해낸 하나의 상태를 살폈다. 어질어질한 머리와 말을 듣지 않는 몸으로도 하나의 상태를 능히 짚어낼 수 있었다. 메르시는 곧장 카두세우스 지팡이를 찾았다. 큰 폭발에 의해 지팡이가 망가져있는 상태였지만, 그런 일은 종종 있어왔기 때문에 메르시는 곧장 카두세우스 내부의 핵심을 끄집어내 멀쩡한 부품을 빠르게 추리고 발키리 슈트와 연결해 비상치료를 감행했다.



"하나, 제 말이 들리나요? 하나!"



희미하게 떠진 하나의 눈은 초점을 잃은채 이리 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어렴풋히 메르시가 눈 앞에 있다는 걸 느끼고 있는지 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메르시는 치료가 진행되고 있는 하나의 몸을 살폈다. 큰 상처들부터 수복하느라 조금 시간이 걸리는 상태였기에 메르시는 피가 많이 흐르고 있는 다리를 꾹 눌러 압박했다. 혈향이 진득해 메르시의 머리가 다 어질어질했다. 너무, 피가 너무 많이 나와...


"...박사님..."


"하나, 의식을 잃지 마세요. 지금 치료 중이에요."


"...치글러, 박사님..."


하나의 목소리가 한없이 가느다랬다.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만 같은 불안감에 메르시가 입을 꾹 다물었다. 맥박, 맥박은... 다행히 고동이 약하지만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가장 큰 복부 상처의 처치가 끝나자 치료광선은 이제 다리로 향했다. 메르시가 지혈하던 부분의 피가 서서히 멈추자 손을 떼었다. 허벅지의 상처가 수복되면 큰 고비는 모두 넘긴 것이니까 조금 안심이었다. 메르시가 다시 하나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앙겔라."


"...하나?"


나직한 하나의 한마디에 어쩐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메르시가 하나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순간, 하나가 어디서 나온지 모를 힘으로 메르시를 휙 당겼다. 얼떨떨한 표정의 메르시 등 뒤로 옴닉 하나가 조용히 자빠졌다. 그 접근을 알지 못했던 메르시가 뒤늦게 그것을 보고 숨을 덜컥 들이마셨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잡고 잘 보이지도 않는 시선으로 메르시를 지켜낸 하나가 그제야 눈을 감았다. 하나가 눈을 감고 기절하자마자 절뚝거리는 토르비욘과 그를 부축하는 겐지가 두 사람을 찾아냈다.




토르비욘의 연락으로 곧장 다른 수송선이 도착해 그들 모두를 싣고 오버워치 기지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하나는 깨어나지 않았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고 했다. 메르시는 초조한 감정으로 하나의 곁을 지켰다. 자잘한 상처와 부상을 입긴 했지만 행동에는 큰 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고집을 부려 하나의 옆에 있겠다고 한 메르시는 하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폭발 직전에 보았던 하나는 메카의 추진으로 선체 쪽으로 빠르게 빠졌더라면 다치지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너무도 필사적인 표정으로 자신을 감싸고 대신 다쳐버린 것을 생각하고 있자니 그저 한숨만 나왔다.



"이 작은 머리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나, 당신을 어쩌면 좋을까요.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바라보는 그 시선도, 마주하기만 하면 환하게 웃음짓는 그 표정도, 자기 몸보다 날 지키는게 더 중요한 것처럼 움직이는 행동도,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날 지켜내는 의지도... 전부 어떻게 해야할까요. 말해봐요, 하나.


"...날 사랑하나요?"


그러면 아마 하나는 이렇게 대답하겠지...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퀭하지만, 뚜렷한 눈동자가 선명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꼭 이럴 때만 말도 안되게 깨어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며 메르시가 웃었다. 메르시의 웃음에 하나도 따라 웃음지었다. 의자에서 일어난 메르시가 콜을 눌러 환자가 깨어났다는 것을 알리며 하나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하나의 뺨이 붉어졌다. 메르시가 하나의 머리를 쓸어주며 말했다.


"다 낫고 나서 다시 이야기해요, 우리."


"이미 이야기 끝난 거 아니었어요?"


"제대로 고백한거 아니잖아요."


메르시가 몸을 휙 돌려 하나에게서 얼굴을 가렸다. 이미 반쯤 허락되버린 마음은 사실 오래전부터 흔들리고 있었던 마음이었다. 매일매일 귓가에 낭랑하게 목소리가 울릴 때부터, 어쩌면 환하게 웃음 지어줄 때마다... 자신을 볼 때마다 더없이 큰 애정을 비춰줄 때마다 항상 부끄러운 기분이었으니. 하나가 불퉁하게 말하는 것이 들렸다.


"다 낫기만 해봐...청혼하러 갈거에요."



하지만 그건 너무 갔어요, 하나. 메르시는 병실을 나오며 웃음을 터트렸다.




하나 메르 어렵네....엘산나만 써봤더니...다들 연휴는 잘 보내셨는가? 좋은 하루 되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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