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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버스 안의 요우요시 망상

ㅇㅇ(14.34) 2019.05.22 04:46:57
조회 498 추천 12 댓글 3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2472075

이 만화에서, 자리 맡아놨다는 말 한 마디에 회로가 굴러가서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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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즈에서 우라노호시까지 버스로 통학하는 여고생 한 명.

그 애는 언제나 버스의 맨 뒷자리에 앉았는데, 뭐 의미가 있는건 아니고 그냥 조용한걸 좋아하기도 하고 습관상.

아무튼 그렇게 2년을 다녔는데, 새학기가 되고 얼마 지나니까 갑자기 자신이 앉아있던 그 맨 뒷좌석에 모르는 여자애가 들이닥치는거.

곧 버스 탈 자기 친구랑 뒷자리에서 떠들고싶은데 자리좀 양보해줄수 있겠냐고. 떠들어도 다른사람한테 별로 폐가 가지 않는 자리니까.

그 여고생은 별생각없이 그러세요 하고 한두칸 앞자리로 옮겨앉았는데, 그날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된거야.

자리 양보를 부탁하던 그 여고생은 있는줄도 모르게 내내 조용하다가, 자기 친구가 버스 타고 옆자리에 앉으니까 곧바로 떠들썩해지는거임.

처음엔 아 사이가 좋나보네 하고 그냥 넘겼는데, 들려오는 말소리로 보니까 그렇게 친한 것까진 아닌 느낌이야.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것같고.

그냥 한명이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들이대는듯한? 그래도 그 상대는 틱틱대면서도 잘 받아주긴 하고.

아무튼. 여고생쟝은 그 둘의 우정 진척도를 매일매일 확인하게 돼.

본의아니게 대화를 엿듣는다고는 해도, 고의도 아니잖아. 일부러 더 앞자리까지 갈 것도 있나. 게다가 한 애가 워낙 활기차서 목소리가 큰 탓에 앞자리간다고 들리지 않을것같지도 않고. 하여튼… 자기보다 고작 한두살 어린 후배들일 뿐인데, 무척이나 풋풋했어.

매일매일의 학교생활이 그 둘의 대화로 시작되고 끝나다보니 여고생쟝은 그 둘에게 어느새 작은 관심을 가지게됐지.

어제는 조금 싸우는것같던데 오늘 화해하려나? 애초에 별것도 아닌일이긴 했지만. 무슨 귤 하나가지고 그리들 난린지…

그 기묘한 고스로리 코스프레 의상은 뭐였을까. 그런 거 입고 아무렇지도 않게 버스타지 말라고. 그래도 그 후배쪽이 그 옷을 무척 좋아해주긴 하던데, 그런게 취향인걸까.

처음엔 그래도 서로 서먹하더니, 좀 지나니까 되게 친해졌구나. 청춘이어라.

근데. 띠용. 그 애들이 사실 여고생쟝 학교의 스쿨아이돌이었던거임.

할것도 없는데 아이돌 공연이라니 보러갈까 싶은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이런 이상한 우연이.

아무튼. 심심풀이에 가깝던 흥미는 그렇게 커다란 호기심으로 변화하게 돼. 여고생쟝은 그 둘의 대화를 이전보다 더 면밀히 엿듣게 됐지.

아이돌을 시작하고 서서히 시간이 지나며, 그 둘은 서로가 서로의 소중한 사람이 되어갔어.

한번은 후배쪽이 연습중에 실수로 다쳤더니만 선배쪽이 얼마나 걱정을하는지. 그냥 한번 삐끗한것뿐인데 집까지 같이 가서 살펴주겠대.

여고생쟝이 보기에는 다친건 그냥 핑계고 사실 선배쪽이 후배와 더 같이있고싶어할 뿐인걸로 보였지만… 뭐 아무렴 어때.

말 하나하나에도 뭔가 애정이 담긴것같고. 그냥 우정이 저렇게 빨리 커질수가 있나? 사실 우정이 아닌게 아닐까?

여고생쟝의 의문에 답해주기라도 하듯, 그 둘의 대화는 서서히 바뀌어갔어. 전과 대략적인 내용은 같았지만, 속에 담긴 뜻은 달랐지.

이를테면 질투라던가. 선배쪽에겐 소꿉친구가 있었는데, 초기엔 선배쪽이 그 소꿉친구 이야기를 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지금은 뭔가… 그 이야기를 꺼내면 후배가 부루퉁해지는 기분이 들어. 아주 살짝이지만 말에도 틱틱대는 감정이 더 실리고. 그런데 바보같은 선배는 그걸 알아채질 못하나 봐. 좋아하는 친구 이야기라며 신나서 떠드는데,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이나 잘 살필것이지.

그런데 더 바보같은 점은, 선배도 후배에게 질투한단거임.

후배가 고등학교 올라와서 처음 사귄 친구들 이야기를 간혹 하는데, 되게… 신나보여. 들어보니 학기 시작땐 학교에 나오지도 않았다던데, 앞으로의 교우관계를 걱정했을만도 하지. 근데… 그 이야기를 할때마다 항상 활력 넘치고 발랄하던 선배가 살짝 풀이 죽어. 아주 살짝. 객관적인 시선의 제삼자가 간신히 알 수 있을 만큼.

고작 그정도니까 후배가 선배의 질투를 알지 못하는것도 당연해. 근데 선배쪽이 후배가 가진 질투를 알지 못하는건 좀… 너무 둔탱이인 것 같아.

아무튼. 그렇고 그런 상황이지만 그래도 충돌같은건 없이 여전히 사이좋게 지내는 둘. 그런데 오늘은 뭔가 문제가 생긴것같아.

버스에 탈때부터 냉담하더라니. 아마 질투가 커지다가 결국 폭발한게 아닐까. 말하는걸 들어보니, 대체 18년지기(이부분을 듣고 여고생쟝은 좀 띠용했어. 네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소꿉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게 무슨 문제냐. 뭐가 그렇게 불만인거냐. 뭘 원하는거냐. 뭐 그런 거였지.

앞자리에 누군가 있다는것도 망각한 채(사실 평소에도 신경 안 썼지만) 잘도 소리치다가, 결국 얼어붙었지.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같이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걱정된 여고생쟝은 창문 너머로 그 둘을 지켜봤단다. 그런데, 아까 선배가 바람이 기분 좋다며 열어놓은 맨 뒷좌석의 창문으로 소리가 새어들어와.

후배가 소리치는 말.


"난… 난 요우와 이런 관계가 되는 걸 원한다고!"


유리창 너머로 믿을수 없는 장면이 보여. 후배가 선배에게 입을 맞추더니 곧바로 달려 도망쳐버려. 선배는 도저히 예상하지 못한 일인지 제자리에 멈춰 굳어버렸어. 그리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매만져. 자신이 환각이라도 본 게 아닌지. 그 감촉이 진짜였는지. 후배는 정말로 선배를 좋아하는지.

버스는 야속하게 출발해. 선배의 반응을 더 보고싶었지만 시야에서 사라져가. 그날 여고생쟝은 밤잠을 설쳤단다.

다음날 아침. 첫 정류장부터 그 버스를 타는 여고생쟝은 잔뜩 긴장했어. 과연 선배는 후배의 마음에 어떻게 답했을까? 아니 아직 답하긴 했을까?

기다리니 답을 알 수 있었지. 그 둘이 타는 정류장에 도착하기 직전, 여고생쟝은 눈을 부릅떠. 둘은 같은 정류장에 있었어. 서로 곁눈질만 하면서 똑바로 바라보길 피했다가, 버스가 도착한걸 그제서야 알아채. 머뭇대다 앞문에 다가가. 그리고 창문의 시야각으론 볼 수 없던 그 잠시간의 틈 이후. 자신들만의 자리인 맨 뒷좌석에 오는 둘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단다.


여고생쟝이 걱정할 건 없었어. 여고생쟝은 존재감을 지우고 홀로 유유자적하는 성격이었지만 여차하면 둘 사이에 끼어들어 도움이라도 줘야할까 싶었는데, 둘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눈빛과 손의 온기로만 서로의 감정을 마주했어.

그날 저녁의 버스에는, 좀 더 활기찬 둘이 있었어. 더는 억지로 다가서거나 낯을 가리며 밀어내지 않아. 서로가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었으니까.


여고생쟝은 마음속으로 그 둘의 길고 긴 행복을 빌었어. 하지만 이제는 조금 자제해주었음 싶기도 해. 둘을 공연음란죄로 신고하고 싶지는 않았거든.


----


끝! 지모아이 좋아. 요우요시 만세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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